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이종식
LG는 2011년 하반기부터 편광방식 3DTV만을 생산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자사의 모든 LCD 3DTV 모델을 FPR(Film type Patterned Retarder), 즉 필름 패턴 편광 방식으로 전환하고 액티브 셔터글라스 방식은 접는다는 공식 발표를 한 것이다.
이러한 LG의 노선 변경은 제조사간에 첨예한 신경전을 예고하고 있다. 이미 국내 TV 업계의 양대 산맥인 LG와 삼성이 본격적인 포격전을 시작했으며, 곧 이어 중국 시장에서도 삼성, 소니, 파나소닉, 샤프, 창홍, 하이얼이 편광 방식에 맞서는 연합전선을 결성하였다.
LG LH503D의 리뷰를 올린 1년 전만 해도 LG가 이쪽으로 방향을 선회할 것이라는 예측은 전혀 못했다. 기껏해야 양쪽 방식의 병행 정도? 이렇게 "편광 Only"로 갈 가능성은 전무해 보였다. 편광 방식은 생산 단가가 높아서 성능과는 별개로 수익성, 시장성, 그리고 경쟁력에서 모두 불리하다는 판단이었기 때문이다. 추후 "편광 Full HD"를 표방하는 3DTV의 시제품을 다시 받아서 테스트하면서도 이 생각은 마찬가지였다. "LG가 편광 방식에 미련이 많구나"하는 정도의 생각뿐, 3DTV의 "대세"는 이미 셔터글라스로 완전히 굳어진 듯 보이는 상황이었기에 느닷없는 이번 LG의 "편광 Only" 정책은 "의외의 결정"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이다.
LG의 결정이 과연 무모한 모험인가 아니면 현명한 결단이었는가는 앞으로의 추이를 봐야 할 문제지만 이러한 결정이 내려지게 된 배경을 나름대로 한번 짚어보았다. 이 글은 전적으로 추측에 의거한 분석이다. 따라서 LG의 진짜 속 마음이나 미래의 결과는 이 글의 내용과 전혀 다를 수 있고, 나중에 "헛다리"로 판명이 날 공산도 있다.
편광방식 채택은 과연 무모한 만용일까?
LG의 발표를 보고 처음엔 이러한 생각이 언뜻 든다면 그것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일 것이다.
1. "LG vs Everybody"의 대결구도.
직시형 TV를 만드는 "메이져 브랜드" 중에 편광 방식을 채택한 것은 현재 LG가 유일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한 LG마저도 2010년까지 편광은 내부적으로 테스트만 진행할 뿐 시장에서 판매되는 제품은 셔터글라스 방식이 주력이었다.
LG 외에도 편광을 지지하는 제조사가 없지는 않겠지만 미주나 유렵 등 주력 시장에서 소비자용 편광 3DTV를 출시하는 것은 현재로선 LG뿐이라고 봐도 무방하다.(물론 LG의 뒤를 이어 편광 지지를 천명하는 브랜드가 늘어날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 어쩌면 도시바? JVC?)
결국 "현실"은 LG 혼자서 삼성, 소니, 파나소닉, 샤프, 도시바 등등의 연합군과 홀로 싸우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좀 속된 표현이지만 LG는 아무리 먼치킨이라도 다구리엔 장사가 없다는 말도 모르나?
전자 업계에서는 소수 진영이 다수 진영을 물리치고 시장을 장악한 예가 별로 없다.
멀리는 "베타 vs VHS"가 그랬고 가까이는 몇 년 전의 "HD-DVD vs 블루레이'도 마찬가지이다.
물론 이들은 지면 그 즉시 개발비도 못 건지고 시장에서 퇴출 당할 확률이 높은 "포맷"의 전쟁이었고, 이번은 패배해도 시장 일각에서 살아 남을 가능성이 그보다는 높은 "방식"의 경쟁이니까 그렇게 피튀기는 양상이 아닐 수 있다.
그러나...패배를 당해도 회사가 휘청일 정도의 치명적인 피해는 보지 않는다는 계산이 선다고 이기기 어려운 싸움을 시작해도 좋은가?
2. 편광방식은 낡은 기술, 셔터글라스가 신기술?
구기술, 신기술 여부를 따지면 분명히 편광은 셔터글라스에 비해 낡은 기술이다.
대세가 셔터글라스로 가고 있는 마당에, 아니 거의 확고하게 굳어진 듯 보이는 작금의 상황에 갑자기 LG 혼자서, 그것도 셔터글라스에 발을 담갔다가 1년만에 때려 치우고 낡은 기술로 돌아가는 것은 일종의 반동적, 시대 역행적 행동이라고도 볼 수도 있다.
만약 여기가 북한이라면 경쟁자들이 이구동성으로 "LG 동무들은 반동이야요"라며 자아비판을 하라고 할지도 모른다.
혼자 거꾸로 가서 뭘 어쩌자는 것인가? 경쟁사에 대한 반항심인가? 오기인가?
같은 방식으론 도저히 싸울 엄두가 안 나서 이판사판으로 삐딱선을 타자는 것도 아니고...그냥 성질 부리다가 망하겠다는 것인가?
언뜻 이런 생각까지도 들 수도 있는, 상당히 "예상밖의 결단"이다.
먼저 위의 두 가지 사실을 가지고 한번 따져 봤다.
그 결과 "무모한 만용"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오히려 LG의 이번 결정은 탁월한(...그리고 영악한) 선택일 수도 있다. 위의 두 가지 사실을 반대쪽에서 하나씩 짚어보자.
1-1. LG 혼자서 다른 모든 셔터글라스 연합군과 싸우는 것이 꼭 불리한 것만은 아니다.
앞에서 LG가 다른 브랜드의 연합군을 상대로 이기기는 어려울 것이라 이야기를 했다.
그런데 만약 이기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면? 아니, "이긴다"는 개념 자체에 LG가 "다른 계산"을 가지고 있다면?
야마모토 이소로쿠가 일본이 미국과의 전쟁에서 이길 것이라는 생각으로 진주만을 공격한 것은 아니다.
물론 소장파 장교들이나 철없는 국수주의자들은 일본이 이길 수 있다고 믿는 이들도 많았지만, 야마모토 이소로쿠의 계산은 일단 선방을 확실히 날려서 힘을 꺽어 놓고 향후 몇 년간 태평양의 주도권을 유지한 상황에서 미국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 내는 것이었다.
미국은 유럽에서 독일과도 전쟁을 수행해야하기 때문에 태평양에만 힘을 집중할 수 없는 상태이고, 협상만 제대로 된다면 일본은 동남 아시아의 석유와 고무를 확보한 상태에서 중국과의 전쟁을 마무리짓겠다는 전략이었다. 아먀모토 이소로쿠의 계산이 빗나간 것은 아시다시피 "미드웨이"에서였다. 일본이 2-3년은 태평양을 활개치면서 주도권을 쥐고 미국을 협상 테이블에 앉히려던 전략은 불과 반 년만에 박살이 났고 일본 해군 전력의 핵심 대부분을 미드웨이 앞 바다에 수장시키며 쪽박을 찬다.
이런 역사처럼 LG의 전략이 착착 맞아 떨어진다 해도 어떤 변수가 튀어 나올지 모른다.
삼성, 소니, 파나소닉, 샤프, 도시바....모두 LG와 1:1로 붙어도 승부가 쉽지 않은 쟁쟁한 적들인데 이들이 한데 뭉친다면 말이다.
"이긴다"는 것에 대한 LG의 "다른 계산"은 어떤 것일까?
만약 3DTV 시장에서 편광 vs 셔터글라스가 3:7 정도의 마켓 셰어를 유지할 수 있다고 치자.(1:9가 될지, 5:5가 될지, 9:1이 될지 아직은 모른다. LG는 70%가 목표라는 소리도 한 것 같은데, 한 2:8 정도의 마켓 셰어만 유지해도 LG 입장에서는 "성공"을 자축할 수 있지 않을까?) 여기서 LG는 3을 혼자 다 먹는 반면에, 삼성, 소니, 파나소닉, 샤프, 도시바...기타 등등은 7을 가지고 나눠 먹어야 한다.
이러기 위해서 LG는 삼성, 소니 등등과 브랜드로서의 경쟁보다는 "편광 vs 셔터글라스"라는 구도로 싸움판을 끌어가야 한다.
그러자면 LG가 셔터글라스 방식도 병행하는 것은 절대로 안 된다. 셔터글라스 방식은 적어도 대외적으로는 완전히 접은 채 편광방식만을 고집하면서 셔터글라스의 단점을 크게 부각시켜야 한다. "셔터글라스...그거 우리도 해 봤는데 너무 후져서 접었어요"라면서 말이다. 삼성이 직하형 LED도 만들다가 장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뒤도 옆도 안 돌아보고 엣지형 LED만을 고집해 일사불란하게 밀어붙이는 전략을 봐도 알 수 있다. 결국 이것저것 눈 돌리지 않고 편광 방식만을 밀어붙여 전체 3DTV 시장에서 고정적인 영역을 확보할 수만 있다면 그것은 "거의 온전히 LG만의 차지"가 될 수도 있다.
문제는 그러한 교두보가 LG의 계산대로 확보될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2-1. 편광 방식은 낡은 기술이지만 완성도가 높고, 셔터글라스는 신기술이지만 아직 덜 영글었다.
이말은 지금 현재 시점으로 볼 때 어느 정도 사실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셔터글라스 방식이 가진 대표적인 문제점은 크로스토크, 휘도 부족, 플리커링, 불편하면서도 높은 가격의 안경 등이다.
사실 어떻게 보면 상당히 치명적인 단점들이다.
반면에 편광 방식은 위에 열거한 부문에서 압도적인 우위에 있다.
크로스토크? 편광에서는 거의 없다.
휘도? 셔터글라스에서 밝기가 1/6 정도로 줄어든다면 편광 방식은 1/3 이상을 유지한다. 두 배 이상 밝다는 말이다.
플리커링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셔터글라스 방식 TV는 240Hz 이상으로 구동되면서 그중의 반은 화면을 끄는데 사용한다. 그리고 화면이 나오는 120 프레임도 양쪽 눈으로 동시에 보는 것이 아니라 한 눈으로만 보고 다른 쪽 눈은 꺼야 한다. 이로 인해 휘도만 감소되는 것이 아니라 깜빡임도 감지된다. 반면에 편광 방식은 같은 초당 120 프레임이지만 사이에 블랙으로 꺼주는 프레임이 없고, Hold 방식인 LCD의 특성상 플리커링이 거의 없다. 또 120 프레임 모두 양쪽 눈을 동시에 사용해서 본다.
그리고 안경 문제는 정말 막강한 장점이다. 셔터글라스 안경은 현재 싼 것도 10만원은 넘는다. 5인 가족이 같이 보려면 최소한 5-60만원, 비싸면 거의 100만원 가까운 추가 비용을 지불해야 할지도 모른다. 전원이 다 소모되면 배터리를 갈거나 충전을 해야 한다. 물론 배터리도 충전 싸이클이 제한된다. 수명이 있다는 말이다. 게다가 착용감도 상대적으로 편광 안경에 비해 무겁고 불편한데다가 액티브 방식의 특성상 셔터글라스와 화면의 싱크가 항상 안정적이라는 보장도 없다.
반면에 편광 안경은 몇 천원이면 된다. 가끔 극장에서 3D 영화를 보고 안경을 반납하지 않고 그냥 가져와서 사용해도 된다^^(Real D 방식의 편광 안경만 LG TV에 사용할 수 있다. 아이맥스 3D에 사용되는 안경은 눈치 살피면서 기껏 가져와 봐야 호환이 안 된다)
즉 셔터글라스 한 개 값보다 적은 돈으로도 편광 안경을 왕창 구입해서 손님용까지 넉넉하게 마련할 수 있다. 구정 같은 명절에 손님이 떼로 몰려와도 걱정없이 하나씩 나눠주면서 쭈욱 둘러 앉아 같이 볼 수 있다. 한가지 더...삼성이 최근에 셔터글라스도 개인 맞춤형 안경을 주문할 수 있다고 했지만 편광 방식은 그보다 훨씬 간단하게 자기 눈에 맞는 도수의 안경을 제작할 수 있다.
여기까지 읽으면 "그럼 게임 끝난거네? 편광 방식이 훨씬 좋잖아!"하는 결론이 날 수도 있다.
그렇게 간단하게 결론이 날 문제가 아니다. 셔터글라스를 하는 회사들은 전부 바보라서, 아니면 단순히 신기술이 돈이 더 되니까 그쪽으로 밀어 붙이는 것은 아니다. 물론 그런 이유도 없지는 않을 것이다. 지금까지는 편광 방식의 수익성이 높다고 볼 수 없었다. 대형 LCD 패널에 수직 해상도 하나하나의 정확한 라인이 맞도록 편광 필터를 부착하는 것은 매우 정밀한 공정이 필요하고 비용도 꽤 많이 든다.
TV 자체를 제조하는 단가에서 편광이 더 비싸기 때문에 셔터글라스에 비해 경쟁력이 부족한 것이었다.
게다가 편광 방식은 거의 그 발전의 한계점에 근접해 있다. LCD 패널 자체의 블랙이나 명암비 증가, 응답 속도의 발전 등으로 2D, 3D의 전반적인 화질은 더 좋아질 수 있어도 "편광 방식이기 때문에" 3D 표현에 있어서 더욱 개선될 요소는 별로 없다는 말이다.
반면에 셔터글라스의 진화는 현재진행형이다. 테크놀러지의 발전 속도로 볼 때 지금 단점으로 거론한 것들이 더 이상 단점이 아닌 날이 LG의 계산보다 의외로 빨리 올 수 있다.(미드웨이 해전처럼...) 특히 "해상도 반토막"이라는 불명예스러운 원죄를 극복할 길이 별로 없어 보이는 편광방식에 비해 패널의 해상도를 Full로 구현할 수 있다는 점은 "스펙 싸움"에서 막강한 이점이라고 할 수 있다.
위에 거론한 1이나 1-1같은 항목은 마케팅, 시장 예측, 산업 분석 분야의 프로들이 본격적으로 따질 문제다.
이 글은 2번 문항에 관련한 내용, 좀 더 나아가 2-1에서 거론한 것들을 세밀하게 분석해 보기로 한다.
2-2. 진검 승부 : 편광방식 vs 셔터글라스
2-2.1 일반인의 눈높이? 전문가의 눈높이?
LG에서는 아마 편광 방식과 셔터글라스 방식의 3DTV를 나란히 놓고 많은 화질 테스트를 했을 것이다.
그리고선 "절대 다수"의 사람들이 편광 방식을 선호한다고 생각할 것이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절대 다수의 일반인"이 맞을 것이다.
2006년 독일 월드컵 당시에 국내 방송사들이 MMS를 시도한 적이 있다. 이때 순수한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19mbps 전송량의 기존 HD 영상과 MMS에 필요한 밴드위쓰를 확보하기 위해 13mbps로 전송률을 낮춘 HD 영상을 비교 테스트했다.
주부를 비롯한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40인치대의 TV에서 재생하고 5미터도 더 떨어진 곳에서 시청하게 한 뒤에 "차이를 못 느낀다"는 인터뷰들을 각 방송사가 앞 다투어 9시 메인 뉴스에 내보냈었다.
이런 식이라면 통칭 아줌마, 중딩, 고딩이 아니라 방송 전문가, 영상 전문가들이라도 차이를 발견하기 쉽지 않다. 색감이나 계조에서 차이가 날 수 있지만 그것도 5미터 이상 멀어지면 구분이 쉽지 않고, 해상도나 화면 노이즈의 차이는 더욱 알아차리기 어렵다.
따라서 "그냥 일반인"들에게 그런 식의 테스트를 통해 4-5미터 이상 떨어져서 보라고 한다면 편광방식의 "압승"까지도 예상할 수 있다.
일단 "안경"에서 먹고 들어간다. 편광 안경보다 더 편한 셔터글라스가 있을까? 거기에다 안경 가격까지 밝히면 여기서 게임은 끝난다.
그리고 2-1에서 밝혔듯이 편광 방식이 더 밝다. "안경"이라는 카운터 펀치에 맞고 다운된 넘을 아예 잔인할 정도로 밟아버리는 요소다.
다음은 플리커링 문제. 이건 사실 LG에서 기대한 만큼 커다란 장점이 아닐 수도 있다. 사람마다 개인차가 있기 때문이다.
필자는 플리커링에 상당히 민감한 편이지만 48Hz(양눈 합쳐 96Hz)로 구동 옵션을 변경했을 때의 파나소닉 PDP VT-25를 제외하고는 3DTV에서 깜빡임이 거슬릴 정도라고 느낀 적이 별로 없다.(필자는 정말 플리커링, 단판식 DLP의 무지개 현상 등에 민감하다. 그런데 왜 그렇게 플리커링이나 무지개에 관대하냐고? 사람마다 취향 차이겠지만 그런 것은 꾸욱 참아도 영상이 흐리멍텅하거나 계조가 뭉개지고, 블랙이 뜨거나 색감이 왜곡되는 것에 대해서는 아주 가혹하다)
반대로 셔터글라스 진영에서는 편광 방식이 상하 시야각에 제한이 있는 것으로도 공격을 하는 것 같은데, 필자가 보기에 이것도 별 문제가 아닌 것 같다. TV에 가까이 접근해서 아래로 내려다 보지 않는 한 보통의 시야각에서는 아무 이상이 없다. 아니 그보다 정면 시야각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영상 자체가 뿌옇게 Wash-Out되는 경향이 강한 S-PVA 패널을 사용하는 측에서 편광이든 뭐든 S-IPS 패널의 제품에 시야각을 논의하는 것 자체가 누워서 침뱉기일 수도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해상도 차이.
5미터 정도 떨어진 거리라면 1920x540의 반토막난 해상도나 1920x1080의 풀 해상도 차이는 잘 구분이 안 된다.
그리고 편광 방식 특유의 "주사선 비스므리"한 라인 구조도 눈에 거의 안 보인다.
이런 매치업 결과는 비단 LG의 홈 그라운드에서 열릴 때만 편광이 유리하게 나오는 것이 아닐 것 같다.
적지에 가서 붙더라도 심판만 공정하다면, 즉 비교되는 TV간에 세팅만 서로 공평하고 적절한 상태라면 승패의 결과가 별로 바뀔 것 같지 않다. 변수는 시청 거리인데 셔터글라스가 만약 해상도의 장점을 보여주기 위해 가깝게 당긴다면 크로스토크가 많이 보이게 된다.
다시 말해서 편광 방식이나 셔터글라스나 시청 거리를 가깝게 하고 테스트한다면 서로에게 이로울 것이 없다는 말이다.
정리해 보자.
*안경 : 편광 절대 우위.
*크로스토크 : 편광 절대 우위.(바로 밑의 *필자 주 참조. 글을 쓸 당시에는 2011년 신형 셔터글라스를 테스트하지 못한 상태)
*플리커링 : 편광 비교 우위.
*휘도 : 편광 비교 우위.
*시청 거리 : 두 방식 모두 최소한 3-4 미터 확보.(편광은 라인 구조. 셔터글라스는 크로스토크 때문에...)
*시야각 : 도낀 개낀...3D 시야각은 셔터글라스가 좋을 수 있어도 S-IPS vs S-PVA로 따지면 패널 자체의 시야각에서 뒤집어진다.
*해상도 : 셔터글라스 절대 우위(...이점에 있어서 LG의 주장은 다르다. 뒤에 설명하겠다)
*필자 주 : 이글을 올릴 때는 삼성의 2011년 신모델을 테스트하지 못했고 2010년 모델인 C8000만으로 판단했을 경우다. 같은 2011 모델인 삼성 D8000과 LG LW5700로 비교하면 크로스토크 부문에서 셔터글라스도 편광에 별로 밀리지 않는다. 즉 삼성의 신형 D8000과 비교했을 때는 LG가 편광이기 때문에 크로스토크에서 확실한 우위를 보인다고는 볼 수 없다. 2011년 3월 20일 추가.
결국 이렇게 따지면 편광이 좋다. 해상도 하나만 지고 나머지는 모두 이기거나 최소한 비기니까 말이다.
시청 거리에서는 가로로 줄이 가는 것이 보여도 괜찮으니 좀 더 가까이 보겠다는 사람이 있을 수 있고 그 반대인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해상도...요거 하나로 편광의 장점을 모두 물리칠 수 있을까? 까짓거 차이가 나면 얼마나 난다고...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LG는 매쓰 마켓에서 경쟁하는 대형 가전 회사이다. 그리고 이러한 매쓰 마켓 브랜드에게는 소수의 매니아적 관점이 아니라 일반 대중들의 눈높이가 중요하다. 자신이 매쓰 마켓 브랜드인가 하이엔드 브랜드인가 정체성부터 헷갈리게 되면 파이오니어 쿠로 꼴이 날 수 있다. 매니아들이 아무리 쿠로가 좋다고 한들 일반인들 눈에는 그게 그거로 보이는데 값만 오지게 비싸면 몇 대나 팔겠는가?
파이오니어는 아예 값을 더 올려서 적은 판매 댓수를 보충할 생각을 했던지(?..성공했을 것 같지는 않다만...) 아니면 제품의 질을 낮추더라도 가격을 대중의 눈높이에 맞췄어야 살아 남을 수 있었을 것이다. 그렇다고 "일반인의 눈높이"에만 맞추면 안 된다.
또한 매쓰 마켓 제품에서 스펙은 정말 중요하다. 오디오 앰프를 예로 들어 보자. 마크 레빈슨이나 크렐, 할크로, 패쓰 같은 제품을 찾는 사람들이 댐핑 팩터, THD, 주파수 응답 레인지, 하다 못해 채널 당 출력 와트수 때문에 그 제품을 구매한다고 생각하는가?
그런데 이런 요소가 야마하, 온쿄, 소니 등을 찾는 사람들에겐 중요한 팩터가 될 수도 있다.
매쓰 마켓 제품은 구매자가 집중적으로 테스트할 수 없다. 그냥 매장에서 보거나 제품 사양을 참고해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
일반인들을 모아다가 블라인드 테스트를 진행해도 몇 백명이 한계다.
그리고 TV 제품의 스펙에서 가장 위에 나오는 것이 "해상도"다.
비교 테스트에 초청된 100명의 일반인 모두가 "편광"이 좋다고 할 수는 있어도, 거기에 참석하지 않은 나머지 절대 다수의 구매자는 광고 문구의 "해상도"에 끌릴 수 있다. 그리고 LG는 이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나도 Full HD"라는 주장을 펼치게 된다.
개개인이 아무리 똑똑하다 해도 그것이 "대중"이라는 군집 명사에 속하는 순간 멍청해진다는 점은 많은 사회학자들이 지적하고 있다.
소비자는 단순하고, 유권자는 멍청하고...무슨 경영학이나 정치학 101을 이수하지 않아도 알만한 이야기다.
"일반인"들을 모아다가 크로스토크, 해상도가 어쩌고, 19mbps, 13mbps 저쩌고 해 봐야 알지도 못하고 관심도 없을지 모른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의 민주운동가 최원태 선생(^^)께서 "대중은 어리석을지 몰라도 그렇게 믿고 대중을 호구로 보다간 결국 큰 코 다칠 것이라고..." 점잖게 짚고 넘어간다. 대중이 계속 같은 수준으로 어리석었다면 우리나라는 아직도 군사 정권, 아니 유신 정권에 있었어야 한다. 아직도 밀가루 포대, 고무신, 현찰이 선거의 당락에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하고 있어야 한다. 그런데 드디어 무바라크 정권의 끝이 보이고, 예멘도, 아니 가까운 철통 북한도 김정은, 혹은 그의 아들까지 3대, 4대를 이어 갈 수 있을지가 궁금하다.
만약 LG가 "일반 사람들은 봐도 잘 모르던데^^ 그저 안경이 편하니까 좋다던데?" 하는 도그마에 빠져 지금의 결과에 안착한다면 그 부메랑은 분명히 LG를 해치고 말 것이라는 것이 최원태님의 생각이다. 결국엔 똑독한 오피니언 리더가 나오고 단순한(?) 대중이라도 그 오피니언 리더를 따라 가든, 아니면 점점 민중 의식(혹은 소비자 의식)이 깨어나든 결국 "개안(開眼)"을 할 수도 있다.
파이오니어 쿠로가 왜 다른 제품과 리그 자체가 다른지는 "막눈"도 영상을 보면서 설명을 해 주면 그 차이점을 바로 안다.
더구나 요즘처럼 정보의 확산 속도가 빠른 세상에선 더욱 그렇다.
2-2.2 편광도 Full HD가 된다고?
가장 첨예한 문제는 계속 언급하다시피 "해상도"이다. 이것 하나 빼고 나머지 요소에서 적어도 현재까지는 편광이 유리한 게 사실이다.
편광 방식 LCD TV가 가진 가장 큰 약점이고 앞으로도 극복이 어려워 보이는 부문이 바로 이 해상도이다.
물론 LG 나름대로 이를 극복하려는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현재 LG는 편광 방식도 Full HD의 해상도를 보여준다고 홍보하고 있다.
"편광=해상도 반토막"은 널리 알려진 사실인데 이게 어떻게 하면 Half가 아닌 Full로 둔갑할 수 있냐고?
이러한 LG 주장의 근거에 대해서 설명을 해 보기로 하자.
1. LG의 편광 3DTV는 1920x1080의 한 프레임에서 좌안용 1920x540, 우안용 1920x540을 각각의 라인마다 교차해서 보여준다.
즉 1, 3, 5, 7, 9....1079 라인은 좌안용 프레임, 2, 4, 6, 8, 10....1080 라인은 우안용 프레임이다.
2. 그런데 이들 TV는 120Hz 제품이다.
처음 1/120초에서 좌안용, 우안용 프레임 해상도의 반씩만을 표현했다면 다음 2nd/120초에서는 나머지 반을 디스플레이한다.
알기 쉽게 좌안용 프레임만 가지고 따졌을 때, 마치 1080/60i 신호처럼 좌안 프레임의 홀수, 짝수 라인을 번갈아 가면서 보여준다는 말이다. 그리고 패널이 120Hz로 구동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해상도 손실이 없이 전부 보여준다는 뜻이다.
3. 위에서 설명한 대로 LG의 편광 3DTV는 공간 해상도(즉 프레임당 해상도)에서 좌우안 섞어 1920x1080 픽셀을 1/120초마다 보여주고, "시간 해상도"는 120Hz니까 초당 총 해상도는 1920x1080x120이다.
반면에 셔터글라스 방식을 따져보자.
1. 셔터글라스 방식 LCD TV는 대부분 240Hz이다.
2. 그런데 프레임 사이 사이의 120Hz는 Addressing에 사용된다. 다시 말하면 화면을 끈다는 소리다.(여기서 이로 인한 휘도 감소는 논외로 치고 지금은 해상도만 따진다) 결국 240Hz 패널이라는 셔터글라스 방식의 3DTV도 영상을 보여주는 화면만 따지면 120Hz이다.
3. 간단하게 표현하면... 좌안용 풀 프레임->블랙->우안용 풀 프레임->블랙을 반복한다.(물론 이보다는 좀 더 복잡할 수 있다. 프레임이 나타나는 패턴을 교차시켜서 꼭 OXOX로 되는 것이 아니라 OXXO...등등이 될 수도 있고 Addressing이나 프레임이 꼭 끝나야 시작되는 것도 아니다. 즉 그림이 나타나는 프레임 중간에 이미 Addressing이 시작되거나 Addressing 프레임에 영상이 그려지기 시작할 수 있다. 각 브랜드마다 크로스토크를 줄이기 위한 방법으로 이러한 알고리즘이 조금씩 다를 수 있다. 지금은 이해하기 쉽도록 설명하기 위해서 간단한 개념을 소개한 것이다) 어쨌든 하나의 프레임은 1920x1080의 공간 해상도이고 시간 해상도에서도 120Hz로 1초당 보여주는 총 해상도는 편광과 마찬가지로 1920x1080x120이다.
여기까지 읽어보면 알겠지만 LG의 주장대로라면 편광방식과 셔터글라스가 공간 해상도, 시간 해상도에서 동일하고 결코 편광이라고 "반토막"은 아니라는 결론이 나온다. LG의 논리를 좀 더 설명하면, 편광은 좌우안 풀화면을 반씩 섞어 "두 번"에 나누어 차례로 보여주는 반면에, 셔터글라스는 한쪽 눈 풀화면, 다른 쪽 눈의 풀화면을 역시 "두 번"에 걸쳐 번갈아 보여주는 방식의 차이일 뿐, 셔터글라스가 240Hz 를 전부 영상에 사용하지 않는 한 나오는 해상도는 동일하다는 말이다. 어차피 1/120초 동안의 프레임 하나에서 보여주는 해상도는 양 눈을 섞어서 보여주든, 한쪽 눈씩 차례로 보여주든 1920x1080을 넘을 수가 없고 이는 편광이나 셔터글라스가 마찬가지니까 말이다.
이 대목에서 LG의 240Hz, 480Hz 주장이 다시 생각난다.
120Hz에 백라이트 스캐닝을 더한 것도 240Hz라는 LG의 주장이 과연 타당한가 하는 논란 말이다.
여기에 대한 필자의 입장은 다른 글에서도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화면을 3분할해서 두 번에 나눠 끄고 켠다면 보여주는 실제 프레임은 120장이라도 깜빡임은 240번이니까 리프레쉬 레이트, 프레임 레이트, 플리커링 레이트...기타 등등 뭐 이렇게 복잡하게 따지기 시작하면 그중에 어떤 것 하나는 240Hz에 해당하는 것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3분할보다 더 좋게 개선했다며 화면을 5분할, 6분할로 세분화해 흝어 내리는 스캐닝을 한다면 화질은 더 좋아질지 모르지만 이것은 더 이상 240Hz라는 말을 쓸 수 없다. 240Hz보다 더 좋아도(?) 240Hz는 아니다. 당연히 240Hz에다 이러한 스캐닝을 더했을 때도 480Hz가 역시 "아니다". 5분할, 6분할로 나누고 열심히 궁리해서 x3, x4, x5, x6 등의 배수를 적용할 수 있는 논리를 찾아낸 뒤에 600Hz, 720Hz, 840Hz, 960Hz라고 주장하면 계산이 복잡해져서 듣는 사람이 헷갈릴 수도 있겠지만 딱 2배의 적용은 정말 "아니다"
다시 한번 LG의 "나도 Full HD"라는 주장을 살펴 보자.
분명히 한장의 프레임에서 보여주는 해상도나 1초당 보여주는 총 해상도의 숫자에서 편광과 셔터글라스가 동일하다.
한장에 다 못 보여준 나머지 반은 다음 프레임에서 결국 보여주니까...그리고 초당 120장으로 구성되는 것도 같다.
문제는 이렇게 인터레이스 방식처럼 디스플레이하지만 그와는 결정적으로 다른 점이 있다는 것이다.
인터레이스 방식으로 표현할 때는 홀수, 짝수 주사선의 위치가 공간적으로 구분되어 있다. 겹치지 않는다는 말이다.
즉 홀수 라인의 정보는 홀수 라인의 위치에만 그려지고 짝수 라인의 정보는 그 사이에 별도로 위치한 짝수 라인의 고정된 위치에 따로 그려진다. 액티브하게 그려지지 않는 중간 라인은 비어 있어야 한다.
그런데 "나도 Full HD" 방식은 그렇게 할 수가 없다. 바로 인접한 라인은 다른 쪽 눈을 위한 프레임으로 확보되어 있고, 거기에 맞게 편광 필터가 부착되었으므로 지금 그렸던 바로 그 라인에 다시 그려야만 한다. 결국 하나의 라인에 홀수와 짝수 라인을 모두 표시하게 된다.
밑에 라인에 그려야 할 그림을 방금 그렸던 라인을 지우고 다시 그린다는 말이다.
인터레이스의 원리는 먼저 그린 라인이 눈에 잔상으로 남아 있는 상태에서 곧바로 이어진 다음 라인과 합쳐져서 온전한 그림으로 착각을 유발하는 방식이다. 그런데 "나도 Full HD"는 같은 곳을 지우고 다시 그리기 때문에 잔상이 남아 있는 효과가 같을 수 없다. 그리고 설사 제대로 된 인터레이스라도 0.5+0.5가 1이 되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프로그레시브가 좋다는 것이고...
여기서 필자와 최원태님의 의견이 좀 갈린다^^
실제로 느껴지는 해상도는 다르지만 LG의 "나도 Full HD" 주장에는 어느 정도 기술적, 수학적 타당성이 있다는 것이 필자의 의견.
물론 수치가 전부는 아니고, 똑 같은 라인에 나머지 정보를 번갈아 표시하면 효과가 떨어진다는 설명이 없는 것은 좀 괘씸하다.
그러나 120Hz, 혹은 240Hz 패널에다 5분할 6분할로 스캐닝해서 흝어 내리면서 프레임 레이트를 두 배로 뻥튀기했던 것에 비하면 양반이고, 이 정도의 괘씸죄는 여기에 머리 굴린 노력이나 결과로 볼 때 발표할만한 "기술적 수치"라는 생각이다.
즉 "설명"과 "실제 효과"가 부족하다 뿐이지 그렇게 "기술적으로 하자"가 있는 주장은 아니라는 것.
반면에 최원태님은 "아닌 것은 아니다"라는 입장. 이것을 인정하게 되면 사람들이 셔터글라스와 편광 방식이 같은 해상도인줄 착각할 수 있다.(그건 맞는 말^^ LG는 그러라고 머리를 굴린 것이고...) 같은 라인을 지우고 거기에 다음 라인 정보를 넣는 것은 "유사 인터레이스"일 뿐 인터레이스와 같은 효과가 나지 않으므로 아무리 숫자 장난을 해도 아닌 것을 맞다고 인정할 수 없다는 의견이시다.
필자도 발표하는 숫자야 어떻든 "눈으로 보면 아니다"라는 점에서는 최원태님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간단하게 설명하겠다. 영상의 해상도는 수치상 같더라도 Progressive > Interlace > 유사(?) Interlace의 순서라고 볼 수 있다.
(***필자 주 : 가장 하단의 3월 10일자 추가 내용 참조)
2-2.3 실제 영상 : 그러면 "현재까지 나온 3DTV"만 가지고 테스트한 경험을 이야기해 보자.
앞의 내용을 반복하면서 설명을 시작한다.
LG가 말하는 안경의 이점. 그리고 휘도와 크로스토크 문제, 플리커링에서의 유리함...여기까지는 다 맞다.
그런데 해상도에서는 역시 열세라는 이야기도 했다.
수치상으로 LG가 아무리 "나도 Full HD"를 외쳐 봐야, 그리고 일반인들은 차이를 모르겠다는 말에 LG가 고무되어 있더라도 차이는 분명히 존재한다. 또 필자와 최원태님이 아닌 일반인들도 화질 보는 요령를 조금만 가르쳐 주면 단박에 보고 구분할 수 있다.
해상도가 부족하면 디테일이 죽는다. 디테일이 죽으면 질감 표현이 잘 안 된다. 질감 표현이 잘 안되면 입체감이 죽는다.(질감 표현이 죽고 해상도가 부족하면 계조도 생략된다) 여기서 말하는 입체감은 3D적 원근 입체감이 아니다. 둥근 공이나 달걀이 볼륨있게 보이는가 평면적으로 보이는가 하는 문제이다. 다시 말해서 해상도가 부족한 3D 화면에선 원근감은 3D적으로 표현을 해도 물체 하나 하나의 입체감은 떨어진다. 이렇게 예를 들어보자. 풀 해상도로 보는 3D 영상이 원근감, 입체감이 모두 살아있다면, 해상도가 부족한 3D 영상은 원근감은 나와도 입체 그림책을 펼친 것처럼 물체 하나 하나는 종이에 그린 그림같이 평면적으로 보인다. 공이 앞으로 튀어 나오는 것은 맞는데 공이 아니라 공 그림을 오린 것 같다는 느낌이 들 수도 있다는 말이다. 이런 현상에 대한 정확한 용어는 필자도 잘 모르고 있었는데, 필자가 그 느낌을 말하자 최원태님 기억에는 "토이 이펙트(Toy Effect)" 정도였던 것 같다고 대답해 주셨다.
또 한가지 문제점...LG의 "나도 Full HD"를 구현하기 위한 알고리즘을 적용한 시제품을 테스트했을 때, 필자는 오히려 해상도의 반을 그냥 버린 초기 제품(LH503D)에 비해 부자연스러움을 느꼈다. 뭐랄까 플리커링과 비슷한...깜빡임 같은 느낌이 들었다고나 할까?
이것이 같은 라인에다가 홀수, 짝수 정보를 한꺼번 표현하기 때문에 느껴지는 현상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LG쪽에 누차 지적을 했고, 양산품에는 이러한 문제가 없다는 말을 들었다.
그런데 솔직히 양산품을 봐도 필자가 테스트한 시제품에 비해 정도는 덜 하지만 여전히 그런 느낌을 받고 있다.
따라서 지금 현재만 따진다면 "나도 Full HD"보다 그냥 해상도의 반을 버리는 것이 필자의 눈에 더 편하다는 느낌이 든다.
그러나 LG의 입장에서 "나도 Full HD"는 포기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게 빠지면 스펙 싸움에서 절대적으로 불리할 수 있으니까 말이다. 고로 얼마나 이 알고리즘을 개선시켜 부작용을 줄이고 자연스럽게 만드느냐 하는 것이 앞으로의 관건일 수 있다.
아니면 일단은 "나도 Full HD" 기능을 끌 수 있도록 만들어서 사용자에게 선택권을 주고 차차 개선시키든지 말이다.
물론 이런 화질 차이는 가까이서 봐야 더욱 극명하다. 4-5미터 떨어져서 보면 차이가 줄어든다.
이미 언급했다시피 가까이서 보면 편광은 라인 구조가, 셔터글라스 방식은 크로스토크가 현저해진다.
편광/셔터글라스의 하이브리드 기술 같은 것이 새롭게 개발되기 전에는 앞으로 몇 년이 흘러도 편광 방식만으로 라인 구조를 없앨 뾰족한 수가 나오긴 힘들 것 같다.
그러나 셔터글라스 방식의 크로스토크는 새 모델이 나올 때마다 매년 개선되고 있다.
LCD의 응답 속도가 4ms 이하면 크로스토크는 거의 잡힌다고 한다.(여기서 4ms이라 함은 각 제조사에서 사양에서 1ms, 혹은 2ms이라고 발표하는 G-to-G 응답속도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Black-to-White의 리얼 리스폰스 타임을 지칭하는 것이다)
이러한 응답속도는 이미 올해, 늦어도 내년쯤이면 확보될 것이고 게다가 240Hz가 아닌 480Hz, 600Hz의 LCD 패널도 이미 개발 단계는 지난 것으로 알고 있다.
어쨌든 지금 당장은 편광쪽에 장점이 많아 보여도 더 이상 발전할 여력이 별로 없는데 반해서 셔터글라스 방식은 앞으로 훨씬 좋아질 수가 있다. 그래서 필자는 지금 당장 3DTV를 구입할 생각이 없다^^ 여기 저기서 제품을 받아 테스트만 하다가 이만하면 사도 좋겠다 싶을 때 "셔터글라스 방식"을 구입할 요량이다.(직업적 이점을 최대한 살리자는...)
"그건 당신 사정이고 지금 당장 TV를 구입해야 하는 사람들은 어쩌란 말인가" 하고 묻는다면?
지금 사긴 꼭 사야되겠고, 기왕이면 3D도 되는 넘을 구입하는 것이 낫지 않겠나. 이때 어떤 것을 사는 것이 좋을까?
여기에 대해서는 나름대로 여러 제품을 테스트해 본 경험담을 이야기해 줄 수 있다.
셔터글라스 방식의 제품은 작년 모델까지 3D 영상을 제대로 캘리브레이션할 수 없었다.
반면에 편광 방식은 3D 영상도 색좌표를 맞추고 전대역에서 6500K에 평탄하도록 조정이 가능하다.
다시 말해서 정확한 색감 레퍼런스로 삼기에는 편광이 좋다는 말이다.
그러나 셔터글라스 방식도 올해부턴 3D 모드에 THX 인증을 받는 제품이 늘고 있고 색감의 정확도가 개선되고 있다.
하여간 정확한 색감과 감마, 계조 표현력을 따진다면 아직까지 편광이 우위라고 생각한다.
캘리브레이션까지 하는 환자급 사용자가 아닌 일반 사용자 입장에서 본다면 결정은 소스에 따라 갈릴 수 있다.
안경의 가격과 편리함에서 오는 차이점은 젖혀 두고 "화질"만 가지고 따지도록 하겠다.
일단 블루레이 소스를 보자.(다시 말해서 프레임 패킹 방식으로 수록한 "Full HDx2"의 3D 소스라고도 할 수 있다)
블루레이를 볼 때 필자는 앞으로야 어떻든 현재 출시된 제품만 가지고 따져도 셔터글라스의 손을 들어주겠다.
당연히 셔터글라스 방식 LCD에서는 크로스토크가 보인다. 그러나 BD 정도의 고화질 소스라면 충분히 참을 수 있는 수준이다.
블루레이를 3D로 인코딩할 때 현재 3DTV의 기술력을 감안하고 제작하기 때문이다.
대신 셔터글라스 방식의 해상도 우위에서 오는 디테일 표현력과 입체감은... 필자로선 버릴 수 없는 이점이다.
물론 필자와 취향이 달라서 해상도가 약간 죽더라도 크로스토크는 절대 보기 싫다는 사람이 더 많을 수 있다.
그런 분들은 편광의 손을 들어준다 해도 필자는 100% 인정한다.
뿐만 아니라 "길을 가는 일반인 100명에게 물었습니다..." 식의 논리라면 필자도 편광이 이길 것 같다는 생각이다.
반면에 Side by Side, Top and Bottom, Checker Board 방식처럼 처음부터 해상도가 제한된 소스들에서는 편광이 낫다.
물론 이러한 소스를 볼 때도 셔터글라스 방식이 좀 더 조밀하고 디테일한 영상이 된다.
이 경우 편광은 있는 해상도를 손실없이 그대로 보여주고, 셔터글라스는 원래 해상도를 2배로 업스케일해서 보여주는 케이스도 해당되는데, 놀랍게도 이때 역시 뻥튀기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셔터글라스가 해상도의 우위를 지키고 있다.
문제는 크로스토크가 심한 경우이다. 이러한 소스들의 대부분은 셔터글라스 약점을 염두에 두지 않고 3D 효과가 두드러지게 보이기 위해 입체감, 다시 말해서 Depth 정보를 과하게 넣은 경우가 많다. 특히 뒤쪽으로 깊어지는 Negative 효과보다 물체(Object)가 앞으로 튀어 나오는 Positive 효과를 많이 주게 된다. 이런 경우 눈의 촛점 맞추는 것도 피곤하고 크로스토크도 많이 보인다.
SKY의 3D 채널이나 데모용 3D 영상처럼 수시로 앞으로 뭐가 자주 튀어나오는 소스를 보면 작년까지의 셔터글라스 LCD는 참고 보기 어려울 정도였다. 그런데 일본이나 미국의 3D 방송은 Side by Side인데 비해 한국은 Frame Packing으로 3D 방송을 송출한다고 대충 결론이 나고 있다. 여기에 대한 TV 제조사의 대응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생각들은 하고 있나?)
즉 편광은 무난하다. 안경도 강점이고 말이다.
셔터글라스 방식은 지금 현재 크로스토크, 휘도 저하, 플리커링 등의 문제에서 분명히 편광에 비해 약점이 있지만 좀 더 정밀하고 입체적인 영상이다. 일반 가정에서 캐주얼하게 보는 데는 편광이 좀 더 어울리겠고, 심각하게 화질을 따진다면 셔터글라스가 나을 수 있다.
단 이러한 이중적 잣대가 항상 절대적으로 맞는 것은 아니다.
같은 방식이라도 브랜드, 모델의 성능과 재생하는 소스에 따라 이 판정은 바뀔 수 있다.
마지막으로...
3. LG가 앞으로도 쭈욱...편광 방식만을 고집할까?
그건 어렵다고 본다.(지금도 LG의 PDP 라인업은 셔터글라스 방식이다. 즉 LCD만 편광이다)
LCD가 천년만년 디스플레이의 대세로 남을 것도 아니고 말이다.
LCD가 시장을 지배하는 지금 당장만 놓고 보면 편광은 대단한 경쟁력을 가졌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아직 3DTV 시장이 그렇게 커지지 않았다. 만약 3DTV 시장 전체가 지금보다 훨씬 크게 불어나고, 편광만으로 시장 점유울이 생각만큼 높아지지 않는다고 판단한다면 LG는 언제든지 지금의 결정을 다시 바꿀 수 있다고 본다.
따라서 대외적으론 셔터글라스의 약점을 비난해도, 그리고 셔터글라스 제품을 시장에 내놓지는 않아도, 연구 개발은 계속할 것이라고 본다. 위에서 언급했지만 이런 "쪽수 싸움"은 이기기가 정말 힘들기 때문이다.(베타가 VHS보다 화질이 나빠서 밀렸나?)
역시 반복하지만 LCD 패널의 개선과 더불어 셔터글라스의 약점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현재 DLP는 셔터글라스 방식을 사용해도 크로스토크가 별로 문제 되지 않는다.
PDP도 마찬가지다. 이런 방식의 디스플레이는 응답속도라는 개념을 적용시키지 않아도 된다.
물론 사용하는 셔터 안경이 LCD이고 여기서도 응답속도와 명암비를 따져야 하기 때문에 안경으로 인한 크로스토크는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안경으로 유발되는 요소를 제외한다면 DLP, PDP뿐 아니라 LCD 계열인 LCos 프로젝터에서도 크로스토크는 별 문제가 아니다. 소니의 SXRD나 JVC의 D-ILA만 하더라도 크로스토크가 문제될 정도의 응답속도는 이미 넘어섰다.
그리고 앞으로 3년, 혹은 5년 후에 OLED, AM OLED 등등이 널리 상용화되면 이들 역시 응답속도라는 개념을 적용시킬 필요가 없는 패널들이다. 다시 말해서 지금 당장은 편광이 유리한 점이 많아도 몇 년 후에는 어렵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아니 지금 당장 LCD만 따져도 그렇다.
LG가 노냥 하는 말이 무엇인가? LG의 S-IPS 패널이 경쟁사의 S-PVA 패널보다 더 좋다고 아예 노래를 부르지 않는가?
시야각, 응답 속도에서 더 좋은데 셔터글라스를 해도 S-PVA보다 크로스토크가 많다면(그리고 선명도나 프레임 보간 능력에서 밀린다면...) 이것은 소프트웨어적인 알고리즘 문제라고 볼 수도 있다.
편광 방식이 끝까지 확실한 우위를 지킬 수 있는 분야는 "안경"이다.
이것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요소이다.
따라서 여러 사람이 보는 상업용 3D 디스플레이나 3D 영상 촬영, 제작 등에서는 편광 방식이 여전히 유리할 것이다.
지금까지 편광 방식 3DTV에 다른 업체들이 달려들지 않은데는 "비용" 문제도 있었다고 추측된다.
셔터글라스는 안경까지 "전자제품"이고 신기술처럼 보이지만 편광 3DTV를 만드는데 드는 돈과 시간은 결코 만만치 않았다.
하드웨어적으로 "이미터와 셔터 안경"의 단가는 액티브쪽이 높지만 TV 자체는 편광식이 단가도 높고 공정도 복잡하다.
좀 더 직설적으로 말하면 액티브 방식으로 만드는 것보다 편광 방식의 제조 단가가 더 높기 때문에 가격적으로도 편광을 만들어 파는 것보다 셔터글라스가 이익이었다는 말이다.
그런데 이렇게 LG가 "편광 만세"를 외치고 나오는데는 어떤 획기적인 비용 절감 방법을 찾았을 수 있다.(**아래 필자 주 참조)
LG가 수지타산도 맞지 않는 제품으로 그냥 싸움이나 한 번 해 보자고 나서지는 않았을 테고, 만약 편광 TV의 비용을 줄일 수 있는 LG만의 방법을 찾았다면 그걸로 몇 년은 밀어 붙여도 충분하다는 계산이 나올 수 있다.
그리고 몇 년 뒤에 OLED가 본격 상용화되고 LCD 셔터글라스로도 LG가 비난하던 단점들이 더 이상 문제가 안 되는 시점이 온다면 "이젠 우리도 셔터글라스 할래" 하면서 바꿀 수 있을 것 같다.
*사족 : LG는 이번 2011 모델부터 기존 제품의 전면에 부착했던 "거울 대용"기능의 유리창을 치웠다^^
**필자 주 : (2011. 2. 8 내용 추가) 기사를 검색하다 알게 된 사실. 기존 편광 3D는 패널에 편광 필터로 유리를 사용했는데, 신제품부터는 유리 대신 필름을 사용한다고 한다. 유리보다 필름이 단가 자체가 싼 것은 물론이고 정밀한 커팅이나 부착에서도 용이할 것 같다. 그래서 위의 사족에서 말한 것처럼 유리창이 없어졌나? 반사를 줄이려는 것이 아니라 단가를 낮추려고?
***필자주 : (2011. 3. 10 내용 추가) 이 글을 처음 올린 한달 전에 비해 지금은 삼성과 LG의 홍보전이 과열된 양상이다.
여기 저기서 비교 시연회가 열리고 상호비방으로 얼룩진 감도 있는데, 필자도 몇 곳에서 참관이나 인터뷰 요청이 있었으나 구설수에 휘말리기 싫어서 잠수중이다. 과열된 상호비방을 걱정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지만 필자의 솔직한 심정으로는 "또 싸우네^^" 정도이다.
원래 싸움 구경이 재미있지 않은가^^(LH 95 리뷰 1부 하단의 "시장통 막싸움 중계" 참조)
게다가 필자는 LG가 기존 셔터글라스 일변도의 3DTV 시장에 "편광 방식"이라는 옵션을 들고 나온 것에 대해서도 대단히 환영하는 바이다. 구매자의 선택폭이 넓어지고 제품이 다양해지는 것에 대해 반대할 이유가 없으니까 말이다.
다만 양사의 감정 싸움에 동원되는 말들을 보면 이번에도 역시 "시장통 막싸움"이다.
어떤 방식이 "신기술"이고 "낡은 기술"인가에 대한 논쟁도 웃기고..."공인 기관"에서 편광도 "Full HD"라는 판정을 받았다는 내용에서는 완전히 빵 터졌다. "Full HD인가 아닌가를 인증해주는 공인 기관"이 있었단 말인가? 새로 생겼나? 설사 미국 FCC나 한국 방송 위원회 같은 곳이라면 "공인된 기관"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거기서 그런 인증을 해줄리 없는데다가... "Full HD"란 용어 자체가 원래 공인된 용어였던가? 그거 마케팅 용어 같은데...(만약 Full HD란 마케팅 용어를 관행적으로 인정한다고 치면 그것은 1080p를 지칭하지 않을까? 그리고 편광 방식은 어떻게 따져봐도 1080p는 아니다. 유사 인터레이스 방식을 통한 1080i, 또는 psf 포맷까지는 억지로 주장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완전한 "p", 즉 프로그레시브는 절대 될 수가 없다)
필자가 보기엔 이번 3D 방식 논쟁은 삼성쪽에서 LG 페이스에 말려 든 감이 있다. 대개의 경우 해외 시장에선 서로 말을 아끼고 유독 국내에서만 박 터지게 싸우는 경향이 있는데 이번도 마찬가지다. 물론 최소한의 매너는 가지고 해외에서 추한 꼴 보이지 말자는 신사협정일 수도 있지만, 사실 외국에서 "백라이트 포함 240Hz"나 "편광도 공인 기관에서 인증한 Full HD" 같은 이슈로 빡빡 우겨봐야 오히려 손해일 공산이 크다. 그래서 도시바는 LG와 같은 백라이트 방식을 쓰면서도 "240Hz"보다는 "240Hz 효과(240Hz Effect)"라고 홍보하고 있는데, 이번 경우도 그처럼 "편광=Full HD"를 "Full HD 효과" 정도로 수위를 낮출지 모른다. 최근에 소니가 편광 진영에 합세할 뜻을 보여서 화제인데, 만약 그렇게 된다면 소니도 "Full HD"라고 홍보할지 궁금하다. 소니가 요즘 많이 찌그러지고 궁상스러워져서 어떻게 변했을지 모르겠지만 일본 업체들의 특성상 얼굴 가죽의 두께에서 한국 기업에 현저히 밀리기 때문이다. 즉 한국 기업은 기술력, 매출액에서 일본 업체를 추월했을뿐만 아니라 이미 얼굴에 댄 철판의 두께에서 예전부터 무적이었다(중국이 있으니 앞으론 무적은 아닐지도...)
주로 국내에서 서로 멱살 잡고 싸우는 것은 국내 사용자나 미디어를 호구로 봐서일까, 아니면 국민성에 찰떡같이부합되서일까?
어쨌든 이번에도 삼성은 발끈해서 맞붙었지만 잘 해봐야 본전인 싸움에 엮인 듯한 느낌이다.(전체 3DTV 시장 매출 4% 정도인 LG는 못해도 본전이고...)
다시 말하지만 편광은 분명히 나름의 장점이 있다. 셔터글라스는 셔터글라스대로의 장점이 있고 말이다.
대신 서로의 약점도 있는데, 그 약점마저 약점이 아니라고 우기다 보니까 이러한 양상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일반인"을 대상으로 항목을 고르게 나눠서 총점을 매기는 비교 방식이라면 셔터글라스쪽이 편광을 이기기는 어렵다고 본다.
이미 본문에서 여러 차례 설명했듯이 해상도 항목을 제외하고는 셔터글라스가 우위를 주장할 수 있는 항목이 상대적으로 많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비슷할 것으로 예상했던 가격마저 편광쪽이 확연하게 싸게 나왔다. 편광 필터의 재질과 부착하는 방식을 개선하고, 240Hz 패널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가인 120Hz 패널을 썼기 때문에 경쟁력있는 가격을 확보한 것 같다.
반면에 점수 항목 중에 "화질"에 대한 가중치를 확 높인다면? 그리고 "일반인"들이 혹시 그 화질 차이를 잘 알아차리지 못할까 우려해서 화질 보는 요령까지 살짝 미리 교육을 시킨 뒤에 비교 시청을 한다면? 그러면 이번엔 편광측에서 선입관을 조장한다고 불만일 것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뭐가...어떻게 해야 공정한 비교가 된다는 말인가?
사전 지식이나 선입관이 거의 없는 순수한 상태에서 일반인이 내린 판단이 중요한가, 아니면 빠삭하게 아는 전문가의 평가가 진짜인가?
그 제품 자체의 절대적인 성능은 전문가가 판단해야만 제대로 된 평가일 수 있다. 일반인들은 기술적인 것을 잘 모른다.
그런데 결국 그 제품을 사서 쓰는 사람들은 대부분이 일반인이다. 그렇다면 전문가의 평가보다 일반인의 평가가 더 중요할 수도 있다.
정말 어려운 얘기다. 당분간 싸움의 추이를 좀 더 지켜 볼 예정이다.
*경고 : 이글은 출처를 밝히고 퍼갈 수 있습니다.
그.러.나...글 가운데 유리한 일부분만을 발췌해서 특정 제품의 홍보에 사용할 수 없습니다.(2011. 2. 9)
LG는 2011년 하반기부터 편광방식 3DTV만을 생산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자사의 모든 LCD 3DTV 모델을 FPR(Film type Patterned Retarder), 즉 필름 패턴 편광 방식으로 전환하고 액티브 셔터글라스 방식은 접는다는 공식 발표를 한 것이다.
이러한 LG의 노선 변경은 제조사간에 첨예한 신경전을 예고하고 있다. 이미 국내 TV 업계의 양대 산맥인 LG와 삼성이 본격적인 포격전을 시작했으며, 곧 이어 중국 시장에서도 삼성, 소니, 파나소닉, 샤프, 창홍, 하이얼이 편광 방식에 맞서는 연합전선을 결성하였다.
LG LH503D의 리뷰를 올린 1년 전만 해도 LG가 이쪽으로 방향을 선회할 것이라는 예측은 전혀 못했다. 기껏해야 양쪽 방식의 병행 정도? 이렇게 "편광 Only"로 갈 가능성은 전무해 보였다. 편광 방식은 생산 단가가 높아서 성능과는 별개로 수익성, 시장성, 그리고 경쟁력에서 모두 불리하다는 판단이었기 때문이다. 추후 "편광 Full HD"를 표방하는 3DTV의 시제품을 다시 받아서 테스트하면서도 이 생각은 마찬가지였다. "LG가 편광 방식에 미련이 많구나"하는 정도의 생각뿐, 3DTV의 "대세"는 이미 셔터글라스로 완전히 굳어진 듯 보이는 상황이었기에 느닷없는 이번 LG의 "편광 Only" 정책은 "의외의 결정"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이다.
LG의 결정이 과연 무모한 모험인가 아니면 현명한 결단이었는가는 앞으로의 추이를 봐야 할 문제지만 이러한 결정이 내려지게 된 배경을 나름대로 한번 짚어보았다. 이 글은 전적으로 추측에 의거한 분석이다. 따라서 LG의 진짜 속 마음이나 미래의 결과는 이 글의 내용과 전혀 다를 수 있고, 나중에 "헛다리"로 판명이 날 공산도 있다.
LG LW7700 "나노" 시리즈
편광방식 채택은 과연 무모한 만용일까?
LG의 발표를 보고 처음엔 이러한 생각이 언뜻 든다면 그것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일 것이다.
1. "LG vs Everybody"의 대결구도.
직시형 TV를 만드는 "메이져 브랜드" 중에 편광 방식을 채택한 것은 현재 LG가 유일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한 LG마저도 2010년까지 편광은 내부적으로 테스트만 진행할 뿐 시장에서 판매되는 제품은 셔터글라스 방식이 주력이었다.
LG 외에도 편광을 지지하는 제조사가 없지는 않겠지만 미주나 유렵 등 주력 시장에서 소비자용 편광 3DTV를 출시하는 것은 현재로선 LG뿐이라고 봐도 무방하다.(물론 LG의 뒤를 이어 편광 지지를 천명하는 브랜드가 늘어날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 어쩌면 도시바? JVC?)
결국 "현실"은 LG 혼자서 삼성, 소니, 파나소닉, 샤프, 도시바 등등의 연합군과 홀로 싸우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좀 속된 표현이지만 LG는 아무리 먼치킨이라도 다구리엔 장사가 없다는 말도 모르나?
전자 업계에서는 소수 진영이 다수 진영을 물리치고 시장을 장악한 예가 별로 없다.
멀리는 "베타 vs VHS"가 그랬고 가까이는 몇 년 전의 "HD-DVD vs 블루레이'도 마찬가지이다.
물론 이들은 지면 그 즉시 개발비도 못 건지고 시장에서 퇴출 당할 확률이 높은 "포맷"의 전쟁이었고, 이번은 패배해도 시장 일각에서 살아 남을 가능성이 그보다는 높은 "방식"의 경쟁이니까 그렇게 피튀기는 양상이 아닐 수 있다.
그러나...패배를 당해도 회사가 휘청일 정도의 치명적인 피해는 보지 않는다는 계산이 선다고 이기기 어려운 싸움을 시작해도 좋은가?
2. 편광방식은 낡은 기술, 셔터글라스가 신기술?
구기술, 신기술 여부를 따지면 분명히 편광은 셔터글라스에 비해 낡은 기술이다.
대세가 셔터글라스로 가고 있는 마당에, 아니 거의 확고하게 굳어진 듯 보이는 작금의 상황에 갑자기 LG 혼자서, 그것도 셔터글라스에 발을 담갔다가 1년만에 때려 치우고 낡은 기술로 돌아가는 것은 일종의 반동적, 시대 역행적 행동이라고도 볼 수도 있다.
만약 여기가 북한이라면 경쟁자들이 이구동성으로 "LG 동무들은 반동이야요"라며 자아비판을 하라고 할지도 모른다.
혼자 거꾸로 가서 뭘 어쩌자는 것인가? 경쟁사에 대한 반항심인가? 오기인가?
같은 방식으론 도저히 싸울 엄두가 안 나서 이판사판으로 삐딱선을 타자는 것도 아니고...그냥 성질 부리다가 망하겠다는 것인가?
언뜻 이런 생각까지도 들 수도 있는, 상당히 "예상밖의 결단"이다.
먼저 위의 두 가지 사실을 가지고 한번 따져 봤다.
그 결과 "무모한 만용"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삼성 D8000 시리즈
1-1. LG 혼자서 다른 모든 셔터글라스 연합군과 싸우는 것이 꼭 불리한 것만은 아니다.
앞에서 LG가 다른 브랜드의 연합군을 상대로 이기기는 어려울 것이라 이야기를 했다.
그런데 만약 이기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면? 아니, "이긴다"는 개념 자체에 LG가 "다른 계산"을 가지고 있다면?
야마모토 이소로쿠가 일본이 미국과의 전쟁에서 이길 것이라는 생각으로 진주만을 공격한 것은 아니다.
물론 소장파 장교들이나 철없는 국수주의자들은 일본이 이길 수 있다고 믿는 이들도 많았지만, 야마모토 이소로쿠의 계산은 일단 선방을 확실히 날려서 힘을 꺽어 놓고 향후 몇 년간 태평양의 주도권을 유지한 상황에서 미국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 내는 것이었다.
미국은 유럽에서 독일과도 전쟁을 수행해야하기 때문에 태평양에만 힘을 집중할 수 없는 상태이고, 협상만 제대로 된다면 일본은 동남 아시아의 석유와 고무를 확보한 상태에서 중국과의 전쟁을 마무리짓겠다는 전략이었다. 아먀모토 이소로쿠의 계산이 빗나간 것은 아시다시피 "미드웨이"에서였다. 일본이 2-3년은 태평양을 활개치면서 주도권을 쥐고 미국을 협상 테이블에 앉히려던 전략은 불과 반 년만에 박살이 났고 일본 해군 전력의 핵심 대부분을 미드웨이 앞 바다에 수장시키며 쪽박을 찬다.
이런 역사처럼 LG의 전략이 착착 맞아 떨어진다 해도 어떤 변수가 튀어 나올지 모른다.
삼성, 소니, 파나소닉, 샤프, 도시바....모두 LG와 1:1로 붙어도 승부가 쉽지 않은 쟁쟁한 적들인데 이들이 한데 뭉친다면 말이다.
"이긴다"는 것에 대한 LG의 "다른 계산"은 어떤 것일까?
만약 3DTV 시장에서 편광 vs 셔터글라스가 3:7 정도의 마켓 셰어를 유지할 수 있다고 치자.(1:9가 될지, 5:5가 될지, 9:1이 될지 아직은 모른다. LG는 70%가 목표라는 소리도 한 것 같은데, 한 2:8 정도의 마켓 셰어만 유지해도 LG 입장에서는 "성공"을 자축할 수 있지 않을까?) 여기서 LG는 3을 혼자 다 먹는 반면에, 삼성, 소니, 파나소닉, 샤프, 도시바...기타 등등은 7을 가지고 나눠 먹어야 한다.
이러기 위해서 LG는 삼성, 소니 등등과 브랜드로서의 경쟁보다는 "편광 vs 셔터글라스"라는 구도로 싸움판을 끌어가야 한다.
그러자면 LG가 셔터글라스 방식도 병행하는 것은 절대로 안 된다. 셔터글라스 방식은 적어도 대외적으로는 완전히 접은 채 편광방식만을 고집하면서 셔터글라스의 단점을 크게 부각시켜야 한다. "셔터글라스...그거 우리도 해 봤는데 너무 후져서 접었어요"라면서 말이다. 삼성이 직하형 LED도 만들다가 장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뒤도 옆도 안 돌아보고 엣지형 LED만을 고집해 일사불란하게 밀어붙이는 전략을 봐도 알 수 있다. 결국 이것저것 눈 돌리지 않고 편광 방식만을 밀어붙여 전체 3DTV 시장에서 고정적인 영역을 확보할 수만 있다면 그것은 "거의 온전히 LG만의 차지"가 될 수도 있다.
문제는 그러한 교두보가 LG의 계산대로 확보될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2-1. 편광 방식은 낡은 기술이지만 완성도가 높고, 셔터글라스는 신기술이지만 아직 덜 영글었다.
이말은 지금 현재 시점으로 볼 때 어느 정도 사실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셔터글라스 방식이 가진 대표적인 문제점은 크로스토크, 휘도 부족, 플리커링, 불편하면서도 높은 가격의 안경 등이다.
사실 어떻게 보면 상당히 치명적인 단점들이다.
반면에 편광 방식은 위에 열거한 부문에서 압도적인 우위에 있다.
크로스토크? 편광에서는 거의 없다.
휘도? 셔터글라스에서 밝기가 1/6 정도로 줄어든다면 편광 방식은 1/3 이상을 유지한다. 두 배 이상 밝다는 말이다.
플리커링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셔터글라스 방식 TV는 240Hz 이상으로 구동되면서 그중의 반은 화면을 끄는데 사용한다. 그리고 화면이 나오는 120 프레임도 양쪽 눈으로 동시에 보는 것이 아니라 한 눈으로만 보고 다른 쪽 눈은 꺼야 한다. 이로 인해 휘도만 감소되는 것이 아니라 깜빡임도 감지된다. 반면에 편광 방식은 같은 초당 120 프레임이지만 사이에 블랙으로 꺼주는 프레임이 없고, Hold 방식인 LCD의 특성상 플리커링이 거의 없다. 또 120 프레임 모두 양쪽 눈을 동시에 사용해서 본다.
그리고 안경 문제는 정말 막강한 장점이다. 셔터글라스 안경은 현재 싼 것도 10만원은 넘는다. 5인 가족이 같이 보려면 최소한 5-60만원, 비싸면 거의 100만원 가까운 추가 비용을 지불해야 할지도 모른다. 전원이 다 소모되면 배터리를 갈거나 충전을 해야 한다. 물론 배터리도 충전 싸이클이 제한된다. 수명이 있다는 말이다. 게다가 착용감도 상대적으로 편광 안경에 비해 무겁고 불편한데다가 액티브 방식의 특성상 셔터글라스와 화면의 싱크가 항상 안정적이라는 보장도 없다.
반면에 편광 안경은 몇 천원이면 된다. 가끔 극장에서 3D 영화를 보고 안경을 반납하지 않고 그냥 가져와서 사용해도 된다^^(Real D 방식의 편광 안경만 LG TV에 사용할 수 있다. 아이맥스 3D에 사용되는 안경은 눈치 살피면서 기껏 가져와 봐야 호환이 안 된다)
즉 셔터글라스 한 개 값보다 적은 돈으로도 편광 안경을 왕창 구입해서 손님용까지 넉넉하게 마련할 수 있다. 구정 같은 명절에 손님이 떼로 몰려와도 걱정없이 하나씩 나눠주면서 쭈욱 둘러 앉아 같이 볼 수 있다. 한가지 더...삼성이 최근에 셔터글라스도 개인 맞춤형 안경을 주문할 수 있다고 했지만 편광 방식은 그보다 훨씬 간단하게 자기 눈에 맞는 도수의 안경을 제작할 수 있다.
여기까지 읽으면 "그럼 게임 끝난거네? 편광 방식이 훨씬 좋잖아!"하는 결론이 날 수도 있다.
그렇게 간단하게 결론이 날 문제가 아니다. 셔터글라스를 하는 회사들은 전부 바보라서, 아니면 단순히 신기술이 돈이 더 되니까 그쪽으로 밀어 붙이는 것은 아니다. 물론 그런 이유도 없지는 않을 것이다. 지금까지는 편광 방식의 수익성이 높다고 볼 수 없었다. 대형 LCD 패널에 수직 해상도 하나하나의 정확한 라인이 맞도록 편광 필터를 부착하는 것은 매우 정밀한 공정이 필요하고 비용도 꽤 많이 든다.
TV 자체를 제조하는 단가에서 편광이 더 비싸기 때문에 셔터글라스에 비해 경쟁력이 부족한 것이었다.
게다가 편광 방식은 거의 그 발전의 한계점에 근접해 있다. LCD 패널 자체의 블랙이나 명암비 증가, 응답 속도의 발전 등으로 2D, 3D의 전반적인 화질은 더 좋아질 수 있어도 "편광 방식이기 때문에" 3D 표현에 있어서 더욱 개선될 요소는 별로 없다는 말이다.
반면에 셔터글라스의 진화는 현재진행형이다. 테크놀러지의 발전 속도로 볼 때 지금 단점으로 거론한 것들이 더 이상 단점이 아닌 날이 LG의 계산보다 의외로 빨리 올 수 있다.(미드웨이 해전처럼...) 특히 "해상도 반토막"이라는 불명예스러운 원죄를 극복할 길이 별로 없어 보이는 편광방식에 비해 패널의 해상도를 Full로 구현할 수 있다는 점은 "스펙 싸움"에서 막강한 이점이라고 할 수 있다.
소니 KDL-HX820(좌), XBR-HX929(우)
위에 거론한 1이나 1-1같은 항목은 마케팅, 시장 예측, 산업 분석 분야의 프로들이 본격적으로 따질 문제다.
이 글은 2번 문항에 관련한 내용, 좀 더 나아가 2-1에서 거론한 것들을 세밀하게 분석해 보기로 한다.
2-2. 진검 승부 : 편광방식 vs 셔터글라스
2-2.1 일반인의 눈높이? 전문가의 눈높이?
LG에서는 아마 편광 방식과 셔터글라스 방식의 3DTV를 나란히 놓고 많은 화질 테스트를 했을 것이다.
그리고선 "절대 다수"의 사람들이 편광 방식을 선호한다고 생각할 것이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절대 다수의 일반인"이 맞을 것이다.
2006년 독일 월드컵 당시에 국내 방송사들이 MMS를 시도한 적이 있다. 이때 순수한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19mbps 전송량의 기존 HD 영상과 MMS에 필요한 밴드위쓰를 확보하기 위해 13mbps로 전송률을 낮춘 HD 영상을 비교 테스트했다.
주부를 비롯한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40인치대의 TV에서 재생하고 5미터도 더 떨어진 곳에서 시청하게 한 뒤에 "차이를 못 느낀다"는 인터뷰들을 각 방송사가 앞 다투어 9시 메인 뉴스에 내보냈었다.
이런 식이라면 통칭 아줌마, 중딩, 고딩이 아니라 방송 전문가, 영상 전문가들이라도 차이를 발견하기 쉽지 않다. 색감이나 계조에서 차이가 날 수 있지만 그것도 5미터 이상 멀어지면 구분이 쉽지 않고, 해상도나 화면 노이즈의 차이는 더욱 알아차리기 어렵다.
따라서 "그냥 일반인"들에게 그런 식의 테스트를 통해 4-5미터 이상 떨어져서 보라고 한다면 편광방식의 "압승"까지도 예상할 수 있다.
일단 "안경"에서 먹고 들어간다. 편광 안경보다 더 편한 셔터글라스가 있을까? 거기에다 안경 가격까지 밝히면 여기서 게임은 끝난다.
그리고 2-1에서 밝혔듯이 편광 방식이 더 밝다. "안경"이라는 카운터 펀치에 맞고 다운된 넘을 아예 잔인할 정도로 밟아버리는 요소다.
다음은 플리커링 문제. 이건 사실 LG에서 기대한 만큼 커다란 장점이 아닐 수도 있다. 사람마다 개인차가 있기 때문이다.
필자는 플리커링에 상당히 민감한 편이지만 48Hz(양눈 합쳐 96Hz)로 구동 옵션을 변경했을 때의 파나소닉 PDP VT-25를 제외하고는 3DTV에서 깜빡임이 거슬릴 정도라고 느낀 적이 별로 없다.(필자는 정말 플리커링, 단판식 DLP의 무지개 현상 등에 민감하다. 그런데 왜 그렇게 플리커링이나 무지개에 관대하냐고? 사람마다 취향 차이겠지만 그런 것은 꾸욱 참아도 영상이 흐리멍텅하거나 계조가 뭉개지고, 블랙이 뜨거나 색감이 왜곡되는 것에 대해서는 아주 가혹하다)
반대로 셔터글라스 진영에서는 편광 방식이 상하 시야각에 제한이 있는 것으로도 공격을 하는 것 같은데, 필자가 보기에 이것도 별 문제가 아닌 것 같다. TV에 가까이 접근해서 아래로 내려다 보지 않는 한 보통의 시야각에서는 아무 이상이 없다. 아니 그보다 정면 시야각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영상 자체가 뿌옇게 Wash-Out되는 경향이 강한 S-PVA 패널을 사용하는 측에서 편광이든 뭐든 S-IPS 패널의 제품에 시야각을 논의하는 것 자체가 누워서 침뱉기일 수도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해상도 차이.
5미터 정도 떨어진 거리라면 1920x540의 반토막난 해상도나 1920x1080의 풀 해상도 차이는 잘 구분이 안 된다.
그리고 편광 방식 특유의 "주사선 비스므리"한 라인 구조도 눈에 거의 안 보인다.
이런 매치업 결과는 비단 LG의 홈 그라운드에서 열릴 때만 편광이 유리하게 나오는 것이 아닐 것 같다.
적지에 가서 붙더라도 심판만 공정하다면, 즉 비교되는 TV간에 세팅만 서로 공평하고 적절한 상태라면 승패의 결과가 별로 바뀔 것 같지 않다. 변수는 시청 거리인데 셔터글라스가 만약 해상도의 장점을 보여주기 위해 가깝게 당긴다면 크로스토크가 많이 보이게 된다.
다시 말해서 편광 방식이나 셔터글라스나 시청 거리를 가깝게 하고 테스트한다면 서로에게 이로울 것이 없다는 말이다.
정리해 보자.
*안경 : 편광 절대 우위.
*크로스토크 : 편광 절대 우위.(바로 밑의 *필자 주 참조. 글을 쓸 당시에는 2011년 신형 셔터글라스를 테스트하지 못한 상태)
*플리커링 : 편광 비교 우위.
*휘도 : 편광 비교 우위.
*시청 거리 : 두 방식 모두 최소한 3-4 미터 확보.(편광은 라인 구조. 셔터글라스는 크로스토크 때문에...)
*시야각 : 도낀 개낀...3D 시야각은 셔터글라스가 좋을 수 있어도 S-IPS vs S-PVA로 따지면 패널 자체의 시야각에서 뒤집어진다.
*해상도 : 셔터글라스 절대 우위(...이점에 있어서 LG의 주장은 다르다. 뒤에 설명하겠다)
*필자 주 : 이글을 올릴 때는 삼성의 2011년 신모델을 테스트하지 못했고 2010년 모델인 C8000만으로 판단했을 경우다. 같은 2011 모델인 삼성 D8000과 LG LW5700로 비교하면 크로스토크 부문에서 셔터글라스도 편광에 별로 밀리지 않는다. 즉 삼성의 신형 D8000과 비교했을 때는 LG가 편광이기 때문에 크로스토크에서 확실한 우위를 보인다고는 볼 수 없다. 2011년 3월 20일 추가.
결국 이렇게 따지면 편광이 좋다. 해상도 하나만 지고 나머지는 모두 이기거나 최소한 비기니까 말이다.
시청 거리에서는 가로로 줄이 가는 것이 보여도 괜찮으니 좀 더 가까이 보겠다는 사람이 있을 수 있고 그 반대인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해상도...요거 하나로 편광의 장점을 모두 물리칠 수 있을까? 까짓거 차이가 나면 얼마나 난다고...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LG는 매쓰 마켓에서 경쟁하는 대형 가전 회사이다. 그리고 이러한 매쓰 마켓 브랜드에게는 소수의 매니아적 관점이 아니라 일반 대중들의 눈높이가 중요하다. 자신이 매쓰 마켓 브랜드인가 하이엔드 브랜드인가 정체성부터 헷갈리게 되면 파이오니어 쿠로 꼴이 날 수 있다. 매니아들이 아무리 쿠로가 좋다고 한들 일반인들 눈에는 그게 그거로 보이는데 값만 오지게 비싸면 몇 대나 팔겠는가?
파이오니어는 아예 값을 더 올려서 적은 판매 댓수를 보충할 생각을 했던지(?..성공했을 것 같지는 않다만...) 아니면 제품의 질을 낮추더라도 가격을 대중의 눈높이에 맞췄어야 살아 남을 수 있었을 것이다. 그렇다고 "일반인의 눈높이"에만 맞추면 안 된다.
또한 매쓰 마켓 제품에서 스펙은 정말 중요하다. 오디오 앰프를 예로 들어 보자. 마크 레빈슨이나 크렐, 할크로, 패쓰 같은 제품을 찾는 사람들이 댐핑 팩터, THD, 주파수 응답 레인지, 하다 못해 채널 당 출력 와트수 때문에 그 제품을 구매한다고 생각하는가?
그런데 이런 요소가 야마하, 온쿄, 소니 등을 찾는 사람들에겐 중요한 팩터가 될 수도 있다.
매쓰 마켓 제품은 구매자가 집중적으로 테스트할 수 없다. 그냥 매장에서 보거나 제품 사양을 참고해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
일반인들을 모아다가 블라인드 테스트를 진행해도 몇 백명이 한계다.
그리고 TV 제품의 스펙에서 가장 위에 나오는 것이 "해상도"다.
비교 테스트에 초청된 100명의 일반인 모두가 "편광"이 좋다고 할 수는 있어도, 거기에 참석하지 않은 나머지 절대 다수의 구매자는 광고 문구의 "해상도"에 끌릴 수 있다. 그리고 LG는 이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나도 Full HD"라는 주장을 펼치게 된다.
개개인이 아무리 똑똑하다 해도 그것이 "대중"이라는 군집 명사에 속하는 순간 멍청해진다는 점은 많은 사회학자들이 지적하고 있다.
소비자는 단순하고, 유권자는 멍청하고...무슨 경영학이나 정치학 101을 이수하지 않아도 알만한 이야기다.
"일반인"들을 모아다가 크로스토크, 해상도가 어쩌고, 19mbps, 13mbps 저쩌고 해 봐야 알지도 못하고 관심도 없을지 모른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의 민주운동가 최원태 선생(^^)께서 "대중은 어리석을지 몰라도 그렇게 믿고 대중을 호구로 보다간 결국 큰 코 다칠 것이라고..." 점잖게 짚고 넘어간다. 대중이 계속 같은 수준으로 어리석었다면 우리나라는 아직도 군사 정권, 아니 유신 정권에 있었어야 한다. 아직도 밀가루 포대, 고무신, 현찰이 선거의 당락에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하고 있어야 한다. 그런데 드디어 무바라크 정권의 끝이 보이고, 예멘도, 아니 가까운 철통 북한도 김정은, 혹은 그의 아들까지 3대, 4대를 이어 갈 수 있을지가 궁금하다.
만약 LG가 "일반 사람들은 봐도 잘 모르던데^^ 그저 안경이 편하니까 좋다던데?" 하는 도그마에 빠져 지금의 결과에 안착한다면 그 부메랑은 분명히 LG를 해치고 말 것이라는 것이 최원태님의 생각이다. 결국엔 똑독한 오피니언 리더가 나오고 단순한(?) 대중이라도 그 오피니언 리더를 따라 가든, 아니면 점점 민중 의식(혹은 소비자 의식)이 깨어나든 결국 "개안(開眼)"을 할 수도 있다.
파이오니어 쿠로가 왜 다른 제품과 리그 자체가 다른지는 "막눈"도 영상을 보면서 설명을 해 주면 그 차이점을 바로 안다.
더구나 요즘처럼 정보의 확산 속도가 빠른 세상에선 더욱 그렇다.
파나소닉 PDP P65VT30
가장 첨예한 문제는 계속 언급하다시피 "해상도"이다. 이것 하나 빼고 나머지 요소에서 적어도 현재까지는 편광이 유리한 게 사실이다.
편광 방식 LCD TV가 가진 가장 큰 약점이고 앞으로도 극복이 어려워 보이는 부문이 바로 이 해상도이다.
물론 LG 나름대로 이를 극복하려는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현재 LG는 편광 방식도 Full HD의 해상도를 보여준다고 홍보하고 있다.
"편광=해상도 반토막"은 널리 알려진 사실인데 이게 어떻게 하면 Half가 아닌 Full로 둔갑할 수 있냐고?
이러한 LG 주장의 근거에 대해서 설명을 해 보기로 하자.
1. LG의 편광 3DTV는 1920x1080의 한 프레임에서 좌안용 1920x540, 우안용 1920x540을 각각의 라인마다 교차해서 보여준다.
즉 1, 3, 5, 7, 9....1079 라인은 좌안용 프레임, 2, 4, 6, 8, 10....1080 라인은 우안용 프레임이다.
2. 그런데 이들 TV는 120Hz 제품이다.
처음 1/120초에서 좌안용, 우안용 프레임 해상도의 반씩만을 표현했다면 다음 2nd/120초에서는 나머지 반을 디스플레이한다.
알기 쉽게 좌안용 프레임만 가지고 따졌을 때, 마치 1080/60i 신호처럼 좌안 프레임의 홀수, 짝수 라인을 번갈아 가면서 보여준다는 말이다. 그리고 패널이 120Hz로 구동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해상도 손실이 없이 전부 보여준다는 뜻이다.
3. 위에서 설명한 대로 LG의 편광 3DTV는 공간 해상도(즉 프레임당 해상도)에서 좌우안 섞어 1920x1080 픽셀을 1/120초마다 보여주고, "시간 해상도"는 120Hz니까 초당 총 해상도는 1920x1080x120이다.
반면에 셔터글라스 방식을 따져보자.
1. 셔터글라스 방식 LCD TV는 대부분 240Hz이다.
2. 그런데 프레임 사이 사이의 120Hz는 Addressing에 사용된다. 다시 말하면 화면을 끈다는 소리다.(여기서 이로 인한 휘도 감소는 논외로 치고 지금은 해상도만 따진다) 결국 240Hz 패널이라는 셔터글라스 방식의 3DTV도 영상을 보여주는 화면만 따지면 120Hz이다.
3. 간단하게 표현하면... 좌안용 풀 프레임->블랙->우안용 풀 프레임->블랙을 반복한다.(물론 이보다는 좀 더 복잡할 수 있다. 프레임이 나타나는 패턴을 교차시켜서 꼭 OXOX로 되는 것이 아니라 OXXO...등등이 될 수도 있고 Addressing이나 프레임이 꼭 끝나야 시작되는 것도 아니다. 즉 그림이 나타나는 프레임 중간에 이미 Addressing이 시작되거나 Addressing 프레임에 영상이 그려지기 시작할 수 있다. 각 브랜드마다 크로스토크를 줄이기 위한 방법으로 이러한 알고리즘이 조금씩 다를 수 있다. 지금은 이해하기 쉽도록 설명하기 위해서 간단한 개념을 소개한 것이다) 어쨌든 하나의 프레임은 1920x1080의 공간 해상도이고 시간 해상도에서도 120Hz로 1초당 보여주는 총 해상도는 편광과 마찬가지로 1920x1080x120이다.
여기까지 읽어보면 알겠지만 LG의 주장대로라면 편광방식과 셔터글라스가 공간 해상도, 시간 해상도에서 동일하고 결코 편광이라고 "반토막"은 아니라는 결론이 나온다. LG의 논리를 좀 더 설명하면, 편광은 좌우안 풀화면을 반씩 섞어 "두 번"에 나누어 차례로 보여주는 반면에, 셔터글라스는 한쪽 눈 풀화면, 다른 쪽 눈의 풀화면을 역시 "두 번"에 걸쳐 번갈아 보여주는 방식의 차이일 뿐, 셔터글라스가 240Hz 를 전부 영상에 사용하지 않는 한 나오는 해상도는 동일하다는 말이다. 어차피 1/120초 동안의 프레임 하나에서 보여주는 해상도는 양 눈을 섞어서 보여주든, 한쪽 눈씩 차례로 보여주든 1920x1080을 넘을 수가 없고 이는 편광이나 셔터글라스가 마찬가지니까 말이다.
이 대목에서 LG의 240Hz, 480Hz 주장이 다시 생각난다.
120Hz에 백라이트 스캐닝을 더한 것도 240Hz라는 LG의 주장이 과연 타당한가 하는 논란 말이다.
여기에 대한 필자의 입장은 다른 글에서도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화면을 3분할해서 두 번에 나눠 끄고 켠다면 보여주는 실제 프레임은 120장이라도 깜빡임은 240번이니까 리프레쉬 레이트, 프레임 레이트, 플리커링 레이트...기타 등등 뭐 이렇게 복잡하게 따지기 시작하면 그중에 어떤 것 하나는 240Hz에 해당하는 것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3분할보다 더 좋게 개선했다며 화면을 5분할, 6분할로 세분화해 흝어 내리는 스캐닝을 한다면 화질은 더 좋아질지 모르지만 이것은 더 이상 240Hz라는 말을 쓸 수 없다. 240Hz보다 더 좋아도(?) 240Hz는 아니다. 당연히 240Hz에다 이러한 스캐닝을 더했을 때도 480Hz가 역시 "아니다". 5분할, 6분할로 나누고 열심히 궁리해서 x3, x4, x5, x6 등의 배수를 적용할 수 있는 논리를 찾아낸 뒤에 600Hz, 720Hz, 840Hz, 960Hz라고 주장하면 계산이 복잡해져서 듣는 사람이 헷갈릴 수도 있겠지만 딱 2배의 적용은 정말 "아니다"
다시 한번 LG의 "나도 Full HD"라는 주장을 살펴 보자.
분명히 한장의 프레임에서 보여주는 해상도나 1초당 보여주는 총 해상도의 숫자에서 편광과 셔터글라스가 동일하다.
한장에 다 못 보여준 나머지 반은 다음 프레임에서 결국 보여주니까...그리고 초당 120장으로 구성되는 것도 같다.
문제는 이렇게 인터레이스 방식처럼 디스플레이하지만 그와는 결정적으로 다른 점이 있다는 것이다.
인터레이스 방식으로 표현할 때는 홀수, 짝수 주사선의 위치가 공간적으로 구분되어 있다. 겹치지 않는다는 말이다.
즉 홀수 라인의 정보는 홀수 라인의 위치에만 그려지고 짝수 라인의 정보는 그 사이에 별도로 위치한 짝수 라인의 고정된 위치에 따로 그려진다. 액티브하게 그려지지 않는 중간 라인은 비어 있어야 한다.
그런데 "나도 Full HD" 방식은 그렇게 할 수가 없다. 바로 인접한 라인은 다른 쪽 눈을 위한 프레임으로 확보되어 있고, 거기에 맞게 편광 필터가 부착되었으므로 지금 그렸던 바로 그 라인에 다시 그려야만 한다. 결국 하나의 라인에 홀수와 짝수 라인을 모두 표시하게 된다.
밑에 라인에 그려야 할 그림을 방금 그렸던 라인을 지우고 다시 그린다는 말이다.
인터레이스의 원리는 먼저 그린 라인이 눈에 잔상으로 남아 있는 상태에서 곧바로 이어진 다음 라인과 합쳐져서 온전한 그림으로 착각을 유발하는 방식이다. 그런데 "나도 Full HD"는 같은 곳을 지우고 다시 그리기 때문에 잔상이 남아 있는 효과가 같을 수 없다. 그리고 설사 제대로 된 인터레이스라도 0.5+0.5가 1이 되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프로그레시브가 좋다는 것이고...
여기서 필자와 최원태님의 의견이 좀 갈린다^^
실제로 느껴지는 해상도는 다르지만 LG의 "나도 Full HD" 주장에는 어느 정도 기술적, 수학적 타당성이 있다는 것이 필자의 의견.
물론 수치가 전부는 아니고, 똑 같은 라인에 나머지 정보를 번갈아 표시하면 효과가 떨어진다는 설명이 없는 것은 좀 괘씸하다.
그러나 120Hz, 혹은 240Hz 패널에다 5분할 6분할로 스캐닝해서 흝어 내리면서 프레임 레이트를 두 배로 뻥튀기했던 것에 비하면 양반이고, 이 정도의 괘씸죄는 여기에 머리 굴린 노력이나 결과로 볼 때 발표할만한 "기술적 수치"라는 생각이다.
즉 "설명"과 "실제 효과"가 부족하다 뿐이지 그렇게 "기술적으로 하자"가 있는 주장은 아니라는 것.
반면에 최원태님은 "아닌 것은 아니다"라는 입장. 이것을 인정하게 되면 사람들이 셔터글라스와 편광 방식이 같은 해상도인줄 착각할 수 있다.(그건 맞는 말^^ LG는 그러라고 머리를 굴린 것이고...) 같은 라인을 지우고 거기에 다음 라인 정보를 넣는 것은 "유사 인터레이스"일 뿐 인터레이스와 같은 효과가 나지 않으므로 아무리 숫자 장난을 해도 아닌 것을 맞다고 인정할 수 없다는 의견이시다.
필자도 발표하는 숫자야 어떻든 "눈으로 보면 아니다"라는 점에서는 최원태님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간단하게 설명하겠다. 영상의 해상도는 수치상 같더라도 Progressive > Interlace > 유사(?) Interlace의 순서라고 볼 수 있다.
(***필자 주 : 가장 하단의 3월 10일자 추가 내용 참조)
파나소닉 PDP P50ST30
앞의 내용을 반복하면서 설명을 시작한다.
LG가 말하는 안경의 이점. 그리고 휘도와 크로스토크 문제, 플리커링에서의 유리함...여기까지는 다 맞다.
그런데 해상도에서는 역시 열세라는 이야기도 했다.
수치상으로 LG가 아무리 "나도 Full HD"를 외쳐 봐야, 그리고 일반인들은 차이를 모르겠다는 말에 LG가 고무되어 있더라도 차이는 분명히 존재한다. 또 필자와 최원태님이 아닌 일반인들도 화질 보는 요령를 조금만 가르쳐 주면 단박에 보고 구분할 수 있다.
해상도가 부족하면 디테일이 죽는다. 디테일이 죽으면 질감 표현이 잘 안 된다. 질감 표현이 잘 안되면 입체감이 죽는다.(질감 표현이 죽고 해상도가 부족하면 계조도 생략된다) 여기서 말하는 입체감은 3D적 원근 입체감이 아니다. 둥근 공이나 달걀이 볼륨있게 보이는가 평면적으로 보이는가 하는 문제이다. 다시 말해서 해상도가 부족한 3D 화면에선 원근감은 3D적으로 표현을 해도 물체 하나 하나의 입체감은 떨어진다. 이렇게 예를 들어보자. 풀 해상도로 보는 3D 영상이 원근감, 입체감이 모두 살아있다면, 해상도가 부족한 3D 영상은 원근감은 나와도 입체 그림책을 펼친 것처럼 물체 하나 하나는 종이에 그린 그림같이 평면적으로 보인다. 공이 앞으로 튀어 나오는 것은 맞는데 공이 아니라 공 그림을 오린 것 같다는 느낌이 들 수도 있다는 말이다. 이런 현상에 대한 정확한 용어는 필자도 잘 모르고 있었는데, 필자가 그 느낌을 말하자 최원태님 기억에는 "토이 이펙트(Toy Effect)" 정도였던 것 같다고 대답해 주셨다.
또 한가지 문제점...LG의 "나도 Full HD"를 구현하기 위한 알고리즘을 적용한 시제품을 테스트했을 때, 필자는 오히려 해상도의 반을 그냥 버린 초기 제품(LH503D)에 비해 부자연스러움을 느꼈다. 뭐랄까 플리커링과 비슷한...깜빡임 같은 느낌이 들었다고나 할까?
이것이 같은 라인에다가 홀수, 짝수 정보를 한꺼번 표현하기 때문에 느껴지는 현상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LG쪽에 누차 지적을 했고, 양산품에는 이러한 문제가 없다는 말을 들었다.
그런데 솔직히 양산품을 봐도 필자가 테스트한 시제품에 비해 정도는 덜 하지만 여전히 그런 느낌을 받고 있다.
따라서 지금 현재만 따진다면 "나도 Full HD"보다 그냥 해상도의 반을 버리는 것이 필자의 눈에 더 편하다는 느낌이 든다.
그러나 LG의 입장에서 "나도 Full HD"는 포기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게 빠지면 스펙 싸움에서 절대적으로 불리할 수 있으니까 말이다. 고로 얼마나 이 알고리즘을 개선시켜 부작용을 줄이고 자연스럽게 만드느냐 하는 것이 앞으로의 관건일 수 있다.
아니면 일단은 "나도 Full HD" 기능을 끌 수 있도록 만들어서 사용자에게 선택권을 주고 차차 개선시키든지 말이다.
물론 이런 화질 차이는 가까이서 봐야 더욱 극명하다. 4-5미터 떨어져서 보면 차이가 줄어든다.
이미 언급했다시피 가까이서 보면 편광은 라인 구조가, 셔터글라스 방식은 크로스토크가 현저해진다.
편광/셔터글라스의 하이브리드 기술 같은 것이 새롭게 개발되기 전에는 앞으로 몇 년이 흘러도 편광 방식만으로 라인 구조를 없앨 뾰족한 수가 나오긴 힘들 것 같다.
그러나 셔터글라스 방식의 크로스토크는 새 모델이 나올 때마다 매년 개선되고 있다.
LCD의 응답 속도가 4ms 이하면 크로스토크는 거의 잡힌다고 한다.(여기서 4ms이라 함은 각 제조사에서 사양에서 1ms, 혹은 2ms이라고 발표하는 G-to-G 응답속도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Black-to-White의 리얼 리스폰스 타임을 지칭하는 것이다)
이러한 응답속도는 이미 올해, 늦어도 내년쯤이면 확보될 것이고 게다가 240Hz가 아닌 480Hz, 600Hz의 LCD 패널도 이미 개발 단계는 지난 것으로 알고 있다.
어쨌든 지금 당장은 편광쪽에 장점이 많아 보여도 더 이상 발전할 여력이 별로 없는데 반해서 셔터글라스 방식은 앞으로 훨씬 좋아질 수가 있다. 그래서 필자는 지금 당장 3DTV를 구입할 생각이 없다^^ 여기 저기서 제품을 받아 테스트만 하다가 이만하면 사도 좋겠다 싶을 때 "셔터글라스 방식"을 구입할 요량이다.(직업적 이점을 최대한 살리자는...)
"그건 당신 사정이고 지금 당장 TV를 구입해야 하는 사람들은 어쩌란 말인가" 하고 묻는다면?
지금 사긴 꼭 사야되겠고, 기왕이면 3D도 되는 넘을 구입하는 것이 낫지 않겠나. 이때 어떤 것을 사는 것이 좋을까?
여기에 대해서는 나름대로 여러 제품을 테스트해 본 경험담을 이야기해 줄 수 있다.
셔터글라스 방식의 제품은 작년 모델까지 3D 영상을 제대로 캘리브레이션할 수 없었다.
반면에 편광 방식은 3D 영상도 색좌표를 맞추고 전대역에서 6500K에 평탄하도록 조정이 가능하다.
다시 말해서 정확한 색감 레퍼런스로 삼기에는 편광이 좋다는 말이다.
그러나 셔터글라스 방식도 올해부턴 3D 모드에 THX 인증을 받는 제품이 늘고 있고 색감의 정확도가 개선되고 있다.
하여간 정확한 색감과 감마, 계조 표현력을 따진다면 아직까지 편광이 우위라고 생각한다.
캘리브레이션까지 하는 환자급 사용자가 아닌 일반 사용자 입장에서 본다면 결정은 소스에 따라 갈릴 수 있다.
안경의 가격과 편리함에서 오는 차이점은 젖혀 두고 "화질"만 가지고 따지도록 하겠다.
일단 블루레이 소스를 보자.(다시 말해서 프레임 패킹 방식으로 수록한 "Full HDx2"의 3D 소스라고도 할 수 있다)
블루레이를 볼 때 필자는 앞으로야 어떻든 현재 출시된 제품만 가지고 따져도 셔터글라스의 손을 들어주겠다.
당연히 셔터글라스 방식 LCD에서는 크로스토크가 보인다. 그러나 BD 정도의 고화질 소스라면 충분히 참을 수 있는 수준이다.
블루레이를 3D로 인코딩할 때 현재 3DTV의 기술력을 감안하고 제작하기 때문이다.
대신 셔터글라스 방식의 해상도 우위에서 오는 디테일 표현력과 입체감은... 필자로선 버릴 수 없는 이점이다.
물론 필자와 취향이 달라서 해상도가 약간 죽더라도 크로스토크는 절대 보기 싫다는 사람이 더 많을 수 있다.
그런 분들은 편광의 손을 들어준다 해도 필자는 100% 인정한다.
뿐만 아니라 "길을 가는 일반인 100명에게 물었습니다..." 식의 논리라면 필자도 편광이 이길 것 같다는 생각이다.
반면에 Side by Side, Top and Bottom, Checker Board 방식처럼 처음부터 해상도가 제한된 소스들에서는 편광이 낫다.
물론 이러한 소스를 볼 때도 셔터글라스 방식이 좀 더 조밀하고 디테일한 영상이 된다.
이 경우 편광은 있는 해상도를 손실없이 그대로 보여주고, 셔터글라스는 원래 해상도를 2배로 업스케일해서 보여주는 케이스도 해당되는데, 놀랍게도 이때 역시 뻥튀기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셔터글라스가 해상도의 우위를 지키고 있다.
문제는 크로스토크가 심한 경우이다. 이러한 소스들의 대부분은 셔터글라스 약점을 염두에 두지 않고 3D 효과가 두드러지게 보이기 위해 입체감, 다시 말해서 Depth 정보를 과하게 넣은 경우가 많다. 특히 뒤쪽으로 깊어지는 Negative 효과보다 물체(Object)가 앞으로 튀어 나오는 Positive 효과를 많이 주게 된다. 이런 경우 눈의 촛점 맞추는 것도 피곤하고 크로스토크도 많이 보인다.
SKY의 3D 채널이나 데모용 3D 영상처럼 수시로 앞으로 뭐가 자주 튀어나오는 소스를 보면 작년까지의 셔터글라스 LCD는 참고 보기 어려울 정도였다. 그런데 일본이나 미국의 3D 방송은 Side by Side인데 비해 한국은 Frame Packing으로 3D 방송을 송출한다고 대충 결론이 나고 있다. 여기에 대한 TV 제조사의 대응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생각들은 하고 있나?)
즉 편광은 무난하다. 안경도 강점이고 말이다.
셔터글라스 방식은 지금 현재 크로스토크, 휘도 저하, 플리커링 등의 문제에서 분명히 편광에 비해 약점이 있지만 좀 더 정밀하고 입체적인 영상이다. 일반 가정에서 캐주얼하게 보는 데는 편광이 좀 더 어울리겠고, 심각하게 화질을 따진다면 셔터글라스가 나을 수 있다.
단 이러한 이중적 잣대가 항상 절대적으로 맞는 것은 아니다.
같은 방식이라도 브랜드, 모델의 성능과 재생하는 소스에 따라 이 판정은 바뀔 수 있다.
삼성 D7000 시리즈
3. LG가 앞으로도 쭈욱...편광 방식만을 고집할까?
그건 어렵다고 본다.(지금도 LG의 PDP 라인업은 셔터글라스 방식이다. 즉 LCD만 편광이다)
LCD가 천년만년 디스플레이의 대세로 남을 것도 아니고 말이다.
LCD가 시장을 지배하는 지금 당장만 놓고 보면 편광은 대단한 경쟁력을 가졌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아직 3DTV 시장이 그렇게 커지지 않았다. 만약 3DTV 시장 전체가 지금보다 훨씬 크게 불어나고, 편광만으로 시장 점유울이 생각만큼 높아지지 않는다고 판단한다면 LG는 언제든지 지금의 결정을 다시 바꿀 수 있다고 본다.
따라서 대외적으론 셔터글라스의 약점을 비난해도, 그리고 셔터글라스 제품을 시장에 내놓지는 않아도, 연구 개발은 계속할 것이라고 본다. 위에서 언급했지만 이런 "쪽수 싸움"은 이기기가 정말 힘들기 때문이다.(베타가 VHS보다 화질이 나빠서 밀렸나?)
역시 반복하지만 LCD 패널의 개선과 더불어 셔터글라스의 약점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현재 DLP는 셔터글라스 방식을 사용해도 크로스토크가 별로 문제 되지 않는다.
PDP도 마찬가지다. 이런 방식의 디스플레이는 응답속도라는 개념을 적용시키지 않아도 된다.
물론 사용하는 셔터 안경이 LCD이고 여기서도 응답속도와 명암비를 따져야 하기 때문에 안경으로 인한 크로스토크는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안경으로 유발되는 요소를 제외한다면 DLP, PDP뿐 아니라 LCD 계열인 LCos 프로젝터에서도 크로스토크는 별 문제가 아니다. 소니의 SXRD나 JVC의 D-ILA만 하더라도 크로스토크가 문제될 정도의 응답속도는 이미 넘어섰다.
그리고 앞으로 3년, 혹은 5년 후에 OLED, AM OLED 등등이 널리 상용화되면 이들 역시 응답속도라는 개념을 적용시킬 필요가 없는 패널들이다. 다시 말해서 지금 당장은 편광이 유리한 점이 많아도 몇 년 후에는 어렵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아니 지금 당장 LCD만 따져도 그렇다.
LG가 노냥 하는 말이 무엇인가? LG의 S-IPS 패널이 경쟁사의 S-PVA 패널보다 더 좋다고 아예 노래를 부르지 않는가?
시야각, 응답 속도에서 더 좋은데 셔터글라스를 해도 S-PVA보다 크로스토크가 많다면(그리고 선명도나 프레임 보간 능력에서 밀린다면...) 이것은 소프트웨어적인 알고리즘 문제라고 볼 수도 있다.
편광 방식이 끝까지 확실한 우위를 지킬 수 있는 분야는 "안경"이다.
이것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요소이다.
따라서 여러 사람이 보는 상업용 3D 디스플레이나 3D 영상 촬영, 제작 등에서는 편광 방식이 여전히 유리할 것이다.
지금까지 편광 방식 3DTV에 다른 업체들이 달려들지 않은데는 "비용" 문제도 있었다고 추측된다.
셔터글라스는 안경까지 "전자제품"이고 신기술처럼 보이지만 편광 3DTV를 만드는데 드는 돈과 시간은 결코 만만치 않았다.
하드웨어적으로 "이미터와 셔터 안경"의 단가는 액티브쪽이 높지만 TV 자체는 편광식이 단가도 높고 공정도 복잡하다.
좀 더 직설적으로 말하면 액티브 방식으로 만드는 것보다 편광 방식의 제조 단가가 더 높기 때문에 가격적으로도 편광을 만들어 파는 것보다 셔터글라스가 이익이었다는 말이다.
그런데 이렇게 LG가 "편광 만세"를 외치고 나오는데는 어떤 획기적인 비용 절감 방법을 찾았을 수 있다.(**아래 필자 주 참조)
LG가 수지타산도 맞지 않는 제품으로 그냥 싸움이나 한 번 해 보자고 나서지는 않았을 테고, 만약 편광 TV의 비용을 줄일 수 있는 LG만의 방법을 찾았다면 그걸로 몇 년은 밀어 붙여도 충분하다는 계산이 나올 수 있다.
그리고 몇 년 뒤에 OLED가 본격 상용화되고 LCD 셔터글라스로도 LG가 비난하던 단점들이 더 이상 문제가 안 되는 시점이 온다면 "이젠 우리도 셔터글라스 할래" 하면서 바꿀 수 있을 것 같다.
LG LW9500 시리즈
*사족 : LG는 이번 2011 모델부터 기존 제품의 전면에 부착했던 "거울 대용"기능의 유리창을 치웠다^^
**필자 주 : (2011. 2. 8 내용 추가) 기사를 검색하다 알게 된 사실. 기존 편광 3D는 패널에 편광 필터로 유리를 사용했는데, 신제품부터는 유리 대신 필름을 사용한다고 한다. 유리보다 필름이 단가 자체가 싼 것은 물론이고 정밀한 커팅이나 부착에서도 용이할 것 같다. 그래서 위의 사족에서 말한 것처럼 유리창이 없어졌나? 반사를 줄이려는 것이 아니라 단가를 낮추려고?
***필자주 : (2011. 3. 10 내용 추가) 이 글을 처음 올린 한달 전에 비해 지금은 삼성과 LG의 홍보전이 과열된 양상이다.
여기 저기서 비교 시연회가 열리고 상호비방으로 얼룩진 감도 있는데, 필자도 몇 곳에서 참관이나 인터뷰 요청이 있었으나 구설수에 휘말리기 싫어서 잠수중이다. 과열된 상호비방을 걱정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지만 필자의 솔직한 심정으로는 "또 싸우네^^" 정도이다.
원래 싸움 구경이 재미있지 않은가^^(LH 95 리뷰 1부 하단의 "시장통 막싸움 중계" 참조)
게다가 필자는 LG가 기존 셔터글라스 일변도의 3DTV 시장에 "편광 방식"이라는 옵션을 들고 나온 것에 대해서도 대단히 환영하는 바이다. 구매자의 선택폭이 넓어지고 제품이 다양해지는 것에 대해 반대할 이유가 없으니까 말이다.
다만 양사의 감정 싸움에 동원되는 말들을 보면 이번에도 역시 "시장통 막싸움"이다.
어떤 방식이 "신기술"이고 "낡은 기술"인가에 대한 논쟁도 웃기고..."공인 기관"에서 편광도 "Full HD"라는 판정을 받았다는 내용에서는 완전히 빵 터졌다. "Full HD인가 아닌가를 인증해주는 공인 기관"이 있었단 말인가? 새로 생겼나? 설사 미국 FCC나 한국 방송 위원회 같은 곳이라면 "공인된 기관"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거기서 그런 인증을 해줄리 없는데다가... "Full HD"란 용어 자체가 원래 공인된 용어였던가? 그거 마케팅 용어 같은데...(만약 Full HD란 마케팅 용어를 관행적으로 인정한다고 치면 그것은 1080p를 지칭하지 않을까? 그리고 편광 방식은 어떻게 따져봐도 1080p는 아니다. 유사 인터레이스 방식을 통한 1080i, 또는 psf 포맷까지는 억지로 주장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완전한 "p", 즉 프로그레시브는 절대 될 수가 없다)
필자가 보기엔 이번 3D 방식 논쟁은 삼성쪽에서 LG 페이스에 말려 든 감이 있다. 대개의 경우 해외 시장에선 서로 말을 아끼고 유독 국내에서만 박 터지게 싸우는 경향이 있는데 이번도 마찬가지다. 물론 최소한의 매너는 가지고 해외에서 추한 꼴 보이지 말자는 신사협정일 수도 있지만, 사실 외국에서 "백라이트 포함 240Hz"나 "편광도 공인 기관에서 인증한 Full HD" 같은 이슈로 빡빡 우겨봐야 오히려 손해일 공산이 크다. 그래서 도시바는 LG와 같은 백라이트 방식을 쓰면서도 "240Hz"보다는 "240Hz 효과(240Hz Effect)"라고 홍보하고 있는데, 이번 경우도 그처럼 "편광=Full HD"를 "Full HD 효과" 정도로 수위를 낮출지 모른다. 최근에 소니가 편광 진영에 합세할 뜻을 보여서 화제인데, 만약 그렇게 된다면 소니도 "Full HD"라고 홍보할지 궁금하다. 소니가 요즘 많이 찌그러지고 궁상스러워져서 어떻게 변했을지 모르겠지만 일본 업체들의 특성상 얼굴 가죽의 두께에서 한국 기업에 현저히 밀리기 때문이다. 즉 한국 기업은 기술력, 매출액에서 일본 업체를 추월했을뿐만 아니라 이미 얼굴에 댄 철판의 두께에서 예전부터 무적이었다(중국이 있으니 앞으론 무적은 아닐지도...)
주로 국내에서 서로 멱살 잡고 싸우는 것은 국내 사용자나 미디어를 호구로 봐서일까, 아니면 국민성에 찰떡같이부합되서일까?
어쨌든 이번에도 삼성은 발끈해서 맞붙었지만 잘 해봐야 본전인 싸움에 엮인 듯한 느낌이다.(전체 3DTV 시장 매출 4% 정도인 LG는 못해도 본전이고...)
다시 말하지만 편광은 분명히 나름의 장점이 있다. 셔터글라스는 셔터글라스대로의 장점이 있고 말이다.
대신 서로의 약점도 있는데, 그 약점마저 약점이 아니라고 우기다 보니까 이러한 양상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일반인"을 대상으로 항목을 고르게 나눠서 총점을 매기는 비교 방식이라면 셔터글라스쪽이 편광을 이기기는 어렵다고 본다.
이미 본문에서 여러 차례 설명했듯이 해상도 항목을 제외하고는 셔터글라스가 우위를 주장할 수 있는 항목이 상대적으로 많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비슷할 것으로 예상했던 가격마저 편광쪽이 확연하게 싸게 나왔다. 편광 필터의 재질과 부착하는 방식을 개선하고, 240Hz 패널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가인 120Hz 패널을 썼기 때문에 경쟁력있는 가격을 확보한 것 같다.
반면에 점수 항목 중에 "화질"에 대한 가중치를 확 높인다면? 그리고 "일반인"들이 혹시 그 화질 차이를 잘 알아차리지 못할까 우려해서 화질 보는 요령까지 살짝 미리 교육을 시킨 뒤에 비교 시청을 한다면? 그러면 이번엔 편광측에서 선입관을 조장한다고 불만일 것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뭐가...어떻게 해야 공정한 비교가 된다는 말인가?
사전 지식이나 선입관이 거의 없는 순수한 상태에서 일반인이 내린 판단이 중요한가, 아니면 빠삭하게 아는 전문가의 평가가 진짜인가?
그 제품 자체의 절대적인 성능은 전문가가 판단해야만 제대로 된 평가일 수 있다. 일반인들은 기술적인 것을 잘 모른다.
그런데 결국 그 제품을 사서 쓰는 사람들은 대부분이 일반인이다. 그렇다면 전문가의 평가보다 일반인의 평가가 더 중요할 수도 있다.
정말 어려운 얘기다. 당분간 싸움의 추이를 좀 더 지켜 볼 예정이다.
*경고 : 이글은 출처를 밝히고 퍼갈 수 있습니다.
그.러.나...글 가운데 유리한 일부분만을 발췌해서 특정 제품의 홍보에 사용할 수 없습니다.(2011. 2.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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