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디스플레이 방식 중에서는 CRT를 최고로 치는 것 같다.
그러나 냉정히 따져보면 꼭 그런 것만도 아니었다.
특히 요즘 나온 최신형 고정화소식 제품들과 비교해 본다면, 화질만큼은 무조건 CRT가 좋다는 생각은 일종의 향수나 선입관, 또는 막연한 환상의 영향이라고도 할 수 있다.
물론 소니의 방송용 모니터인 BVM 시리즈같은 CRT는 아직 '최고의 디스플레이'로 불리기에 모자람이 없다.
그러나 '소비자용' 제품에 국한해서 살펴보면 CRT라고해서 꼭 좋은 것만도 아니었다.
일단 덩치와 스크린 크기에서 한계가 있고, 지오메트리, 색영역, 그레이 밸런스, 그리고 해상도 등에서 평판형 고정화소식에 비해 열세이다. 아날로그 전압 조절은 디지털만큼은 안정적이고 일률적이지 못하므로 고급 제품에서마저 크건 작건 'DC 레스토레이션' 문제가 존재하는 것도 약점으로 꼽을 수 있다.
따라서 '소비자용' CRT 브라운관이 고정 화소식보다 우위라고 할 수 있는 점은 깊은 블랙과 자연스러운 발색 정도가 대표적이다. 그 나머지 분야에서는 굳이 CRT라서 앞서는 점은 많지 않다고도 볼 수 있다.
사실 '블랙과 발색', 이 두 가지가 영상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거의 절대적일 정도지만, 웬만한 '소비자용' CRT는 이 부문도 꼭 좋다고는 할 수 없었다.
필자가 종종 언급했듯이 파이오니어의 9세대 PDP '쿠로' 정도면 CRT에 대한 향수를 떨쳐 버릴 수 있다.
CRT가 부럽지 않은 발색 능력과 더불어 실제 영상 내에서의 블랙은 오히려 더 깊게 내려갈 정도이니 말이다.
그런데 LCD도 LED 백라이트에 '로컬 디밍' 기술을 곁들이면 CRT나 '쿠로'를 능가할 정도까지의 '절대 블랙'이 가능하다. 특히 RGB LED는 발색이 대단히 깊으면서 자연스러운 것으로 알려졌고, 소니는 방송용 L230이나 L420 같은 그들의 신형 BVM LCD 모니터에도 RGB LED 백라이트를 이미 채택하고 있다.
다시 말해 RGB LED를 사용해도 '깊은 블랙'과 '자연스러운 발색'은 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이번에 소개하는 X4500도 바로 RGB LED 백라이트를 사용한 소비자용 LCD TV이다.
이 제품에 맞서는 국내 제품으로는 삼성의 보르도 950을 들 수 있지만, RGB LED보다 생산 단가가 훨씬 낮은 White LED 백라이트를 채택했다.
X4500은 소니의 최상위 기종이므로 영상 처리에 '브라비아 엔진2 프로'가 사용되는 것도 당연하다.
그리고 소니 70X3000같은 70인치(일본 내수용 X7000) TV뿐 아니라 비슷한 시기에 등장한 경쟁사들의 1세대 LED 제품들이 60Hz였다면, 2세대라고 할 수 있는 이번 X4500부터는 120Hz이다.
결국 그로 인해 현재로선 120Hz Motion Flow 기술에도 '프로' 딱지가 더 붙는 유일한 소니 TV이다.
요약하면 X4500은 'Local Dimming' 기술이 적용된 RGB LED 백라이트의 MotionFlow Pro 120Hz LCD TV로, Bravia Engine 2 Pro를 탑재한 55인치 모델이다.
다시 말해서 현존 LCD TV의 최신, 최고 기술들을 모두 집약한 럭셔리 하이엔드 모델이라고 할 수 있으며, 지금까지 출시된 소비자용 LCD TV의 가장 정점에 위치한 제품이라고 보면 된다.
X4500은 일본 내수용 XR1, 북미형 XBR8에 해당하는 모델로 기본적인 성능 스펙에서는 모두 동일하다.(각 시장에 따른 현지화에 의해 기능적으로는 차이가 날 수 있다)
가격? 당연히 비싸다.
북미에는 $7000에 출시되었고 최근에는 $6200으로 하향 조정되었지만 여전히 고가이다.
요즘의 환률을 적용하면 국내에선 더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실제로는 얼마에 구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55인치 모델의 권장가가 980만원...거의 천만원으로 책정되었고, 46인치 모델마저 590만원이니까 경쟁 모델인 삼성 보르도 950의 55인치 모델보다도 비싸다.
이 가격을 만만하게 생각할만한 구매자가 과연 얼마나 될지는 몰라도, 그리고 소니가 이 제품을 얼마나 팔 생각으로 만들었는지 알 수 없어도, X4500은 꼭 비싸다는 생각만으로 접근할 제품은 아니라고 본다.
그보다 현존 LCD TV 궁극의 기술이 총망라된 제품이라고 본다면, 가격대 성능비를 따지거나 상대적 평가보다는 절대 성능과 State of the Art의 '플래그쉽' 모델을 표방했다는데 그 의의(意義)를 찾아야 하지 않을까?
X4500이 1000만원짜리 가격표를 달고 나왔어도 살 사람은 어차피 살 것이다.
그리고 비싸다고 안 살 사람에겐 800만원으로 낮추든, 2000만원, 3000만원을 받든 상관이 없을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차라리 '졸라' 비싼 것이 신기루같은 '드림 머신'이자 '로망'처럼 여겨지는데는 일조할지도 모른다(???)
이미 언급했듯이 소니에서도 X4500은 '플래그쉽' 모델임을 내세우고 있다.
그렇다면 필자도 가격에 대한 태클은 자제하고, 철저히 '플래그쉽'이라는 관점에서 리뷰를 쓰도록 하겠다.
플래그쉽 모델과 명품(?)의 의미
브랜드의 가치를 따질 때 시장 점유율 못지 않게, 아니 어쩌면 그보다 더 영향력이 큰 것이 '플래그쉽' 모델이다.
어떤 브랜드의 위상과 명성은 마켓 셰어나 매출액보다는, 오히려 잘 팔리지도 않는 '최고 모델'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경우가 왕왕 있으니 말이다.(하이엔드를 추구하는 매니아적인 발상이라고 치부할 수도 있겠지만...)
Flag Ship이란 함대의 기함(旗艦), 즉 사령관이 승선해 대장기를 올린 배를 말한다.
이순신 장군이야 임진왜란 때 찬 밥 더운 밥 가릴 처지가 아니었으므로 다른 판옥선들에 비해 확연히 더 크거나 뛰어난 기함을 보유하진 못했을지 모른다.(거북선을 타고 지휘하지는 않았으니까...)
아무래도 세계사에서 '기함'으로 가장 유명한 것은 '전함 야마토'일 것이다.
사실 일본 업체들은 'Flag Ship 모델'이란 용어에서 항상 '야마토'의 이미지를 떠올린다고 한다.
태평양 전쟁 당시 일본군 연합함대 사령장관인 야마모토 이소로꾸(山本五十六)가 승선한 기함으로, 거함 거포 경쟁 시대였던 그 당시 기준으로도 초거대 무적 불침 전함으로 불리던 배였다.
하지만 야마토가 정말 불침은 아니었으므로 가라앉아 버렸고, 훗날 일본서 만든 만화에서나 '우주전함 야마토'로 부활해야 했다.(이게 웃기게도 우리나라에서 방영될 때는 아마 '우주전함 태극호'인가로 바뀌었던 것 같다. '포케몬'시리즈에 등장하는 캐릭터들과 비슷한 배우들<?>이 나오던 '날아라 태극호'나 '이겨라 승리호'하고도 제목이 좀 헷갈리는데, 그래도 '태극호'가 맞는 것 같다)
야마토의 침몰 이후 일본 연합함대의 '기함' 자리는 야마토와 동급 자매함인 '무사시'가 인계했다.
그러나 이 역시 얼마 있다가 가라 앉았는데, 야마토, 무사시로 대표되는 거함 거포 시대를 몰락시킨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야마모또 이소로꾸가 선도한 항공모함 위주의 기동 공격 전술이다. 일본이 전쟁 초기에 이 전술로 성공을 거두면서 이후의 해전 양상은 거함 거포의 함포 공격보다는 항공모함 중심의 해공전이 되었다.
대서양에서 가라앉은 독일의 '비스마르크'호나 태평양으로 급파되었다가 일본군 함재기들의 벌떼 공격에 침몰된 영국의 '프린스 오브 웨일즈'도 거함 거포의 대표적인 전함이지만 '야마토'와 '무사시'는 그들보다 더 대형으로 유명했다. 미국 태평양함대의 전함들에 비하면 뻥 좀 보태서 고릴라와 오랑우탄 정도의 차이가 날 정도로 말이다.
그런데... 사실 야마토나 무사시는 전쟁 초반에 사령관을 태우고 다니는 '전용선'이었지 정작 싸움은 별로 안했다.
한마디로 '상징성'있는 기함이었을뿐 직접 전투에는 별로 참가하지 않았다는 말이다. 물론 나중에 일본이 급해지자 더 아낄 수 없어서 46인치 구경의 주포를 쏴대며 전투에 투입되었지만 그리 큰 힘도 쓰지 못하고 가라앉았다.
하여간 플래그쉽 모델이란 어떤 브랜드의 전 모델군(群)을 함대로 봤을 때, 그중의 대빵이자 간판 스타이다.
그리고 회사 입장에선 야마토의 예처럼 정작 플래그쉽 모델을 많이 팔아서 떼돈 벌 생각은 그리 크지 않은게 보통이다. 그보다는 자기네 브랜드의 이미지와 기술력을 상징하는 대표 모델의 의미가 더 크다 할 수 있다.
따라서 플래그쉽 모델이 진정한 의미를 가지려면 가격은 비싸도 되지만 성능만큼은 확실해야 한다.(가격은 일부러 비싸게 매길 수도 있다) 게다가 그 위치와 명성을 계속 유지시켜줄 후속 플래그쉽 모델들이 상당 기간 동안 계속 이어져야 한다. 그리고 그 플래그쉽 모델을 구입한 고객도 보호해야 한다.
AV 리시버의 강자로 꼽히는 데논을 예로 들면, 정확한 연도는 기억이 안나지만 1990년대 말인가에 5800(A1SE)이라는 모델을 출시했었다. 이 제품은 미국내 잡지 및 평론가들의 대대적인 극찬으로 유명해졌는데, 미국 시장에는 별로 풀리지도 않은데다가, 당시의 일제 AV 리시버치고는 값이 무식하달 정도로 비쌌기에 생각보다 사실 많이 팔리지는 않았다. 대신 그 밑의 1800, 2800, 3800같은 제품들이 당시로서는 경쟁사인 소니, 야마하, 온쿄, 파이오니어 등등보다 별로 낫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판매량에서 획기적으로 신장되었다.
그리고 그 이후로 5800의 후속기인 5801, 5802, 5803...(A1SR 이후 모델들)로 나가는 플래그쉽 모델들이 그 명성과 지위를 계속 유지하면서 판매에서도 호조를 보이자, 2801, 2802...3801, 3802, 3803...같은 밑의 모델들까지도 덩달아 성능과 판매량이 개선되었고, 데논은 몇년간 AV 리시버의 최강자 위치를 점유하게 된다.
예를 하나 더 들면 파이오니어 PDP이다.
PDP에서 파나소닉이 아무리 시장 점유율 세계 1위라도 판매량과 상관없이 알만한 사람들은 파이오니어를 꼽는다.
PDP로는 장사가 안 되서 망해가든, PDP 패널 공장의 문을 닫았든...그래도 PDP하면 파이오니어가 가장 먼저 떠오를 정도이다. 하지만 파이오니어도 단순히 이번에 나온 '쿠로' 하나만 가지고 이 명성을 얻게 된 것은 아니다.
TV 부문에서 소니라는 브랜드도 한때 그러한 위치에 있었다.
그리고 소니뿐 아니라 다른 일본 업체들도 '플래그 쉽' 모델을 통한 자사 브랜드의 이미지 강화를 위한 노력은 과거부터 이어져 왔다. 오디오쪽의 예를 들면 '명품' 이미지를 가진 구미(歐美)의 마크 레빈슨같은 브랜드들과 맞먹기 위해 소니, 빅터, 테크닉스, 데논, 파이오니어 등에서도 막대한 물량을 투입해 수만 달러짜리 앰프나 스피커, CD 플레이어를 개발하는 노력이 계속되었던 것처럼 말이다.
플래그쉽 라인업이었던 '퀄리아' 시리즈를 폐지시킨 이후, 이번 X4500은 현재 최상위인 X 시리즈에다 옥상옥(屋上屋)적인 모델로 한 단계 더 튀게 만들면서, 소니의 '자존심'을 걸고 '플래그쉽 모델'임을 강조하고 있다.
이게 맞다면 '소니 코리아'의 입장은 몰라도, 소니 본사측은 X4500의 판매 대수는 그리 큰 관심사가 아닐지도 모른다.(많이 팔리면 좋기야 하겠지만...)
오히려 판매량보다 더 신경쓰이는 것은 현재 최고의 직시형 TV라는 파이오니어 쿠로, 그리고 시장 점유율을 두고 치열하게 1위 자리를 다투는 '라이벌' 삼성의 플래그쉽 모델 보르도 950과의 맞짱 승부가 아닐까?.
따라서 이번 X4500은 삼성 보르도 950, 그리고 PDP인 파이오니어 9세대 쿠로와의 비교가 불가피할 수 밖에 없다.
이들 세 모델이 현재 소비자용으로 시장에 나와있는 TV 제품들 중에서는 아무래도 챔피언쉽 타이틀에 가장 근접한 후보들이기 때문이다.(물론 파나소닉을 비롯한 LG, 샤프, 도시바 등등의 플래그쉽 모델들도 좋겠지만 필자가 제대로 테스트할 기회가 없었으므로 독자들의 양해를 바란다)
결론을 먼저 말하면 리뷰를 읽는데 다소 김이 빠질지 모르지만, 소니 X4500, 삼성 보르도 950, 그리고 파이오니어 쿠로에 대한 필자 개인적인 비교 결과를 미리 공개하고 리뷰를 시작하자. 여러분들이 예상한 모범 답안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고, 특별한 반전도 없는데 괜히 3부 끝부분까지 질질 끌 필요가 없으니까 말이다.
X4500과 보르도 950과의 맞짱 결과는 소니의 '자존심'이 이긴다.
기능이나 편의성에서 대해서는 더 이상 구구한 말을 줄이겠다.
디자인의 호불호도 각자 취향대로 따지면 된다.
그러나 적어도 '화질'에서만큼은 X4500이 보르도 950보다 조금이라도 더 좋다는 것이 필자의 판단이다.
특히 '일반인의 관점'에서라면 '넓은 색영역 + Live Color Creation'으로 인해 그 차이가 더 벌어질 수도 있다.
반면에 '가격 대 성능비'에서는 보르도 950이 앞서는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X4500의 거의 반 값에 화질도 크게 밀리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면 소니는 '자존심'을 지키고 삼성은 '실리'를 챙겼는가?
'자존심이 밥 먹여 주냐?'며 요즘 세상에 그렇게 장사하니까 소니가 삼성한테 밀리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올 수 있다. 하지만 꼭 그렇게만 생각할 수 없는 것이 바로 '세상'이다.
다른 브랜드들이 철지난 제품들을 땡처리할 때 샤넬은 고문 변호사 입회하에 전량 소각하고, 루이뷔똥은 본사로 보내 폐기하는 것이 회사 방침이다. 이것도 물론 장삿속으로 폄하할 수 있지만, 할인 세일해서 버는 돈보다 지켜야할 자존심의 가치와 고객 보호가 더 중요다는 해석도 가능하다.(얼마나 이 방침을 철저히 지키는지는 필자도 모른다) 어떤 회사가 현재 시장 점유율 1위인가 보다는 '지금 가장 좋은 테레비'가 과연 무엇인가에 사람들은 더 관심이 클 수 있다. 아니 어쩌면 그냥 제일 비싼 테레비가 무엇인가 궁금한 사람도 있을 수 있다.
삼성이 요즘들어 계속 좋은 제품들을 내놓고는 있지만, 예전에 모델 이름을 '명품'으로 붙였던 것 말고, 그리고 뽀대나 판매량이 아닌 성능에서 진짜 명품으로 내세울만한 모델이 여태껏 몇이나 있었던가 싶다.
간판 스타끼리의 맞대결은 '실리'가 아니다. '자존심'이다.
실리는 밑에서 챙기면 된다.
이것을 어리석다고 생각하면 밤낮 시장 바닥에서 '박리다매'나 외쳐야지 '명품'은 못 만든다.
아니... 만들어도 남들이 안 알아준다.
위에서 소니 등의 일본 오디오 업체가 歐美의 명품에 맞서기 위해 수만 달러짜리 앰프나 스피커를 계속 개발해 왔다는 말을 했다. 그 노력의 결과로 개발된 제품들은 사실 나쁘지 않았고 '상당히' 좋은 것도 많았다.
일본의 오디오 잡지들도 열심히 '올해의 BEST' 등으로 뽑아주면서 요란하게 같이 떠들어 줬고 말이다.
그러나 CD 플레이어같은 디지털 부문은 몰라도, 앰프나 스피커같은 전통적 오디오 기기쪽에서는 얼마를 때려붓든 마크 레빈슨, 크렐, 혹은 윌슨, B&W와 같은 반열까지 오르지는 못했다.
중급형까지의 스테레오 제품이나 AV 겸용 모델까지는 봐 주겠지만, 하이엔드 하이파이에는 아직 부족하다는 이미지를 벗어나지 못한 것이다. 좋은 성능을 가지고 두드리고 두드려도 얻기 힘든 것이 '명품'의 이미지다.
하물며 유명 디자이너의 이름을 빌어 '아르마니 TV'처럼 뽀대로 명품을 만들 생각이라면 갈 길이 더욱 멀다.
TV라면 먼저 화질로 유명한 '명품'을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계속 손해를 보면서 끊임없이 노력해도 될까 말까이다.
국내 업체들은 요즘 경제가 안 좋으니까 사회 분위기상 CF에 특정 제품을 광고하기보다는 공익 광고 비스므레하게 국민 사기 진작 차원으로 바꾼 모양이다. '빨리 빨리'를 외치지 않았다면 IT 강국이 될 수 있었겠냐... 또 TV매장을 보여주면서 '저가형의 설움'을 몰랐다면 지금 고급 제품을 만들 수 있었겠냐...등등 하여간 힘내자는 내용이다. 마치 필자가 X4000 리뷰의 끝 부분에 늘어 놓은 잡소리에 대한 화답같기도 하다.
분명히 필자가 보기에도 이제 국내 대기업 제품은 '저가형' 이미지를 불식시키는데 성공한 것 같다.
그러나 아직 '명품 브랜드'라는 느낌까지는 못 간 것 같다.
팔리든 안팔리든 '최고의 제품'을 계속 개발하고, 여기서 축적한 기술력을 아래 모델에도 적용시켜 나가야 브랜드 자체에 '명품적인 이미지'가 생겨나는 것이다.
위에 샤넬과 루이뷔똥 이야기를 하면서 '자존심의 가치'와 '고객 보호'의 예를 들었는데, 소니도 '자존심'이라면 모르지만 '고객 보호'는 별로였다. 여기서 고객 보호는 AS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결국 소니마저 '진짜 하이엔드'를 표방하는 제품을 내놓고도 '매쓰 마켓' 브랜드의 한계는 넘지 못했다는 말이다.
플래그쉽 모델은 가격을 지켜줘야 한다.(어째... 필자에게 돌 날라오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처음에 1만불에 출시했다면 그 가격을 적어도 후속 모델이 나올 때까지는 유지하는게 옳다.
그리고 후속 모델이 나왔다고 반토막 내는 가격은 안 된다. 구모델은 시장에서 완전히 철수시키는 것이 좋다.
이게 필자가 앞에서 언급한 '플래그쉽에 대한 관점'이다.
안 팔린다고 조금 지나서 가격을 팍팍 깍으면 '플래그쉽'의 가치를 믿고 제값에 구입한 고객의 뒤통수를 까는 짓이다. 그거 몇 대 더 팔아서 회사의 자금 사정에 얼마나 보탬이 된다고...
지금 X4500이 보르도 950 가격의 두 배라면 끝까지 두 배를 받아야 한다.
조금 있다가 땡처리하는 제품은 '명품'이 될 수 없다.
재고품은 불질러 버리더라도, 거금을 지불하고 자사의 최고급 제품을 구입한 고객의 '자존심'까지 보호해 줘야 브랜드의 '위엄'이 붙는다. 부르조아식 발상이라고 필자를 매도하지 말라.
하이엔드 마켓에서는 이게 기본이다. 그래서 하이엔드에는 그만큼 거품도 많다.
하지만 '플래그쉽'을 표방하면서 이러한 기본을 못 지키면 소니도 요즘 사정이 어렵다는 넋두리밖에는 안 된다.
물론 앰프나 스피커같은 전통적 오디오 기기에 비해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디지털 제품은 그 입장이 다르다.
요즘같은 디지털 시대엔 하이엔드 기기와의 경계가 무색해졌고 '기본'을 지키기가 정말 어렵기도 하다.
그러나 한 달 전에는 최고급이라고 해서 거액을 주고 샀는데 지금 보니 가격이 반토막이라든지, 최고급 모델보다 더 좋은 하급 모델이 몇 개월 간격으로 출시된다면 '플래그쉽'의 가치는 살아나지 않는다.
대기업이기 때문에 재고가 쌓이면 압박이 클 것이다.
가뜩이나 세계적인 경제난과 소니의 대규모 감원이 뉴스가 되는 시점이니 말이다.
하지만 '플래그쉽' 모델을 처음부터 몇십만 대씩 만든 것도 아니지 않은가.
몇 대 되지도 않는 플래그쉽 모델가지고 괜히 쫀쫀하게 굴지 말자.
소니도 이런 면에서는 지금껏 제대로 하지 못했다.
요즘이니까 이정도지... 5년 후, 10년 후라면 중국 업체들까지 본격적으로 경쟁에 가세한다고 볼 때, 가격이나 쪽수로는 이기기 힘들다. 소니, 삼성, LG ... 모두 브랜드 이미지를 관리해서 고급화, 차별화 하는 것만이 살 길이다.
소니를 비롯한 일본 업체들이 이걸 등한시했다가 지금 한국 업체들에게 발목잡힌 것처럼, 또 다시 중국 업체한테 당하기 싫으면 지금부터라도 정신차려야 할 것이다.
소니가 과거에 TV를 대표하는 브랜드였다지만 '명품'적인 이미지는 오히려 PDP의 파이오니어가 앞설지 모른다.
LD도 독보적이었지만, LD 시대가 끝날 무렵부터 PDP에 주력해서 타 브랜드와는 계속 다른 리그에서 놀고 있었다.
그러면 X4500과 파이오니아 쿠로와의 맞짱은?
이것은 '가격 대 성능'이 아닌 화질적인 '관점'에 따라서 승부의 추가 바뀐다.
필자가 자주 이야기하는 '정확한 영상'과 '좋은 영상'의 차이라고 하겠다.
사실 이것은 LCD와 PDP의 태생적 차이점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결과라고도 하겠다.
LCD의 많은 단점에도 불구하고, 그래도 LCD가 좋다면 X4500이다.
PDP의 많은 단점에도 불구하고, 그래도 PDP가 좋다면 쿠로다.
다만 쿠로 중에서도 어떤 모델인가, 그리고 하위 쿠로 모델이라면 캘리브레이션을 하는가 안 하는가에 따라서도 승부의 향방이 바뀔 수 있다.
근래에 테스트한 9세대 쿠로 PDP-5020FD는 컬러나 그레이 스케일을 조정할 수 없도록 막아 놓은 모델이었다.
그래도 '쿠로'는 쿠로가 아닌 모든 우수마발(牛溲馬勃) PDP와 완전히 격이 다르다.
과거에 PDP는 '파이오니어'와 '파이오니어 아닌 것'으로 구분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쿠로'와 'PDP'의 2분법으로 다시 나뉘어지는 경향이다.(쿠로는 거의 PDP가 아니라는 의미다)
꼼꼼하게 신경쓰지 않으면 다른 PDP도 그냥 보기에 충분히 좋아 보이는 영상이 나온다. 리뷰 중에 해당 사항이 나오면 그때 그때 설명하겠지만, 대충 보면 '국산 PDP도 좋은데 그 정도까지야 차이가 날까?' 내지는, '그저 그런가보다' 정도일지 몰라도, 제품을 항목별로 일일이 테스트해 보면 다른 PDP는 쿠로와 아예 쨉이 안 된다.
PDP가 아니라는 우스개가 어느 정도 수긍이 갈 정도로 쿠로는 PDP의 태생적 약점들을 개선시켰다.
그러다 보니 거의 모든 테스트 항목에서 쿠로가 다른 PDP들을 일방적으로 이기는 결과가 나온다.
한마디로 '쿠로'는 진짜 '명품'의 반열에 올라 있다.
그러나 만약 캘리브레이션 없이 그냥 본다는 가정하에 5020FD와 비교한다면, 여기서도 필자는 소니 X4500의 손을 들어주겠다. X4500으로 블루레이 타이틀을 시청해 보면 '꽤 좋으면서도 더 정확'하기 때문이다.
이런 판정은 사실 약간의 '반전'이라고 할 수 있다.
테스트 전에는 내심 '쿠로'가 확실히 이길 것으로 예상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영상을 보자마자 X4500도 치고 받고 열심히 싸워보기 전에는 속단할 수 없는 실력이라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테스트를 끝낸 뒤에는 '평탄하고 정확한 영상' 재현에 더 높은 가치를 두는 필자의 현재 입장에서 아주 근소한 차이지만 X4500쪽으로 기운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쿠로와 X4500은 PDP와 LCD라는 차이점을 제외하면, 각각의 방식에서 어쨌든 최고라고 할 수 있다.(자세한 이유는 리뷰의 각 항목에서 설명한다)
파이오니어가 아닌 파나소닉이 PDP 매출 1위이고, 소니가 아닌 삼성이 LCD 매출 1위인 사실에는 많은 원인이 있을 것이다. 파나소닉의 PZ800도 뛰어난 PDP이고, 삼성의 보르도 950 역시 우수한 LCD이다.
또 '가격대 성능비'를 따지면 이들이 쿠로나 X4500보다 우위인 것이 확실하다.
그러나 '최고 화질'로 챔피언 자리에 등극하기에는 쿠로나 X4500에 약간 모자란 것도 사실이다.
그 이유를 지금부터 하나씩 설명하기로 한다.
기술적 특징
◈RGB LED 백라이트
RGB LED의 단가는 Single LED에 비해 '훨씬' 비싸다.
Single LED는 하나의 백라이트 모듈이 단색인 White로 구성되는 반면에, RGB LED는 각각의 라이트에 Red와 Blue가 하나씩, 그리고 두 개의 Green이 합쳐져 구성된다.
그 결과 발색 능력이나 색재현 영역 등에서 Single LED보다 유리한 대신, 각각의 유니포미티를 유지하는 것에도 훨씬 세심한 공정과 배려가 필요하다.
Single LED가 기존 WCG-CCFL(Wide Color Gamut-CCFL) 백라이트와 비슷한 색영역을 가지는데 비해 RGB LED는 이보다 훨씬 넓은, 기존에 개발된 모든 디스플레이 방식 중에서 가장 넓다고 할 수 있는 색영역을 지닌다. 실제로 육안으로 RGB 필드 패턴을 최대색영역으로 보면 지금껏 보던 레드, 그린, 블루와는 완전히 다른 색임을 누구나 알 수 있을 정도이다.(아래 설명하겠지만 이게 단점이 될 수도 있다)
문제는 현재 사용중인 HDTV 표준(BT.709), 유럽 표준(EBU), SD 표준(BT.601)에 맞게 색영역을 다시 좁히면 이러한 광색역의 장점을 상당 부분 희생해야 한다는 점이다.
RGB LED가 색영역은 넓지만, 어차피 White LED로도 기존의 영상 표준 영역을 충분히 만족시키는데 여기다가 굳이 생산 단가가 높아지는 RGB LED를 채택할 필요가 있냐고 반문할 수 있다.
유니포미티 측면에서도 RGB LED는 생산뿐 아니라 사용 시간 경과에 따른 유지 능력에도 의문이 남고 말이다.
그러나 이미 언급했듯이 이 제품은 팔아먹겠다고 만들었다기 보다는 '최고'를 추구했기에 RGB LED를 채택했을 것이다. 삼성은 그래도 어느 정도까지 팔긴 팔아야겠다는 생각으로 보르도 950에 Single LED를 썼을 것이고...
다시 말해서 '가격 대 성능'을 따지면 보르도 950쪽이 훨씬 논리적이다.
보르도 950쪽의 '이성'으로 보면 X4500의 개발은 정신 나간 '닭질'로 생각될 수도 있을 정도다.
그저 '약간'의 성능 향상을 위해 공정은 훨씬 복잡해지고 비용은 따블이 되니까 말이다.
그러나 장삿속을 떠나 '플래그쉽'이라는 상징성을 생각하면 소니의 결정은 박수를 받을만 하다.
RGB LED의 색영역을 Single LED 정도로 좁혀서 제한하더라도 발색 능력이나 색감의 자연스러움, 그리고 Halo 현상에서 조금이라도 앞서는 것은 사실이며, 또 그래서 방송용 모니터에도 RGB LED를 채택했고 말이다.
또 한가지 측면은, RGB LED를 사용하면 '훨씬' 더 비싸지는 것이 사실이지만, 예산이 올라가도 부담이 크지 않은 'Cost No Object'의 럭셔리, 또는 하이엔드 마켓에서라면 충분히 먹힐 수 있는 장점이라고도 하겠다.
샤넬, 루이뷔똥이 'Cost/Performance'가 좋아서 지금 정도로 매출을 올리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삼성에서도 '아르마니' 모델이 나왔고, 파이오니어 쿠로에도 '시그너쳐' 모델을 따로 발표할 예정이었다.
(글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샤넬, 루이뷔똥의 예를 많이 들었는데, 필자는 명품 패션에는 전혀 취미가 없다)
*사족 : LED 백라이트는 기존 CCFL 백라이트에 비해 상당한 절전 효과도 있다.
하지만 2억짜리 렉서스 LS600HL 하이브리드카를 연비가 좋으니 기름값 아끼겠다고 살 사람이 몇이나 될까?
훗날 환경 보존이나 에너지 절약을 위해 하이브리드나 수소, 전기 자동차들이 본격적으로 경쟁을 벌일 때라면 몰라도 '현재로선' 주행시의 정숙성이나 승차감이 렉서스 하이브리드카의 장점이다. 연비는 그저 보너스고...
마찬가지로 지금 당장 전기세 줄여 보자고 소니 X4500을 들여 놓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LED의 장점은 화질쪽이다. 현재로서는 말이다. 그래서 Energy Saving이 '사족'이다.
◈백라이트 '부분 제어' 기능
X4500에 채택된 패널의 또 다른 특징은 LED 백라이트의 '부분제어' 즉 Local Dimming 기능이다.
CCFL 백라이트는 동적 명암비 확장을 위해 Dynamic Dimming 기술을 전체 백라이트에 일률적으로 적용한다.
디스플레이되는 영상의 APL(Average Picture Level: 설명 참조)에 따라 백라이트 전체의 밝기가 밝아졌다 어두워졌다 하도록 조절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X4500부터는 각각의 백라이트 모듈마다 개별적으로 다이나믹 디밍을 적용시키는, 이른바 로컬 디밍이 사용되었다. CCFL 백라이트처럼 일률적인 Dynamic Dimming은 어두운 장면에서 전체적으로 백라이트를 같이 낮추므로 화면내의 밝은 부분의 휘도도 같이 떨어진다. 예를 들면 깜깜한 동굴에서 촛불을 켰다면 전체 백라이트를 낮췄기에 촛불은 실제 신호에 포함된 밝기가 나오지 않는다. 그러나 'Local Dimming'을 사용하면 깜깜한 부분의 백라이트는 낮추고, 촛불 부분의 백라이트만을 올려서 오히려 실제 신호보다 더 밝게 보이도록 만들 수도 있다. 반대로 전체적으로 밝은 장면에서는 어두운 부분까지 같이 들뜨는 Dynamic Dimming에 비해 Local Dimming은 어두운 부분은 계속 어둡게 유지가 가능하다.
위의 사진은 실제 영상처럼 보이도록 조작한 시뮬레이션 영상이다.
왼쪽이 일반 백라이트일 때 오른 쪽 처럼 로컬 디밍을 사용하면 어두운 부분의 백라이트만 낮출 수 있다.
아래 사진은 이때의 백라이트 상태를 보여주는데, 깜깜한 바다 부분의 백라이트는 낮추고 해파리 부분의 백라이트만 켜지도록 제어하는 것을 시뮬레이션해서 설명하고 있다.
이러한 '백라이트 부분제어' 기술의 채택이 이 모델이 '1백만 대 1의 명암비'라고 주장할 수 있는 주된 근거 중의 하나가 된다. 소니의 첫번째 소비자용 LED 제품인 X7000(한국모델 70X3000)에는 이 기술이 적용되지 않았다.
반면에 삼성은 70인치급 70F91BD는 물론 그보다 작은 사이즈 제품들도 1세대부터 '카멜레온 백라이트'라고 부르는 Local Dimming을 사용했었다. 하지만 이제는 소니든 삼성이든 LG든 LED 백라이트를 사용한 최신 모델들은 웬만하면 모두 Local Dimming 기술을 채택한다고 보면 된다.
하여간 이번 X4500의 'TRILUMINOS' RGB Dynamic LED™는 Local Dimming 기술과 RGB LED 백라이트를 동시에 지칭하는 용어라고 하겠다.(국내 시장에서는 '트라일루미나스'라는 용어는 홍보에서 빼고 그냥 RGB Dynamic LED™로 마케팅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MotionFlow 120Hz Pro
RGB Dynamic LED™를 채택함으로써 달라진 것 중에 또 한가지는 Motion Flow 120Hz에도 'Pro' 딱지가 붙은 것이다.
소니의 Motion Flow가 대단히 뛰어난 퍼포먼스를 보인다는 것은 이미 X4000의 리뷰에서 언급했다. 그런데 이번엔 '프로'니까 '그냥'보다도 더 좋아야 한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불문가지이다.
과연 '프로'는 무엇이 다른가?
간단하게 말해서 기존 Motion Flow에다가 백라이트를 부분적으로 On/Off 하는 기능이 더해졌다.
이것은 Sequential Scanning이라는 기술인데, 엔지니어들 사이에서는 그냥 '스캐닝'이라고 줄여 부르기도 하며, 소니는 '블링킹(Blinking)'이라고 홍보하고 있다.
소니의 기존 LED에서는 1/120초는 영상 프레임, 그리고 1/120초는 중간에 블랙 프레임을 삽입했었고(Black Insertion-엔지니어들은 'Blanking'이라고도 부름) 따라서 실제로 디스플레이되는 영상은 60Hz였던데 비해, X4500은 기존 Motion Flow와 같이 중간에 프레임 인터폴레이션이 적용되어 120Hz로 디스플레이하는 동시에 백라이트의 일부분을 순차적으로 On/Off하는 기능이 더해진다.(6개의 구획으로 나눠 순차적으로 스캐닝한다)
일부러 깜빡임(Blinking)을 넣어서 다음 장면으로 넘어가기 전에 눈의 잔상을 지워 주는 효과라고 하겠다.
요약하면 120Hz 프레임 인터폴레이션과 동시에 Local Dimming을 활용한 Sequential Scanning까지 더해서 블러와 저더 억제, 그리고 플리커링까지 한꺼번에 저감시키려는 시도로 발전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번에 테스트한 바에 따르면 이 '프로' 딱지는 결코 우습게 볼 것이 아니었다.
물론 Local Dimming이 되는 LED 백라이트이기 때문에 이러한 Sequential Scanning 이 가능하며, 따라서 소니의 Motion Flow 'Pro'는 현재 LED X4500 모델에만 적용된다.(이번에 같이 출시된 70인치 모델 70X4500은 LED가 아니다)
120Hz로 만들려면 상당히 '잘' 해야 한다.
원래는 없던 프레임을 괜히 어정쩡하게 만들어 넣어서 보통 걸음까지도 마이클 잭슨의 'Moon Walk'처럼 미끈덩거리게 만들거나, 움직이는 물체 주변에 온갖 잡것들이 나타날 바에야 그냥 60Hz가 나을 것이다.
'그냥' Bravia Engine 2 및 Motion Flow를 사용한 X4000과 둘 다 '프로' 버전을 사용한 X4500의 차이는 얼마나 나는지에 대해서는 화질 평가에서 다시 설명하겠다.
◈Bravia Engine2 Pro
브라비아 엔진 Pro와 Non-Pro, 그리고 DRC에 대해서는 X4000의 리뷰에서 이미 한번 설명했으므로 여기서 반복하지 않겠다.
그 글을 참조하기 바란다.
다만 이번 X4500에 장착된 브라비아 엔진의 DRC-MF 버전은 X4000 리뷰에서 언급했듯이 버전 3이다.
좀 더 자세한 내용은 리뷰안의 해당 사항을 설명할 때 다루도록 하겠다.
◈Dynamic Video Noise Reduction
다이나믹 노이즈 리덕션은 사실 '브라비아 엔진 2'에 포함된 기술이다.
따라서 일본쪽 자료에서는 그냥 '브라비아 엔진'의 설명에 포함되어 있고, 미국측 자료에만 따로 뽑아서 홍보하고 있다. 각 프레임별로 선명도와 휘도를 실시간으로 분석해서, 영상 신호를 해치지 않고도 불필요한 아티팩트와 노이즈를 판별하고 억제하는 기술이라고 한다.
원래의 브라비아 엔진에도 이러한 테크놀로지가 처음부터 채택되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하여간 X3000보다는 나중에 나온 W4000과 X4000에 채택된 '브라비아 엔진 2'에서 노이즈 처리 기술이 한층 진화했음을 이미 언급한 바 있다.(X3000, X4000, W4000 리뷰 참조)
◈10bit 패널/10bit 처리
8bit 패널이면 각 RGB의 계조는 256 단계로 표현된다.
즉 RGB별로 256 단계를 조합해서 색을 표현하면 256x256x256은 1677만 컬러가 되는 것이다.
반면에 10bit면 RGB 각각 1024 단계의 계조가 가능하다.
10bit로 컬러를 처리하면 10억 컬러가 나온다는 몇 년 전의 홍보 문구보다는 계조가 매끄러워지고 의사윤곽(컨투어링-등고선 현상) 아티팩트가 억제된다는 진짜 장점이라고 하겠다.
이때 패널만 10bit면 되는 것이 아니라 영상 처리도 10bit로 해야함은 물론이다.
패널이 10bit라도 영상 처리를 8bit로 하면 결국 디스플레이되는 계조는 각 RGB별로 256단계이다.
물론 HD 방송 신호나 블루레이, DVD에 수록된 신호는 8bit 신호다.
그러나 영상 신호를 10bit로 처리하고 디스플레이에 재생할 때도 10bit 패널이라면 원본이 8bit라도 훨씬 유리해지는 것이 사실이다.
◈Live Color Creation
디스플레이가 더 넓은 색영역을 표현할 수 있다는 점은 분명히 환영할 일이다.
특히 사진이나 그래픽 작업을 하는 사람에겐 넓은 색영역의 디스플레이가 좋을 것이다.
RGB LED나 WCG-CCFL 백라이트를 사용하면 기존의 HD나 SD, EBU에서 정한 색표준보다 넓은 색영역을 표현할 수 있다.
그러나 영화나 방송 제작에서는 '표준 색영역'으로 작업한다.
따라서 방송이나 영화를 볼 때도 무조건 넓은 색영역이 좋다고만은 할 수 없다.
영화의 예를 들면 '표준 색영역'의 한도 내에서 촬영시 카메라에 각종 필터를 사용하거나 특수 효과, 색보정 과정 등을 거치면서 관객에게 보여주고 싶은 컬러를 감독이 결정한다. 그런데 디스플레이의 색영역이 표준보다 더 넓어버리면 감독이 10만큼만 보여주려 했는데도 관객에게는 12처럼 왜곡된 영상으로 보여질 수 있다.
우아하게 보이도록 은은한 붉은 빛을 띠게한 여인의 입술이 쥐잡아 먹은 뱀파이어처럼 보이거나 아주 천박한 색이 될 수도 있고, 영화의 배경이 인공 조명에 나무로 만들어 칠한 실내 세트라는 느낌이 들 수도 있다.
물론 소니의 'Live Color Creation'은 일반 사용자들에게 일종의 보너스를 준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매장같은 밝은 환경에서 타사 제품과 비교할 때는 더욱 위력을 발휘할 수도 있고 말이다.
그러나 소니에 따르면 색영역이 왕창 넓어져도 왜곡되지 않은 색을 보여준다고 하는데, 이 말에는 어폐가 있다.
색영역을 넓힌다고 육안으로 보는 실제 자연색과 완전이 같아질 수는 없을 것이고, 또 감독이 원하는 색도 어차피 실제 자연색은 아니다. 육안이 아닌 카메라 렌즈를 통해 필름에 수록된 영상을, 표준 색영역의 범위 안에서, 감독이 원하는 색으로 '조작한 컬러'라는 것이 아마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하이파이 오디오라면 녹음실에서 레코딩 엔지니어가 원했던 음질로 듣는 것이 옳은가, 아니면 좀 더 원음에 가까운 소리로 만들어서 듣는가에 취향이 갈릴 수 있지만, 영화 사운드 트랙은 어차피 음향 효과로 조작된 가짜다.
원음보다 오히려 조작되고 강조된 가짜를 들어야 더 진짜같고 생생하다고 느낄 수 있으며, 그러기 위해서 가정용 AV 앰프에도 THX 처리 등을 통해 감독이 의도한 극장 사운드와 최대한 비슷해지도록 노력한다.
마찬가지로 영상에서도 관객은 색영역을 좁혀서 '표준'으로 보는 것이 맞고, 색영역을 넓히면 '왜곡'은 불가피하다고 할 수 있다.
최대한 '왜곡'없이 보려면 색영역을 'Wide'가 아닌 '표준'에 놓은 상태에서 'Live Color'를 끄는 것이다.
직접 비교하면 분명히 'Live Color'를 사용하는 것이 생생하고 화려하게 보인다.
누차 강조하지만 이것은 색이 '좋다, 나쁘다'의 문제가 아니다.
'맞냐, 틀리냐'하는 문제이고, 입력된 신호가 왜곡없이 그대로 재생되는가 아닌가 하는 원칙적인 문제이다.
Live Color는 더 좋게 보일 수는 있지만 틀린 색이다.
색영역을 '표준'에 놓고 'Live Color'도 끄면 칙칙하고 '나쁘게' 보일 수 있지만, 이게 더 '맞는' 색이다.
필자는 지금껏 '맞는' 컬러에 중점을 두고 테스트했으며, 또 필자 '개인적'으로는 이것이 더 '좋게' 보이기도 한다.
처음에 비교할 때는 Live Color가 더 화려하고 생생해 보이더라도 눈이 적응되면 오히려 거슬릴 수 있다.
TV 매장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위의 사진처럼, '데모 영상'으로 화면을 반씩 나눠 한쪽은 칙칙한 색감으로, 다른 쪽은 생생하게 보이도록 하고는 색영역이 넓어서 좋다고 주장하는 것은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생생하게 보이는 쪽은 Wide Color Gamut이 아닌 일반 어떤 TV에서도 생생하게 보이고, 칙칙하게 보이는 쪽은 색영역을 넓히고 Live Color 등을 사용해도 상대적으로 칙칙하게 보이므로 그저 시뮬레이션의 하나라고 보면 된다.
즉, 시뮬레이션에서 '화려하게' 보이려고 조작한 반쪽은 일반 모니터에서도 화려하게 보이며, 원래 목적이 그러한 화려한 색이었다면 '표준' 색영역이라고 해서 비슷한 효과를 내는 것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그리고 그렇게 화려할 의도가 없는 색까지 화려하게 왜곡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가에는 의문을 가질 필요가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지금까지 모든 제품을 테스트함에 있어 'Live Color Creation'과 비슷한 기능들은 솔직히 필자에게 그리 큰 관심을 끌지 못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여기까지는 '원칙론'이었다.
사실 이번 X4500은 위에 설명한 원칙만 지키자니 좀 고민스러운 느낌이 든다.
지금까지가 '맞는 색'과 '좋은 색' 중에서 어느 것을 고를까에 따른 선택이었지만, 이번 경우에는 '좋은 색'이 비록 '틀린 색'일지라도 사람에 따라서는 '엄청나게 좋아' 보인다면 과연 어쩔 것이냐는 문제라고도 볼 수 있다.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므로 아마 'Wide' 색영역에 'Live Color'를 켜고 보는 것이 더 생생하고 보기 좋은 색감이라는 의견이 많을 것이고, 필자도 이를 부정하지 않는다.
다른 제품들도 이러한데 하물며 RGB LED 백라이트를 사용하는 X4500이라면 이렇게 '허벌나게 넓은' 색재현 영역의 장점을 포기하고 평소처럼 '무조건' 표준 색감으로 밀어 붙이기가 필자도 힘에 부친다.
이에 대한 설명과 장단점 평가는 상당히 미묘한 내용이고, 꽤 길어질 수 밖에 없으므로 2부에서 X45000의 컬러를 설명할 때 좌표 및 스크린 샷과 함께 다시 설명하겠다.
◈x.v. Color™
소니가 주창해서 표준으로 제정된 '참 좋은 기술'이다.
그런데 문제는 '현재로서는' 써먹을 일이 별로 많지 않다는 점이다.
xvYCC는 기존 색영역에서 표현할 수 없었던 자연스러운 컬러 구현을 위해 새롭게 등록된 표준이다.
표준은 널리 사용해야 그 의미가 있는데 지금은 이런 점에서 효용 가치가 크지 않다고 하겠다.
'아직까진' 가까운 시일내에 소니의 라이벌 회사들은 물론이고, 방송국이나 영화 제작 등에서도 이 표준을 널리 지켜 나갈 가능성이 그리 높아 보이는 것도 아니다.(소니에서 비싼 방송용 기기를 전부 공짜로 바꿔주지 않는 한...) 따라서 사용자가 소니 캠코더 등으로 직접 촬영한 영상을 재생하지 않는다면 아직은 사용 빈도가 낮을 수 밖에 없다. xvYCC로 수록된 영상이 아닌 일반 영상을 x.v.Color로 보면 어쨌든 왜곡이 발생하니까 말이다.
◈기타
그밖에도 X4500은 아래와 같은 기능 및 특성을 포함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기능들은 기존의 소니 브라비아에 거의 공통적으로 적용된 내용이므로 이번 리뷰에서 다시 반복해서 설명하지 않겠다.(X3000, X4000, W4000 리뷰 참조)
*24P True Cinema
*Bravia Link™
*Digital Media Port
*DLNA
*Photo TV HD
*Cross Media Bar™(XMB™) 메뉴 시스템.
제품 사양
사양을 비롯한 제품 소개는 소니의 웹페이지를 참조하기 바란다.
입출력 단자
입출력 단자의 위치나 배치는 X4000과 조금 달라도 구성은 동일하다.
후면부에 3개의 HDMI 단자를 필두로 PC 단자 1조(RGB D-sub + 음성용 미니잭), 2조의 컴포넌트 영상 + 스테레오 음성, 그리고 2조의 컴포짓 + 스테레오 음성(그중 1번 입력에는 S-Video 단자 포함)이 위치한다.
외부 AV 리시버 등에 음성을 연결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출력(옵티컬)이나 아날로그 스테레오(RCA) 단자를 사용하면 된다. 그중에서 HDMI 1번은 스테레오 음성 입력(RCAx2)이 포함되므로 DVI-to-HDMI를 통해 PC 모니터로 사용할 때는 사운드 카드의 출력에 연결하면 된다.
그밖에 안테나 단자(RF 동축), LAN(DLNA 네트위킹), DMPORT(디지털 미디어 포트)와 서비스 단자가 있다.
측면에는 컴포짓 비디오 입력 + 스테레오 음성(RCAx3)과 HDMI, 그리고 USB 포트가 위치하고 있다.
측면에 위치한 HDMI와 비디오 단자는 모두 2번이다.
기능 및 편의성
항상 느끼는 일이지만 소니 TV의 기능에 대해서는 할 말이 별로 없다.
TV 고유의 '보여주고 들려주는 것' 이외에는 기능상으로 별로 뾰족하게 내세울 것이 없다는 말이다.
일본이나 미국같은 외국에서라면 몰라도, 적어도 한국에서 국내 제품과 비교해서 '기능과 사용자 편의성' 이야기만 나오면 소니는 (기죽은 목소리로) '아무래도 TV는 화질이...'를 뇌까릴 수 밖에 없어 보인다.
모든 소니 TV 리뷰에서 매번 같은 소리를 반복하는 것도 피곤한 일이므로 이만 줄이겠다.
리모컨도 X4000과 완전히 동일하다.
디자인
필자는 디자인 전문가가 아니므로 이 부문에서 자신있게 왈가왈부할만한 능력은 없다.
다만 그동안 수많은 제품을 평가하다 보니까 나름 '구력'이라는 것이 생겼고, 남들보다 특별히 안목이 떨어진다는 생각은 들지 않으므로 그저 웬만큼 설명할 정도는 되지 않을까 본다.
*필자가 이번에 테스트한 제품은 이 사진처럼 스피커 그릴이 실버 마감이었다.
그 당시 소니 LCD TV의 디자인은 상대적으로 초라해 보였고, '소나 개나' 삼성의 디자인을 벤치마킹하는 붐이 일기도 했다. 그러나 소니는 삼성이 유행시킨 디자인을 결코 따르지 않았다.(자존심이든, 똥고집이든...)
또한 뽀대를 위해 스피커를 짱박기 보다는 정통적으로 스피커를 오픈시키면서도 좋은 모양을 내기 위해서 노력했다. X2000, X3000으로 이어지던 디자인이 그 결과이다.
스피커가 위치한 좌우뿐 아니라, 상하 베젤까지도 아예 스피커 그릴처럼 퍼포레이션으로 처리하니까 빛의 반사를저감시키는 효과까지 있었으므로 매니아들이 상당한 호감을 느끼기도 했다.
파이오니어는 아예 한 술 더 떠서, 소니처럼 스피커를 슬림하게 만들고 싶은 생각마저도 없는 것 같다.
쿠로의 뽀대? 한마디로 심심하게 생겼다.
그냥 유리창에 까만 프레임이 전부라고 보면 된다.(그저 투박한 스피커를 떼어 버릴 수 있는 옵션을 준 정도이다)
그러니까... 어쨌든 소니는 파이오니어 쿠로에 비한다면 상당히 예쁜 편이다.
이런 걸 보면 일본 회사들도 은근히 보수적이다.
물론 일본 제품들이 다 그런 것은 아니며 '현대적'인 디자인도 많고, TV는 꺼 놓았을 때 인테리어 제품이라는 한국 브랜드들의 컨셉에 무조건 반대하는 것도 아닐 것이다.(다시 말해 일단 많이 팔리는 쪽으로 생각하고 보자는...)
삼성은 남들도 다 비슷한 모양으로 바뀌니까 2008년부터 TOC(Touch of Color)라는 컨셉을 새로 내세우며 크리스털 로즈 디자인으로 다시 한번 차별화를 시도했다.
그러자 소니는 이번에 'Draw the Line'이란다.
삼성의 TOC에도 벌써 식상하게 됐는지, W4000의 디자인은 그에 별로 밀린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그리고 그 다음에 본 X4000은 스크린 주변의 베젤 라인이 W4000보다 더욱 얇아졌다.
그래서인지 삼성 보르도 650, 750, 950 등은 주변 프레임이 너무 두꺼워 투박해 보이기까지 한다.
또한 스크린에 번쩍이는 필터를 부착한 삼성은 TV를 끈 상태에서는 멋져 보이지만, 시청중에는 반사가 거슬릴 때가 왕왕 있다.(반사 문제를 제외하면 화질적인 이점도 분명히 있다)
반면에 지금까지의 소니는 번쩍이는 필터를 붙이지 않아왔다.
소니의 이와 같은 '원칙 고수' 철학이 옳은가, 삼성처럼 '발상의 전환'이 좋은가에 대한 판단은 각자의 몫이다.
다만 필자 개인적으로는 디자인 때문에 화질과 음질에서 타협이 필요하다면 '무조건' 반대이다. 그러나 세상엔 매니아만 있는 것이 아니고, 약간의 화질/음질 감소로 뽀대가 훨씬 좋아진다면 이쪽을 옹호할 사용자도 대단히 많다.
소니의 최신 모델들은 전보다는 약간 Glossy해진 느낌이지만 빛의 산란을 높여 번쩍임을 줄인 것 같다.
즉 소니의 스크린은 완전히 Flat한 것도, 삼성이나 PDP처럼 Glare한 것도 아닌 '반무광' 정도로 볼 수 있다.
X4500은 X4000과 다르게 스피커를 하단이 아닌 좌우로 분리시켰다.
음질상 채널 분리 능력이 좋아졌어도 외관상의 슬림한 느낌은 X4000보다 덜하다.
52인치 X4000과 55인치 X4500을 나란히 놓고 비교하면, 스크린 크기에서 큰 차이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좌우로 돌출된 스피커 부분 때문에 시각적으로 훨씬 더 큰 느낌이 든다.
X4000은 고역용 유닛(트위터)과 길다란 타원형 미드레인지 유닛이 각각 하나씩 좌우 2조로 나뉘어 하단에 한 줄로 구성되었다.
그러나 이번 X4500은 좌우 각각의 중앙에 트위터가 위치하고 상하로 중저역용 유닛이 가상 동축(버티컬 트윈) 형식으로 배치되므로 저역이 보강되고 정위감이 약간 향상된다.
TV에서 음질이 얼마나 중요한가에 대해서는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겠지만, 적어도 듣기에 괴로운 소리가 나와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X4500의 음질은 상당히 좋다. X4000보다도 더 좋다.
베젤의 재질은 X4000과 마찬가지로 'Midnigh Blue'가 유지된다.
어차피 'Cost No Object' 개념이라면 Midnight Blue보다는 X3500처럼 프레임에 알루미늄을 사용하는게 어땠을가 하는 생각도 든다.
사실 플라스틱 합성 수지 계열보다는 알루미늄이 더 고급스러워 보이기 때문이다.
뽀대에 전혀 신경쓰지 않는 프로용 제품들이 그저 시커먼 알루미늄 프레임으로 얇게 둘렀을 뿐인데도 오히려 이게 더 고급스러워 보이는 경우를 많이 봐 왔다.
어쨌든 X4500은 X4000과는 다르게 Midnight Blue 베젤 부분을 얇게 유리판 위에 붙인 디자인이므로 실제로 보면 상당히 고급스럽고 세련된 느낌이다.
스피커를 좌우로 분리시켰으므로 그릴 컬러를 바꿀 때는 한꺼번에 두 개씩 바꿔야 하며, 다른 제품들과 마찬가지로 5가지 색상에서 고를 수 있다.(뭐...성격이나 취향이 독특해서 양쪽 색깔을 다르게하고 싶다면 그럴 수도 있다)
한편 55인치가 아닌 46인치 X4500에는 속칭 '뻬뻬로' 스타일로 더욱 슬림하게 개발된 '핑거(Finger)' 스피커가 처음으로 채택되었다고 한다.
리뷰 2부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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