Posted by 이종식
측정 및 캘리브레이션에 대해 설명하기에 앞서 짚고 넘어갈 점이 있다.
A750을 받고 나서 처음 화면을 본 인상은 "어! 색감이 A650이랑 다르네?"였다.
A550을 캘리브레이션하기 이전에 받았던 다소 붉다는 인상이 A750에서 다시 느껴졌고, 처음에는 차라리 A650의 초기 색감이 낫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런 점은 '선명한 화면'이나 '표준 화면' 모드를 주로 사용하는 일반 사용자에게는 문제가 아닐 수 있다.
6500K에 색온도를 맞추고 보는 '영화 모드'에서 주로 나타나는 현상이기 때문이다.
평론가나 골수 AV 애호가가 아닌 일반 대중들은 대부분 6500K의 '영화 화면'보다는 '선명한'이나 '표준 화면'을 선호할 것이다. 이러한 영상 모드는 9000K부터 10000K를 훌쩍 넘나드는 높은 색온도를 바탕으로 한다.
이렇게 푸르스름하고 높은 색온도에서 사람의 피부색을 좀 더 자연스럽게 보이게 하려고 적색을 강조하는 것은 TV 제조사들이 수십년간 지켜온 일종의 관행이다.
문제는 이러한 컬러 디코딩을 적용한 제품을 6500K의 낮은 색온도로 시청하면 적색조가 너무 튄다는 것이다.
다른 리뷰에서도 밝혔지만 필자의 영상 기기의 테스트는 6500K 위주이다.
그리고 일본을 제외한 미국이나 유럽 등지의 대부분의 전문 평론은 6500K D65 표준에 근거한다.
일본에서는 평론가들의 눈높이가 일반 대중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이 장점일 수도 있겠지만, 미국이나 유럽은 일반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어떤 영상으로 보든 간에 철저히 전문적인 견해로 평가한다.
그리고 이글을 읽는 독자들이 어떻게 생각하든 필자의 리뷰도 미국/유럽쪽 평론과 같은 방식이다.
만약 삼성이 일본 시장에 TV를 수출해서 매출을 올릴 생각이라면 몰라도, 미주나 유럽 시장의 '리뷰어'에게 좋은 평가를 받으려면 먼저 정석대로 6500K 모드에서 원본 신호에 최대한 가깝게 재생되도록 세팅한 이후에 '표준 화면'이나 '선명한 화면'에서 융통성을 발휘해 삼성 특유의 화장빨이나 조미료를 첨가한 튜닝을 더하는 것이 나을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A750의 초기설정 '영화화면' 모드는 '필자가 테스트했던 A650'의 초기설정보다 오히려 못하다. 그 대신 두 제품 모두 캘리브레이션을 통해 세팅을 마친 후의 결과는 A750이 A650보다 약간 좋다.
제품이 시중에 정식으로 출시되기 이전에 개발이 완전히 끝나지 않은 제품을 미리 받아 테스트한 적도 꽤 있었고, 시판 제품과는 다른 펌웨어로 테스트한 적도 있었다.
그러나 이번 A750은 시장에서 판매된 제품한 동일한 제품인 것 같다.
같은 모델이라면 제품 편차가 있더라도 측정과 캘리브레이션을 마쳤을 때 거의 같은 영상으로 조정이 된다.
따라서 필자처럼 초기 설정보다는 캘리브레이션 이후의 영상을 위주로 평가하는 사람에게는 어떤 제품이 오든 별 문제가 아닐 수 있다. 다만 이럴 경우 캘리브레이션 이전의 '초기 설정'에 대한 평가가 달라질 수 있으며, 필자가 제시한 세팅치가 시중에 시판되는 제품에는 맞지 않을 수도 있다는 문제점이 내포되어 있다.
게다가 제품 편차까지 감안한다면 이 글의 세팅치를 그대로 적용하는 것에 대해 더욱 주의를 요해야 한다.
세팅
아래 세팅치는 이번에 필자가 받은 리뷰용 A750을 캘리브레이션하고 조정한 값이다.
리뷰마다 누차 강조하지만 '선명한'이나 '표준 화면'이 눈에 익었다면 처음에는 아래 세팅이 상당히 맥빠진 영상으로 보일 것이다. 최소한 몇십분 동안 눈이 적응할 시간을 준 이후에 이전의 영상과 비교할 것을 권한다.
그래도 너무 매가리가 없게 보인다면 '자동 명암 조정'을 약간 적용시키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감마는 2.2에 맞추지 않고 기본 설정인 '0'에 그대로 두었다.
그리고 색재현 범위의 사용자 조정값은 이미 컬러에서 소개하였으며, 화이트 밸런스도 마찬가지이다.
선명도의 '영화' 모드 초기 설정인 20은 약간 과도하며, 완전히 바닥인 0까지 낮추거나, 아니면 올리더라도 12를 넘지 않는 것이 낫다.
아래 세팅에서 색농도와 색상을 초기 설정 그대로 둔 것은 '사용자 조정'에서 맞췄기 때문이다.
만약 사용자 조정을 사용하지 않으려면 기본 메뉴에서 컬러의 농도와 틴트를 조정해야 한다.
눈이 충분히 적응한 이후에 위의 세팅으로 블루레이같은 영화 소스를 감상하면 상당히 훌륭한 영상이 나온다.
그런데 솔직히 이 세팅으로 방송 화면을 보면 마음에 안 들수 있다.
여전히 피부에 붉은색이 약간 넘치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방송용 모니터의 색감이나 '표준 영상'에 목 매는 스타일이 아니라면 '영화 화면' 모드에서 바탕색을 '따뜻하게2'가 아닌 '따뜻하게 1'에 맞추고 그냥 보거나, 아니면 '표준 화면'으로 대충 보는 것도 괜찮을 것이다.
캘리브레이션에 연연하지 않고 같은 장면을 눈으로 보면서 '레퍼런스 영상'에 가깝게 방송 화면을 조정한다면 밝은 조명에서 방송 화면을 볼 때 백라이트 밝기를 5로 놓고, 색상을 녹57/적43 정도로 바꾸는 것이 위의 세팅보다 편할 수 있다.(이것은 필자가 손예진이 나왔던 강호동의 무릅팍 도사를 보면서 육안으로 때려 맞춘 것이다)
방송 시청시 눈으로 보고 맞춘 세팅은 3부의 실제 영상 평가에서 다루겠다.
*추가 : 캘리브레이션을 마쳐도 약간 발그스름한 색상이 되는데 이것이 불만이면 피부색 조정에서 -6에서 -10 정도로 빼면 레퍼런스 모니터와 비슷한 피부색이 된다. 포럼 게시판에 게시한 #52번 글 참조.
컬러
아래의 표를 보면서 설명하도록 하겠다.
이렇게 표까지 올리는 것은 초기 컬러 밸런스가 맞지 않다는 것을 색좌표만 가지고 설명할 수 없어서이다.
따라서 A550의 리뷰에서도 지적한 것과 마찬가지로 A750 역시 사용자가 '색상 보정 기능'의 Blue Only 모드로 색농도와 색상을 조정하든, 아니면 이전처럼 블루 필터를 사용하든, 어떠한 방법으로 맞춰도 정확한 컬러는 나오지 않는다.
아래 표에서 '휘도 비율'은 화이트의 휘도를 100으로 볼 때 각각의 컬러가 보여야 하는 적정 비율이며 RGB를 모두 더하면 100이 되고, YCM끼리 더하면 200이 된다.
영화 화면 모드에서 백라이트 밝기를 3으로 놓았을 때 화이트가 157.4cd/m²로 측정된다면 비율대로 따져 RGBYCM은 각각 아래 표의 'Target'에 노랗게 표시된 휘도가 나와야 정확하다고 하겠다.
표에서 알 수 있듯이 Red의 휘도가 33.5cd/m²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42.9cd/m²가 나오므로 거의 10cd/m²가 높고, Green도 112.5cd/m²가 맞는데 120.8cd/m²로 측정되므로 약 8cd/m² 정도 넘친다.
결과적으로 비교적 정확한 Blue의 휘도를 제외하고 Red와 Green만 더했을 때 이미 White의 157.4cd/m²보다 밝은 163.7cd/m²이 나오며, RGB를 모두 더하면 175.2cd/m²이다.
이것은 비디오 영상을 보기 위한 16-235 레벨이 아닌, 0-255 PC 레벨로 바꿔 측정한 화이트 휘도와 비슷하다.
어쨌든 Green은 10% 미만의 편차지만 Red는 30%가 넘게 오버된다.
그러니 붉은 영상이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고도 하겠다.
전통적으로 삼성 TV가 Red쪽을 약간 올려 놓기 때문에 A650처럼 약간 발그스름한 정도는 브랜드의 특성으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A550과 A750은 초기설정 '영화 화면' 모드로 '방송'을 볼 때 지나친 감이 있다.
만약에 Red나 Green의 휘도가 비율에 맞도록 기본 메뉴의 '색농도'를 50보다 아래로 내린다면 이미 정확했던 Blue까지 낮아지게 된다.
물론 작년 제품들처럼 '세부 설정'의 '색재현 범위'에 '사용자 조정' 기능이 없다면 이렇게 색농도를 낮춰서라도 맞춰야 한다.
그러나 삼성 TV들은 금년 모델들부터 '사용자 조정'이라는 CMS(Color Management System) 기능을 지원하고 있다. 따라서 일반 메뉴의 '색농도'와 '색상'을 그대로 두더라도 '사용자 조정'으로 조절할 수 있으며 그 결과가 'After'이다.
표에서도 알 수 있듯이 CMS를 통해 거의 목표치에 근접하는 수치로 맞출 수 있으며, 이때 좌표상으로도 이전보다 약간 향상된다.(위의 표에서 x, y값 참조)
위의 'Before' 그래프를 보면 나름대로 양호한 색좌표라고 하겠지만 RGB가 HD 표준 BT.709에서 조금씩 틀어졌다.
CMS를 통해 조정해서 RGB의 휘도를 맞췄지만 아래 'After'에서도 x,y 좌표상으로는 큰 변화가 없어 보인다.
그러나 위의 표에서 측정된 x, y좌표값이나, 아래 'After' 그래프를 보면 Yellow, Cyan, Magenta의 휴(Hue, 색조)가 대단히 정확하게 바뀌었으며, 원색중에서 Blue까지 거의 칼같이 맞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Green이 비교적 문제였는데, 조정하기 전에는 y축으로는 정확하지만(y=0.601), x 좌표가 약간 모자라므로(x=0.274) x축으로 볼 때 좌측에 조금 쏠려 있다.
CMS를 통해 조정하면 Green쪽 영역이 약간 좁아지더라도 x=0.300에 맞출 수도 있다.
이때 y가 0.578 정도로 0.600보다 조금 모자라게 되지만 오히려 색조는 정확해진다.
그러나 이번 제품에서 Green은 휘도값만 조정하고 x축으로 틀어진 상태를 유지했다. Green에서 Blue로 연결된 선상에 있는 Cyan과, Green과 Red의 중간인 Yellow의 위치가 또 달라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Green의 좌표상 영역을 그대로 두고 휘도값만을 조정하면 x좌표가 약간 틀어졌으므로 Cyan과 Yellow의 x 좌표도 약간 벗어나지만 그 대신 y값은 거의 정확하게 된다.
비교적 Green과 연관이 낮은 Magenta의 경우는 x,y 모두 상당히 목표에 근접한 값으로 조정이 된다.
컬러에 대해서 요약하자면 조정을 마친 후에는 상당히 정확한 편이다.
특히 그래프상 위치로도 꽤 좋지만, Intencity적인 측면에서는 거의 칼같이 밸런스를 맞출 수 있다는 것이 대단한 강점이다.
아래 표는 메뉴->화면->세부조정->색재현 범위->사용자 조정으로 들어가서 RGBYCM의 순서대로 각각 RGB값을 측정을 통해 조정한 것으로 위의 'After'가 아래 세팅을 적용한 것이다.
만약 '색재현 범위'에서 위와 같이 '사용자 조정'으로 맞추지 않고 그냥 '자동'이나 '확장'으로 사용하려면 일반 메뉴의 '색농도'를 낮추고 '색상'도 약간 조정해야 한다.
'색재현 범위'를 '자동'에 놓은 것과, '확장'에 놓은 것은 측정된 2차원적 좌표상의 영역에는 별 차이가 없다.
그레이 스케일 및 색온도
A750 색온도의 초기 설정도 훌륭하고 캘리브레이션 이후의 결과도 빼어난 편이다.
'표준 화면' 모드는 9500-9800K 정도의 색온도 분포를 보이지만 '영화 화면'모드는 따로 조정하지 않아도 대단히 정확하고 평탄한 편이다.
각 IRE 단계별 색온도를 그래프로 보면 아래와 같다.
조정한 이후에 좀 더 정확해 지지만(After), 조정없이 그냥 보아도 될 정도이다(Before).
표에서도 알 수 있듯이 모든 항목은 그대로이고 Blue Gain만 21로 바꾸면 된다.
감마
감마의 초기 설정인 0은 그래프에서 알 수 있듯이 2.37 정도이고 캘리브레이션 이후에도 거의 변화가 없다.
2.2에 가까운 감마를 원한다면 '세부조정->감마'로 가서 1이나 2로 올리면 비슷해진다.
그렇나 이렇게 감마를 바꿨다면 그레이 스케일(화이트 밸런스)를 다시 조정해 주는 것이 좋다.
다소 의외인 것은 삼성의 TV들이 모델에 따라 감마가 모두 다르다는 점이다.
2008년에 출시된 LCD TV들만 따져도 A550은 초기 감마가 2.5였다가, A650은 2.26 정도였는데, 이번 A750은 또 2.37의 평균치를 보인다.
캘리브레이션 결과를 요약하면 A750의 그레이 스케일은 초기 설정이 상당히 우수한 편이다.
다만 앞에서 언급했듯이 컬러 디코딩이 맞지 않으므로, 이 제품은 그레이 스케일 조정보다는 '색재현 범위'의 '사용자 조정' 컬러 세팅이 더 중요하다.
명암비와 휘도
최대 휘도는 573.4cd/m²이 측정되어 사양에 밝힌 550cd/m²를 상회한다.
필자가 다른 리뷰 제품들과 동일한 방법과 조건으로 측정한 결과만을 따질 때, 최대 명암비는 '선명한 화면' 모드에 RGB 0-255 신호를 넣고 HDMI 블랙 레벨을 '중간'에 맞췄을 때 화이트가 573.4cd/m², 블랙이 0.073cd/m²로 7854:1의 명암비가 나온다.
같은 모드에서 16-235의 비디오 레벨 신호를 입력하고 HDMI 블랙 레벨을 '약하게'로 하면 화이트는 573.1cd/m², 블랙이 0.075cd/m²로 거의 같아 7641:1의 비슷한 명암비가 측정된다.
'표준 화면' 모드에서는 0-255 신호에 블랙 레벨 '중간'에서 화이트 381.1cd/m², 블랙 0.066cd/m²로 5774:1이 나오며, 16-235 신호에 블랙 레벨 '약하게'에서는 화이트 359.7cd/m², 블랙 0.065cd/m²로 5533:1 정도이다.
'영화 화면'에서 '자동 명암 조정'을 '강하게' 세팅하고 16-235(블랙 레벨 '약하게') 측정하면 백라이트를 최대인10까지 올렸을 때 화이트 468.7cd/m², 블랙 0.082cd/m², 명암비 5715:1이며, 백라이트 밝기 3에서 화이트 173.1cd/m², 블랙 0.030cd/m², 명암비 5773:1이 측정되었다.
필자가 실제로 감상하는 영상 모드는 캘리브레이션 이후 자동 명암 조정을 끈 상태의 '영화 화면'이다.
이 상태에서 명암비는 A750에서 사용된 LCD 패널의 자체 명암비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이때 시청에 적합한 권장치는 피크 화이트가 150cd/m² 안팎이며 백라이트를 3에 맞췄을 때 가장 비슷한 밝기가 나온다. 일반 비디오 영상을 볼 때 적합한 16-235 신호 체계에서 HDMI블랙 레벨을 '약하게'로 놓으면 화이트 158.0cd/m², 블랙 0.072cd/m²로 2194:1의 명암비이다.
백라이트 밝기를 3에서 10으로 올리면 화이트와 블랙의 휘도가 모두 3배 정도 일률적으로 밝아지므로 명암비는 비슷하게 유지된다. 화이트 470.8cd/m², 블랙 0.210cd/m², 명암비 2241:1이 측정되었다.
PC 모니터로 사용한다고 가정해서 0-255 신호를 입력하고 블랙 레벨을 '중간'으로 바꾸면 화이트 173.1cd/m², 블랙 0.073cd/m²로 명암비는 2371:1로 계산된다.
삼성의 LCD TV는 이미 작년 모델부터 패널의 고정 명암비가 2000:1을 넘기는 수준이므로 경쟁 패널에 비해 명암비와 블랙의 깊이에 있어서 상당히 우수하다고 하겠다.
이미 피크 휘도에 도달한 '선명한 화면'에서는 차이가 없지만 그 외의 세팅에서는 16-235의 비디오 레벨보다는 0-255의 PC 레벨 신호에서 화이트의 휘도가 약간 높게 나온다.
그러나 블랙 휘도에서는 16-235나 0-255의 차이가 거의 없다.
필자는 다른 리뷰에서도 밝혔지만 요즘 나온 제품들처럼 패널의 고정 명암비가 2000:1 정도를 유지하는 한 시청 환경에 약간의 조명이라도 있으면 블랙 표현에 별 불만이 없다.
마치 프로젝터처럼 완전 암막 상태에서 시청한다 해도 상당히 양호한 블랙이라고 하겠다.
영상 처리 능력
3천만원이 넘는 파루쟈 프로세서가 AV 애호가들의 드림 머신이었던 적이 있다.
파루쟈만이 제대로 처리한다던 비디오 에센셜의 '성조기' 장면에서, 계단 현상이 전혀 없이 매끄럽게 재생시키는 것을 보고 감동한 애호가들이 생뚱 맞게 미국 국기가 펄럭이는데다가 기립 박수를 보내던 시절도 있었다.
그 당시 5천만원이 넘던 스넬&윌콕스는 CES 같은 대규모 쇼에서 하이엔드 업체 전시 부쓰에나 가야 가물에 콩 나듯 간신히 구경할 수 있었다.
그리고 군사용 등급에서 해제된 이후 민수용으로 풀린 테라넥스는 방송용/프로용 SDI 인터페이스만을 지원했고 가격표를 봐도 '억' 소리가 나므로 구름 속에서 혼자 노닐거나 아예 신기루같은 존재였다.
그러던 시절이 채 10년도 지나지 않았는데 이제 사정이 많이 바뀌었다.
수많은 프로세서를 병렬로 연결해 처리하던 테라넥스의 알고리즘을 원칩으로 집약한 HQV가 나오자 AV 애호가들은 환호했다. 그리고 지넘의 VXP도 HQV와 막상막하이고, 최소한 ABT는 되어야 명함을 내밀 정도다.
한마디로 파루쟈는 잘 거들떠 보지도 않는 지경까지 되고 만 것이다.
최근에는 한술 더 떠서 PC용 최신 그래픽 카드의 처리 능력도 이들 전문 영상 처리 업체 제품에 그리 밀리지 않을 정도이고, 일반 TV에 내장된 프로세서마저 HQV 등에 비해 오히려 앞서는 부문까지 있다.
HQV 벤치마크 테스트에서 또렷하고 깨끗하게 돌아가는 막대기에 감격했던 시절이 언제인데, 이제는 웬만하면 그 정도는 다 제대로 한다.
제품 표면에 붙어있는 실리콘 옵틱스 HQV나 지넘 VXP, ABT의 DVDO, 혹은 파루쟈 등등의 로고들에서 풍기던 포스의 위력도 이제는 과거에 비해 그리 크지 않다는 말이다.
이번 영상 처리 테스트 역시 일부러 삼성 BD-P1200 블루레이 플레이어를 사용했다.
1080p로 출력하면 플레이어에 내장된 HQV '레온'칩이 처리해서 내 보내고 TV는 i/p 변환이나 스케일링 과정을 바이패스해서 디스플레이한다.
반면에 1080i로 출력하면 TV에서 이 신호를 받아 디인터레이싱과 필요한 경우 스케일링까지 수행하므로 A750에 내장된 프로세서의 처리 능력을 HQV와 어느 정도 비교할 수 있다.
심지어 HQV에서 발매한 HQV 벤치마크 테스트에서도 A750과 HQV의 처리 능력 차이는 별로 없었다.
대체적으로 A650과 비슷한 결과이므로 A650 리뷰 2부 뒷 부분의 '영상 처리' 부분을 참조하기 바란다.
다만 노이즈 처리에서 A750이 A650보다 약간 우위를 보인다.
HD Noise Test A-1에서 보면 '화면잡음 제거'를 껐을 때도 우수하며 A650보다 개선되었다.
'약하게'는 더 깨끗해지며, '중간'이나 '강하게'는 이 테스트에서는 '약하게'보다 별로 개선되지 않는다.
그리고 '자동'은 대부분의 경우 '약하게'와 거의 같은 수준이었다.
HD Noise Test A-2는 좀 더 깨끗한데, 역시 '약하게'면 충분하며 '끄기'면 만족한다.
HD Noise Test B로 좀 더 구체적으로 따져보면 '끄기'에서 이미 5점 이상이며, '약하게'나 '자동'이면 10점을 상회한다. 그러나 깨끗함으로만 따질 때는 그렇더라도 필자가 보기엔 노이즈 제거 회로는 끄는 것이 가장 자연스럽고 샤프하다. 특히 1.5미터 정도만 떨어져 시청해도 노이즈는 별로 보이지 않으므로 화면에 눈을 갖다 대고 볼 것이 아니라면 괜스레 선명함을 희생하면서까지 제거 회로를 사용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Jaggies Test A와 B, 그리고 Video Resolution Loss Test 모두 A650과 같거나 약간 상회하는 수준이며 대단히 또렷하고 스무드하다.
Film Resolution Test의 풋볼 스태디움 관중석도 므와레나 지글거림없이 카메라가 매끄럽게 이동한다.
HQV 벤치마크 테스트 결과로만 따지면 A750의 내장 처리 능력은 BD-P1200의 HQV '레온'과 최소한 같거나 더 우수하다.
HQV 벤치마크가 HQV 프로세서를 사용하는 제품에 다소 유리한 면이 있다면, 파이오니어 '쿠로' 테스트는 LCD보다 PDP에 유리한 테스트가 많다.
Deinterlace 1 테스트가 그 좋은 예이다.
파이오니어 쿠로가 아니더라도 대부분의 PDP 제품과 DLP 방식이 이 테스트를 가볍게 통과하는데 비해, LCD 계열은 60Hz LCD 직시형은 물론이고 응답속도 2ms 정도를 자랑하는 LCoS 계열의 프로젝터에서도 약점을 드러낸다. 120Hz인 A750은 60Hz 제품들보다는 양호하지만 LCoS 프로젝터와 비슷한 정도의 뭉개짐과 코밍(Combing) 현상이 나타난다.
Moving Picture Reslution Test도 마찬가지로 PDP가 유리하다.
PDP나 DLP는 달리는 자동차의 윤곽이나 번호판이 선명하게 유지되지만 LCD나 LCoS 계열은 윤곽선이 떨리고 번호판이 뭉개진다.
상하좌우로 움직이는 책에서도 상당히 떨리면서 글자를 판독할 수 없고(봐도 무슨 소린지 모르지만...) PDP나 DLP 처럼 매끄러움과 선명함을 유지하지 못한다.
그러나 이 테스트에서 120Hz LCD는 다르다.
대부분의 120Hz 제품들의 데모 영상이 이 테스트와 비슷한 형태임을 보면 알 수 있듯이, 60Hz LCD와는 달리 120Hz LCD는 또렷하고 매끄럽게 표현하며 이것은 A750도 마찬가지이다.
Deinterlace 2에 포함된 테스트들은 모두 합격이고 HQV와 최소한 대등한 결과이다.
Deinterlace 3에서도 HQV와 거의 차이가 없다. 물론 합격이다.
NR 테스트를 보면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오히려 A750이 HQV보다 약간 나은데, 이것은 NR-Mosquito and Block 테스트에서도 마찬가지이다.
NR-YC Seperation 테스트는 삼성 TV가 특별히 강점을 보이는 부분이다.
HQV에 처리할 때나 경쟁사의 TV보다 Cross Color 테스트(YC_1, 2, 3)에서 훨씬 안정적이고 아른거림이나 다른 색들이 삐져 나오지 않는다. 특히 Dot Crawling 테스트(YC_4 Dot Crawling)에서는 유례없이 깨끗하다.
결과적으로 SD 영상을 HD로 업컨버티드한 소스를 볼 때 A760, A650 정도로 닷 크롤링 문제가 없는 제품도 드물다.
Sclaing 테스트 역시 통과이며 HQV와 비슷한 수준이다.
Film Smooth 테스트는 120Hz Auto Motion Plus의 세팅에 따라 달라지는데, '약하게'로 놓을 때에 국한하면 카메라가 올라가거나 대각선으로 내려오는 동작에서 타제품에 비해 양호해도 떨림 현상은 여전히 보인다.
물론 120Hz AMP의 세팅을 좀 더 올리면 '떨림'은 개선되지만 실제 영상을 볼 때 다른 부작용들이 나타나므로 '약하게' 정도에 그칠 것을 권장한다.
HQV 벤치마크와 쿠로 디스크로 테스트한 것만을 한정할 때, 영상 처리 능력을 요약하면 A750의 디인터레이싱, 스케일링, 노이즈 억제 능력은 모든 분야에서 BD-P1200의 HQV 프로세싱에 대등하거나 능가하며, A650보다 뛰어나다.
*측정 기기
◆Photo Research PR-650
◆Minolta LS-100
◆Accupel HDG-4000 Signal Generator
◆ColorFacts Pro 7.0
*소스별로 실제 영상을 보고 평가한 결과는 3부에 이어집니다.
*공고
댓글 대신에 하이파이넷 포럼에 이 제품의 공식 스레드를 열기로 했습니다.
리뷰가 가뜩이나 긴데다가 댓글까지 길게 달리면 로딩에 부하가 많이 걸려서입니다.
질문이나 댓글은 아래 링크의 포럼 게시판에 올리면 답하겠습니다.
*삼성 크리스털 로즈 A750 LCD TV 공식 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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