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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소니 52인치 브라비아 X3000 120Hz LCD TV 1부



Posted by 이종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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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X3000 골드 베젤. 자료 제공 : 소니 코리아(www.sony.co.kr)

소니에서 출시한 최신 120 Hz LCD TV인 브라비아 X3000 시리즈가 국내에 들어왔다.(10월 4일 론칭 쇼 소개)
이번 출시한 120 Hz 구동 모델로는 X3500과 X3000 시리즈인데, 사양 및 성능은 동일하지만 X3500은 고급형 알루미늄 베젤을 사용했고 X3000은 기존 X2000과 동일한 컬러 베젤을 사용하는 점이 다르다.
이는 미주 모델이 XBR2(X2000과 동일), XBR3(X2000과 동일한 사양에 글로시 블랙 베젤 채택)의 60 Hz 제품과 XBR4(X3000과 동일), XBR5(X3500과 동일)의 120 Hz 제품 라인업으로 나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120 Hz 제품은 LG의 브로드웨이가 가장 먼저 선 보였고, 그 다음에 삼성 보르도 Full HD 120 Hz 제품이 나왔으며, 소니가 가장 늦게 수입되었다.
그러나 미국에 XBR4, 5가 출시된 것이 지난 8월이었고 일본 내수용은 그 이전에 나왔으므로 실제로는 LG나 삼성보다 먼저 제품화되었다고 하겠다.
따라서 하이파이넷에는 삼성, LG, 소니의 순서로 리뷰가 실리지만, 실제로 출시된 날짜는 역으로 소니, LG, 삼성의 순이라고 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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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소니 X3000의 리뷰를 올리게 되면서 현재 국내에 출시된 3개 브랜드의 120 Hz 모델을 모두 테스트하게 되었다.  LG는 47 인치형, 삼성은 46 인치형, 그리고 이번 소니 X3000은 52 인치이므로 크기의 차이는 있지만 어쨌든 3개 제품이 모두 한꺼번에 모였으므로 Side by Side로 비교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가 아닐 수 없다.

디자인

X3000 시리즈의 외관은 X2000 시리즈와 동일하다고 할 수 있으므로 X2000의 리뷰를 참조하면 되겠다.
단지 다른 점은 X2000 시리즈가 기본으로 실버 색상이고 블랙과 화이트, 브라운, 레드, 블루의 여섯 색상의 베젤이 제공되었던 것에 비해 X3000은 블랙이 기본이며 브라운이 빠진 대신 골드가 추가되었다.
추가 베젤은 52 인치용이 25만원, 46 인치용이 20만원으로 전과 동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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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3500 시리즈는 위의 사진에서 보듯이 베젤 전체를 스피커처럼 보이게 만드는 X3000의 Perforated 디자인 대신 알루미늄 베젤과 좌우의 스피커 부분이 구분이 되는 것이 다르다.
필자도 론칭 행사에서 X3500의 실물을 보았는데, 50만원이나 더 비싼 제품이라서인지 좋아는 보였지만 X3000과 만약 같은 값이었다면 오히려 선택에 고민이 생길 정도로 X3000의 기본 블랙 베젤도 나름대로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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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3000 : 좌우뿐 아니라 상하로도 구멍이 뚫려 있어 빛 반사가 거의 없다.(사진은 블랙 베젤)

X2000 리뷰에서도 밝혔지만 필자는 개인적으로 소니의 저반사(低反射) 베젤 디자인이 상당히 마음에 드는 편이다.  완전 무광이 아니고 반무광 베젤이지만 좌우뿐 아니라 상하도 마치 스피커처럼 Perforated되었기 때문에 완전 무광과 진배가 없고 충분히 고급스러워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필자의 아내는 의외로 삼성의 120Hz 보르도가 디자인에서는 더 마음에 든다고 하니 사람마다 기호가 다른 모양이다.
(참고 : 필자의 아내는 처녀 시절부터 완전한 '소빠'다. 전자 제품은 웬만하면 무조건 소니를 고를만큼 소니 사랑이 지극하다. 반면에 필자는 과거 8-90년대라면 소니라는 브랜드에 애증(愛憎)이 교차했었지만, 지금은 소니 로고에 특별한 집착이 없다.)

사양 및 단자

X3000과 X3500의 사양은 아래와 같다.
X2000 시리즈에 채택되었던 Bravia Engine Pro 버전으로 영상 신호를 처리하며 동적 명암비(Dynamic Contrast Ratio 참조) 18,000:1의 1920x1080 화소 패널을 사용하는 Full HD 120 Hz LCD TV이다.
그 밖에 시야각 178°나 응답 속도 8 ms 등은 다른 경쟁기들과 비슷한 사양으로 발표되었다.
WCG-CCFL 패널 및 패널 비트, 모션 플로우 120 Hz, 시어터 모드 등에 대해서는 밑에서 다시 설명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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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MI 단자는 후면에 2 개, 측면에 1개로 총 3 개인데 이는 삼성 보르도 120 Hz와는 같으며 LG의 브로드웨이보다는 한 개가 더 많다.
아날로그 컴포넌트 단자 2개와 PC용 아날로그 D-Sub 15 단자도 역시 후면에 위치하고 있다.
소니에서 제공한 제품 사진은 아마도 미국 XBR 모델인 것 같은데, 단자부 사진이 실제와 다르다.
필자가 받은 X3000은 오른쪽 측면 단자 사진에서 S-Video와 USB 단자가 생략된 국내용 모델이었다.
후면에 단자 배치도 위쪽 사진과 약간 달라서 D-Sub 단자가 HDMI 옆쪽에 있으며, 서비스용 USB 단자가 추가되어 있다.  다만 이 USB 단자는 서비스용일 뿐 디지털 카메라 등을 연결해서 사용할 수 없다.(카메라를 단자에 연결해 보았지만 TV쪽에서 USB 입력 선택 기능이 없었다) 소니의 사이트에 보면 제품 설명에 아래와 같이 'USB 포토뷰어' 기능이 있다고 했는데 미국의 XBR 모델과 달리 국내 제품에는 이 기능이 빠진 것을 모르고 그대로 번역해서 올린 것 같다. 
대신 위의 사진에는 없던 광출력 단자가 있어서 TV 사운드를 AV리시버 등으로 연결해서 들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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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PhotoTV HD' 기능은 빼지 않아서 메뉴에 보면 '비디오 사진 최적화'나 '사진 색공간' 등의 설정은 남아 있는데 무슨 단자로 연결해서 사진을 보라는 것인지 애매하다.(PC를 연결해서 보는 수 밖에...)

이러한 차이에 대해서 오래간만에 잔소리를 하자면, 소니측에서는 항상 지역의 특수성을 따지다 보니까 그렇다고 하는데 아무래도 한국에 출시되는 제품은 차별을 받는다는 느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기억을 더듬어 보면 CRT TV 시절에 국내에 출시된 HR36같은 모델도 미국이나 일본 내수용에는 지원하던 IEEE1394나 DVI 단자를 국내 모델에는 빼고 출시했었다.  때문에 LG LST3430이나 삼성 K-165 등 IEEE1394 단자나 DVI 출력이 달린 셋탑 박스를 가진 사람도 할 수 없이 아날로그 컴포넌트 단자로 연결해서 시청해야만 했다.
또한 소니의 AV 앰프인
DA9000ES를 수입할 때도 AM/FM 튜너 기능과 함께 DVI 스위칭 기능을 생략했었다.  DA9000ES는 당시 소니의 플래그쉽 모델이었는데 일본 내수용의 튜너와 한국 방송 주파수 설정이 다르므로 뺐다고 했다.  대개 국내용 제품은 일본 내수용이 아닌 미주용 모델을 기반으로 로컬라이징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미주 모델과는 주파수가 호환되는데도 일본 주파수 핑게를 대면서 튜너를 뺀 것이다.
그러나 튜너보다 더욱 아까웠던 것은 DVI 단자와 스위칭 기능의 생략이었다.
필자는 일본에서만 사용하는 D 단자나, 유럽에서만 사용되는 SCART같은 지역적 특수성을 띤 것이 빠졌다고 불평하는 것이 아니다.  DVI나 IEEE1394 단자는 범용 단자라고 할 수 있고 애호가들이 초미의 관심사였던 분야였다.  이번 같이 진짜 범용으로 널리 쓰이는 USB 단자는 솔직히 빠지거나 말거나 필자는 별 관심이 없고, 필자가 이 TV를 혹시 구입하더라도 별로 쓸 것 같지는 않다. 그러나 사람들 중에는 TV에 USB 단자가 달려서 디지털 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대형 TV로 쉽게 보는 것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을 것이다.
도대체 이 USB 단자를 빼면 몇 천원, 아니 크게 잡아서 몇 만원이나 아낀다고 뺐는지 모르겠다.
아니, 요즘 TV에 USB 단자 몇 개 달린 것은 기능 축에도 못 끼는데 소니는 무슨 생각으로 생략했는지 궁금하다.  그리고 뺐으면 TV 전면에 갖다 붙인 스티커와 소니 사이트의 'Photo TV HD'와 'USB포토 뷰어' 소개도 하지 말았어야 했다.
일단 서비스용 USB 단자는 있으므로 이 단자를 펌웨어 업데이트 등으로 일반 USB 연결이 가능하도록 활용할 수 있지 않을까?(다시 말하지만 USB 단자의 경우 필자에겐 있거나 말거나 별 소용은 없다. 만약 광출력 단자와 USB 단자 중에서 하나만 선택해야 한다면 필자는 당연히 광출력 단자를 택할 것이다.)

특징

패널 특성

일반 CCFL 120 Hz 패널을 사용한 삼성의 보르도 Full HD 120 Hz와는 달리 소니는 WCG-CCFL 백라이트의 120Hz 패널을 사용했다.
따라서 같은 S-LCD지만 삼성 제품과는 패널 특성이 다르며 WCG(Wide Color Gamut)이므로 삼성의 120 Hz 경쟁기(F81BD)보다 표현할 수 있는 색영역이 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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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WCG-CCFL 패널을 채택함으로 해서 넓어진 색영역으로 인해 색상이 표준(ITU Rec. 601이나 709)보다 오히려 과포화되고 부자연스러워질 수도 있는데, X3000은 Live Color Creation 기술로 자연스러운 톤을 유지한다고 한다.

아울러 WCG-CCFL과 10 비트 패널이 결합해서 1024 단계로 계조를 표현하므로 기존 8 비트의 256 단계보다 치밀하고 컨투어링 아티팩트가 적은 그라데이션을 보인다고 홍보한다.

ACE(Advanced Contrast Enhancer) 기능은 단순히 그 장면의 평균 밝기(APL-Average Picture Level)에 따라 백라이트를 조정하던 기존의 자동 명암 조절 기능에서 한 단계 진화해서 블랙의 순도에 따라 백라이트를 조절하며, 소니만의 알고리즘으로 시각적 명암비를 향상시킨다는 기술이다.

120 Hz 구동 모션 플로우(Motionflow)

매트릭스에서 니오가 총알을 피하는 장면을 촬영한 기법을 플로우모(Flow-mo : Flow Motion의 준말)라고 하는데, 그 단어를 뒤집으니까 소니의 120 Hz 구동용 프레임 보간 기술을 뜻하는 MotionFlow가 된다.
수십, 수백 대의 카메라를 360°로 둘러서 설치하고 순차적으로 촬영해서 마치 카메라가 공중에 떠서 부드럽게 회전하며 패닝하는 느낌을 주는 Folow-mo나, 카메라가 패닝할 때 중간 프레임을 보간해서 스무드한 느낌을 주는 Motionflow나 움직임(Motion)이 흐르듯 매끄럽다(Flow)는 것을 강조하는데는 제격인 용어인 것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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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나 삼성의 120 Hz 제품 리뷰에서 기본적인 개념은 설명을 했으므로 추가적인 설명은 이번에는 피하도록 하겠다.
적용되는 알고리즘에는 차이가 있는 대신, 프레임 보간의 필요성과 추구하는 목표는 같기 때문에 LG의 Live Scan이나 삼성의 Auto Motion Plus, 그리고 소니의 MotionFlow 중에 어떤 것이 아티팩트가 적으면서도 효율적으로 매끄러운 영상을 보여 주는지는 리뷰 2부에서 비교해서 다루겠다.

24P 트루 시네마(True Cineam)

사실 필자는 이 제품의 론칭 쇼에 참석했을 때 소니측 관계자가 프리젠테이션에서 이 부분을 설명하는 것을 보면서 만감이 교차했었다.
영화 스튜디오나 전 세계 방송국에서 사용하는 모니터를 압도적인 비율로 공급하고 있는 소니가 (과거 아날로그 시절에는) 오히려 소비자용 제품에서만은 자사의 모니터에서 보여주는 표준 영상이 소비자에게 천대받게 만드는 주범 중에서 대표였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NHK와 함께 9300K를 '표준' 색온도라고 밀어 붙여 지금도 소니뿐 아니라 다른 브랜드 제품들도 진짜 표준인 6500K는 '따뜻하게 X'로 표현하고 있다.
아울러 색상도 '소니 색감'이라는 말이 따로 있을 정도로 '감성 화질'의 첨병 노릇을 했었기에, 도대체 소니는 방송/프로용 부서와 소비자용 TV 부서는 완전히 다른 회사 아니냐는 비야냥을 듣기도 했었다.

그러나 패널의 색영역을 넓히는 것으로 기술력을 자랑하던 시절, 다른 브랜드들과는 반대로 한 발 앞서서 색영역을 오히려 줄여 ITU 601이나 709에 맞추는 Auto 모드를 추가하거나, 패널 해상도만 Full HD가 아니라 오버스캔을 꺼서 1080i/p 신호 입력에 1:1로 대응하는 제품을 남보다 먼저 출시하는 것을 보면서 과연 방송/프로용 부서에 쌓여진 내공과 짠빱이 사라진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여기에 더해서 조 케인 등 미국쪽 영상 전문가들이나 헐리우드 프로덕션의 엔지니어들이 줄기차게 주장했던 6500K(D65), ITU Rec.601 및 709  색좌표 준수, 감마 2.2의 '표준 영상'을 자랑거리로 내세운 제품이 소니에서 나왔다는 것이 남다른 감회를 느끼게 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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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자료에서도 알 수 있듯이 '스타워즈'처럼 소니 F900 Full HD/24p 카메라로 촬영한 작품들은 물론이고, 필름 카메라로 제작된 타이틀도 포스트 프로덕션 과정에서는 절대 다수가 소니의 방송용 모니터를 사용한다.
이는 위 자료에서 설명한 '소니 픽쳐스'와 그에 속한 '콜럼비아/트라이스타' 등 소니 계열의 스튜디오뿐 아니라 '워너', 유니버설', '파라마운트', '폭스' 등등을 불문하고 모든 헐리우드 메이져/마이너 스튜디오의 공통적인 현상이며, 한국이나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 방송국도 마찬가지이다.
포스트 프로덕션뿐 아니라 촬영 당시에도 감독은 현장에서 화면 비율에 맞게 소니 모니터에 마킹해놓고 보면서 마스킹할 부분과 화면에 나올 부분을 판단하고 카메라 각도나 씬을 결정한다.
또한 DVD나 블루레이 디스크의 매스터링 과정에서도 2천만원 이상 가는 소니 BVM D24 시리즈 이상을 사용하는 것이 정통이다.
방송국에서도 소니의 방송용 카메라뿐 아니라 BVM이나 PVM 시리즈 모니터를 대량으로 사용하고 말이다.
다른 리뷰의 댓글에서 잠시 언급했지만 필자의 지인 중에는 5천만원이나 하는 BVM F24 모니터를 신주 단지 모시듯 끼고 앉아 재산 목록 1호로 치는 AV 애호가도 있고, 동호인들은 그분이 가진 마드리갈 MP-9 CRT 프로젝터보다 오히려 24인치 BVM 모니터를 더 부러워하는 기현상도 있다.(MP-9이 훨씬 더 비싼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그러나 아이러니는 CRT 시절 소니의 소비자용 TV가 가진 영상 성향은 자사의 방송/프로용 제품과는 상당히 달랐었다는 점이고, 소니가 TV에서는 '절대 강자'의 위치를 고수하던 때이니 만큼 다른 브랜드들도 소니 영상을 따라가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던 점이다.
때문에 감독이나 제작자가 의도한 영상과 가정에서 시청자가 보는 그림은 완전히 달라질 수밖에 없었다.

사실 소니의 이번 '시어터 모드'가 전혀 새로운 것은 아니다.
심지어 과거 CRT 시절에도 소니 TV의 'Movie' 모드나 'Pro' 모드는 다른 브랜드에 비해 상당히 정확하고 뛰어난 편이었다.
다만 남들보다 상당히 나을 뿐이지 감마나 색좌표, 색온도 등이 치밀할 정도는 아니었고, 무엇보다 초기 설정에 그놈의 '선명한(Vivid)' 모드를 내세운 덕분에 사람들이 그게 제일 좋은 것인 줄 알고 대부분 그 영상 모드를 줄창 고수하게 된 것이다.  그러다 보니까 설상가상으로 소니를 벤치마킹하던 다른 경쟁사들까지 따라하게 되면서 노이즈는 지글거리고 푸르딩딩한데다가, 너무 밝아서 색감이고 계조고 다 날아가는(동료인 최원태님의 표현을 빌면 '밝날라 모드'...필자를 비롯한 평론가들은 좋은 의미를 가진 '선명한'이란 말을, 가장 극악한 영상 모드의 명칭으로 사용하는 것에 심한 거부감을 느낀다.) 영상이 주류가 되었던 것이다.

이제와서 '그' 소니의 컨수머 제품이 원작자가 의도한 영상을 운운하는 것을 보면서 금석지감(今昔之感)을 느끼는 한편, 늦었지만 결자해지(結者解之)하는 것에 박수를 보낸다.
아울러 제멋대로의 색감을 고집하던 샤프마저도 6500K와 감마 2.2를 지키면서 THX 인증을 받아 냈고 말이다.
이러한 말들은 삼성이나 LG의 리뷰에서도 이미 어느 정도 비췄지만 아무래도 당사자인 소니 제품의 리뷰를 쓰다보니 필자가 그동안 견지하던 영상 방향과 맞아가는 것 같아 기꺼운 마음에 중언부언 말이 많아졌다.

어쨌든 브라비아의 '시어터 모드'는 최대한 방송용 모니터에 가까운 'BVM 모드'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물론 소비자용 '대형 LCD' 제품의 한계와 수 천만원짜리 방송/프로용 '소형 CRT'의 차이는 있겠지만...)
(필자 註 : BVM은 Broadcast Video Monitor 시리즈의 약자로 마스터 모니터로 주로 사용되며, BVM에 비해 저가인 화상용 모니터로는 Professional Video Monitor를 뜻하는 PVM 시리즈가 있다)

음질

사운드는 거의 테스트가 필요 없을 정도로 소니가 좋다.
이는 '뽀대를 위한 음질의 희생'을 감수하는 삼성의 히든 스피커 디자인 영향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래도 객관적인 테스트를 위해 세 제품을 볼륨 매칭 시킨 후에 감상했다.
볼륨 매칭은 핑크 노이즈를 틀고 래디오섁製 음압계(Sound Level Meter-Cat.#33-2055)를 사용해 세 제품을 50dB, 60dB, 70dB, 80dB에 일치되도록 볼륨을 맞추고 실시했으며, 측정이 안 되는 작은 음량은 역시 핑크 노이즈로 청감상 비슷하게 조절했다.
소니의 음장 모드나 S-Force 등 각종 서라운드 설정, 그리고 Voice Zoom이나 Sound Booster 등을 모두 끈 상태였고, 삼성이나 LG도 특별한 음질 조절 기능을 모두 끄고서 비교했다.
삼성의 경우 하단에 히든 스피커를 택한 보르도나 보르도 Full HD에 비해 이번 120 Hz 제품은 좌우에 스피커를 배치함으로 인해 스테레오 이미징이 약간 향상되고, 후면의 서브우퍼 추가로 대역의 밸런스가 개선되었다.
그러나 대사나 나레이션의 명료성이 LG나 소니에 비해 상당히 떨어지고, 볼륨을 올리면 잘 들리기보다는 웅웅거림이 늘어난다.
이는 거실에서 테스트한 경우이고, 음향 처리가 된 시청실에서는 훨씬 낫다.
하지만 대부분 거실에 시청하고, 분산재나 흡음재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고 가정했을 때, 역시 삼성의 대사 전달이 흐려지는 것은 실제 환경에서 어쩔 수 없을 것이다.
LG는 삼성에 비해 중역의 명료함이 살아 있지만 저역이 부족하고, 대역간 밸런스가 중역과 고역에서 약간 틀어진다.
따라서 소니의 사운드가 저역의 양은 삼성보다 적지만, 대역간 밸런스나 스테레오 이미징, 그리고 명료함 등에서 삼성에는 '상당히', 그리고 LG보다는 '꽤' 좋다.

유저 인터페이스 및 사용자 편의성

이 부문에 있어서는 수입품인 소니가 국내 토종의 경쟁 제품들에 비해 한 수 뒤쳐지던 분야였다.
메뉴 등의 한글화에 있어서 국내 제품에 비하면 아무래도 덜 매끄럽고, 내장 튜너 등 다른 로컬라이징 과정에서도 문제점이 드러났었기 때문이다.
특히 어거나믹스(Ergonomics)를 비롯한 사용자 편의성에서는 로컬라이징 문제뿐 아니라 소니 메뉴의 '복잡 다단함'은 LG의 '단순 무식함'의 완전 반대쪽에 서 있었다고 하겠다.
LG쪽의 단순함을 지지하는 입장에서 본다면 "도대체 일반 테레비에 뭔놈의 자질구레하고 알지도 못하는 기능이 그리도 많으냐?"고 반박할 수도 있지만, 고급 사용자의 입장에서 본다면 LG 제품은 "채널과 볼륨, 그리고 전원 버튼 말고 다른 것은 건드릴 게 없다"는 불만이 나올 수 밖에 없다.
물론 LG도 요즘은 메뉴가 많이 복잡해졌고, 삼성은 전에는 LG와 비슷하게 단순했지만 지금은 급격하게 복잡해져서 거의 소니쪽에 육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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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뉴 화면-마치 PS3와 비슷한 느낌을 준다.

X3000의 메뉴 화면은 X2000 등 기존 제품의 인터페이스와 달라졌는데, 동사의 플레이스테이션 3와 거의 같은 구조를 채택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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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질 모드의 두번째 페이지 : 앞 페이지에는 통상적인 설정 항목들이 있다.

이 제품도 거의 모든 TV 제품에 공통으로 적용되는 '픽쳐(명암), '밝기' '색농도' 등등의 일반적인 화질 항목뿐 아니라, 그에 더해서 정밀하게 조절하면서 최적의 화질을 구현하려면 '(그냥)노이즈 감소', 'MPEG 노이즈 감소', 'DRC 모드', 'DRC 팔레트', '흑색 보정', '고도의 명암비 표현력 강화(나참, 무슨 메뉴 용어가...대체 원문이 뭔지 궁금해서 영문 메뉴로 바꾸고 봤더니 이게 바로 ACE-Advanced Contrast Enhancer였다)', 그리고 '순백색'에 이어 '화이트 밸런스', '색재현 영역'을 비롯해서 'Live Color', '세부 표현력 강화', '윤곽 표현력 강화' 등등이 화질 메뉴와, 영상 메뉴의 '움직임 표현력 강화', '필름 모드', '동영상 색공간', '사진 색공간', 'RGB 다이나믹 레인지', '컬러 매트릭스('ITU601' 또는 '709' 중에 고르라고 한다)' 등등 웬만한 영상 전문가가 아니면 통밥도 못 굴릴 정도의 항목들도 연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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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 설정의 첫 페이지.

리모컨은 아래와 같이 생겼고 미주 모델과는 다르다.
삼성 리모컨과는 달리 거의 모든 버튼에 조명이 들어 오는데 아래쪽 커버를 열면 DVD나 블루레이 플레이어의 타이틀, 메뉴 버튼 등 추가 기능도 지원된다.
오래 사용해서 익숙해지면 삼성 리모컨보다는 편리하며, LG보다는 버튼의 배치가 약간 불편하지만 생긴 모양이나 전통적인 방향키/커서, 그리고 중앙의 Enter 버튼 구조는 더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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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장된 튜너를 평가하면, 수신률은 비슷하지만 기능면에서 삼성 및 LG에 비해 떨어진다.
미주 모델이 베이스이기 때문인지 QAM 신호도 잡는 것으로 되어 있어 채널 검색을 하면 쓸데 없는 디지털 채널들까지 등록한다.  케이블 재전송을 통해 검색하면 SBS, KBS1, KBS2, MBC, EBS의 5개 디지털 채널 外에 다른 디지털 채널까지 총 12개를 찾아 내므로 나머지 7개 채널을 수동으로 지워야 했다.
쓸데없는 채널들까지 찾느라고 그런 점도 있겠지만, 그게 아니더라도 전체 채널 검색 시간은 국내 제품보다 오래 걸린다.  1년 전에 테스트했던 소니 제품처럼 30분 가까이 걸리지는 않고 6분 정도면 검색이 끝나지만, 그래도 3분 정도면 되는 삼성, LG보다는 느리다.  그러나 이러한 채널 검색은 자주하는 것이 아니라 처음 한번 해주면 이후로 신경쓸일이 없으므로 큰 불편 사항은 아니다.

디지털 채널간의 변환 시간(Zapping Time)은 LG나 삼성에 비해 느리지 않지만, 의외로 아날로그 채널 전환 시간이 생각보다 느리다.
그리고 국내 제품들처럼 방송 안내 기능이 없으므로 당연히 예약 시청 등도 지원하지 않는다.
LG 제품은 디지털 채널과 아날로그 채널을 따로 선택할 수 있고, 삼성도 디지털 채널만 따로 모아져 있는데 비해 소니는 디지털과 아날로그 채널이 뒤섞여 있고 따로 선호 채널에 일일이 등록해야만 하는 점도 다소 불편한 점이다.

측정

색좌표, 그레이 스케일 및 색온도는 포토리서치 PR-650 분광휘도계로 , 휘도 및 명암비는 미놀타 LS-100 휘도계로 측정하였다.

시그널 소스로는 어큐펠 HDG-3000 패턴 제너레이터, 티빅스 M5100, PC(노트북과 HTPC), 빅터 D-VHS VCR,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3, 삼성 BD-P1400 블루레이/DVD 플레이어, 파이오니어 Elite CLD-95 LD 플레이어를 사용했다.

테스트 시그널은 어큐펠 패턴 外에도 '디지털 비디오 에센셜(이하 DVE)', 'HQV 벤치마크', 'AVIA', 그리고 'W6RZ-MPEG2' TS 패턴(다운로드는 여기로)을 사용하였다.
'DVE'는 HD-DVD, DVD, D-VHS 테이프(각각 720p, 1080i 버전), LD, 그리고 PC에 TP 파일로 옮긴 버전을 사용했고, 'HQV 벤치마크'는 블루레이, HD-DVD, DVD 버전을, 그리고 PC로 컬러 팩츠 7.0 Pro 내장 패턴, 모니터 포유컬러 테이스터1.0, W6RZ-MPEG2' TS 패턴(PC와 티빅스)으로 테스트했다.

측정된 데이터 분석과 그래프 출력은 데이터컬러의 컬러 팩츠 7.0 Pro 프로그램과 모니터포유의 컬러테이스터로 작업했다.
(필자 註 : Monitor4U ColorTaster는 포토리서치나 미놀타 측정기를 사용하지 않고 Spyder 2 센서를 연결해 유니포미티 측정에만 사용하였다-ColorTaster 리뷰 참조)


유니포미티 및 시야각

X3000의 시야각은 큰 문제가 없다.
다만 중앙에서 상하좌우로 많이 벗어난 각도에서는 어두운 부분이 약간 뜨고, 노이즈가 증가하며, 계조에 컨투어링이 나타난다.  화면 전체에 화이트 패턴을 띄우고 측면에서 보면 화면 구석에 미세한 붉은 기운이 돌기도 한다.
그러나 통상적인 각도에서는 별 문제가 없고 삼성도 이와 비슷하며, LG는 약간 낫지만 대충 그정도이다.
즉 시야각은 소니, 삼성, LG가 비슷하게 무난한 편이며, 어느 것이 좋다 나쁘다 따져봐야 도토리 키재기이다.
제조사에서 178°를 주장하더라도 LCD의 경우 가장 좋은 것은 역시 60° 이내에서 시청하는 것이 현명하고, 특히 화면에 가까이 다가가서 내려다 보면 그리 좋은 영상이 안 나온다.

스크린 유니포미티도 훌륭하다.
아래는 초기의 선명한 영상 모드(최대 밝기)에서 중앙을 100%로 잡았을 때 주변부의 밝기 차이를 나타낸 것이다.  화면 위쪽의 밝기가 약간 떨어지지만 육안상으로 잘 티가 안나며 이정도면 양호한 화이트 유니포미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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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상태에서 색온도 변화도 스크린 내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선명' 모드에서 대략 11000K 에서 ±300K 정도만의 차이를 보인다.(최고 11394K, 최저 10740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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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모드를 '사용자'로 바꿔서 바탕색 온도가 '따뜻하게 2'일 때도 최고 7062K, 최저 6689K로 300K 이내의 편차를 보여 '선명'보다 더욱 평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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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유니포미티는 상당히 우수한 편으로 블랙 레벨을 제대로 맞췄을 때는 육안상 스크린 각 부분의 차이가 없다.
좀 더 명확하게 보기 위해서 '밝기' 세팅을 올려도 아래쪽 베젤에 인접한 부분만 조금 더 밝아질 뿐, X2000 때 미국 AVS 포럼에서 논란이 되었던 스크린 얼룩(클라우드 현상)은 전혀 없었다.


*물리 특성의 측정 및 화질 테스트에 대한 본격적인 평가는2부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