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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LG 55LH95 240Hz Wireless LED TV 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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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D TV라는 용어에 대한 논란이 한 차례 지나가자 그 다음에는 Full LED라는 광고가 한동안 보였다.
경쟁사의 엣지형 LED와 차별화해서 로컬 디밍이 가능한 직하형 LED 백라이트 제품임을 강조한 것이다.
그런데 "240Hz Full LED"에 이어서 요즘은 "선이 사라진 3360개"라는 CF가 자주 보인다.
그 카피 문구처럼 "Wireless"가 확실한 차별점이기도 하다.
검은 드레스를 입은 늘씬한 모델이 주렁주렁한 선들을 쫘악 뽑아 버리고 한손에 TV를 들고 걷는 모습이 매력적인 CF인데, 이번 모델 아가씨보다 스칼렛2에 나왔던 켈리 크레이그(영화 '300'에서 신탁녀로 출연해 야시시하게 꾸불떡 대던 그 아가씨다)가 더 예뻤던 것도 같고...이 아가씨가 그 아가씬가 닮은 것도 같고, 좀 헷갈리는 중이기도 하다. 하여간 "빛의 TV"라는 삼성의 아가씨와 "선 없이 더 빛나다"라는 이번 LG의 아가씨 중에 누가 더 미인인가로 제품의 승부가 판가름 나는 것도 아니니까 CF 이야기는 이 정도로 하자.
전에 리뷰를 올린 LH90 시리즈가 "240Hz Full LED"에 해당된다면 이번 LH93/LH95는 "240Hz Full LED"에 더해서 "선이 사라진 3360개"까지 포함된다고 하겠다. 그래서인지 CF도 "X Canvas Full LED...Wireless"라면서 끝맺는다.
한 마디로 파워 코드를 제외하면 선이 연결되지 않는 무압축 전송 방식의 Wireless 모델이며, 삼성의 LED 못지 않은 울트라 슬림형 LED 백라이트 TV라고 하겠다. 초슬림형임에도 불구하고 1920x1080 Full HD S-IPS 패널에 엣지형이 아닌 직하방식 백라이트를 채택해서 로컬 디밍이 지원되고, 백라이트 스캐닝을 통한 240Hz 구현과 절전 기능, 응답속도 1ms, 5백만 :1의 명암비를 표방한 LG 전자의 "Flag Ship" 모델이라고 하겠다.
올해 초에 열린 라스베이거스 CES에서 LHX라는 모델로 소개되었던 제품이기도 하다.

디자인 : LH93과 LH95의 유일한 차이점

이번에 테스트한 모델은 55인치 LH95이다.
리뷰에 앞서서 먼저 설명할 점은 LH93과 LH95의 차이점이다.
LH93이 플래그쉽 모델임은 이미 언급했지만 거기에서도 또 프리미엄급이 LH95이다.
LH93과 LH95는 완전히 동일한 제품이지만 코스메틱에서 차이가 있다.
즉 뽀대가 다르다는 말이다. 아래 사진에서 보듯이 LH93에 비해 LH95는 프레임 바깥으로 두꺼운 유리가 확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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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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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95

LG의 보도 자료에 따르면 LH93이 700만원, LH95가 760만원으로 권장가가 책정되었는데 한마디로 이 유리값이 60만원어치라고 하겠다.(실구매가는 이보다 꽤 낮을 것이다. 다나와에 보니 LH93이 600만원 이하로 떠 있다)
몇년 전 LG가 초대형 PDP에 금장을 넣어(진짜 금도금이란다) 아랍 부호들한테 팔아 먹던 것을 생각하면 유리값 60만원은 애교로 봐줄 수도 있겠다. 즉 이 유리값이 아깝다고 생각하면 LH93을 사도 아무런 성능상의 불이익이 없다는 뜻이다. 모양이 얼만큼 다른가는 아래 사진들을 참조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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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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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95

LG의 TV들은 삼성처럼 전 모델군(群)을 아우르며 일관되게 적용되는 디자인적 특징이 부족해 보인다.
다시 말해서 삼성에 비하면 좀 따로 따로 노는 스타일이라고도 하겠다.
삼성은 디자인의 우월성을 엄청 강조한다. 그리고 필자가 보기에도 디자인은 잘 하는 것 같다.
그렇다고 해서 삼성 TV의 모양다리가 필자의 마음에 드는 스타일이라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만약 구매자가 필자처럼 삼성의 디자인이 별로 마음에 안 들면 선택의 폭이 상당히 좁아진다.
TV뿐 아니라 올인원 홈씨어터 시스템, DVD나 BD 플레이어...하다 못해 MP3까지 척 보면 삼성이다.
마치 그릇이나 커피잔 세트처럼 전부 동일하게 관통되는 스타일이 있다.
좋게 말하면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확고한 것이고 나쁘게 말하면 다 비슷 비슷하다.
LG는 척 봐서 "저건 LG다" 하는 특징이 삼성에 비해 부족하다.  그 대신에 다양하다는 장점이 있다.
문제는 다양성이냐, 통일성이냐를 떠나서 삼성의 디자인이 조금 더 "있어 보인다"는 것이다.
LG에서는 가끔 가다가 좀 싸구려틱한 디자인의 물건도 나오고, 또 가끔은 브로드웨이처럼 뜬금없이 나뭇결 무늬를 넣는... 약간 깨는 스타일의 제품도 나온다.(노인네들이 나뭇결 무늬를 좋아한단다)
LG에서 나온 TV 중에 깔끔하고 심플하면서도 럭셔리한 느낌까지 준 제품은 PDP인 보보스였다.
필자는 TV의 디자인이 알록달록하거나, 투명하거나, 뭐 이런 것에 대해 별로 관심이 없다.
심플하고 튀지 않는 프레임으로 구성되고 그저 시청에 방해를 주지 않으면서도 사용된 재질만 고급스러우면 된다.  이런 면에서 볼 때 이번 LH93은 럭셔리하고 깔끔하며 상당히 마음에 든다.
오히려 LH95의 유리창 부분이 약간...하긴 좋게 보려고 노력하니 좋은 것도 같고, 아닌 것도 같고...
만약 필자보고 둘 중 하나를 사라면 필자의 선택은 LH93이다.
유리창값 60만원도 아깝지만, 같은 값이라도 LH93이 나은 것 같다.
그런데 이번 리뷰용 제품으로는 비싼 걸로 하라는 배려인지 LH95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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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93

아래 사진처럼 정말 얇다.  삼성의 LED 모델을 나란히 놓고 보니까 조금 두껍기는 하지만 거기서 거기다.
여기서 몇 밀리 더 얇은 것 때문에 신경 쓰는 사람들은 사용자가 아니라 만들어서 파는 사람들 뿐일 것 같다.
순수하게 두께에서 몇 밀리 차이만 가지고 더 얇은 제품을 고르는 사람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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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95

물론 더 얇게 만드는 것이 기술력이라고 생각하고서 악착같이 싸울지도 모른다.
그러나 구매자 입장에서는 하등 상관없는 일이다.

본체 하단에 불이 들어 오는 버튼도 상당히 고급스럽다.
평상시엔 아래 처럼 파워 램프 하나만 들어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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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본체 버튼을 사용하기 위해 손을 대거나, 처음 TV를 켤 때면 아래처럼 푸른 불이 차례로 들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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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비져블 스피커 유닛이 들어있기 때문인지 베젤의 하단부가 다른 부분에 비해 약간 넓은 편인데, LH95는 유리창까지 달려서 확장되므로 LH93보다 더 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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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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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95

스탠드의 목 부분은 원형으로 되어 있고 좌우로 스위블이 된다. 약간 불안해 보일 수도 있지만 실제로는 꽤 견고하고 안정적이다. 그리고 다른 LG TV들의 리뷰에서는 스탠드의 밑판이 둥그런 것에 대해서 불만을 표했었는데, 사진에 보시다시피 LH93/LH95는 직사각형 스타일로 나왔다.

제품 특징

경쟁 모델에 비해 대체적으로 약간 저렴한 가격이었던 LG가 이번엔 상당히 비싼 제품을 내 놓았다. 
55인치끼리 비교해서 LH93은 삼성의 240Hz 모델인 LED B8000보다 다나와 가격으로 70만원 정도가 비싼 반면에(물론 LH95라면 거기에다 유리값 60만원을 더해야 한다), RGB LED를 사용한 소니의 120Hz 플래그쉽 모델 X4500보다는 저렴하다.  슬림형은 아니더라도 RGB LED를 사용했으니 소니 X4500이 더 비싼 것은 이해가 간다. X4500은 120Hz로 나와 있지만 화면을 상하 6개로 분할해서 백라이트 스캐닝을 하므로 LH93의 240Hz 주장에 밀릴 일도 없고 말이다. 삼성 LED B8000은 480개의 LED 모듈을 패널 테두리에 두른 엣지형이므로 그 7배인 3360개의 모듈로 로컬 디밍을 하는 LH93이 LED의 단가만 계산해 봐도 비쌀 수밖에 없으리라. 게다가 소니, 삼성과 달리 LH93은 Wireless다. 외부 소스 기기는 모두 미디어 박스에 연결하고 DTV 튜너도 여기에 내장되어 있다.
그리고 여기서 "화질 저하가 없는 무압축 Wireless 전송"으로  영상과 음성 신호를 TV로 보내 재생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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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93/LH95 Media Box

즉 TV 본체에는 파워 코드만 연결하고 다른 아무런 선을 연결하지 않아도 된다.
아래 사진에서 본체의 뒷면 오른 쪽 부분에 사각형으로 파여진 부분이 보이는데, 여기에 HDMI, USB, 그리고 서비스용 RS-232 단자가 각 1개씩 위쪽으로 향해 붙어 있다. 그냥 쳐다 볼 때는 안 보이고, 설명서가 없어서 필자도 처음에는 발견하지 못했다. TV 본체에는 아무런 단자도 없다고 알고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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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초박형(超薄形) 디자인에 직하형으로 LED 모듈을 3360개씩 박아 넣은 것이나, 무선 전송 방식을 도입한 것 등을 감안하면 RGB LED 직하형 백라이트인 소니 X4500이나, 엣지형 LED 삼성 B8000에 비해서 LH93의 가격은 합리적이라고 볼 수도 있다.(소니, 삼성의 가격이 타당하다는 전제에서 말이다)

조작할 때 미디어 박스를 향해 리모컨을 겨냥할 필요는 없다. 그냥 일반 TV처럼 TV쪽으로 리모컨을 쏘면 된다.
LH95는 TV를 처음 켤 때마다 아래와 같은 메세지 항상 뜬다. 미디어 박스와의 무선 연결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미디어 박스와의 커뮤니케이션은 몇 초 정도 걸리는데, 처음 사용할 때는 조금 답답한 느낌도 들지만 익숙해지면 그러려니 하고 넘어갈 정도의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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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테스트하는 동안은 전파가 방해 받아서 연결이 끊기거나 화면이 이상해지는 경험을 한 적이 아직 없다.
미디어 박스를 TV 바로 옆이나 밑에 놓을 때는 문제가 없고, 좀 떨어뜨려 놓으면 사람이 지나가거나 할 때 화면이 이상해질 때가 있다는 말도 있다. 필자는 미디어 박스와 TV가 2미터 정도 떨어진 상태로 설치되었으며, 일부러 중간 방향에서 왔다 갔다 하면서 알짱거려 봤으나 문제가 없었다. 만약 추후에 문제점이 발견되면 추가하겠다.

LH93에 대한 특징은 LG의 웹사이트를 먼저 참조하기 바란다.
"컬러 디캔팅", "XD 엔진" 등등 LG가 내세우는 여러 가지 특장점은 LG 사이트의 제품 소개를 읽어보기를 권하며 조금만 더 보충하겠다.  LG는 "퍼펙트 화질-Full LED 240Hz", "퍼펙트 디자인-The Slimmest", 그리고 "퍼펙트 편리성(운을 맞추다 보니 '퍼펙트 편리성'이라는 웃기는 문구가...)-Wireless"로 이 제품의 특징을 내세운다.

"Full LED 240Hz"에 대해서는 언급한대로 3360개의 LED 모듈을 다이렉트로 LCD 패널 뒷면에 장착한 것을 나타낸다. 이로 인해 엣지형 LED와는 달리 로컬 디밍백라이트 스캐닝이 가능하게 된다.
직하형이면서 슬림하게 만들기 위해서 LED 램프의 빛이 가까운 거리에서 넓게 퍼지도록 각 모듈에 일일이 렌즈를 달았다. LED 모듈이 작아졌으므로 훨씬 촘촘하게 박아 넣다 보니까 3360개나 들어가기도 했고 말이다.
그렇다고 3360개의 블록으로 로컬 디밍을 하는 것은 아니다. 14개의 모듈씩 240개의 블록으로 나눠서 각각 디밍을 컨트롤하게 된다. LH90에 비해 거의 2배에 가까운 블록 수이며 작년까지 출시되었던 소니나 삼성의 직하형 LED도 200개 이상의 블럭으로 나눈 제품은 없었으므로 블록 수에서는 어쨌든 가장 많은 LED 백라이트라고 하겠다.

240Hz에 대해서는 LH90LH50의 리뷰에서 다룬 바가 있으므로 그 글을 참조하기 바란다.
그런데 이번 LH93/LH95의 240Hz Live Scan은 LH90/LH50과 방식이 약간 다르다.
LH90/LH50은 아래 그림처럼 각각의 프레임을 3등분해서 상하 블록과 가운데 블록을 번갈아 가며 1/240초씩 나누어 표현한다. 즉 120장의 프레임을 각각 둘로 나눠 2번에 결쳐 구성하므로 240번 깜빡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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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소니 RGB LED인 X4500이나 삼성의 A950, A780 같은 제품들은 아래처럼 더 많은 블록(6분할)으로 나눠서 흝어 내리는 방식이었다. 즉 초당 120 프레임이지만 둘로 나눠지는 것이 아니므로 240Hz라는 주장은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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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번에 나온 LH93/LH95가 바로 이런 방식이다. 화면을 5분할로 나눠서 위에서부터 흝어 내리면서 스캐닝한다.  LH90처럼 3분할로 나눠서 2번에 걸쳐 번갈아 보여주는 것보다 LH93처럼 더 많이 나눠 흝어 내리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주장이 대세이다.  한 마디로 이게 더 좋다는 말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것을 240Hz라고 부를 수 있냐 는 점이다.  LG가 주장했던 240Hz보다 더 좋으니까 "240Hz 이상"인지는 모르겠지만 240Hz라고 갖다 붙이기에는 좀 억지라는 느낌이 들 수밖에 없다. 실제 효과에 대해서는 영상을 평가하는 부분에서 설명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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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림에 대해서도 역시 논란이 좀 있다.
"The Slimmest"라는 문구를 가지고 경쟁사에서 태클을 걸었던 모양이다.
삼성의 LED B6000, B7000, B8000 시리즈는 29.9mm의 두께를 주장하는데 비해 LG의 LH93과 LH95는 24.8mm라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서는 다음 기사를 참조하기 바란다.
사실 위에 링크한 기사 내용을 보면 LG가 다소 쪽 팔린 감이 있다고 느낄 수도 있겠지만, 애들 싸움도 아니고... 29.9mm면 어떻고 24.8mm, 37.5mm면 또 어떤가?
어차피 '굉장히' 얇은데 거기서 몇 밀리 더 얇으면 뭐 하나?
그런데 경쟁하는 회사들끼리는 이렇게 웃기지도 않는 것으로 자존심을 건 싸움도 해야만 하는가 보다.
전에 A라는 회사가 TV 두께를 39.9mm인가로 발표해 출시하려다가 경쟁 업체인 B사도 같은 두께로 나온다니까 껍데기를 더 깍아 내고 39.8mm로 발매한 적이 있다.
정말 0.1mm를 더 깍아내고 그렇게 발표했는지, 아니면 그냥 숫자만 깍았는지는 필자도 모른다.
특수한 자(尺)나 버니어 캘리퍼스 같은 것을 사용해도 측정이 쉽지 않으므로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가면 된다.  블라인드 테스트 문제도 그렇다. 영상 모드 세팅이나 조명 환경 같은 것을 따지지 않더라도 테레비 두 대를 길바닥에 늘어 놓고 펩시 챌린지처럼 고르라고 하면 그게 제대로 우열이 가려진다고 생각했다는 말인가?
그리고 거기서 A 제품이 B 제품보다 더 좋다는 결과가 나와 봤자 필자 생각에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차라리 TV를 꺼 놓고서 어느 제품의 뽀대가 더 나으냐고 묻는 것이 나았을 것이다.

마케팅 부서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엔지니어가 아니다. 하다 못해 PC나 카메라 잡지 같은 곳에 실린 AV 기기 소개나 일간지의 기술 전문 기자들도 봉창 두드리는 경우가 많다. 전문가가 설명을 해 줘도 다 알아듣기가 어렵다.
예를 들어 필자에게 와인이 어떻고 프랑스 요리가 어떻고 해 봐야 얼마나 알아 들을지 모르겠다.
TV 전문가가 아닌 마케팅 전문가들이 백그라운드 지식이 다소 부족한 가운데 홍보를 하다보니 봉창이나 코미디 같은 해프닝이 생기는 것도 이유 중에 하나이다.

이번 LH93의 명암비가 5백만 대 1이란다. 초창기 LED 모델인 삼성의 F91BD가 주장한 명암비가 50만 :1이었고, 그 후로 100만 :1, 200만 :1하더니 급기야 이젠 500만 :1이 나왔다. 패널의 백라이트를 꺼 놓으면 다 같은 블랙인데 뭐가 50만이고 500만인가? 그럴 바에야 그냥 명암비 무한대로 발표하라니깐...나참.
패널을 끄지 않은 상태에서 실제 명암비를 적으라면 이것도 또 변수가 많고 복잡해지니까 발표하는 명암비에 대해서는 신경 자체를 끄자.  1600만 컬러가 넘어가면 몇 조 몇 천억이든 눈으로 별 차이가 없듯이 명암비에서 200만이든 500만이든 별 의미가 없다. 5조 8천억 컬러짜리 TV가 1600만 컬러의 TV보다 계조나 색감이 개판일 수도 있고, 100만 :1 명암비를 주장하는 제품이라고 10만 :1을 내세우는 TV보다 실제 영상에서의 블랙이나 다이나믹 레인지가 더 좋다고 단언할 수도 없다. 물론 진짜 그 수치가 맞다면 더 좋을 수도 있겠지만 숫자란 것이 원래 장난치기 좋은 분야이므로 발표하는 스펙을 곧이 곧대로 받아들여서는 곤란하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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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마지막으로 "Wireless".
무압축 전송으로 Full HD 신호를 열화없이, 그리고 지저분한 선이 없이도 연결된다고 한다.
굳이 무선 전송이 필요할까?  물론 스탠드에 세워 놓을 때는 선이 없다고 크게 좋을 것도 없어 보이지만, 벽에 마운팅한다면 확실히 깔끔해 보이긴 할 것이다.(테스트는 스탠드형으로 진행했으므로 월마운팅을 안 해 봤다)
TV의 뒤쪽 벽에 전기 콘센트가 있다면 파워 코드마저 가려져서 완전히 붕 떠 있는 것처럼 보일지도 모르겠다.

제품 출시회에 갔을 때 참석한 엔지니어에게 주파수를 바꾸거나 밴드를 따로 배정할 수 있냐고 물어봤다.
이번 LH93/95은 거기까지는 지원되지 않는다고 한다. 다시 말해서 각각 다른 방에 TV를 여러 대 놓고 멀티 존으로 사용하거나 LH93/95를 두 대 이상 한 집에서 사용할 수는 없다는 말이다. 두 대를 각각의 미디어 박스로 돌리려 해도 간섭이 일어난다. 과연 이 비싼 제품을 두 대 이상 사서 쓸 일이 얼마나 있겠냐마는 추후 모델에서는 이점까지 해결하겠다고 한다. 앞으로는 Wireless가 지금보다 대중화되고,  여러 대의TV를 사용하는 가정도 많아지는 추세이므로 이 문제는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다.

어쨌든 무선 전송으로 인한 화질 열화가 없다고 쳤을 때, 선이 있는 것보다는 없는 것이 분명히 더 좋고 편리하다. 문제는 비용이다. 만약 이러한 Wireless 기능으로 인해 생산 단가가 상승하고 제품 가격이 비싸진다면 이 기능이 필요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불필요한 추가 비용일 수 있다.
경쟁사인 삼성의 LED 모델 라인업을 보면 B6000, B7000, B8000 등으로 나뉜다.
B7000의 '인터넷 TV' 기능이 필요 없다면 화질 등의 다른 요소는 동일하면서도 가격이 저렴한 B6000을 구입할  수 있고, 240Hz를 원한다면 B8000으로 가면 된다.
그런데 LH93과 LH95는 유리 장식 차이를 제외하면 완전히 같다. 
따라서 LH93의 성능을 유지한채 "Wireless"를 포기할 수는 없다고 보면 된다.
그 이유는 아마 "슬림 디자인" 때문일 것이다.
삼성의 LED TV는 엣지형이라서 슬림화에 훨씬 유리한데다가 내부 부품들도 전부 소형화 시켰다.
이러한 부품의 소형화는 생각보다 상당한 비용을 유발한다. 
때문에 "엣지형은 싸다"는 통념에 맞지 않게 삼성의 첫 세대 엣지형 슬림 LED가 상당히 비싸게 나온 것이다.
그보다 비용을 더욱 절감하려면 일부 파트는 어쩔 수 없이 소형화시켜서 본체에 넣더라도, 다른 웬만한 파트들은 외부 박스로 뽑아 내는 것이 효과적이다. 작년에 35mm 두께라며 출시된 히타치의 Wooo UT 시리즈가 그랬었다.
LH95의 경우도 얇게 만들면서 직하형 LED 백라이트를 사용하려다 보니까 미디어 박스를 따로 빼 내는 것은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왕에 빼낸 김에 프리미엄 이미지에 맞도록 "Wireless"를 택했고 말이다.
만약 이보다 아래 등급의 모델을 따로 내 놓아도 얇게 만들려면 미디어 박스 시스템은 동일하게 유지될 것이고, 단순히 이것을 무선이 아닌 유선으로 다운 그레이드할 수 있을지는 모른다. 그리고 그렇게 따진다면 유선으로 한다고 해서 원하는 만큼 가격이 많이 내려가지도 않을 것 같다.
결국 LH93/LH95는 플래그쉽이자 프리미엄 모델이다. 그보다 아랫급 모델인 LH90보다 바로 위에 존재하는 한 단계 높은 모델이지만, 그 격차는 적어도 두 세 단계 이상 건너 뛴 컨셉이라고도 볼 수 있다.

Wireless 전송 방식의 외장형 미디어 박스에 관해 한 가지 더 따지고 넘어갈 점은 LH93/LH95가 TV로 분류되는가, 모니터로 분류되는가 하는 점이다.
우선 하이파이넷 포럼의 쿠로에 대한 링크를 참조해 보기 바란다.(링크 1, 링크 2)
요 근래에 마지막 남은 쿠로를 국내에서 직수입해서 구매한 분들이 상당히 많았다.
그런데 통관할 때 KRP-500M, KRP-600M(최원태님 리뷰 참조)을 모니터로 분류하는가, TV로 분류하는가에 따라서 관세를 10%만 내는가, 20%를 내야 하는가가 달라질 수 있다.
아시다시피 쿠로 KRP-M 시리즈는 모니터이다. M은 모니터를 의미하기도 하고 말이다.
이 제품은 아날로그나 디지털 방송을 볼 수 있는 어떠한 튜너도 내장되어 있지 않다.
하다 못해 스탠드나 스피커마저 필요한 사람은 따로 사라는 식이다.
따라서 좀 일찍 주문한 사람들은 모니터 관세인 10%만 물고 통관이 되었다.
그런데 한 두명씩 구매자가 늘어나더니 급기야 국내의 쿠로 주문은 폭주기관차처럼 급물살을 타게 된다.
먼저 구입한 사람의 집에서 쿠로를 본 뒤에 덩달아 사야겠다는 사람이 늘고, 갑자기 몇 십대의 쿠로가 한국으로 몰려 온 것이다. 필자가 주변에 알고 있는 AV 동호인 중에 이번에 쿠로를 구입한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을 세는 것보다 빠를 정도로 쿠로당(黨)이 결성되었다고나 할까?
그러자 세관에서 쿠로 M 시리즈는 모니터가 아닌 TV이므로 20% 관세를 내라고 판결했다.
LH93이 TV가 아니라 모니터라는 근거는 방송 수신용 DTV/ATV 튜너가 외부의 미디어 박스로 빠져 있고 TV 본체에는 없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본다면 쿠로 M 시리즈를 TV로 분류 당한 구매자들은 억울할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세관에서 쿠로를 TV로 분류하는 근거로 내세운 것이 튜너 내장 여부가 아니라 HDMI 단자라고 한다. 
DVI나 D-Sub 단자가 달리면 모니터이고, HDMI 단자가 달리면 TV라나?
그렇다면 요즘 나오는 웬만한 PC용 모니터에도 HDMI 단자가 달렸는데 그것도 테레비라는 말인가?
LH93/LH95는 이렇게 세관에서 따지는 방식으로 분류하면 모니터가 아닌 TV다.
튜너는 들어있지 않지만 본체 뒷면에 HDMI 단자가 한 개 따로 달려 있으니 말이다.
튜너가 없고 HDMI 단자는 있는 것은 마찬가지인데 쿠로 500M은 TV이고 LH93은 모니터이다?
그리고 LH93이나 LH95를 미디어 박스 없이 모니터 본체만 따로 살 수가 있는가?
만약에 따로 살 수 있다면 미디어 박스가 없어도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쿠로는 외부 셋탑 박스를 따로 구매해서 연결해야만 방송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어떤 셋탑을 사용하든 그것은 사용자 마음이다.
그런 식으로 따지면 쿠로는 분명히 모니터이다.  하지만 LH93/95는 미디어 박스가 무조건 패키지에 포함된다. 
이게 없으면 아예 사용 자체가 불가능하다. 이 경우라면 따로 떨어져 있어도 하나의 제품으로 보는 것이 맞다.  
결국 LH93/LH95를 TV가 아닌 모니터로 분류하는 것은 좀 웃기는 일이다.

마지막으로 외장형 미디어 박스를 사용함에도 불구하고, 그리고 LG의 최상급 프리미엄 모델인데도 LG의 자랑이었던 "타임머신" 기능이 빠졌다는 점은 상당히 아쉽다.
하다못해 PS70 시리즈처럼 USB 저장 장치를 연결하면 "타임머신"이 되는 "타임머신 레디" 기능마저 없다.
그밖에 스칼렛 2에서도 지원한 블루투쓰, 쌍방향 데이터 방송 수신, DLNA... 기타 등등 아무런 기능이 없다.
필자는 이런 기능이 없어도 상관이 없다.
그러나 비싼 고급 제품을 구매하면서 다양한 기능도 바라는 사용자라면 아쉬울 수도 있는 문제이다.

발표된 내용을 풀어서 설명하다 보니까 필자가 상당히 삐딱하게 꼬아서 말한다는 느낌이 드는데, 사실 화질은 대단히 좋고 디자인이나 Wireless 기능도 마음에 든다.
일단 직하형이므로 화질에서는 무조건 엣지형보다 유리하다.
로컬 디밍 여부도 물론이지만 유니포미티에서도 확실히 앞선다.
엣지형이 생산 단가나 슬림화에 유리한 점 등을 제외하고, 화질 부문에서만 장점을 꼽아 보자면 메인터넌스 정도이다.  많은 모듈을 사용하는 직하형 White LED나 RGB LED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각 모듈의 밝기를 균일하게 유지하는데 엣지형보다 불리하다고 한다. 물론 엣지형도 완벽하진 않겠지만 모듈 수가 적으므로 균일성 유지가 쉽다고 한다. 간단하게 말해서 숫자가 많으면 균일하게 유지 관리 하기가 어려운데, 엣지형은 숫자가 적어서 유리하다는 논리다.  그런데 필자가 LED 제품을 1년 이상 테스트해 본 적이 없어서 내구성에 대해서는 뭐라고 할 수가 없다. 단순히 "그럴 수도 있겠구나" 정도라고나 할까?  필자가 리뷰한 제품과 그 기간만 가지고 따졌을 때, 직하형이라고 엣지형보다 모듈의 밝기가 일정하게 유지되지 않아서 문제가 생긴 적은 없었다.(물론 문제가 생겼는데 발견하지 못하고 넘겼을 수도 있지만, 그렇게 눈에 잘 띄지 않는다면 그것도 큰 문제는 아닐 것이다)
다만 직하형 LED 백라이트에서 균일한 유니포미티를 유지하는 것이 분명히 쉬운 일은 아닌 것으로 보여진다.(이 점에 대해서는리뷰 2부의 <유니포미티> 테스트 결과에서 설명하겠다)
어쨌든 문제가 생겨도 웬만하면 전체 유니포미티에서 엣지형보다 불리할 것 같지가 않다. 
현재 나온 엣지형 제품이 기대 이상으로 유니포미티가 좋게 나오긴 했어도 직하형에는 못 미친다.  밝기야 엣지형도 그만하면 됐다 치더라도 직하형보다는 어두운 것이 사실이며, 무엇보다 로컬 디밍의 장점을 넘기가 어렵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지난 번 LH90의 리뷰에서는 리모컨에 대해 트집을 잡았었다.  
LH90은 터치식이었는데 터치 부위가 작고 제대로 찾아 누르기도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에 LH93/LH95의 리모컨은 도로 버튼식으로 바뀌었다.
버튼에 백라이트가 들어오고, 그 상태에서 버튼 위의 글자를 읽기도 편하다. 
별로 불만 사항이 없는 무난한 리모컨이라고 하겠다.

메뉴 시스템이나 사용자 인터페이스는 다른 LG 모델들과 같다.  미디어 박스와의 무선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한 분리형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응답 속도나 조작성에서 다른 모델에 비해 별로 불만은 없을 정도이다.


리뷰 2부 테스트 패턴 측정, 평가 및 캘리브레이션으로 계속
리뷰 3부 실제 영상 평가로 계속

*보너스 : 시장통 막싸움 중계

한 마디로 물건은 잘 만들었고 대단히 좋다. 가격도 적용된 기술을 다른 제품과 비교하면 비싼 것이 아니다.
현존하는 LCD 방식의 TV 중에서는 거의 최고라고 봐도 무방하다.
리뷰 3부에서 요약하겠지만 현재까지 테스트한 바로는 시야각이 좁다는 점만 빼면 RGB LED인 소니의 X4500보다 좋은 것도 같다. LG의 진정한 플래그쉽 모델답다고나 할까?
그런데 이 제품을 홍보하는 내용과 서로 비방하는 이슈를 보니까 웃긴다.
경쟁사인 삼성이 옳바른 소리만 하면서 마케팅을 하는 도덕 군자 스타일의 기업은 결코 아니다.
그런데 LG는 그런 삼성보다도 좀 더 질기게 물고 늘어지는 스타일이다.
삼성이 비록 존경받을만한 행태의 기업은 못 되더라도 어쨌거나 현재 매출로서는 세계1위이기 때문에, 경쟁 제품과 열심히 비교해서 자사 제품을 홍보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아니 적어도 포문을 먼저 열어서 상대 제품을 까기 시작하는 사례는 경쟁 회사보다 적다고 볼 수 있다.(물론 엣지형 LED만 따지면 얇다는 것 빼고는 내세울 만한 비교 우위가 없다. 생산 단가가 싸다는 것은 사용자가 신경 쓸 문제도 아니고, 물건 값을 보면 그런 것 같지도 않다) 
반면에 LG는 추적하는 입장이라 1위인 삼성에서 나온 경쟁품을 깍아 내려 자사의 제품을 띄워야 할지도 모른다.
그게 2위 기업의 숙명이고 만약 LG가 1위로 올라서면 그때는 2위로 내려 앉은 삼성이 그렇게 바뀔 것도 같다.
어쨌든 사람들에게 초거대 기업인 삼성과 LG 둘 중에 누가 더 도적적인가, 아니 그보다 누가 덜 치사한 느낌이냐고 묻는다면 아마 LG쪽 손을 들어 주는 사람이 조금 더 많을 것 같다.
그런데 제품을 마케팅하는 양상을 보면 꼭 그렇지도 않은 것 같다.  그냥 자기 물건의 장점만 홍보해서는 부족하다는 생각인지 경쟁사 제품을 열심히 까는데, 때로는 그것이 자충수이거나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기도 한다.
그리고 얼마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자신들이 욕하고 비난했던 행동을 똑 같이 반복하기도 한다.
놀라울 정도로 빨리 잊어 버리는 우리들의 기억력을 믿는지, 아니면 그때는 그럴 수밖에 없었으니 애교로 봐 달라는 것인지, 원래 철판을 깔았는지 헷갈리기도 한다.
요즘 LG와 경쟁사간의 구라 공방은 점입가경에 접어들었으며, 이쪽에서 기자들을 불러 놓고 한 마디를 하면 저쪽에서 또 기자들을 불러 놓고 한 마디 하는 언론 대리전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무슨 싸울 거리가 그리 많은지 한 이슈가 지나가면 마치 양파 껍질 벗기듯이 또 다른 것이 이슈로 등장한다.
작년까지 벌어졌던 매치들은 접어두고 올해, 그것도 최근에 붙은 전적만 가지고 살펴보자.
먼저 LED TV라는 용어와 엣지형 대 직하형으로 싸움이 붙는가 싶더니, 이어 240Hz 진위 공방에 이어서 길거리에 TV를 늘어 놓고 스티커 붙이기 게임, TV 두께로 발표된 수치의 진실과 구라, 그리고 최근에는 LH93이 TV냐 모니터냐로도 서로 삿대질 중이다. 최진실 사망 후 김구라 혼자만 남아서 폐지된 TV 프로가 문득 생각난다.
이런 추세로 조금 지나면 필자가 위에서 언급한대로 누구의 CF 모델이 더 예쁜가로 싸울지도 모르는 일이다.
이렇게 두 회사가 열심히들 치고 받고 싸우는 모습에 답답하거나 안타깝다는 생각이 드는가 하면, 솔직히 꼭 그런 것도 아니다. 언제는 안 그랬는가? 당사자들이야 어떨지 모르지만 제3자 입장에서는 일종의 재미마저 느낄 때가 있다.  이번엔 도대체 무슨 기발한 내용을 가지고 공박을 하고 반론을 펼칠까 궁금도 하고 말이다.
"以五十步로 笑百步"하거나 뭐 묻은 X가 뭐 묻은 X를 나무라든, 진흙탕에서 싸움박질을 하든 필자가 알 바가 아니고, 또 원래부터 싸움 구경이 재미있기도 하다.(필자는 사실 쭉쭉빵빵 미녀들의 머드 레슬링보다 이게 더 재미있을 것도 같다) 그리고 국회를 포함한 우리 나라의 정치판을 보면 아무리 싸움 구경을 좋아하는 사람도 고개를 돌릴 정도겠지만, TV 업체간의 공방전은 필자가 아는 분야라서인지 나름 재미를 느끼기도 한다. 
문제는 가끔 필자의 글이나 말이 이들의 싸움에 인용되면서 엮이기도 하는데... 이게 좀 불만이다.
그것도 제대로 인용되면 모르겠는데 앞 뒤 자르고 딱 자기네한테 필요한 부분만 갖다 붙이거나, 아니면 내용이 이해가 안 되서인지 어설프게 바뀌면서 필자가 바보가 될 때가 있다
그래서 그럴 바에야 "그냥 이러면 어떨까?" 하고 정리를 한 번 해 보았다.
모르는 백성들이야 눈쌀을 찌푸리더라도...알고 보면 코미디적인 요소가 이렇게 무궁무진하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한 필자의 친절한 배려라고 보면 된다. 그래서 보너스이다.  어차피 시작된 싸움인데 즐기며 볼 수도 있다는...
정치판, 공사판, 노름판 싸움이야 어떻게 돌아가든 간에, 이번 시장판에서 TV로 일어난 싸움은 필자가 어느 정도 분석이 가능해서이기도 하다.
자..그럼 유치하지만 썰렁 개그 한 토막.

옛날 옛적 머나먼 나라에 A라는 가게와 B라는 가게가 있었다. 둘 다 꽤 잘 나가는 가게인데...물건 하나 새로 꺼내 놓을 때마다 서로 못 잡아 먹어서 안달이다.  한 마디로 서로 잘되는 꼴을 못 본다.
내 물건을 많이 팔아 먹으려면 무조건 상대 물건을 깍아 내려야 한다는 투쟁 의식으로 머리 끝부터 발끝까지 무장한 상태이기도 하다.  두 회사는 일단 주먹질로 싸움이 시작된다.
그러다 주위의 눈총이 거세지고 슬슬 말리는 분위기가 보이기 시작하면 눈탱이가 밤탱이가 된 상태에서 주먹을 접고 씩씩대면서 말로 싸우는 국면으로 접어든다. 말로 먼저 싸우다가 주먹질로 발전되는가, 아니면 주먹질로 시작해서 지쳐 떨어진 다음에 말로 싸우는가는 구경꾼들이 결정할 때도 많다.(물론 주먹->말->다시 주먹으로 발전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A社 왈(曰). (눈탱이를 계란으로 문지르며...)
LED TV라는 말도 안 되는 용어로 까불더니...
그걸 봐줬으면 고마운 줄 알고 찌그러져 있어야지... 어디 감히 엣지형으로 Full LED에 덤벼?
다른 요소가 비슷하다고 치면 화질 만큼은 현재의 기술로 죽었다 깨나도 엣지형이 직하형을 못 이기지.
이건 너도 알고 나도 아는 사실이잖아?
명암비는 너나 나나 숫자로 따져 봐야 그게 그거야. 그런데 실제로는 내가 로컬 디밍 때문에 더 좋다고 할 수 있거든.  그래서 너네가 발표한 명암비보다 좀 높여 불렀으니까 이해해라.
240Hz 문제는 약간 쪽팔리지만... 너네는 이번에 엣지형으로 바꿨으니까 백라이트 스캐닝은 못하지?
백라이트 스캐닝을 쓰는 것이 프레임 수를 따블로 튀겨서 끼워 넣는 것보다 결코 나쁘지 않걸랑.
우리는 120Hz지만 백라이트 스캐닝 쓰면 너네 240Hz에 밀리지 않는다. 아니 더 좋은 경우가 많은 것 같은데...
억울하면 너네도 도로 직하형 써서 백라이트 스캐닝을 하든지.
우리도 내년에는 너네꺼 같은 240Hz 낼꺼다. 그래 봐야 별 것도 없지만...아, 내년에는 480Hz라고나 발표해 볼까?
애구 그러면 뭐하냐? 너네꺼도 보니까 240Hz라고 별로 티도 안 나드만...
그리고 얇기로 따지면 우리가 병아리 눈물 만큼 밀리긴 해도 그게 뭐 어떻다고?  사실은 그게 그거구먼...
쪼잔하게 어디를 쟀느냐로 태클을 거냐?
테레비 두께를 발표하는데 꼭 바스트다, 웨이스트다, 히프다 하고 밝혀야 하냐고....
니들이 엉덩이 둘레로 발표했다고 우리도 그래야 돼?  나는 허리가 더 좋다는데 어쩔거냐고?
알다시피 우린 직하형이라서 얇게 만들기가 좀 그렇다. 모른다고?  모르면 말고...
니들도 우리가 직하형으로 이렇게까지 얇게 만드는 것 보고 좀 놀랐을껄...놀랐지? 그치?
너네들... 직하형으로 우리처럼 얇게 만들어 봤어? 안 만들어 봤으면 말을 하덜덜덜 말어...
우리도 이렇게 얇게 만드느라고 머리 엄청 굴렸어. 우리도 엣지형 내놓을 때는 아마 지금 너네꺼보다 얇게 나올껄?
아참, 너네는 아직 Wireless 못 내놨지?  그건 우리가 빠르네 ㅋㅋㅋ

B社 왈(曰).
계란 좀 빌려 조 바바...애구 눈팅이야...
LED TV라는 말은 이제 너네도 쓰잖아. 너네가 봐주긴 뭘 봐줘?
우리가 먼저 그 말 했다가 욕은 욕대로 바가지로 얻어 먹고 나니까... 욕하다가 은근슬쩍 따라서 LED TV라고 같이 부르면 좀 쪽팔리지 않냐?  욕할 때가 언제라고 말이야....
그러고 뭐라고? Full LED? 정말 돌겠네...어케 LED TV를 욕하던 넘이 그걸 갖다 붙일 수 있냐?
너네도 엣지형 LED를 내면 그건 Full LED가 아니고 Half LED라고 할꺼냐, Quarter LED라고 할꺼냐?
그리고 야, 우리가 직하형을 안 만들어 봤냐? 우리도 왕년에 너네가 하는 것 다 해 봤어.
뭘 너도 알고 나도 알어? 우리가 엣지형 내 놓을 때 너넨 여전히 직하형 붙잡고 삽질했잖아.
그런데 우리가 엣지형 내니까 그걸 씹어? 뭐랬더라.. 엣지형은 기본도 안된 물건이라고?
너네도 곧 엣지형 나올꺼잖아. 그땐 도대체 무슨 소리로 때우려고...
그리고 너 말 잘했다. 니 말대로 다른 요소가 비슷해야 직하형이 엣지형보다 낫지.
그 다른 요소라는 것들을 한번 따져 볼까? 패널 방식이나 화질 엔진, 영상 처리, 다른 부품...기타 등등 말이야.
에효...관두자. 어차피 인정도 안 할꺼...말만 길어지지.
그리고 테레비 가지고 무슨 펩시 챌린지하냐? 길거리에 늘어놓고 딱지 붙이기 하다가 그런 개쪽을 까냐?
그건 내가 봐도  좀 안 됐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ㅋㅋㅋ
이것도 짚고 넘어가야겄다. 너네께 무슨 240Hz냐? 얍쌉하긴... 못하면 마는거지...
우리도 왕년에 너네처럼 120Hz에다 백라이트 스캐닝..그딴거 다 했었어.  우린 그걸로는 240Hz라고 안 그랬었다.
지금은 엣지형이라서 그게 안 되니까 약 올라서 이렇게 싸우는거지..씨봉.
만약 우리가 지금까지 직하형 쓰는데도 너네들이 240Hz 어쩌구 했다가는 우리한테 완전 개박살 났어..알간?
그리고 휴....우리도 요번에 사실 240Hz라고 만들어는 놨는데... 대충 보니까 120Hz랑 크게 차이가 안 나서 솔직히 고민중이구먼... 그런데 너네까지 짝퉁 240Hz로 깔짝대면서 신경을 긁어야 쓰겄냐?
또 말이 나왔으니까 말인데...한 화면을 셋으로 나눠서 번갈아 가면서 보여주는 것은 240Hz라고 우길 수도 있다고 치자. 그런데 이번처럼 다섯으로 나눠서 흝어 내리면 그걸 도대체 어떻게 계산해야 240Hz가 나오냐?
명암비도 그래. 우리는 작년에 100만이랬으니까 이번엔 200만이라고 했어. 그러면 너네도 양심이 있으면 250만이나 300만쯤 불러야 하는 것 아냐? 느닷없이 웬 500만? 우린 다음 모델에 1000만이라고 할꼬야...건들지마.
너네가 직하형으로 얇게 만드느라고 머리 졸라 굴렸다고? 
말도 마...우리도 엣지형으로 유니포미티 좀 괜찮게 해보겠다고 골이 뽀개지는 줄 알았어.
도광판 가지고 얼마나 씨름했는지나 알아? 앞으로 너네는 엣지형 내 놓을 때 또 우리꺼 보고 낼름 흉내낼꺼잖아.
그리고 너네가 24.8mm라고?   흐흐흐..웃기지도 않네. 그런 식으로 따지면 우리는 11.3mm다.
우리처럼 좀 제.대.로. 발표해 봐라.
그러면 너네는 37.5mm, 우린 29.9mm...무려 7.6mm씩이나 훨씬 더 더 더 얇단다.

A 왈.
"제대로"라고라??? 니들이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있남? 미치겠구먼..."제대로" 하래...나참.
네가 정녕 나를 웃겨서 죽이려고 전술을 바꿨구나.
세상에 "제대로"라는 말을 가지고 너네처럼 구라 제대로 까는 애들도 없겠다는 생각이 팍팍 든다.
까놓고 말해서 이 바닥에 제대로 발표하고 뻥 안 치면서 곧이 곧대로 장사하는 넘이 누가 있냐?
그리고 말은 바로, 아니 제대로 하라고. 우리 240Hz가... 짝퉁은... 좀 아니지...그저 너네랑 방식이 쪼깨 다를뿐.
억울하면 너네도 120Hz에다 백라이트 스캐닝하고서 240Hz라고 하라니까 그러네.
그리고 이번처럼 화면을 다섯으로 나눈 것이 셋으로 나눈 것보다 더 좋단 말이다.
더 좋으면 됐지 뭘 그걸 가지고 따지고 그러냐 치사하게...
그리고 펩시 챌린지 문제는 걍 넘어가자. 우리도 쪽 팔린다.
쥐뿔도 모르는 애들이 시키지도 않은 일을 해 가지구선 망신살이나 뻗치게 하고...

B 왈.
그래. "제.대.로."다. 아, 글쎄... 물경... 7.6mm'씩'이나 차이가 난다네...7.6mm...7.6mm....ㅋㅋㅋㅋㅋ
아참 그리고..너네는 미디어 박스로 밖에 다 뽑아 내고도 그 모양이잖아?  7.6mm...7.6mm...ㅋㅋㅋ
펩시 챌린지는 너네가 시킨게 아니라구?  힘 빠져서 싸우기도 귀찮으니 걍 믿어주마.
그런데 너네꺼는 테레비가 아니라 모니터라며?
우린 몽땅 다 때려 넣고도 너네보다 7.6mm'씩'이나 얇다니까 그러네....
너넨 모니터..우린 테레비...그런데도 7.6mm씩이나 더 두껍다니... 이 얼마나 엄청난 차이인가 말이다. 음하하하...
그리고 우린 초당 240장 다 보여 준다네...사실 그림 차이는 별반 없지만서도. 하여간 무조건 우리께 진짜여.

A 왈.
그럼 뭐 하냐? 우린 직하형. 직하형이라네~~ 하여간 무조건 직하형이 대빵이야.
게다가 우리껏도 졸라 얇다네. 무식하게 그걸 한 군데 다 짚어 넣으려고 낑낑대냐?
우리처럼 아무데나 놓고 무선으로 연결하면 편한 것을 미련해 가지구...쯧쯧.
머리가 나쁘면 몸이 고생한다고...
우리꺼가 모니터면 그냥 본체만 줄께 아무거나 연결해서 써바바...
엣지형 가지고 감히 어디다 엉겨?

B 왈.
엣지형이 생각 만큼 나쁘지가 않걸랑.  그리고 니들도 엣지형 낼꺼잖아?

A 왈.
그 문제는... 그때 가서 다시 싸우자. 나도 생각 좀 해 보고...
아참, 니들도 열 받아서 다시 직하형 만들거라며?

B 왈.
니들이 하도 직하형으로 엣지형 까니까 그렇지...

A 왈.
그럼 니들이 직하형 내놓고서 우리가 엣지형 낼 때 까면 되겠네.
그럼 우리는 엣지형 내놓고 너네 직하형 깔께...

B 왈.
그..그럴까?

A 왈.
그러자. 그럼 빨리 가서 뭐라고 서로 까댔는지 복습해서 그대로 돌려주면 되겠다.
우리 동네 사람들은 다 닭대가리야. 조금 지나면 우리가 했던 말 죄다 까먹을거야.
아참, 계란 내놓고 가.

필자도 한 번 유치한 쑈를 해 봤다. 이렇게 하면 지금 싸우는 상황이 어린 백성들에게 이해가 좀 갈까?
어설픈 글솜씨라 썰렁하지만 위에 내용이 아마 실제 상황과는 비슷하게 맞을 것이다.
그런데 저런 대화도 양사의 제품 개발자들이나 마주 앉아야 오갈 수 있을 것 같다.
개발이 끝난 제품에 대한 브리핑을 듣고 장점만을 부각시켜 팔아야 하는 마케팅 부서와 광고 파트에서는 기술적 속 내용을 모두 파악하거나 이해하지 못 할 공산도 크다.(아니면 이해하고서도 무시하거나...)
그러다 보니 카피 문구나 스펙 발표에 있어서 예술적인 창작성이 발휘되고 거의 판타지 소설처럼 된다.
사실 필자로서는 그런 아이디어를 보면 감탄과 실소가 동시에 나오는 경우도 허다하다.
거기에 상대측 엔지니어가 뭐라고 태클을 걸고...그 말을 들은 그쪽 마케팅 부서에서는 "옳다구나, 걸렸어..."하면서 대대적으로 비난한다. 자기가 비난하는 내용을 잘 모르면서 일단 터뜨리고 볼 때가 있는가 하면, 더 웃기는 것은 때때로 그 비난이 자사 제품들에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을 모르고 신나게 욕부터 한다는 점이다.
알만한 사람들이 볼 때는 완전 코미디이며, 모르는 사람들이 볼 때는 뭐가 뭔지 헷갈리겠지만, 한편으로는 그게 마케팅이나 광고 부서 직원들이 봉급을 거저 타먹는게 아니라는 걸 증명하기 위한 몸부림일 수도 있다.
즉 물건은 잘 만들어 놓고도 판촉 및 홍보 과정에서 이렇게 코미디성 진흙탕 싸움을 하다보면 제품의 질까지 의심받을 수 있다는 말이다. 물건 좋게 만들어 놓고 괜히 쓸 데 없는 것으로 욕먹지 말았으면 한다.
일부러 노이즈 마케팅을 하는건가???

리뷰 2부 테스트 패턴 평가, 측정 및 캘리브레이션으로 계속
리뷰 3부 실제 영상 평가로 계속

*만약 이 리뷰의 전체, 또는 부분을 인용하고자 한다면 필자의 허락을 먼저 구해야 합니다.
특히 기업체에서 자신들의 제품에 유리한 부분만을 앞뒤 자르고 인용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리뷰에 실린 글은 당연히 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이므로 틀릴 수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이런 문구를 덧붙여야 하는 필자도 짜증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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