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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터

LG RD-JT92 DLP 프로젝터

Posted by hifinet on 01/19 at 06:55 PM
박우진(acherna@hanmail.net) 2005-01-19 12:01:56

영상 분야에서 일류 브랜드로 급성장한 국내 업체들의 성과가 취미성 강한 홈 시어터 프로젝터 분야로까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삼성에 뒤이어 그 동안 LCD 방식에 주력해온 LG에서도 DLP 방식의 프로젝터를 선보인 것이다. 첫 출시 제품은 이전 제품처럼 보다 업무용 방향으로 가깝게 제작된 800x600 해상도의 RD-JT91과 854x480 해상도의 RD-JT92 두 모델. 홈 시어터에 적합한 16:9 와이드 패널의 RD-JT92이 관심 기종이 될듯. 사실 두 모델은 외형, 줌, 램프 등의 기타 사양이 완전히 동일하고 패널만 다른 자매 기종이다.

외형은 소형, 경량화를 추구하여 가정보다는 업무 용도에 기울어진 실용적인 형태다. 렌즈가 가운데 위치하며 가로 폭은 넓게 만들어졌다. 팬의 소음은 대단히 적고 귀에 거슬리지 않는 바람 소리로 들리지만, 대신에 본체의 온도가 상당히 높아지며, 빛도 많이 새어 나온다.

입력 단자는 커버로 덮어서 보이지 않게 할 수 있고, 렌즈 커버도 착탈식이 아닌 슬라이드 방식으로 본체에 부착되어 분실 우려가 없다. 줌과 포커스 조절은 렌즈에 부착된 링을 직접 손으로 돌려서 조작한다. RGB, DVI, S-비디오, 컴포지트 입력을 하나씩 장비하며, DVD 플레이어의 컴포넌트 입력은 부속된 변환 케이블로 대응한다. 메뉴는 콘트라스트, 브라이트니스, 컬러, 틴트 같은 기본적인 화질 조정과 함께 색온도, 감마, 램프 모드, 키스톤, 스크린 포지션 등을 조정할 수 있다.

패널 해상도를 감안할 때 이 제품의 사용 용도는 DVD 감상으로 한정해야 될 듯 싶다. 1080i, 720p의 HD 신호입력도 물론 가능하다. 매뉴얼에는 사용 스크린에 대해 40인치에서 150인치로 되어 있으나 최적의 스크린 사이즈는 60인치~80인치 사이로 판단된다. 만일 60인치 정도로 화면을 줄이면, 리어프로젝션 TV를 대신할 만큼 밝고 펀치 있는 화면이 나온다. 반대로 100인치 정도가 되면 화소수 부족으로 화면이 거칠어 보인다. 최적 사이즈인 80인치 화면을 보려면 타 제품과 유사한 최소 3미터, 줌을 사용하지 않는 경우 3.5미터의 투사거리가 필요하다. 시청에는 소니 NS-730P DVD 플레이어와 LG LST 3430 셋톱 박스, 국산 매트 화이트 스크린과, 스튜어트의 HD130 80인치 스크린을 사용했다.

먼저 아비아와 디지털 비디오 에센셜의 테스트 패턴으로 제품을 체크하고 세팅했다. 별 다른 조작 없이 메뉴에서 감마를 ‘필름’으로,색온도를 ‘웜’으로 맞춰주는 것으로 대단히 만족스러운 화면을 얻을 수 있다. DLP 특유의 밝고 시원스러운 화면도 매력적이고, 밝은 쪽이나 어두운 부분의 계조가 모두 양호한 편이다. 밝기 변화에 따른 RGB 밸런스가 좋아서 테스트 패턴에 다른 색이 비치는 일이 없고 깨끗하다. 이런 부분에서는 일부 고가의 프로젝터보다도 더 낫다고 할 수 있다. 굳이 중상급 기종과 차이점을 지적하면 블랙의 깊이가 조금 덜하고, 낮은 쪽 계조에서 약간의 노이즈와 컨투어링이 감지된다. 또 장면에 따라서 해상도 부족으로 소프트해 보이는 느낌은 어쩔 수 없다. 그러나 비슷한 컨셉트로 제작된 업무용 DLP 프로젝터와 달리 컬러 브레이킹은 전혀 느끼지 못했다. 결론적으로 얼마 전에 호평한 동급의 해외 제품을 훨씬 능가하는 화질로 가격만 잘 설정되면 베스트 바이 후보로 생각된다. 한 마디로 기대 이상의 성과다.

개인적으로 시청한 결과가 너무 좋았기 때문에, 전에 필자들끼리 모여 삼성 SP-H600AK와 함께 아캄의 DiVA-79와 스튜어트 화이어호크 스크린으로 시청해 본 적이 있다. 다른 필자 분들에게도 대체적으로 좋은 평들이었고, 기대 이상이라는 평가는 똑 같았던 것 같다. 물론 스펙의 한계 때문에 예상은 했지만, DVD 소스에서도 두 제품은 생각보다는 차이가 크긴 했다. 이런 결과는 105인치 정도 되는 스크린의 크기도 많이 영향을 끼친 것이다. 이렇게 큰 스크린에 투사할 경우 픽셀이 커서 화면이 다소 거칠게 보이며 색 표현력에서도 옅게 느껴지게 된다. 그리고 1024x576패널이나 852x480패널을 사용한 DLP 프로젝터들이 모두 그렇듯이 패널이 큰 1280x720 해상도의 DLP 프로젝터에 비해서는 블랙의 깊이가 떨어진다. 화질 조정 메뉴를 조작해서 향상시킬 수 있는 부분도 한계는 있어 보인다. 이처럼 아예 체급부터가 다른 기기를 그대로 비교하는 것은 무리인 만큼 별 의미는 없다.

오히려 RD-JT92가 동급 제품 중에서 가장 우수한 것은 틀림 없는 사실인 듯 하다. 따라서 홈 시어터 입문자들은 저렴한 제품을 찾다 업무용 제품으로 눈을 돌릴 이유가 없어졌다. 이후에 다른 잡지사의 비교 평가 시청회에서 RD-JT92 프로젝터를 접한 다른 필자 분 말씀으론 “베스트 바이보다도 프로덕트 오브 더 이어급"이라고 한다. 컬러 애널라이저로 측정해 보면 그린의 새추레이션이 다소 떨어지나, 밝기의 계조 변화에 따른 밴딩 현상은 가격을 불문하고 가장 적은 프로젝터였다고 한다. 특히 DVI 연결에서는 테스트 패턴을 띄워놓고 보면 대개의 경우 콘트라스트를 높이면 밴딩이 이동하는 것이 관찰되는데, RD-JT92는 그렇지 않았다는 것. 여기저기서 들리는 소문에 따르면 LG에서도 더 상급 모델의 제품을 내놓을 계획이 있다고 하니 정말 기대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