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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터

미쯔비시 HC900 DLP 프로젝터

Posted by 이종식 on 2005 01/15 at 10:06 AM

미쯔비시 HC2000의 인기에 이어 HC900이 출시되었다. HC2000(내수 모델 LVP-D2010)옵토마 H77을 바탕으로 제작되었으나 그 보다 여러 면에서 뛰어난 성능을 보였고 하이엔드급 단판식 DLP 프로젝터 중에서 손꼽히는 모델이었다.

미쯔비시에서 1024x576의 마테호른 칩을 사용한 하급기를 발매할 것이라는 소문은 몇 개월 전 삼성 500AK를 테스트할 즈음에 들었었다.

드디어 그 제품이 모델명 HC900이라는 이름으로 국내에 소개 되었다.

과거에 미쯔비시 제품을 평가할 때 다소 곤혹스러웠던 것은 성능을 예측하기가 어렵다는 점이었다.
대그룹인 미쯔비시는 자동차, 항공기, 중공업부터 디지털까지 너무 광범위한 생산 라인과 산하 자외사, 부서가 많아서 제품의 일관성을 찾기가 좀 힘들었기 때문이다.
이는 국내 대기업인 삼성의 경우도 비슷한데, 어떤 한 제품이 좋다고 해서 자매품도 좋을 것이라든지, 어떤 제품이 엉망이니까 다른 제품도 형편 없을 것라는 예상을 쉽게 하기 힘든 브랜드 중의 하나이다.

그 단적인 예로 미쯔비시의 삼관식 CRT는 나름대로 특징을 가진 좋은 제품들이 많았고 리어 프로젝션도 우수한 제품들을 많이 출시한데 비해 LCD 프로젝터 등에서는 그야말로 허접해서 차마 리뷰를 올리기도 민망한 제품도 많았기 때문이다.
이는 과거 VCR이나 LD 플레이어, TV, DVD 플레이어 등에서도 좋은 모델을 내 놓았다가 후속 모델이 오히려 전보다 못한 경우가 많아서 욕먹기도 했던 전력이 많은 회사가 바로 이 미쯔비시이기 때문이다.

과연 HC900은 HC2000의 장점을 얼마나 살리는지...그리고 가격 하락과 함께 탄력을 받은 DLP 시장에서 어느 정도 능력을 보일지 살펴 보자.

제품 소개

HC900은 1024x576해상도를 가진 16:9 화면비의 DMD 패널인 매터혼(통상 마테호른으로 불리는) 칩을 채택한 제품이다.
4000:1의 명암비, 그리고 최소 30dB의 팬 소음으로 발표되었고 RGBx2에 화이트를 더해 7분할 컬러 휠을 사용하고 있다. 250와트 UHP 램프와 더불어 컬러휠에 화이트가 더해져서인지 최대 밝기가 1500 ANSI 루멘이라는 다소 과할 정도의 밝기가 보장된다.
줌과 포커스 링은 수동으로 조작되며 레버가 본체에 홈이 파진 안에 위치하고 있다.
HC2000의 외관은 옵토마 H77에서 유래했으므로 그야말로 특색없는 박스형이었는데 HC900도 예쁘다는 생각은 별로 들지 않는다.
불끄고 보는 프로젝터에서 모양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모르지만...


입력단에는 소비자들의 바램대로 DVI-D 단자가 달려 있고 컴퓨터용 D-sub 단자도 있어 아날로그 RGBHV 신호도 받는다.
그 외에 기본인 컴포넌트 입력과 S-Video, 컴포짓 단자도 구비되어 있고 오디오 단자까지 있다.

보통 펌웨어 업데이트 등을 위해 사용하는 시리얼 단자는 다른 제품들이 RS232를 쓰는데 비해 구형 매킨토시 컴퓨터에서나 찾아 볼 법한 8핀 시리얼 단자를 채택했다.

리모컨은 백라이트가 지원되며 VCR이나 DVD 플레이어도 조작할 수 있다.

사 양
디스플레이 투사방식 0.65” 1 chip DMD
해상도 1024*576(16:9 wide) resolution
밝기 기본밝기 1500 ANSI lumens
최저로우모드시 650 ANSI lumens
광원 및 렌즈 줌/포커스 수동 줌/포커스
렌즈비율 1 : 1.2
투사비율 N/A
화면크기 40” ~ 275”
초점길이 f=23~27.6mm
램프 램프수명 4000 시간(로우모드시)
종류 250W UHP
입출력단자 컴퓨터입력 DVI-D HDCP 29pin * 1, D-sub 15pin * 1
비디오입력 RCA * 1
S-비디오입력 mini DIN 4pin * 1
음성입력 RCA * 1(L,R), stereo * 1(Φ3.5mm)
컴퓨터출력 Y/Cb/Cr or Y/Pb/Pr * 1(RCA type), D-sub 15pin * 1
무선마우스 RS232C type * 1
표시가능화면 최대해상도 1280*1024
TV 입력신호 PAL, PAL-N, PAL-M, PAL60, SECAM, NTSC, NTSC4.43
NTSC 수평해상도 600 TV lines
HD 대응신호 480i, 480p, 576i, 576p, 1080i, 720p
특이사항 최저소음모드 최저 30dB
흑색보정기능 10단계 흑색 보정기능
일반 명암비 4000 : 1(로우모드시)
음성출력 none
사용온도 5 ~ 35℃
소비전력 340W
입력전원 AC 100 ~ 240, 50/60Hz
제품크기 310 * 100 * 245mm
무게 3.0kg

측정 및 캘리브레이션

소스 기기로 HD는 MyHD와 빅터 3500 D-VHS VCR, DVD 소스로는 삼성 HD2000(DVI)과 데논 2900(컴포넌트)을 사용했다.
스크린은 OS 퓨어매트2 플러스와 드레이퍼 하이컨트라스트 그레이를 둘 다 100인치로 사용했다.
캘리브레이션 및 측정에 사용한 타이틀은 AVIA로 오버스캔, <디지털 비디오 에센셜>로 블랙 레벨과 화이트 레벨, 명암비, RGB 원색(프라이머리 컬러)의 정확도, <비디오 에센셜>로 그레이스케일을 테스트했다.

DVI 연결과 컴포넌트 연결에서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대체적으로 비슷한 결과가 나왔고 따로 그래프를 올려야 할 정도는 아니었다.
따라서 측정은 필자가 리뷰했던 다른 제품들과 동일한 조건을 주기 위해 컴포넌트 연결로 했으며 시청에는 컴포넌트 연결과 더불어 노이즈나 선명도에서 앞서는 DVI쪽을 선호해서 주로 디지털 연결로 하였다.

명암비

사양에서 주장하는 4000:1은 리얼 컨트라스트비가 아니고 최대의 명암비를 얻기 위한 세팅에서의 Full On/Off 컨트라스트 비이다. 물론 이런 세팅에서는 3000:1 이상의 수치가 나올지도 모르지만 실제 감상에 알맞게 밝은쪽에 클리핑이 생기지 않도록 컨트라스트를 적절히 맞추고 블랙 레벨을 조절한 후 측정하였다.

데논 2900의 블랙 레벨을 7.5 IRE에 잡았을 때와 0 IRE에 잡았을 때 HC900의 블랙 레벨 조절은 “밝기” 항목에서 수치로 20 이상의 차이가 난다.

저램프 모드와 아이리스를 닫은 상태에서 650 안시 루멘으로 밝기가 내려가서 블랙이 가장 깊게 표현되며 스크린에 비친 광량을 읽은 경우 665:1, 렌즈쪽을 향해서 광원을 직접 측정한 경우 714:1이 나온다.

이는 환경과 측정 기구, 방법 등에 따라 바뀔 수도 있으므로 절대적인 수치가 아니지만 필자가 동일한 방법과 소스 기기, 소스 패턴으로 측정했으므로 필자의 리뷰 제품들끼리 비교의 지표는 될 수 있다고 본다.

이렇게 볼 때 샤프 Z201의 610:1보다는 높고 삼성 500AK 1009:1에는 못 미친다.
상급기인 미쯔비시 D2010과 샤프 Z12000삼성의 700AK보다 높은 명암비를 보이는데 비해 하급기에서는 오히려 반대로 실제 영상에서는 삼성이 가장 높은 명암비를 보이는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색감

미쯔비시 HC2000의 내수 모델인 D2010 때에도 그랬지만 녹색의 새츄레이션이 다소 부족하면서 옐로우 쪽으로 기울어져 있다.  단지 D2010은 적색이 약간 과포화 되었는데 HC900은 적색의 깊이도 부족하다.
필자가 알고 있는 D2010 사용자가 이런 CIE 좌표를 가지고 미쯔비시에 개선을 요청했었고 미쯔비시 왈, 일본인들은 이런 색감을 좋아하므로 내수용엔 이렇게 출시하고 수출용 HC2000은 SMPTE_C의 CIE 좌표에 맞추어 내보내면 되지 않냐고 했고, 원한다면 이렇게 맞춘 펌웨어를 적용하게 해주겠다고 한다.
그러나 그것은 공수표였고 결국 HC2000도 D2010과 같은 색감이었다.
SMPTE_C 표준 CIE 좌표에 펌웨어만 가지고 그리 쉽게 맞춰 지는 것도 아니니 애당초 신빙성이 그다지 가지도 앟았지만 말이다. 물론 개발 당시부터 정확도를 염두에 뒀다면 아주 어렵지도 않겠지만 말이다.
어쨌든 색감에서 경쟁 제품들과 비교하면 샤프 Z201보다는 약간 나은 편이고 삼성 500AK 보다는 떨어진다고 하겠다.

그레이 스케일 트래킹

측정 전의 세팅에서 감마를 극장1으로 잡고 sRGB 모드를 끈 상태에서 색온도를 6500K에 잡고 테스트했더니 실제로는 약 7400K 정도가 측정된다.
CineRich Color는 0에서 10까지 조절이 가능한데 높이면 색온도가 다소 올라간다.
차라리 색온도를 5900K에 세팅하는 것이 오히려 6500K에 가깝게 나왔지만 그냥 sRGB 모드에 놓고 측정하였다.
sRGB 모드를 On 하면 색온도 세팅이나 감마 모드 등은 비활성화되며 조절할 수 없어진다.
sRGB모드에서 블루 채널이 약간 높게 나오며 전반적인 색온도도 6500K보다 약간 높은 6800K 정도가 나온다.

위에서 보듯이 색온도는 30 IRE 밝기의 회색에서 100 IRE의 피크 화이트까지 6700K에서 6900K 사이에서 형성된다.

sRGB모드를 off로 놓고 색온도 세팅을 “유저"로 하면 그린이 고정된 상태에서 레드와 블루의 게인과 오프셋을 조정할 수 있다.
이를 조정하면 50 IRE 부근에서 레드가 약간 빠지고 90-100 IRE 부근에서 미세하게 오버될 정도로 맞출 수 있다.

레드가 빠지는 50 IRE 부근이 6600K, 레드가 오버하는 90-100 IRE 근처가 6400K 정도로 떨어지지만 다른 부분에서는 6500K에서 아래 위로 50K 안에 맞게 전체적으로 대단히 평탄한 그레이 스케일이 나온다.

감마

sRGB모드에서 처음 측정한 감마는 표준 감마값인 2.2보다 약간 높게 나온다.
그러나 약간 높은 감마에도 불구하고 암부의 디테일이나 계조는 대단히 양호하다.

반면에 sRGB모드를 해제하고 그레이 스케일을 조절하면 감마값이 낮아진다.

감마 세팅 중에 “Theater 2"는 평균이 1.9까지 내려가고 위의 그래프는 “Theater 1” 모드로 2.1 정도이다. 상급기인 D2010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미쯔비시는 감마값을 정상적인 방법인 점선 부분의 통커브에 일치시키지 않고 조작을 통해 S자 형태로 꺽어 세팅하는 일종의 꼼수를 사용한다.

이러한 방법을 쓰면 어두운 부분과 밝은 부분이 강조가 되어 화면에 펀치력이 붙고 다이나믹 레인지나 컨트라스트감이 좋아 보이지만 대신 색감이 틀어진다.
색감은 그레이뿐 아니라 RGB의 각 단계별 밝기치가 균일하고 일정하게 증감해야 하는데 이런식으로 감마를 세팅하면 색감이 틀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을 것이다.

지난번 D2010을 테스트할 때 감마 측정치를 보고 대략 눈치를 챘는데 미쯔비시가 다이나믹 레인지가 좋아 보이지만 색감에서 떨어지는 이유 중에 하나는 바로 이 감마 조작이 아닐까 추측해 본다.

일반 사용자나 영상의 펀치력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문제가 없겠지만 꼼꼼히 따지기 좋아하는 평론가의 입장에서 또 한가지 딜레마는 감마와 그레이 스케일 중에서 선택의 문제이다.
그레이 스케일이 곧 감마라고 할 수 있는데 무슨 선택이 필요하냐고 반문할 수 있겠는데 감마값만 따지면 디폴트에서 그리 손대지 않은 sRGB 모드가 더 양호하다.

그런데 RGB 밸런스를 맞추고 색온도를 6500K로 캘리브레이션하면 감마가 이미 약간 어긋났던 sRGB보다 더 악화되고 평균 감마도 낮아진다.

흔히 어두운 부분의 디테일을 하나도 놓치지 않겠다는 일념하에 출판용이나 매킨토시 컴퓨터, 어도비 포토샾 등에서 주로 사용하는 1.8에 가까운 세팅을 하는 분들도 계신데 암막이 된 상태에서 프로젝터로 감상하면 암부가 너무 밝고 때문에 색감이 옅어지거나 씻겨 나간 듯한 느낌이 들 수 있다.
최소한 방송 표준인 2.2나 EBU/PAL에서 사용하는 2.6 사이에서 정하는 것이 바람직한데 전문가들은 암막 상태의 프로젝터는 2.5를 이상적으로 꼽는다.(NTSC의 표준은 2.2였으나 현재는 2.2-2.8로 잡고 있고 인간의 눈은 대략 3.0 정도로 보고 있다.)
암막 상태가 관건인데 빛을 잘 차단해서 충분한 암막 상태를 유지하면 감마 2.5 이상에서도 어두운 부분의 디테일이 충분히 보인다.
오히려 2.2 이하의 감마값이 어두운 부분의 디테일이 너무 밝게 보인다는 느낌이 들 경우도 많다.
미쯔비시는 sRGB 모드만 2.3으로 비교적 양호하고 나머지는 평균값이 너무 낮아지는 경향이 있다.

때문에 필자는 모든 테스트와 캘리브레이션 결과를 버리고 조절할 수 있는 항목이 극히 한정되었지만 감마값이 양호한 sRGB 모드를 선택했다.

동료 전문가 중에서는 6500K보다 약간 높은 색온도의 6800K를 선호하는 분도 계시니 sRGB의 색온도는 문제가 아닐 수 있고 오히려 눈에 편할 수도 있겠다.

실제 영상 평가

노이즈와 컨트라스트감에서는 역시 훌륭하다고 하겠다.
측정해본 결과 블랙의 깊이는 삼성에 비해 더 내려가지 않았고 밝기를 삼성과 비슷한 정도로 줄여서 맞춰도 컨트라스트감은 상당히 좋다.
그러나 상급기인 D2010에 비해 색감의 깊이가 떨어지며 색감이 풍부하거나 진한 느낌보다는 삼성에 비교해서 색상에 힘이 빠지고 약간 씻겨 나간 느낌이다.
샤프의 경우 약간 색의 과포화가 문제였는데 미쯔비시는 모자란게 문제라고 하겠다.
따라서 컨트라스트감과 다이나믹 레인지가 좋아 보임에도 불구하고 흑백 영상이면 몰라도 색이 더해지면 오히려 다소 미진한 느낌이 든다.
따라서 상급기인 D2010에 비해 힘있는 화면빨이 아니라고 하겠다.

DVD

삼성 DVDP와 데논 플레이어와의 색감 차이가 존재했지만 DVI 연결 쪽이 선예감과 노이즈에서 확실히 우위에 있었다. 삼성을 컴포넌트로 연결해 보고 데논과의 차이를 감지했지만 그것은 무시하기로 하고 주로 DVI로 DVD 소스를 감상했다.

사용한 타이틀은 필자가 지겹게도 벗겨 먹다시피 써먹고 있는 <씨비스킷>의 챕터 22의 기수 자켓과 립스틱으로 적색을, 잔디로 녹색을 평가하고 피부색도 보았으며 <언더월드>로 어두운 장면의 표현 능력을 체크하였다. 아울러 <디지털 비디오 에센셜>의 레스트랑 장면으로 전체 색감과 계조, 피부 톤을 평가했으며 <니모를 찾아서>와 <히달고>로 계조 및 밴딩, 컨투어링을 체크를 하였다.

<씨비스킷>에서 보면 녹색 잔디의 색깔이 다소 옅고 립스틱 색도 깊지 못하다.
<히달고>의 챕터 7 모래 폭풍 장면과 하늘의 계조 표현은 매끄럽고 양호한 편이다.
그러나 DVI 출력으로는 약간의 밴딩이 있는데 사람의 콧날 같은데서 좌우로 간혹 계조가 끊어질 때가 있고 <디지털 비디오 에센셜> 타이틀 12의 챕터 14를 보면 스윕 패턴에서 게조의연결에 밴딩이 보인다. 반면 컴포넌트 연결은 매끄럽다. 이 장면에서 DVI로 완벽하게 매끄러운 DLP 프로젝터는 필자가 아직 접하지 못했으므로 HC900만의 흠은 아니라고 하겠다.
<니모를 찾아서>에서는 워낙 색감이 풍부하므로 색의 불만은 별로 없고 물결의 미세한 계조도 우수하게 표현한다.

HD

흔히 1024x576이나 그 이하의 해상도를 지니는 기기들은 DVD 감상은 몰라도 HD에는 딸린다고들 한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나오는 HD 영상이 DVD보다 못하다는 말은 아니다.
풀 HD의 해상력에 모자라므로 HD 영상의 잠재력을 제대로 풀어내지 못한다는 뜻이지 그래도 여전히 DVD보다는 우수한 화질이다.
필자의 기억으론 어떤 영상 기기에서도 일단 HD가 DVD보다는 좋게 나온다.
하다못해 HD 트랜스퍼가 잘 됐다고 볼 수 없는 한국 영화의 HD 방송에서도 DVD 버전보다는 낫다. 욘사마의 <스캔들> 같은 경우 HD 치고는 별로인 화질이지만 DVD를 바로 꺼내 비교해 보면 그래도 HD 방송이 좋다. 단지 방송이기에 어느 수위 이상으로 야한 장면은 문제가 있어 잘라 낸 장면들과 사운드 때문에 DVD를 선호하지만...

HD에서는 HC900의 색감이 옅다던가 하던 약점은 상당히 가려지고 잘 느끼기 힘들다.
HD가 DVD에 비해 단순히 해상도만 높은 것이 아니라 색감과 블랙 표현에서도 해상도 우위 만큼 뛰어나므로 수직으로 576 픽셀이라는 부족한 해상도에서도 상당히 뛰어난 영상을 보여 준다.

720p HD 소스인 <킬빌 vol.1>이나 ABC 데모는 대단히 뛰어나다.
일단 영상 노이즈가 DVD보다 훨씬 낮고 색감과 블랙이 깊어 생생하고 깨끗한 화면이다.

1080i 소스로 <해신>, <콘서트 7080>, <제5원소>, <아라비아의 로렌스> 등을 감상했고 720p 소스와 마찬가지로 대단히 훌륭했다. 단지 <해신>의 경우 사막 장면이나 햇빛이 강한 장면에서 얼굴의 빛을 많이 받는 부분이 클리핑이 일어나 듯 너무 밝아질 때도 있으나 이는 촬영상 문제이므로 프로젝터의 잘못이 아니라고 하겠다. 그러나 콧날 같이 세로로 된 부분에서 간혹 처리 속도가 늦어서인지 밴딩이 보일 때도 있었다.

총평

D2010의 잔재는 남아 있어 다이나믹한 화면임에는 분명하지만 색감이 다소 깊지 못하다.
그러나 1년 전에 출시된 샤프 Z201에 비한다면 모든 부문에서 앞선 영상이라고 하겠다.
특히 미즈비시 특유의 낮은 영상 노이즈는 인상적이었으며 저램프 모드에 아이리스를 닫은 상태에서도 밝기는 다소 넘친다.
격자감은 같은 해상도를 쓰는 다른 제품들과 비슷한 수준으로 100인치 스크린에 3미터 거리면 크게 신경 쓰일 정도는 아니다. 물론 80인치 정도가 권장되지만 스크린이 작아지면서 밝기가 너무 올라가고 블랙이 뜰 수도 있으므로 적절한 조절이 필요하다.
팬 소음은 삼성보다 약간 시끄러운 수준으로 D2010의 놀라운 정숙성을 물려 받지는 못했다.
또 한가지 다리의 높 낮이를, 그것도 앞다리가 아닌 뒷다리 높이를 조절하는 이상한 방식 이외에는 상하좌우 어떠한 형태의 렌즈 쉬프트 기능도 채택되지 않았다.
따라서 처음부터 천장 등에 고정해서 설치를 권장하며 수평과 거리, 스크린과 렌즈 각도 등을 잘 따지지 않으면 사다리꼴로 볼 수도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
누차 강조하지만 키스톤 조절은 상당한 화질의 열화를 가져 오므로 키스톤을 쓸 바에야 차라리 그냥 사다리꼴로 보기를 권할 정도이지만 말이다.

결론에 앞서서...

몇 개월 전에 AV샾을 하는 지인으로부터 전화가 왔었다.
미쯔비시에서 마테호른 칩을 사용한 프로젝터가 출시되는데 4000:1의 명암비에 1500 안시 루멘의 밝기와 D2010과 같은 레벨의 팬 소음을 지닌 제품을 수입 판매할 의사가 있냐고 물어 왔다는 것이다.
가격마저도 300만원 이하로 뿌리면 삼성 500AK와 샤프 Z201을 압도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었고 필자도 그렇다면 가능성이 있다고 일단 생각했었다.
그러나 일단 제품부터 먼저 보는 것이 순서가 아니겠냐고 필자는 물었고 그 지인은 그게 어려운 상황이라 내 의견을 묻는 것이라고 했다.
물건도 안 보고 이런 불황에 수십대를 수입부터 하는 것은 좀 위험할 것 같다고 필자는 충고했고 결국 그분도 원래 의구심이 좀 들었던 터라 없었던 일로 나가리 된 채로 끝이 났었다.

현재 단판식 DLP 프로젝터의 최상위급은 HD2+칩을 사용한 제품들이다.
여러 브랜드의 제품들이 있고 그 중에는 1천만원대 중 후반의 가격으로 다른 제품의 2-3배 가격에 달하는 제품들도 있다.
이러한 제품들 중에서 테스트 후에 가격에 비해 너무 혹독한 평가라서 리뷰를 차마 못 올린 제품들도 몇이나 된다.
이러한 단판식 하이엔드급 HD2+ 프로젝터 중에서 가격에 상관없이 필자보고 택하라면 샤프 Z12000, 삼성 SP-H700AK, 미쯔비시 LVP-D2010(한국 모델 HC2000)의 세 개를 주저없이 꼽겠다.

미쯔비시의 경우 높은 다이나믹 레인지로 컨트라스트감이 뛰어나고 영상 노이즈가 낮아 깨끗한 화면이다. 게다가 놀라울 정도로 정숙한 소음 레벨도 큰 장점이다.
그러나 그레이스케일의 평탄성과 색감의 정확도는 삼성과 샤프에 밀린다.
그리고 샤프와는 달리 색의 어긋남을 캘리브레이션을 통해 거의 보정할 수가 없다.

삼성은 색의 정확성과 깊은 새츄레이션 등 색감에서 가장 우수하고 정확한 제품 중의 하나라고 하겠지만 블랙의 깊이와 컨트라스트감에서 다른 두 제품에 밀린다.

샤프는 높은 컨트라스트와 넓은 세팅치를 가진다. 초기 색감이 다소 틀어져 있지만 전문적인 캘리브레이션을 거치면 거의 삼성 수준으로 정확한 색상도 가능하다.
단지 미세한 차이지만 영상 노이즈가 다른 두 제품들보다 높은 편이며 장초점 렌즈라 국내 환경에 불리하다(필자는 장초점을 선호하지만..) 그리고 팬 돌아가는 소음이 다른 제품들에 비해 시끄럽다는 것도 약점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또한 캘리브레이션을 통해 삼성에 버금가는 정확한 색상이 가능하다고 했지만 컬러 애널라이저를 구비한 전문가가 아니면 일반인들이 조절할 수 있을 정도로 쉬운 것은 아니라는 점도 문제이다.

따라서 하이엔드급 HD2+ 프로젝터를 구입하려면 이들 세 제품의 장단점을 잘 비교하고 자신의 취향과 원하는 바를 고려해서 선택하면 셋 중 무엇을 구입해도 별 문제가 안 되리라고 본다.
그러나 이들 세 제품에서 한 리그를 다운해서 마테호른 칩 제품들로 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결론

위에서 HD2+패널을 사용한 상위 기종에 대해 논했는데 삼성 500AK의 경우 700AK와 DMD칩이 다르고 그것 때문에 해상도와 명암비가 차이나는 것 외에는 껍질부터 알맹이까지 99% 동일한 제품이라고 보아도 무방할 정도이다.

그러나 샤프 Z201은 Z12000에 비해 하위 칩을 사용한 붕어빵이 아니었고 미쯔비시도 D2010과 전혀 다른 기기이다.

하급 기종을 만들 때 각 부품들의 다운 그레이드를 비롯해 디자인까지 전면 재설계하는 것과 상급기의 부품을 그대로 사용하더라도 칩만 바꿔 설계비를 절약하는 것 중 어느 것의 제작 단가가 더 절약되는지 필자는 알지 못한다. 그러나 성능 차이는 분명히 나는 것이 결과로 증명되고 있다.

미쯔비시 HC900은 상급기 HC2000(D2010)에 비해 모양 외에도 다른 점이 많다.
소문과 달리 상급기와 비슷한 수준까지의 힘있는 영상이 못 되고 팬 소음더 커졌다.
밝기는 엄청 올라갔지만 1024x576 해상도의 프로젝터를 한 150인치 정도 스크린에 쏠 일이 없으니 불 켜고 볼 것이 아니면 별 소용이 없어 보인다.

그렇다고 해서 HC900이 후진 제품이냐 하면 그것은 아니다.
단지 D2010에서 패널만 다운된 정도로 예상했던 몇 달 전의 소문에 비해 기대가 너무 컸었기 때문인 것 같다.
필자가 보기엔 HC900이 1년이나 먼저 나온샤프 Z201보다 외관 빼고는 확실히 우수하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가격의 차이를 무시하고 같은 마테호른 칩을 사용하는 기존의 출시된 제품들끼리 성능만으로 따지면 아직도 필자의 선택은 삼성 500AK라고 하겠다.

다이나믹한 영상은 역시 미쯔비시의 장점이다.
그러나 상급기에 비해 블랙의 깊이는 덜 내려가며 대신 밝은 광량으로 때우려 한 점은 불만이다.  색감이 다소 깊지 못한 점도 아쉽고 외관도 좀 밋밋해 보이지만 이 점은 상급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러고 보니 상급기에서도 좋지 않았던 쪽은 잘도 물려 받았다.

현재 가격으로 따진다면 HC900이 삼성 500AK에 비해 40만원 정도 저렴하지만 삼성도 내년에 800BK를 최상위 모델로 출시하면서 700AK, 600AK, 500AK의 가격이 모두 하향 조정될 전망이니 현재 미쯔비시의 가격 우위가 얼마나 갈지 모르겠다.

필자가 리뷰를 쓰다보니 결론이 다소 부정적으로 흐른 듯 하지만 제품 자체는 우수하다고 하겠다. 단지 상급기 D2010에 비해 삼성 500AK가 700AK의 성능을 물려 받은 것처럼 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에 대해 푸념이 길었다고 하겠다.

Follow Up(2004-12-18)

위의 리뷰에서 필자가 지적했던 부분들, 특히 색감과 밝기에 대해서 미쯔비시는 HC900 전용 씨네마 필터를 옵션으로 판매한다고 한다.
여기를 참조하세요(흐..하이비에 오바라 요시오씨의 리뷰가 있었을 줄이야..)
이 부분은 필자가 리뷰를 쓸 당시에 이런 옵션이 있는지 모르고 있었는데 연구가 부족했음을 솔직히 고백한다.
이 옵션 필터는 순도가 높은 녹색과 적색을 재현한다고 하며 광량을 저하시킨다고 한다.
만약 이 말대로라면 위에서 색감을 설명할 때 녹색과 적색의 깊이 부족에 대한 필자의 불만이 상당히 해소될 것으로 보이며 홈씨어터 용으로 너무 밝다는 불만도 사라질 수 있을 것 같다. 이번 테스트에서 이 필터가 제공되지 않은 것은 대단히 아쉬운 일이고 이런 옵션이 있다는 사실을 미리 알지 못했던 필자의 제품 사전 연구가 부족했던 점을 반성하는 바이다.

<사족>다른 분들이 웹에 리뷰를 올릴 때 뛰어난 솜씨로 스크린 샷을 올리는 경우가 많은데 필자도 부러워서 몇 번 시도했지만 내공 부족으로 포기했다.
스크린 샷으로 도배를 할 정도는 못되더라도 어느 정도는 리뷰 이해에 도움을 줄 수도 있다고 보는데 이건 도무지 필자가 찍어 놓고 보면 다 그넘이 그넘인지라 차이점은 안보이고 오히려 반대로 실제 그림보다 왜곡되는 경우가 많았다.
고수급 찍사를 초빙하든지 필자 자신이 열심히 디카를 공부해서 좀 화려한 리뷰를 올리는 것은 또 훗일로 미루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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