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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터

도시바 MT700 DLP 프로젝터

Posted by 이종식 on 2005 07/02 at 06:27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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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720P 해상도의 HD2나 HD2+ 패널을 사용하는 DLP 프로젝터들을 300만원 대에서 만날 수 있다. 때문에 컬러 브레이킹에 민감한 극소수의 사용자에게 어필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720P 패널을 사용하는 LCD 프로젝터의 입지는 상당히 좁아질 전망이다.

샤프 Z2000이 스타트를 끊은 이후 삼성 600AK가 가격을 인하해서 대응했고 여기에 도시바 MT700이 가세하면서 일종의 삼두체제를 형성한 듯 하다.
아직 소개되지는 않았지만 인포커스나 벤큐, 옵토마 등의 브랜드도 가세할 전망이니 720P DLP 프로젝터가 과거의 LCD 가격으로 낮아져서 소비자를 유혹하고 있다고도 하겠다.

MT700은 인포커스의 제품에 도시바 로고를 달고 나왔던 상급기 MT800과는 달리 확실히 도시바의 혈통을 지녔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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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각형 몸체는 언뜻 미쯔비시 HC2000이나 옵토마 H77 등을 연상케 하지만 마감이 산뜻하고 깔끔한 느낌이며, 상급기와는 달리 HDMI 단자를 장착한 점이 반갑고 RCA 단자를 사용한 컴포넌트 입력 외에도 BNC 타입의 컴포넌트/RGBHV 단자를 구비한 것도 환영할만한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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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 휠이 6분할 5배속으로 ND 필터가 빠졌으므로 어두운 부분에 지글거리는 DLP 특유의 디더링 노이즈는 최신 상급기에 비해 불리하다.
그러나 디더링 노이즈는 스크린에 1미터 정도 근접한 경우에는 거슬려도 일반 시청 거리에서는 거의 신경 쓰이지 않으므로 큰 약점이라고 할 수는 없다.

삼성과 달리 MT700도 샤프 Z2000처럼 HD2+ 패널로 출시되면서 단가 절감을 위해 렌즈 쉬프트가 빠진 점은 동일하므로 처음 설치할 때는 위치 세팅에 융통성이 줄어 들 수 밖에 없다.

렌즈를 포함한 광학부는 양호한 편으로 샤프 Z12000이나 미쯔비시 HC2000에는 못 미치지만 삼성과는 비슷한 수준의 포커싱을 보이고 색수차는 삼성보다 약간 더 거슬리는 편이다.

대신 팬소음이 낮은 편으로 정숙성에 불만이 없고 백라이트를 지원하는 리모컨의 디자인이나 조작성도 우수한데다가 사용자 메뉴도 간편하면서도 필요한 기능은 대부분 갖추었으므로 편의성은 우수하다.

설치 및 세팅

실제 영상은 일단 초기 설정으로 바로 감상해도 되겠지만 어느 정도 세팅이 필요한데 우선적 블랙 레벨 설정이 다소 까다롭다.

기기 매칭에 따른 변수가 존재하는데 소스 기기에서 노멀 상태로 블랙을 출력할 경우에는 MT700의 밝기를 아무리 올려도 화면만 밝아질 뿐 블랙 아래쪽의 Below Black(속칭 Blacker than Black) 나오지 않는 것은 물론 +2%, +4% 그레이까지 모두 구분을 못할 정도로 뭉개지는 현상이 나타난다. 삼성 HD2000이나 데논 A1XV 등 DVDP와 HD 셋탑 등 소스 기기에서의 초기 설정 블랙 레벨 밝기를 두어 클릭 올린 이후에야 Below Black이 나오며 이 경우 화이트 레벨도 달라진다.

즉 소스 기기의 밝기를 조절해서 블랙 근방이 제대로 표현되게 맞춘 이후에 프로젝터의 밝기와 명암을 맞추면 정상적인 세팅이 가능하지만 어쨌든 약간 특이한 케이스로 보이며 일반적인 블랙 레벨의 세팅은 아니라고 하겠다.

색정확도와 그레이 스케일

블루 필름을 필터로 사용해서 색농도와 색조를 맞추면 아래 위로 두세 클릭 내외에서 맞춰지지만 RGB의 정확도와 화이트 밸런스는 뛰어난 편이 못된다.

일단 프로젝터 자체의 RGB 정확도를 측정해 보면 적색은 정확한 편이고 블루는 미세하게 틀어진 정도로 양호하나 그린 쪽의 영역이 상당히 좁다.(좌표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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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사용하는 스탠더드와 Theater 1, 2 등의 영상 모드의 편차가 심한 편인데 전체적인 색온도나 RGB 원색의 정확도와는 상관없이 어떤 모드에서는 녹색조가 다른 모드에서는 적색조가 튀는 등 화이트 밸런스도 정확한 편은 못 된다.
또한 기본 색온도 선택에서 Medium이 Warm은 물론 Cool보다도 가장 밝은 밝기를 보인다.

그레이스케일의 화이트 밸런스를 보면 스탠더드 모드에서 색온도를 Warm에 놓으면 6600K 내외(아래 그래프에서 Before), Medium에서 8500K 정도, Cool로 세팅하면 10000K가 넘는다.

픽쳐 모드를 Theater 1으로 하면 색온도는 자동적으로 Medium이며 8500K 정도, Theater 2로 선택해야 색온도가 Warm으로 설정되고 7500K 수준이 유지된다.

각 밝기 단계별 색온도 변화 추이를 보면 어두운 대역부터 중간 대역은 평탄하지만 80-100 IRE 같은 아주 밝은 쪽은 색온도가 급격하게 올라간다. 특히 완전 백색인 100 IRE의 경우 스탠더드를 비롯한 Theater 1, 2 등 모든 모드에서 70 IRE 이하보다 500K 이상 증가한다.

문제는 영상 모드에 따라서 색온도와는 별개로 RGB 원색 중 특정색의 밸런스가 빠지는 점인데 어떤 모드에서는 그린의 밸런스가 상당히 부족하고 또 다른 모드에서는 레드가 빠지는 등 편차가 심하다. 물론 이것은 밸런스를 말하며  RGB 정확도와는 다른 개념이다.

또한  각 모드와 색온도 세팅에 따라 다르지만 밝은 대역으로 갈수록 색온도가 올라가다가 피크 화이트 근처에서는 색온도가 500K 이상 높아지면서 푸른 기운이 지배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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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다드 모드에서 색온도를 Warm에 세팅하면 평균적으로는 6500K에 가장 근접한 그레이 스케일이 되지만 50 IRE 부근의 색온도가 상대적으로 낮아지면서 이 대역 신호에 붉은 기가 감돈다. 실제 영상에서는 사람의 얼굴이 술취한 것 처럼 벌개지는데 예를 들면 <해신>에서 하얀 얼굴의 정화 아씨나 자미 부인 등 여자는 별 상관이 없는 반면, 장보고나 김우징 등의 얼굴은 붉은 기운이 오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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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문제를 조정하기 위해 약식으로 RGB의 게인과 컷오프를 조절하면 상당히 평탄한 영상이 되지만 밝은 대역으로 갈수록 점차적으로 색온도가 올라 간다.
때문에 흰색의 경우 상대적으로 푸른 기운이 늘어 나는데 일단 눈이 적응되고 나면 크게 거슬릴 정도는 아니다.

즉, 일본식 감성 색감으로 통칭할 수도 있고 산요와는 비슷한 성향이라고 하겠고, 미쯔비시, 샤프 등과는 약간 다르다.
따라서 삼성이나 엡손, 야마하, 마란츠 등의 정확성, 평탄성 혹은 영상 표준 준수와는 지향하는 바가 다르다고 하겠다.

명암비

명암비를 직접 측정해 본 결과 Theater 1 모드에서는 무려 3965:1로 도시바가 2000:1을 주장한 것에 비해 거의 두 배나 나오며 스탠더드와 다이나믹 모드에서도 3000:1 내외로 대단히 뛰어나다. 그리고 실제 영화 감상에 가장 적합한 Theater 2에서는 1323:1, 테스트 패턴을 사용해 밝기와 명암을 조절하고 어드밴스드 세팅으로 들어가 각 RGB의 감마와 게인, 오프셋을 측정을 통한 정밀 조정 후에도 1514:1이 측정되는 뛰어난 결과를 보였다.

실제 영상에는 1500:1 정도가, 최대는 4000:1 가까이 나오므로 도시바의 2000:1이란 수치는 어떤 상태에서의 수치를 말하는지 궁금하다.

측정 수치는 스크린이나 암막 상태 등 환경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필자가 동일한 환경 조건에서 직접 측정한 것으로 비교해서 샤프 Z12000이나 삼성 800BK급에는 못 미쳐도 700AK와는 비슷한 수준이고 600AK에는 앞서는 결과이다.

블랙은 700AK만큼 깊지 못하며 거의 600AK 정도 수준이지만 피크 화이트의 밝기가 삼성의 600, 700, 800은 물론 샤프 Z12000, 미쯔비시 HC2000보다 밝아서 화면의 임팩트감이 강렬하다.

따라서 DVD나 HD 드라마 <해신>같은 실제 영상을 보면 어떤 장면에는 특정 인물의 얼굴이 햇빛에 탄 듯 벌겋게 보이는 경우가 종종 나타나면서도 나머지 부분들은 오히려 푸른 색조의 시원한 느낌이 드는 등 확실히 색감에는 논란에 여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컨트라스트감은 대단히 뛰어나 영상의 펀치력이 발군이다.

영상처리

오버스캔은 상하좌우로 각각 2.5%를 자르는 적정 수준이지만 오버스캔 자체를 꺼 버릴 수 있는 옵션은 없다.
때문에 720p 신호로 입력을 해도 자체에서 오버스캔이 일어나는 만큼 스케일링을 수행하며 비교를 위해 같이 본 삼성 800BK에 비해 윤곽 주변의 링잉은 두드러지는 편이다.
이것은 HD인 D-Theater <디지털 비디오 에센셜 720p>에서 삼성의 오버스캔을 Off한 상태에 비해 링잉이 가장 거슬리며 <DVE 1080i> 신호도 삼성보다는 링잉이 많다.
따라서 <DVE>의  DVD 타이틀을 사용해도 720p보다는 480p 출력이 자연스럽다.

타제품보다 약간 두드러지는 링잉 외에는 자막 스크롤이나 좌우로 움직이는 물체, 카메라가 패닝하는 장면에서도 평균 이상의 안정감을 보이는 편이고 전체적으로 무난한 영상 프로세싱이라고 볼 수 있다.

감상

HD 드라마 <해신>을 보면 펀치력 있는 화면에 블랙도 깊어 임팩트와 입체감이 살아 나온다.
적색은 과포화되지 않고 자연스러운데 비해 앞서 말한 것처럼 레드의 게인이 특정 밝기에서 두드러져 특히 남자들의 얼굴이 벌건 경향이 있다.
HD 영상임에도 고급기들에 비해서 링잉이 약간 두드러지는 점도 아쉽다.
그러나 전체적인 영상은 매터호른급이나 SD급 해상도를 지닌 하위 기종들에 비해 확실히 한차원 업그레이드된 영상이다.

DVD의 경우는 컴포넌트 연결보다 HDMI쪽이 확실히 좋으며 노이즈가 낮아 깨끗하면서도 대단히 선명하다.
단지 <세익스피어 인 러브>나 <씨 비스킷>을 봐도 사람 얼굴 색은 약간 불만이다.
물론 녹색 게인을 올리면 어느 정도 보정이 되지만 영상 전체에 영향을 미쳐 다른 부분에 녹색조가 오버된다.
그러나 이런 색감을 좋아하는 사용자도 있으므로 색감 취향만 허락한다면 전체적으로 우수한 영상이라고 할 수 있다.

결론

샤프와 비교해 보면 상급기인 MT800과 Z12000이라면 압도적으로 Z12000을지지하겠지만 300만원 대 제품 중 샤프 Z2000과의 비교에서는 일단 도시바 MT700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
BNC나 HDMI 같은 단자뿐 아니라 본체에서도 도시바쪽이 다소 우위에 있고 특히 메뉴와 세팅에서 MT700은 샤프의 Z2000보다 유리하다.
특히 화질 컨트롤의 옵션과 폭이 Z2000보다 쉽고 다양하다고 하겠는데 그레이 스케일 조절을 예로 들면 도시바는 각 RGB별로 조절할 수 있기에 상당히 평탄하게 맞출 수 있다.
시간을 두고 찬찬히 감마 조절까지 더하면 위의 그레이 스케일 After 그래프보다 더욱 정밀한 조절이 가능해 보이며 샤프 Z2000 처럼 서비스 모드에 숨겨 놓지 않았다.

<주>-샤프 Z2000의 경우는 상급기인 Z12000이 색 정확도와 그레이 스케일을 상당히 정밀하게 맞출 수 있는 것에 비해 Z2000급의 사용자들은 그정도의 정밀 조정이 필요 없다고 느꼈는지 서비스 모드에 감춘데다가 조절 폭도 좁다.
그러나 그보다 더욱 황당한 것은 조절을 해도 변화가 서비스 모드 안에서는 감지되지 않고 서비스 모드를 빠져 나와야 확인이 가능하므로 한 클릭 바꾸고 빠져 나와 변화를 확인한 뒤 엄청나게 복잡한 서비스 진입 코드를 다시 누르고 들어가서 또 고치고...이런 완전 쌩 노가다 과정을 똥개 훈련 시키듯이 반복해야 한다는 점이다.(필자는 하다가 지쳐 쓰러질 뻔 했으며 때문에 샤프 Z2000의 리뷰는 귀찮아져서 생략했다-만약 필자가 샤프 Z2000을 구입한다면면 적어도 그레이 스케일만큼은 캘리브레이션하기를 포기하고 그냥 볼 것 같다)

삼성 600AK와 비교하면 취향에 따라 선택하라고 권할 수 밖에 없는데, 정확한 색감과 평탄한 그레이 스케일 및 색온도 등 표준에 충실하며 원작자의 의도에 근접한 영상을 원한다면 삼성을, 이런 것에 연연하지 않고 다소 과장된 색감이지만 뛰어난 컨스라스트감으로 펀치력 있고 시원한 영상을 원한다면 도시바를 택하면 될 것 같다.

아무튼 720p급의 DLP 프로젝터 가격이 과거 동급 해상도의 LCD 제품과 비슷할 정도로 낮아진 것은 대단히 고무적인 현상이다.
특수한 경우로 어쩔 수 없이 LCD를 택해야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적어도 홈씨어터용 프로젝터 분야에서 만큼은 LCD의 입지는 상당히 좁아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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