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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소니 KDS-60R1000 SXRD 리어프로젝션 TV 리뷰 1부

Posted by 박우진 on 05/25 at 06:04 PM
Sony KDS-60R1000 SXRD RPTV

서론
최근 30인치와 40인치 TV에서는 LCD와 PDP 직시형 방식이 치열하게 경쟁하여 일간신문의 기사 한 자락을 항상 예약해 놓고 있다. 월드컵이라는 절묘한 시점과 겹쳐 소비자들의 평면 직시형 TV에 대한 관심은 유례 없이 높다. 현재 TV 시장의 상황은 40인치에서 LCD 방식이 주류를 이루고, PDP의 경우 50인치 제품으로 무게 중심이 옮겨가고 있다. 이에 LCD 방식도 천만원 대의 고가이긴 하나 50인치를 넘는 대형 제품으로 PDP의 진로를 차단하려는 모습을 보인다.

PDP와 LCD가 모두 50인치 너머를 호시탐탐 노려보고 있는 상황에서 터줏대감이던 리어 프로젝션 방식은 어디로 향할 것인가?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빼내는 것처럼 떼 밀려 사라져 갈 것인가? 만일 그렇다면 화질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진지한 비디오파일들에게 너무나 아쉬운 일이 될 것이다. 선명하고 밝은 직시형 방식의 특징은 좋은 그림이 무엇인가를 아는 이들에겐 약점으로 비춰지는 부분도 많다. 눈 부시듯 밝고 선명한 화면은 장시간 시청에서 눈을 피로하게 만드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  화면 크기에 비례하는 전기요금과 화면 크기의 제곱에 비례하는 제품 가격도 부담이다. 저녁과 밤에 한정된 가정에서의 TV 시청 시간 대를 고려하면, 과연 밝기때문에 화질의 다른 부분과 비용을 희생해야 할 필요가 있는 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리어 프로젝션 분야에서 근래 몇 년 동안은 DLP 방식이 가장 큰 인기를 누렸다. DLP 리어프로젝션은 기존의 CRT 프로젝션 분야에 비해 가볍고, 작고, 저렴하며, 게다가 컨버전스 문제가 없어 큰 호응을 받았다. 그러나 DLP 방식은 가정용 제품에서 고해상도 제품을 기피하는 TI의 제품 정책 때문에 유행에 뒤 처지고 있고, 홈 쇼핑 방송에서의 획기적인 가격 인하로도 직시형 방식의 거듭된 가격 인하에 눌려 가격적인 매력이 점차 희미해져 갔다. 그리고 1080p를 구현한다는 제품들은 인터레이스 방식의 패널을 탑재하여, 애호가들에게 외면 되었다.

현재 리어프로젝션 방식에 남은 희망은 SXRD와 같은 반사형 액정 방식이다. 고해상도 소자로 DLP를 능가하는 개구율과 블랙의 깊이를 자랑하는 획기적인 소자. 처음 SXRD라는 소자를 고안할 때부터 소니는 퀄리아004나 VPL-VW100 같은 하이엔드급 프로젝터보다는 리어 프로젝션 TV인 그랜드 베가의 뒤를 이으려는 계획이 있었을 것이다.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제품이 70인치 규격의 퀄리아006이었고, 그 다음 제품이 바로 지금 이야기하는 KDS-R60모델이다.


SXRD
제품 소개에 앞서 먼저 리뷰에서는 처음으로 다루어진 SXRD라는 영상 디바이스에 대해 간단히 정리할 필요가 있다. 소니에서는 자사의 LCoS(Liquid Crystal on Silicon) 소자에 대해 SXRD (Silicon X-tal Reflective Display)라는 이름으로 부르고 있다. 반사형 액정 방식의 원조는 JVC의 D-ILA (Digital Image Light Amplifier)로, 소니는 D-ILA와 DLP에 맞서 기존의 LCD로 프로젝션 시장에 대응하느라 매우 고전하였다.

그렇지만 그 보람은 있었다. 소니는 SXRD를 오랜 세월 동안 준비하면서 반사형 액정으로서 제반 성능을 한 단계 더 높이 끌어 올렸다고 주장한다. SXRD가 주목 받은 가장 큰 이유는 DLP나 D-ILA가 가정용 제품으로 도입에 소극적이던 1920x1080이라는 고 해상도를 적극 실현한데 있다. DLP의 경우 1280x720이라는 720p 해상도에 머무른 상태에서 블랙 레벨을 낮추는 데에만 주력했다. 이에 비해 1920x1080이란 수치는 화소 수로 2배가 넘는다. 이는 액정의 수직 배열, 공정의 개선 등을 통해 얻어진 결과로, 후발 주자인 SXRD가 단번에 경쟁 진영을 능가한 것으로 평가된다.

SXRD에서 각 픽셀의 크기는 9마이크로 미터이며, 픽셀 사이의 빈 공간은 0.35 마이크로미터에 불과하다. 대각선으로 0.78인치라는 작은 공간 내에 200만 개의 화소가 집적되었다. 콘트라스트 레벨은 3000 : 1이나 되고, 응답 속도는 5 밀리 초에 불과하다. 신뢰성 측면에서도 기존 LCD에 사용되던 유기 폴리마이드 필름을 무기 재질로 교체함으로써 장기간 사용에 따른 내구성을 개선했다. SXRD는 퀄리아004 프로젝터($30,000)와 006 리어프로젝션($13,000)에 가장 먼저 탑재되었다.

제품 소개

KDS-50R1000과 KDS-60R1000 모델 의 사진

퀄리아006의 사진

퀄리아006이 70인치 제품이며, 0.78인치 SXRD 칩을 사용한데 비해,  KDS-R60은 VPL-VW100에 적용된바 있는 0.61인치 칩을 사용했다. 칩이 더 작아지면 아무래도 블랙 레벨이 높아지는 단점이 있다.

새로운 50인치와 60인치 미국에 출시된 TV의 제품명은 KDS-XBR50과 60이 된다. 브라비아S라는 모델 명으로 발매되었으나 내부 영상 처리 회로는 그대로 기존의 베가 엔진, 즉 DRC-MF2가 적용되었다.

퀄리아가 소니의 하이엔드 라인업이라면, XBR 시리즈는 그 바로 아래 고급 라인업에 해당한다. 미국의 홈시어터 매거진에서는 XBR 라인업에 대해 자동차의 렉서스나 어큐라 라인업으로 비유한 기사를 본적이 있다. 국내에선 그냥 브라비아로 통일되어 있는데 비해 해외에선 흥미롭게도 그랜드베가라는 모델 명이 그대로 살아있다. 미국내 snystyle.com에는 본 제품을 메인 이미지로 놓을 만큼 주력 상품이다. CNET과 Home Theater 매거진에서 수상했다.
반대로 일본 내에서는 R 시리즈를 찾아볼 수 없고, 퀄리아006은 생산 완료된 것으로 홈페이지에 나와있다.

기기 스펙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화면 크기 : 60인치
화면비 : 16:9 HD 일체형
패널 종류 : 3 SXRD 소니 패널
입력 해상도 : 1080i/720p/480p/480i
규격 : 1674x1009x514(51kg)
명암비 : 최대 10,000:1
영상 처리 회로 : WEGA Engine HD(DRC-MFv2)
앰프 : S-Master
음향 효과 : 돌비 버추얼/돌비 디지털/트루 서라운드
PC 입력: SXGA
디지털 입력 단자 : 콤퍼넌트 2/ HDMI 2/ I-Link 2
아날로그 입력 단자 : 콤퍼넌트 3 / S-Video 3
프런트 입력 단자 : 콤퍼지트1 / S-video 1 / I-link 1
메모리 스틱 슬롯 : JPEG, MPEG1, MP3, Slide Show
기기 제어 : WEGA GATE
소비 전력 : 240W(대기 시 0.5W 미만)

디자인
과거 그랜드 베가 시절과 달리 소니 특유의 번뜩이는 재치랄까 아름다움은 찾기 힘들다. 브라비아 라인업은 좀 더 일반적인 형태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제품의 디자인은 스피커와 디스플레이 사이에 슬릿을 두어 스피커 부분을 강조한 느낌이 독특하다. 양쪽으로 확장된 스피커 덕분에 화면 크기가 더욱 커보이는 느낌이 든다. 물론 스피커를 화면에서 떼어 놓은 디자인에 대한 선호도가 사람에 따라 서로 달라질 것은 쉽게 예상이 된다.  음질적으로는 스피커가 스크린에서 떨어져 있는 것이 유리한데, 그것은 스피커에서 나온 음파가 스크린에 반사되어 반사되는 것을 줄일 수 있고, 스피커의 진동도 다소나마 차단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사진 상에서는 최상급 기종인 퀄리아006과 비교해 보았을 때 매우 유사하여 구분이 쉽지 않을 정도다. 소니로서는 퀄리아 모델의 디자인을 그대로 가져가면서 고급스러움을 유지하고, 개발비를 절감하는 효과도 거두었을 듯. 앞서 언급한 스피커가 분리된 디자인도 그대로인데, 퀄리아 006은 스피커를 별도로 착탈할 수 있는 detachable speaker mechanism을 탑재하였다는 점이 다르다.

퀄리아 006은 앞서 언급했듯이 70인치에 124kg의 거구로 실제 사용 면에서는 제한이 있는데 비해 KDS-R60 모델은 42kg으로 비교적 설치가 간편하다. 어른이면 두 명 정도가 충분히 들어서 옮길 수 있는 무게다. DLP 리어 프로젝션 제품과 비교하면 동급 제품과 무게도 비슷한 수준인 듯 하다.

역시 60인치라는 화면 사이즈는 TV의 일반적인 크기에 비해 무척 거대하며, 설치 시 규모를 고려한 선택이 필요하게 된다. 전면의 스크린 뿐 아니라, 뒤에서 보더라도 그 크기에 압도된다. 또 하나 설치 시에 어려운 부분은 화면 중심에 시청 높이를 맞추기가 쉽지 않다. 값이 저렴하진 않지만, 플라스틱과 유리 선반으로 만들어진 소니의 전용 스탠드가 있다.

블랙 베젤 부분은 브라비아 V 시리즈나 S 시리즈의 LCD TV와 달리 광택이 있어서 외부 조명을 받아 반짝인다.

소니에서는 자사의 스탠드를 적극 권유하며, 이를 통해 홈 시어터 시스템에 요구되는 센터 스피커의 설치가 가능하다. 50킬로 그램이 넘는 TV가 앞으로 넘어지는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붙들어 매는 안전벨트도 제공된다.

입력 단자
입력 단자는 필요한 만큼 충분히 갖춰 놓아서 별 다른 불만을 느낄 수 없을 듯.

TV의 규모가 크기 때문에, 더 많은 단자를 배열할 공간은 충분하지만, 꼭 필요한 만큼만 갖춰놓았다. 컴포넌트 입력은 2조로 배려했고, HDMI도 2개나 탑재하여, 향후 블루레이나 PS3와의 연결을 기대해 볼만하다.

다만, 꼭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은, 1080p 패널을 탑재했음에도 1080p 입력이 불가능하다는 점. 1080i 입력이 최대이며, 따라서 블루레이나 HD-DVD에 완벽 대응한다는 말은 정확하지 않다. 블루레이의 경우에는 향후 1080p 출력이 제공될 것으로 예상되며, HD-DVD 역시 현재 재생 장치에서는 1080i가 한계지만, 타이틀 일부는 벌써 1080p 해상도로 수록되기 때문이다.

HDMI 단자가 2개 제공되며, 향후 이를 통해 PS3와 연결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소니의 I.link 입력은 캠코더라든지 노트북 컴퓨터와  연결할 수 있는 DV 단자이며, 전면에도 연결 단자가 하나 있어서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을 듯. 필자가 테스트했을 때에는 JVC의 D-VHS에 있는 IEEE1394 출력과는 호환되지 않았다.

PC와의 연결을 상정한 아날로그 RGB 단자도 있지만, 후면에 단자가 있어서 연결이 조금은 불편할 수도 있어 보인다.

메뉴 및 채널 설정
소니 TV의 설정 메뉴는 처음 사용하는 사람에게는 그리 편리하다고 볼 수는 없을 듯 한데, 상당히 많으며, 내용을 파악해야 하는 다양한 메뉴를 구비하고 사용자의 조작을 기다리고 형태다. 흥미로운 것은 기존 제품처럼 리모컨의 코드를 눌러 서비스 모드로 들어가지 않고서도 어드밴스드 메뉴에서 RGB의 게인과 바이어스 값을 그대로 조정할 수 있다는 점.

이종식 필자님도 리뷰에서 언급했지만, 소니의 채널 검색 속도는 최대 50분에 달할 만큼 느린 편이다. 어느 해외 포럼에서 삼성 DLP 프로젝션과 비교해서 3배나 느리다고 한 내용을 읽은 적이 있다. 처음 한 번만 고생하면, 그 다음에는 별 문제 없이 방송을 시청할 수 있지만, 처음에 당혹감을 느낄 만한 부분임에는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