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식(podol01@hananet.net) 2003-10-15 23:30:32
저가형 LCD 프로젝터의 시장은 대체적으로 소형 포터블 프리젠테이션 용이 주류를 이룬다.
이러한 제품들은 주로 편리한 이동성과 프리젠테이션에 적합한 밝기에 초점을 맞춰 개발되므로 홈시어터용으로는 적합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
밝기를 올리기 위해 가뜩이나 허접한 흑색이 잔뜩 들뜨고 동영상에 적합한 비디오 처리 능력의 부재로 모션 아티펙트, 스케일링 능력 부족 등이 가장 큰 문제라고도 할 수 있다.
물론 색감도 홈시어터에 적합하기 보다는 높은 색온도와 밝은 화면으로 깊지 못한 새츄레이션을 보이며 특히 계조 능력은 완전히 한심한 수준을 보여준다.
이런 이야기를 먼저 늘어 놓는 이유는 필자를 비롯한 이곳 하이파이넷 동료 필자들이 기고중인 오프라인 잡지들의 리뷰 제품으로 이러한 제품들이 계속 밀려 들고 그 리뷰를 쓰느라 정말 허접한 화질에 눈을 버려가며 근래에 수많은 저가형 프로젝터를 테스트하게 된 불만도 쌓여서이다.
분명히 홈시어터용 제품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홈시어터용이라고 주장하거나, 왜 그 제품을 홈시어터 잡지에 실어야 하는지 전혀 이해가 가질 않는 제품도 너무나 많았다.
이 히타치 CP-S210도 역시 홈시어터용이 아니다.
그러나 수입 업체에서는 홈시어터용이라고 주장하는 모양이다.
어쨌든 리뷰를 싣게 된 것은 홈시어터용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다른 비즈니스용 제품에 비한다면 홈시어터에 사용할 만한 능력이 분명히 되고 이 가격에서 특기할 만한 점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 제품의 가격은 미국에서 신품을 999달러에 구입할 수 있다.
국내 수입가가 200만원 정도에 책정되었다 해도 만약 발 품을 팔아 100만원 대 중반에서 실제로 구입이 가능하다면 절대 손해 볼 제품이 아니라고 본다.
국산 32인치 와이드 TV 가격에 프로젝터를 구입하니 말이다. 그리고 국산 32인치 직시형 브라운관 TV보다 화면 크기뿐 아니라 분명히 정확하고 좋은 영상을 보여준다(최근 국산 TV들을 테스트하고 실망 정도가 아니라 거의 분노중임).
물론 이 제품은 사양에서 보듯이 SVGA 해상도로 DVD를 감상하기엔 몰라도 HD 영상을 보기엔 해상도가 부족하다. 특히 16:9 화면에서는 수직 해상도를 DVD와 동일한 480 픽셀만 사용할 것이 거의 확실하기 때문에 제대로된 프로젝터에서처럼 HD 영상과의 차이가 크지는 않다.
100인치 정도의 스크린에서는 꽤 먼 거리에서도 픽셀 구조가 격자로 보이므로 80 인치 이하가 적당하며 거리도 너무 가깝지 않은 것이 유리하다. 물론 스크린 도어 현상에 개의치 않고 가까이 보는 것이 개인 취향이라면 말릴 생각은 없지만 말이다.
또한 EPSON의 EMP-TW100 같이 16:9 패널을 사용한 홈시어터용이 아니고 4:3 패널이기에 16:9 스크린 아래 위로 빛이 샌다. 다른 제품에 비하면 심하다고 할 수준은 아니지만 분명히 16:9로 마스킹 처리된 제품보다는 거슬리는 것이 사실이다.
LCD 패널은 폴리 실리콘 TFT를 사용했고 이것이 당연하지만 최근 본 저가형 제품에선 싸구려 a-Si TFT를 사용한 것도 있었다.
그리고 Whisper모드로 블리는 저소음 모드의 경우 상당히 조용한 편이다.
이 제품의 가장 큰 강점을 말하자면 내장 스케일러의 능력이다.
필자는 샤프 Z10000이나 Sim2 등 하이엔드 급 프로젝터는 물론 심지어는 3관식에서도 스케일링 과정에서 에일리어싱 현상을 제대로 억제하는 제품을 별로 보지 못했다.
소위 앤티 에일리어싱(Anti-Aliasing) 기능은 비디오 스케일러의 중요한 능력이지만 Video Essential이나 AVIA의 원과 사선의 테스트 패턴을 히타치 CP-S210처럼 끊어짐이나 계단 현상없이 깨끗하고 매끄러운 동그라미로 보여 준 제품은 기억나지 않는다.
게다가 화면이 비록 소프트하지만 스케일링에 따른 링잉 현상도 거의 없다.
물론 너무 소프트하다고 생각되어 샤프니스를 2정도로 올린다면 약간의 링잉은 보이지만 거슬리진 않을 정도이다.
초 고가의 파로져나 테라넥스에서도 약간의 링잉과 알리아싱이 생기는 것을 감안하면 놀라운 처리 능력이다.
게다가 VedioEssential의 Montage of Image 중 성조기 펄럭이는 장면은 비디오 소스를 프로그레시브로 처리하는 능력을 체크하는 척도라고 볼 때 이 장면을 제대로 처리하는 제품은 소비자용 기기중에서는 오직 파로져 프로세서뿐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 히타치 CP-S210을 더해도 좋을 것 같다. 파로져만큼 매끄럽지는 못해도 실리콘이미지나 소니 등 다른 어떤 처리 방식이나 칩보다 훨씬 우수하다.
빠른 동작이나 카메라의 움직임이 심한 장면에서 모션 아티펙트도 거의 없다. 이것은 스케일링 문제뿐 아니라 LCD 패널의 응답 속도와도 관련이 있는데도 말이다.
물론 빠른 동작에선 해상도가 떨어지므로(1080i HD 신호의 경우 움직이는 장면에선 620-660 라인 정도로 떨어진다) 히타치같이 480 픽셀의 수직 해상도 제품은 해상도가 반이나 2/3로 떨어지는 경우 수평으로 주사선 확연히 보이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러나 엑스트론 DVS204 같은 외부 스케일러를 사용해서 800x600, 852x480 등으로 입력시키는 것보다 히타치 내장 스케일러가 훨씬 우수한 능력을 보여주었다.
이 정도 비디오 처리 능력이 미화 1000달러 짜리 제품에 들어가다니....
일단 밝기 0, 명암 0, 화면비 16:9, 저소음모드(Whisper), 감마-영화, 선명도 1, 3D YC 분리-동화상, 프로그레시브-필름으로 놓고 시청하였다.
<스타워즈 에피소드 2>나 <몬스터 주식회사-코드1>에 들어 있는 THX 옵티마이저 중에서 첫 번째인 컨트라스트 조정 패턴을 보면 White Peaking이 일어나지 않고 밝기가 서로 다른 여덟 개의 원을 제대로 표현한다.
그게 뭐가 대단하냐고?
필자가 최근에 테스트한 저가형 LCD나 DLP 프로젝터 중에서 초기 세팅으로 이 패턴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제품이 꽤 된다. 그중 심한 경우는 -40정도(완전 바닥이 -50일때)까지 내려야 비로서 하나의 큰 백색 직사각형이 아니라 8개의 서로 다른 밝기의 사각형이 모인 것을 구분해 낼 정도였다. 즉 이런 제품은 그냥 보면 밝은 쪽의 계조가 뭉개져 그냥 밝게만 보인다는 이야기다.
색조정은 블루 필터를 사용해서 농도(Saturation)와 색상(Tint)를 맞추었는데 3관식처럼 블루를 제외한 나머지 렌즈를 완전히 막아 버리지 못하고 필터를 사용할 경우 일반적으로 LCD의 경우는 정확하지 못하기에 테스트 패턴을 띄우고 필터로 맞추기 보다는 그냥 사용자가 눈으로 조절해서 자신에 맞는 정도로 맞추는 것이 나을 때가 많다.
히타치 역시 필터로 맞추면 농도를 -12까지 내리고 색상을 +1으로 올려야 필터를 통해선 정확히 맞지만 실제 영상에서는 너무 색감이 빠지므로 초기 설정인 0으로 모두 놓는 것이 좋다.
즉 히타치는 이 제품에 가장 이상적인 세팅치를 제대로 찾아서 초기 설정으로 입력해 놓았다고 보겠다.
그 예로 아래의 그레이스케일에 따른 색온도를 보면 마치 칼리브레이션을 마친 제품처럼 평탄하다.
물론 밑의 그래프를 보면 R,G,B의 균형이 이상적인 발란스를 이루진 못해서 녹색에 비해 청색과 빨강이 전체적으로 빠진다.
<제5원소>에서 릴루가 뛰어내리는 장면은 밝은 쪽에서 녹색톤을 띄고 <버티컬 리미트>초기의 절벽 씬에서 아버지가 줄을 끊으라고 외칠 때도 아들쪽은 괜찮은데 아버지쪽으로 화면이 바뀔 때 마다 녹색톤이 두드러진다.
즉 어두운 쪽이나 여러 색이 혼합된 쪽에서는 별로 티가 나질 않지만 밝은 장면에서는 약간 녹색조를 띈다. 그러나 그동안 너무 색온도 높은 푸른색조나 반대로 붉은 톤에 눈이 익었다면 그런대로 신선한 맛도 있을 것이다.
물론 서비스 모드로 들어가서 R,G,B 밸런스를 조절하면 더 좋게도 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귀찮기도 하고 히타치에서 의도적으로 이렇게 잡아서 튜닝했다면 감마나 다른 설정이 틀어질 수도 있으므로 포기했다.
감마에서 보듯이 그레이스케일에 따른 계조 표현은 거의 이상적이다.
이 제품은 LCD로는 그래도 양호한 블랙 표현이라도 깊은 블랙은 못된다.
그러나 그럼에도 어두운 부분에서의 정보량 표현이나 계조는 훌륭한 편이다.
색 대역은 적색이 깊지 못하고 녹색은 특히 연두색에 가깝도록 표현되는데 아마도 이 때문에 화면이 녹황색쪽의 톤을 띄는 것 같다.
AVIA 해상도 패턴에선 수평으로 500라인 정도를 풀어내며 6.75MHz의 원안의 직선은 뭉개져서 선 구조가 보이질 않는다.
샤프니스를 2로 올리면 수직선 구조가 약간 보이면서 링잉도 흐릿하게 따라서 나타나지만 오히려 이 편이 LCD다운 첨예한 해상도에 가깝다.
YC 딜레이 패턴을 띄워 보면 R,G,B 모두 0에서 맞고 크로마 신호의 지연은 일어나지 않는다.
<블레이드2>같이 어두운 작품에선 깊지 못한 블랙이 거슬리지만 어두운 부분은 뭉개지지 않고 양호하게 표현하는 편이다.
<글레디에이터>와 <제5원소>를 각각 HD와 DVD로 바로 비교하면 역시 HD가 선명하고 노이즈도 낮으며 색감도 깊고 풍부하지만 해상도 면에서는 확연하게 우수성을 보이지 못한다.
HD 신호의 Sweap 패턴에서는 우측의 가는 수직선은 녹색과 보라색을 구분하지 못하고 뭉개진다.
그러나 이 패턴을 제일 오른쪽까지 뭉개지지 않고 확실히 보여 주려면 최소한 수평 해상도 1280라인은 기본이므로 LCD에선 1366 픽셀의 소니 시네자 이상, HD2칩을 사용하는 DLP 급 이상이 아니면 직시형 브라운관에서도 제대로 나오질 않는다.
HD로 녹화된 <몬데이 나이트 풋볼>에서 감독과 기자의 인터뷰에서 피부 표면의 질감이 제대로 표현되질 않아 땀구멍이나 면도 자국 등은 고가 제품처럼 선명하지 못하고 뭉개진다.
블랙 표현 능력이 딸려서인지 DVD 타이틀 <트레이닝 데이> 챕터 3의 덴젤 워싱턴의 검은 자동차 표면의 물방울과 번들 거리는 질감도 죽는다. HD로 본 <아마게돈>도 색감은 좋았지만 해상도가 부족해 소프트해 보인다.
<엘도라도> 같은 애니메이션은 HD 영상의 장점은 못 살려도 LCD의 약점이 많이 가려지며 가장 볼 만한 화질이다.
결론
필자는 이 제품을 추천하지는 않는다.
가정에서 프로젝터로 영상을 즐기려면 최하 300만원을 스크린을 제외한 프로젝터에만 투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실 구매가론 그보다 낮을 수도 있고 중고를 구매하면 더 낮은 가격도 가능하겠지만 홈시어터용으로 인기있는 파나소닉, 소니, 산요 등의 제품이 하한선이다.
그것도 만족할 만한 영상이란 소리가 아니라 그야말로 하한선일 따름일 것이다.
필자라면 차라리 화질이 그렇게 나쁘다고 욕먹는 3관식 리어 프로젝션을 구입해 약간 개조하고 캘리브레이션한다면 훨씬 좋은 화질이라고 주장한다. 어쨌든 3관식이니까..
히타치의 영상은 위의 세세한 장점을 제외한 일반적인 화질은 EPSON EMP-TW10 정도일 것이다. 단지 엡손의 경우 16:9로 마스킹된 패널을 사용하기 때문에 아래 위로 빛이 새 나오지 않는 장점은 언급하지 않고도 말이다.
크기도 컴팩트하지만 A4용지 2/3 정도 크기에 두께마저 얇은 옵토마나 HP, PLUS, 샤프 등의 최근 비즈니스용 초소형 프로젝터에 비하면 꽤 큰편이다. 이 점은 포터블엔 좋지만 홈시어터용이라면 너무 작을 필요도 없기에 불만 요소가 될 수 없다.
한마디로 미화 1000달러라는 가격이 인상적이었고 스케일링 능력, 그리고 히타치의 화질 튜닝노력이 이 가격의 제품으론 믿기지 않을 정도였기에 나름대로 경의를 표하기 위해 리뷰를 올렸다.
사양
- 액정판넬 0.55” P-Si TFT with MLA x 3장
- 픽셀수 1,440,000픽셀 (480,000 픽셀 × 3)
- 해상도 SVGA (800 × 600)
- 밝 기 1200 ANSI Lumens
- 렌 즈 F1.6~1.8 (f=16.8~20.2mm), Manual Zoom x 1.2
- 주파수 수평 15~91KHz
- 주파수 수직 50~120KHz
- 램 프 130W USB [2000 hours]
- 입력단자 15Pin(D-SUB), component x 1, RCA Jack x 1 for Video Input, S-video, Stereo Mini Jack x 1 for Data Input(RS232C)
- 호환성 VGA ~ XGA (XVGA, SXGA, UXGA 압축지원), Mac, NTSC, PAL, SECAM, PAL-M, PAL-N
- 스피커 1W x 1
- 조작온도 0 ~ 35℃ (저장온도 -20℃ ~ 60℃)
- 소 음 일반 31dB 이하, 절전모드 27dB 이하 [초저소음]
- 전 원 Free Voltage
- 소비전력 430W
- 크 기 332 x 92 x 254mm (WxHxD)
- 무 게 2.9kg
- 공급사양 리모콘, 건전지, AV 케이블, 전원 케이블, 다국어 매뉴얼
사용기기
스크린 : 스튜어트 화이어호크 16:9 106인치
DVD 플레이어 : 소니 DVP-N999ES
HD 소스 : 빅터 DH35000
비디오 프로세서 : 엑스트론 DVS204
컬러 애널라이저 : ColorFacts CF6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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