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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LG 47SL90QD 보덜리스(Borderless) TV 3부


방송 채널(HD & SD)

요즘 나오는 TV들은 전원을 넣으면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강조하는 화면으로 시작된다.  소니가 브라비아 로고부터 나왔었는데, 이번 SL90도 LG의 제품임을 다시 한번 상기시키면서 켜진다.(덤으로 현재 시각까지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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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서도 언급했지만 SL90은 그냥 "전문가 모드"로 놓고 별다른 세팅을 하지 않아도 상당히 자연스러운 색감이 나온다. 피부 톤이나 새츄레이션도 알맞고 감마나 계조도 적절하다. 초기 설정이 상당히 잘 되어 나왔다고 하겠다.
색감 체크용 프로그램으로 알맞은 무릅팍 도사를 봐도 등장 인물들의 피부색이나 색동옷, 배경 등이 잘 표현된다. 
선명도나 디테일 표현력도 자사의 LH95나 삼성, 소니 등 경쟁사의 상위 기종과 비슷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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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정기를 사용해 캘리브레이션을 하지 않고 "전문가 영상" 모드로 그냥 보더라도 상당히 자연스럽고 잘 맞는 색감과 감마이다. 한마디로 색감과 계조, 감마 등에서는 별로 지적 사항이 안 나오는 제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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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 W5600의 리뷰에서 반복해서 지적했던 드라마 소스에서의 피부색 과포화 문제도 거의 없다.
특히 SBS에서 방송하는 드라마는 촬영 장소나 바뀌는 장면들에 따라 조명이 일관적이지 못하거나, 색보정이 제대로 되지 않은 경우가 많다. 그로 인해 다른 채널보다 피부색이 일관되지 못하고 왔다갔다 하면서 삐사리가 많이 나는 편인데, SL90은 이것도 무난하게 커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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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 SD 방송도 양호한 수준이다.
아날로그 채널은 오히려 SD급 구형 CRT TV가 요즘 나온 디지털 TV보다 자연스럽게 느껴질 때가 많다.
그러나 SD 소스라고 해도 DVD 같은 디지털 SD 소스는 그렇지 않다.  원본이 HD급이거나 최신 디지털 소스만 SD로 낮춰 방송한다면 인터레이스 SD TV보다 프로그레시브 이상의 해상도 제품으로 보는 것이 낫다고 할 수 있다.
즉 SD를 보더라도 소스 자체가 깨끗하고 좋다면 인터레이스 아날로그 CRT보다 좋은 영상을 보인다.
그러나 HD 영상에 익숙해지면 SD 방송이 아무리 잘 나와도 좋게 보이지가 않는다.  SL90은 다른 제품에 비해 SD 방송 재생에서 뛰어나다고도 떨어진다고도 하기 어렵지만, 계속 보다 보면 별 불만은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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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시청에 대해서 테스트한 결론을 간단하게 요약하면, "일반 조명 상태"에서 "방송 채널"을 시청할 때는 "상당히" 뛰어난 화질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결국 지원되는 기능이나 편의성까지 감안하면, 거실에서 사용하는 일반적인 TV의 용도로는 대단히 뛰어난 제품이라고 하겠다.(스크린 반사 문제만 빼면...)

영화 소스 (블루레이 & DVD)

바로 위에 쓴 "방송 시청"에 대한 평가를 다시 한번 읽어 보기 바란다.
영화 소스를 봐도 꽤 괜찮은 그림이다.
문제는 불을 끄고 캄캄한 상태에서 보기에는 LED 제품치고 좋다고 하기가 어렵다.
로컬 디밍을 하지 않는 엣지형 LED로는 만족할만한 블랙이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아니, SL90은 LED 백라이트라고 해서 CCFL 백라이트 제품보다 블랙에서 나은 점이 별로 없다.
만약에 시청 환경을 어둡게 유지하고서 영화 타이틀을 심각하게 감상하는 스타일의 사용자라면, 빚을 내서라도 직하형 LED인 LH93/LH95를 택하는 것이 아마 "훨씬" 나을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화질은 "Wireless LED"에 미치지 못한다. 특히 불을 끄고 보면 그 격차는 더 벌어진다.
어둡게 하고 영화를 본다면 CCFL인 스칼렛2보다 그다지 낫다고 하기 어려운 블랙이다.
단지 밝은 곳에서 TV 채널을 시청할 때라면 별로 밀리지 않는다는 말이다.(사실 이런 경우는 쿠로 PDP 정도를 들이민다고 해도 SL90보다 크게 좋다는 소리를 듣기가 어렵다)
물론 이것은 "전문가 영상" 모드에서 "자동 명암 조정"을 사용하지 않았을 때이고, 다른("편안한"이나 "표준" 같은...) 모드에서 글로벌 디밍을 적용시킨 상태는 블랙이 약간 더 깊게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필자 관심밖의 모드이고, 게다가 이때는 삼성 LED B7000처럼 화면 평균 밝기(APL)에 따라 혼자서 밝아졌다 어두워졌다 하거나 계조가 뭉치는 것이 더 신경에 거슬린다.
이번 SL90은 엣지형 LED지만 삼성 B7000과 달리 글로벌 디밍이 강제로 적용되지 않는 점을 칭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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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 나이트"나 "바라카"처럼 해상도가 극도로 높은 소스로 비교할 때, 삼성의 B7000, B650, 소니 W5600 같은 120Hz 제품들과는 비슷한 수준의 디테일 표현력이라고 하겠다. 120Hz라도 백라이트 스캐닝이 더해진 LH95/LH93(240Hz라고 주장하는...)이나 PDP인 삼성 B850은 샤프함과 동적 해상도면에서 SL90보다 약간 앞선다.
다른 리뷰에서도 비슷한 말을 했었지만 굳이 "다크 나이트"와 "바라카"를 예로 든 것은 워낙 해상도가 좋아서이다.
최근에 BD로 출시된 "왓치맨", "퀀텀 오브 솔러스" 등등의 타이틀도 색감이나 디테일이 대단히 좋은 소스들이다.
이들 타이틀을 재생하면 웬만한 디스플레이에서도 다 좋게 보인다.
그러나 "다크 나이트"와 "바라카"는 적어도 디테일 면에서는 위에 언급한 타이틀과 또 다른 경지이다.
만약 "퀀텀 오브 솔러스", "왓치맨",  "카지노 로얄" 등과 "다크 나이트", "바라카"가 별 차이가 없는 비슷한 등급의 화질로 느껴진다면 사실은 어느 정도 하향 평준화시킨 영상이라고 보면 된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SL90로 보는 "다크 나이트"나 "바라카"가 "카지노 로얄" 등에 비해 특별히 더 빼어난 영상이라는 느낌은 그리 크지 않다. 영상 처리 과정에서 정보를 어느 정도 깍아먹고 제대로 다 보여주지 못하거나, LCD의 태생적인 약점인 응답 속도에 그 원인이 있다고 하겠다.  
결국 SL90의 디테일 표현력은 다른 LCD 제품들에 비해 비슷한 수준이며, LCD라는 한계는 벗어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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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하형 Wireless LED인 LH95/LH93에 비해 블랙과 명암비에서 밀린다는 말은 앞에서 몇 번 정도 했다.
불을 끄고 보면 레터박스 영상의 아래 위를 마스킹한 검은 띠에서 바로 알 수 있겠지만, 불을 켜고 봐도 차이는 나타난다. LH95와 SL90을 나란히 놓고 위의 영상(바라카)을 동시에 보면 입체감이 다르다.
가까이서 눈을 들이대고 비교해 보면 분명히 실제 해상도나 디테일은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그러나 1미터 이상 떨어져서 두 제품을 동시에 보면 LH95가 좀 더 입체적이고 또렷해서 마치 해상도가 더 높다는 느낌까지 든다.
결국 밝은 곳에서 봐도 블랙의 차이는 어느 정도 있다는 말이다.
다만 파이오니어 쿠로 PDP, LG의 LH95/LH93, 그리고 소니 X4500 정도를 제외한 나머지 엣지형 LED나 CCFL 백라이트 LCD는 다 고만고만한 수준이며, 이번 SL90의 수준이 특별히 떨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으로 위안을 삼아야 할 것이다.

영화 타이틀 시청에 대해서 그 평가를 요약해 보자.
불을 끄고서 영화 소스를 감상한다면 SL90은 자사의 직하형 LED인 LH95/LH93 수준에 못 미친다.
그러나 같은 엣지형 LED 백라이트를 사용하는 삼성과 비교한다면 일장일단이 있다.
블랙은 삼성이 조금 더 깊다. 그러나 사용자가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이 강제 적용되는 글로벌 디밍이 문제이다.
SL90은 적어도 "전문가 영상"이나 "영화" 모드를 선택하면 삼성처럼 혼자 어두워졌다 밝아졌다 정신 사납게 만드는 현상은 없다. 시야각은 둘 다 비슷한 수준이며 CCFL 백라이트보다는 조금 못 미친다.
반면에...불을 켜고서 시청할 때는 LG나 삼성이나, 엣지형 LED나 CCFL 백라이트나 그 차이가 그리 크지 않다.

PC

PC 모니터로서 1920x1080의 해상도로 연결할 때 60Hz는 문제가 없다. 그러나 24Hz로의 연결은 잘 안 된다.
지원하는 해상도에는 분명히 24Hz도 된다고 나왔지만 그래픽 카드 설정을 이리저리 바꿔도 성공하지 못했다.
또한 PC에서 SL90으로 직접 연결하면 모니터 선택란에 "LG TV"가 인식되지만 DVI 또는 HDMI 셀렉터를 거쳐 5미터 이상의 케이블로 연결했을 때는 "LG TV"가 나타나지 않는다.

*필자 주 : 테스트 당시의 연결 상황을 참고로 설명하자면, 필자는 HDMI 셀렉터와 DVI 스위쳐를 소스 기기에 따라 따로 운영한다. DVI 스위쳐에는 HTPC, MyHD, 티빅스 M6510, LG LST-3430 셋탑처럼 DVI(디지털 RGB 신호) 소스가, HDMI 셀렉터에는(현재 상태로는) 소니 PS3, 도시바 A-35 HD-DVD, 티빅스 M-6620, 티빅스 R-3310처럼 HDMI YCbCr(디지털 컴포넌트) 신호의 소스들이 연결되어 있다. 이때 PC의 모니터 출력 1번이 Eizo S2411W에 바로 연결되고, 2번이 DVI 스위쳐를 통해 파이오니어 쿠로 KRP-500M으로 연결된다. 그리고 다시 분배기를 통해 쿠로 500M(요즘은 대부분의 경우)과 삼성 A800B 프로젝터(가끔)와 연결된다. 하여간 좀 복잡한 연결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대부분의 제품은 프로젝터와 PDP를 동시에 켜 놓고 모니터를 바꾸지 않는 한 정상적으로 인식이 되고 설정도 먹혔었다.(1920x1080의 24Hz, 60Hz는 물론 50Hz까지도 상관이 없었다) 그러나 이번 SL90은 모니터 선택칸에 "LG TV"가 뜨질 않고 그냥 "PIONEER-M"이나 "삼성 DLP 프로젝터"라고 유지된다. 이 상태에서 그냥 "PIONEER-M"을 선택해도 1920x1080 60Hz로는 SL90이 정상적으로 나오지만 24Hz 연결은 실패했다. TV를 PC 옆으로 옮겨서 3미터짜리 DVI-HDMI 케이블로 직결했더니 비로서 "PIONEER-M"이 사라지고 "LG TV"가 나타난다. 그러나 해상도 선택에는 24Hz와 30Hz, 60Hz의 재생빈도(Refresh Rate)가 지원되는 것으로 나옴에도 불구하고 24Hz는 성공하지 못했다. 한가지 덧붙일 것은, 필자는 그래픽 카드의 드라이버를 자주 업데이트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ForceWare는 새로운 버전이 나올 때마다 특정 게임의 호환성만 높이거나 지원되는 게임을 추가하는 경우가 많은데, 필자는 PC로 게임을 거의 하지 않기 때문에 연결의 안정성이 검증되지 않은 새로운 버전으로의 업데이트를 자제하는 편이다. 지금껏 잘 되고 있었는데 괜히 새 버전으로 업데이트했다가 긁어 부스럼이 된 적이 몇 번 있기 때문이다. 아마 현재의 깔려 있는 드라이버도 마지막으로 업데이트한지 6개월 이상 지났을 것이다. 결국 사용하는 그래픽 카드나 드라이버 버전, 그리고 세팅에 따라서는 24Hz가 제대로 나올 수도 있다는 말이다.(아마 더 짧은 케이블을 사용하는 것은 별 차이가 없을 것이다. 이미 1080/60p가 제대로 나오고 있는데, 그보다 대역폭이 좁은 1080/24p가 안 되는 것은 케이블의 재질이나 길이와는 상관이 없다고 봐도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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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0x1080 60Hz 연결은 전혀 이상이 없다. 그리고 PC를 통해 동영상 재생도 제대로 된다.
다만 다른 리뷰에서도 항상 언급하는 것처럼 "Power DVD" 등을 통해 동영상을 재생할 때(16-235)와 일반 PC 작업(0-255)은 다이나믹 레인지가 다르다는 점만 유의하면 된다.  즉 블랙 레벨을 다르게 적용시켜야 한다.
마지막으로 화질은 위에서 방송 화면이나 영화 시청을 평가한 것에 준한다.

USB

매뉴얼에 따르면 USB를 통해서 지원되는 파일은 아래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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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B 메모리 스틱은 32GB 이하, 하드 디스크는 1TB 이하의 용량 사용을 권장한다고 설명서에 적혀 있지만 1.5TB의 하드 디스크를 연결해도 정상적으로 나왔다. 동영상 파일의 오디오 코덱이 DTS로 되어 있다면 소리가 나지 않고, 30GB가 넘는 동영상 파일의 재생은 지원되지 않는다고도 나와있다. DTS 사운드는 역시 라이센스 문제로 소리가 나지 않았다. 파일 용량의 한계는 원래부터 m2ts 파일을 지원하지 않는데다가, 그밖에 30GB가 넘는 사이즈의 TP나 MKV 등의 파일은 가지고 않으므로 테스트하지 못했다. 
그밖에 TP, AVI, MKV 등의 포맷은(적어도 테스트한 파일 중에서는) 제대로 재생되었다.

USB 저장 장치를 연결하면 아래와 같은 화면이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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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목록을 클릭하면 아래와 같이 폴더 목록이 나타나고 그중에 원하는 폴더를 열면 재생할 파일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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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가진 파일 중에서 H.264로 인코딩된 "Lost in Space"를 자막을 포함해서 재생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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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페이스가 기존 제품보다 약간 더 깔끔하게 바뀌었는데, 화면 크기는 "전체 화면", 또는 "원본 화면"을 선택하면 되며, "장르 설정"을 통해 영상 모드를 택할 수 있다. 그러나 Live Scan의 적용 여부 등 "전문가 영상"처럼 세밀한 조정은 적용할 수 없다. 그리고 자막의 위치나 속도(싱크)는 조정이 가능해도 글자의 크기는 바꿀 수 없다.
전체적으로 볼 때 충분히 매끄럽고 안정적으로 재생되지만 위에 지적한 몇 가지 아쉬운 점은 남는다.

요약

엄밀히 말해서 "Borderless TV"의 포인트는 화질이 아니다.
만약 화질 중점의 제품이었다면 "Wireless"처럼 직하형 LED 백라이트를 고집했을 것이다.
그러나 화질에 올인하는 제품이 아니기에 LG가 그토록 비난하던 삼성처럼 엣지형 LED를 채택한 것이다.

경쟁사인 삼성이 세계 시장에서 TV 매출 1위로 올라 선 것은 애초에 화질 때문이 아니었다.
나중에 화질도 물론 좋아졌지만 TV 업계의 강자로 부상하게된 원동력은 역시 "보르도"의 디자인과 마케팅 능력 때문이었다고 볼 수 있다. 화질만 가지고는 매쓰 마켓인 TV 시장에서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이 사실로 드러난 것이다.  삼성은 일단 매출에서 강세를 유지하고 난 뒤에야 그 위상에 걸맞도록 화질 수준을 끌어 올렸다.
그리고 2009년부터는 화질보다 다시 디자인에 주력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LCD의 화질 개선 여지는 이미 갈 데까지 갔고, 더 이상의 차별화도 어려우므로 다시 디자인과 기능에 주력하자는 것이다.  또한 삼성 TV가 화질에 대해서 의심 받을 시기는 이제 지났다는 자신감도 있었들 것이다.
설사 그로 인해 화질이 좀 희생되더라도 매출에는 디자인이 더 중요하다는 쪽으로 확실하게 결론을 내린 것 같다.
반면에 LG는 삼성보다 다소 늦은 2008년부터 오리지널 스칼렛을 필두로 본격적으로 "화질 개선"에 뛰어 들었다.
그리고 LG도 이제는 화질에서 목표한 수준에 올랐다고 생각하는지, 아니면 계속 화질만 파고 있다가는 매출액에서 재미를 못 볼 것 같아서인지 디자인에도 노력을 집중하고 있다.
소니도 결국 디자인 위주로 개발 방향이 바뀌고 있고...하여간 이제 TV는 화질, 음질보다 디자인이 중요한 시대인 모양이다. 그래서 필자도 이제 "화질과 음질"이라는 전문 분야를 벗어난 리뷰까지 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어쨌든 LG의 이번 "Borderless TV"는 상당히 매력적인 제품이다.
게다가 공중 리모컨도 쓰면 쓸수록(즉 숙달될수록) 편하다는 느낌이 강해지고 채널 목록 기능도 유용하다.
그러나 자사의 타임머신이나 삼성의 인터넷 TV, 그리고 DLNA, 데이터 방송 같은 기능들이 전혀 지원되지 않아서 아쉽게 느끼는 사람도 많을 것 같다. 요즘 TV 회사들이 디자인 다음으로 신경쓰는 것도 화질이 아닌 기능이 아닌가 생각되는데, 국내에 출시되는 LG 제품은 타사 제품에 비해 오히려 기능이 적어지고 있는 추세이다.

그리고 "다이아몬드 글라스"는 SL90의 모순(矛盾)이다.
이것이 제품의 특징이고 이로 인해 정말 예쁜 뽀대를 가졌지만 LG TV의 "정체성"은 위협받고 있다.
LG TV는 삼성에 비해 색감이 좋지만 블랙은 밀린다. 삼성의 번쩍거리는 스크린에 비해 LG는 반사가 적다.
이것이 지금까지 생각했던 "LG TV의 아이덴티티"였다.
블랙의 차이가 별로 나타나지 않는 밝은 환경에서는 색감도 좋고 반사도 없는 LG가 좋다. 
반면에 불을 끄고 볼 때는 삼성이 블랙도 깊은데다 반사도 문제가 안 되므로 LG보다 낫다.
그런데 보덜리스의 다이아몬드 글라스 때문에 이런 정체성이 뒤죽박죽이 되었다.
불을 켜고 보니까 반사가 거슬린다. 그렇다고 불을 끄고 보자니 블랙이 거슬린다.
결국 초슬림형 디자인과 공중 리모컨, 채널 목록 열람, 콘텐츠 링크 등을 포기한다면 SL85, SL80 같은 CCFL 백라이트의 Boderless TV를 구입하고서 5-60만원을 절약해도 화질로는 큰 차이가 없을 것 같기도 하다.
"Borderless LED"는 적어도 화질면에서는 LED라는 장점이 그리 크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같은 LG의 제품이라도 Borderless LED와 Wireless LED는 제품 컨셉이 확실히 다르다.
솔직히 말해서 필자는 아직까지 LH95의 "무선 전송" 기능은 큰 이점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따라서 거실에서 가족과 함께 보는 "일반적인 TV"라는 개념에서는 "Borderless"가 낫다는 생각이다.
화질, 색감이 좋고 블랙도 깊다. 디자인이 예쁘고 기능도 더 많은데다 공중 리모컨도 편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격이 싸다.
반면에 불을 끄고 캄캄한 상태에서 영화 소스를 심각하게 감상하는 사용자라면 "Wireless"가 낫다.
밤에 불을 완전히 끄고 블루레이나 DVD 타이틀을 보기에는 국내 브랜드에서 LG의 "Wireless LED"를 능가할 만한 제품이 아직 나오지 않았다고 생각된다.(삼성의 직하형 LED인 B8500은 국내 출시 계획이 없다)  
어쨌든 "일반적인 조명"에서 가족과 함께 "방송 채널"을 주로 시청하는 가정에서는 "Borderless LED"를 구입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으로 보인다. (그런데 그런 가정에서 이 글을 읽을까?)

삼성의 엣지형 LED B7000과 맞대결을 시키면 필자로선 솔직히 확실한 승자를 꼽기가 어렵다.
모양이야 각자 판단할 문제이고(필자는 보덜리스가 좋다), 번쩍거리는 것은 마찬가지다.
기능은 삼성의 인터넷 TV와 LG의 공중 리모컨과 채널 목록 기능을 비교해서 각자 고르면 된다(이것도 필자에겐 공중 리모컨이 낫게 보인다) 불을 끄고 볼 때의 블랙은 LG보다 삼성이 깊지만 그 대신에 정신 사납게 오락 가락하는 삼성의 글로벌 디밍이 거슬린다.(블랙은 양쪽 모두 마음에 안 든다) 
한마디로 삼성 B7000이나, LG SL90이나 둘 다 매니아를 겨냥한 제품은 아니다.
그러나 일반 가정에서 보통 사람들(이라고 쓰고 "정상적인 사람들"이라고 읽는다)이 보는 TV로는 둘 다 "상당히 좋은" 제품이다. 반면에 국내에 나온 2009년 LCD 모델로서 매니아들(이라고 쓰고 "살짝 편집증적 성향이 있는 사람들"이라고 읽는다)에게 알맞은 TV는 현재로선 (필자가 보기에) LG LH95/LH93 "Wireless LED"뿐이다.


리뷰 1부 제품 소개로 복귀
리뷰 2부 측정 및 캘리브레이션으로 복귀

*테스트에 사용된 소스 기기

◆블루레이 플레이어 : 소니 PS3, 삼성 BD-P1200, 삼성 BD-P1400, 도시바 A-35(HD-DVD)
◆DVD 플레이어 : 삼성 HD2000(HDMI), 소니 DV-P7000(컴포넌트 480i)
◆D-VHS VCR : 빅터 DH35000(컴포넌트)
◆셋탑 박스/PVR : LG LST-3430(DVI), 티빅스 M-6510(HDMI), 티빅스 M-6620(HDMI)
◆LD : Pioneer Elite CLD-97(컴포짓)
◆HTPC : CPU-E6600 2.4GHz, 메모리-2GB, 그래픽-8600GTS, ODD-LG GGW-H10N HD-DVD/Bluray 겸용 드라이브, OS-Windows XP SP2(Power DVD/bmw8827 설치 조합 통합 코덱 패키지)

*만약 이 글의 전체, 또는 부분을 인용하고자 한다면 필자의 허락을 먼저 구해야 합니다.
특히 기업체에서 자신들의 제품에 유리한 부분만을 앞뒤 자르고 인용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리뷰에 실린 글은 당연히 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이므로 틀릴 수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이런 문구를 덧붙여야 하는 필자도 짜증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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