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이종식
컴파스 시스템에서 Brix란 모델명으로 Full HD급 LCD TV가 출시되었다.
동사 발표에 따르면 최초의 Full HD급이라고 홍보하고 있는데, 현재 시점에서는 이미 Full HD급 제품이 적지 않게 출시되었으므로 남들보다 몇 달, 혹은 며칠 더 빨리 출시한 것은 회사 입장에서라면 몰라도 사용자 입장에서는 그다지 큰 의미가 있을 것 같지는 않다.
LG의 Super-IPS 패널을 사용한 42 인치와 47 인치의 두 모델 중에서 47인치 제품은 지난 번 리뷰한 LG 47LB1DR과 동일한 패널이고 이번에 테스트한 제품은 42 인치 모델이다.
주지하다시피 LG의 LCD 패널은 47 인치와 42 인치의 사이즈로 삼성의 46 인치와 40 인치 사이즈에 비해 각각 1, 2 인치가 더 크다.
46 인치와 47 인치의 차이는 크게 체감될 정도가 아니지만 비교적 소형이라고 할 수 있는 40 인치와 42 인치는 꽤 차이가 느껴진다.
요즘 LCD 및 PDP 패널의 가격이 하락함에 따라 삼성, LG 등 대기업 제품들과 중소기업 제품의 가격 차이가 상당히 줄어 들었다.
따라서 중소기업의 가격 경쟁력이 더 이상 커다란 장점이 될 수 없는 현실에서 과연 대기업 제품에 어떠한 전략으로 맞설 것인가 하는 것도 관심의 대상이 아닐 수 없다.
가장 먼저 떠 오르는 장점은 1920x1080의 PC 해상도를 비롯해서 1080/60p의 입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LG의 경우 공식적으로 PC 연결은 저작권 보호 문제로 인해 1360x768까지로 제한했으며 60 프레임의 1080p 신호도 받지 못하고 있다(1080p의 24 프레임 입력은 지원한다고 한다). ->필자 주 참조
다시 말해서 TV뿐 아니라 PC 모니터로도 사용할 것을 염두에 뒀다면 브릭스를 비롯한 중소기업 제품은 1:1 픽셀 매칭을 할 수 없는 대기업 제품들에 비해 그야말로 '뒤집힐 수 없는 막강한 장점'을 가졌다고 할 수 있다.
또 하나 기대된 점은 영상을 지나치게 강조, 왜곡시키는 소위 DNIe나 XD 엔진 등의 영상 프로세싱에 비해서 좀 더 정통파적이고 기본에 입각한 영상을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일반 '테레비'의 영상에 익숙한 보통 사용자들이라면 화학 조미료를 듬뿍 첨가한 듯한, 혹은 이퀄라이저로 저역과 고역을 왕창 부스트한 채 음악을 듣는 것에 비유할만한 'xx 회로', 'xx 엔진'의 영상이 좋아 보일지 몰라도 매니아들이나 전문가들 입장에서는 원래의 신호에 가장 가까운 '정상적'인 영상에 좀 더 점수를 줄 수밖에 없을 것 같기 때문이다.
※필자 주-PC용 'LCD 모니터'가 아니라 'LCD TV'라고해서 PC와 연결할 때 1920x1080의 해상도로 연결할 수 없다는 것은 한 마디로 넌센스라고 하겠다.
HD-DVD나 블루 레이 같은 차세대 영상 매체는 1080p 해상도에 24 프레임으로 저장이 가능하다. 따라서 이러한 기기에서 1080p로 영상을 보려면 디스플레이가 1080p/24f의 입력과 호환되어야 한다.
반면에 24 프레임의 영상을 디스플레이 기기가 아닌 소스 기기나 프로세서, 그리고 PC 등에서 60 프레임으로 변환해서 보려면 1080p/60 Hz를 받아야 한다.
블루 레이나 HD-DVD를 PC를 통해 재생할 때 HDCP를 지원하는 DVI나 HDMI 단자를 통해 풀 HD 해상도로 보는 것이 전제겠지만 D-sub 단자를 통한 아날로그 RGB 신호로 보려한다면 PC에서 강제로 1920x1080 해상도를 960x540으로 다운해서 출력하게 된다.
이를 위해 현재로서는 엔비디아의 퓨어비디오 HD를 지원하는 G포스 7000 시리즈 이상의 그래픽 카드에 복제 방지 코드를 지원하는 Key Rom을 장착한 것이 대표적인 해결책이다.
그러나 이를 제외하고 웹 서핑이나 문서 및 그래픽 작업 등 일반적인 PC 사용에서까지 1:1 픽셀 매칭이 안되는 해상도로 연결하라는 것은 정말 웃기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HD-DVD나 블루 레이 타이틀을 재생할 때 소프트웨어나 하드웨어에서 자체적으로 해상도 컨트롤이 들어 가는데 왜 전체 PC 사용시의 해상도까지 간섭을 한다는 말인가?
즉, Brix 같은 제품이 1080p/60Hz를 지원하는 것이 자랑거리라고 할 것이 아니라 지극히 당연한 일이며 LG같이 풀 HD 패널임에도 불구하고 1920x1080의 PC 해상도를 못 받도록 한 것이 '제품의 하자'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비상식적'인 일이라는 소리이다.
지금 1920x1200이나 2560x1600 해상도의 LCD 모니터도 드물다고 할 수 없는데 그보다 낮은 1920x1080을, 그것도 패널 자체 해상도이자 제품의 최적 해상도를 막는다니 말이다.
특성 및 사양
위의 사양표에서 보듯이 Full HD 패널을 사용하고 1080p 입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제외하면 일반 LCD TV와 특별하게 다른 점은 별로 없다.HD 수신용 튜너에는 LG 5 세대 수신칩을 사용했으며 EPG 기능이나 채널 설정 메뉴도 LG와 비슷한 느낌을 준다.
디자인 자체는 시청에 방해가 될 정도로 번쩍거리는 베젤을 사용한 대기업 제품들에 비해 럭셔리한 느낌은 좀 덜하고 수수해 보이지만 그래도 소니 브라비아 S 시리즈 등에 비하면 무난한 느낌이다.
스탠드가 좌우로 스위블되지 않는 것이 좀 아쉽고 입출력 단자도 전부 아래쪽을 향하고 있어 필자처럼 수시로 단자를 바꿔 끼우는 사람에게는 다소 불편할 수 있다.
전원 코드 연결 단자 옆에 별도의 파워 스위치가 있어서 이것을 끄면 스탠바이 상태가 아니라 완전 Off 상태로 된다.
리모콘의 디자인은 개인적으로 마음에 드는 편이다.
이 역시 대기업 제품 스타일은 아니지만 마치 마크 레빈슨이나, 쎄타, 에어, 에소테릭 등 하이엔드 오디오 업체 리모컨들과 비슷한 느낌도 약간 들기도 하고 말이다.
특히 상판이 알루미늄 재질로 되어 있어 호감이 가고 아날로그 TV 채널, DTV 채널을 따로 액세스할 수 있을 뿐 아니라 HDMI, PC, 컴포넌트, 비디오, S-비디오의 각 입력 버튼이 별도로 있어 다른 제품들처럼 하나의 입력 버튼을 계속 눌러 찾을 필요가 없는 것은 플러스 요인이다.
상단 LCD 패널은 달랑 VCR, 케이블, 위성 셋탑, TV의 제품 선택 상태만이 표시되는 것도 조금 아쉽다고 하겠다.
리모컨 버튼으로 직접 컨트롤할 수 있는 기능이 많아서 편리한 반면에 채널 번호같은 키 패드는 너무 작고 다른 버튼들과 붙어있어 불편하다는 느낌이 들 수도 있다.
Full HD란?
컴파스 시스템의 웹사이트에 보면 아래와 같은 Full HD에 대한 설명을 볼 수 있다.
*자료 출처 -http://www.brixtv.com/
대체적으로 모두 맞는 말이다.
그러나 혼동을 피하기 위해 몇 가지 보충해서 설명할 것이 있다.
먼저 필자가 자주 하는 말이지만 HD 포맷 중에는 Full HD란 용어가 없다.
1080i나 720p뿐 아니라 1080p도 그냥 HD의 한 포맷일 뿐이다.
Full HD란 말은 패널 제조사에서 1080i의 HD 신호를 스케일링(해상도 변환)을 통한 화질 열화 없이 제대로 표현할 수 있는 1920x1080 패널을 출시하면서 만들어 낸 '마케팅 용어'이다.
누차 강조하지만 마케팅 용어라고 잘못되었다거나 거부감을 느끼라는 소리가 아니다.
그리고 마케팅으로 시작되어 정식 용어가 된 사례는 매우 많고 이 Full HD도 그런 맥락에서 이젠 완전히 정착되었다고 볼 수 있다.
어쨌든 1080i 신호를 스케일링 없이(디인터레이싱은 하더라도..) 보여 주려면 패널의 해상도가 1080p여야만 하고 이것을 풀 HD라고 부르고 있다.(그런데 요기에도 약간 문제가 있다. 바로 아래에서 자연히 설명된다.)
또 한가지, 컴파스 시스템의 웹사이트에서도 풀 HD의 소스가 별로 없는 것이 단점이라고 적고 있다.(http://www.brixtv.com/technology/technology_02.htm)
여기도 보충이 필요한데, 만약 풀 HD 소스라는 것이 1080p 해상도에 60 프레임으로 이루어진 소스를 말한다면 PC를 통한 그래픽을 제외한 순수 비디오 영상에서는 '별로' 없는 것이 아니라 '전혀' 없다고도 할 수 있다.
현존하는 1080p 소스는 <스타워즈> 2, 3편이나 <컬래트럴> 등 소니 HDW-F900 같은 카메라로 1920x1080 해상도에 24 프레임으로 찍은 것들을 비롯해서, 필름을 HD 매스터로 바꿀 때 1920x1080으로 스캔한 것들 뿐이다. 이 모든 것은 당연히 다른 영화와 마찬가지로 초당 24 프레임이며 60 프레임이 아니다.
나머지는 1080으로 찍어도 초당 60필드로 나뉘어진 30 프레임이며, 설사 30 프레임 프로그레시브로 촬영했더라도 재생 해상도는 30p가 아니라 60i의 인터레이스 방식이 되는 것이다.
DVD는 480i로 수록되지만 영화 타이틀의 경우 대부분의 소스가 원래 프로그레시브라고 할 수 있는 필름이므로 2-3 풀다운만 '제대로' 해서 짜 맞추면 완벽한 480p라고 할 수 있다.
1080i의 영화 타이틀도 마찬가지다.
원래가 한 장의 프로그레시브 프레임이라고 봐도 무방한 필름에서 HD로 변환했으므로 디인터레이싱만 '제대로'하면 어차피 24 프레임의 정보뿐이므로 60프레임으로 바꿔도 1080p나 1080i가 차이가 없다는 말이다.
반복하자면 이 '제대로' 하는 디인터레이싱이라는 전제하에 영화 소스라면 1080/60i나 1080/24p나 그게 그거일 수 있다는 소리인데 문제는 이 '제대로'하는 i/p 변환이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물론 가로 해상도가 1280이나 1440이 아닌 1920으로 동일해야 하며 전송률이나 파일 사이즈가 같다는 전제에서 말이다)
그런데 영화 소스가 아닌 방송용 HD 캠으로 찍은 소스의 경우 '만만치 않다' 정도가 아니라 '제대로' 된 i/p 변환이라는 것이 좀 더 복잡하고 어려워진다.
1080/30p로 촬영해서 30 프레임을 60 필드로 나눠서 보여주는 방식이라면 인접한 두 개의 필드를 합쳐서 1080p 30 프레임이 되므로 한 프레임을 두 번씩 보여줘 60 Hz로 재생하면 비록 정보는 30p지만 재생은 60p이므로 1080/60p라고 해 줄 수 있다.
그러나 처음부터 30 프레임 프로그레시브가 아니라 60 필드로 나뉜 인터레이스로 찍은 영상이라면 1/60 초라는 시간차 때문에 아무리 합쳐도 아귀가 맞지 않는다.
완전 정지 영상이라면 몰라도 움직임이 빨라질수록 더 아귀가 안 맞게 되는데 초고가의 방송용/프로용 장비가 아니라면 이걸 짜 맞추기 보다는 그냥 하나의 필드에 보이는 540 라인 각각을 같은 정보로 따블시켜 버린다. 즉 Bob이라고 하는 라인 더블링 방식이다.
다시 말하면 풀 HD 패널로 볼 때 해상도는 1080이지만 실제 정보량은 540이라는 말이다.
이 경우 브라운관이나 삼관식 같은 CRT 디스플레이에서 그냥 1080i 인터레이스 신호로 보는 것보다 선명도가 오히려 떨어질 수 있다.
1080i보다 1080p의 선명도가 오히려 떨어져 보인다는 것은 이미 오래 전부터 9인치급 하이엔드 삼관식을 사용해서 비교해 본 많은 애호가들이 지적하는 문제인데 결론적으로 1080i에서 1080p로 i/p 변환 과정에 문제가 있는 것이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라고 하겠다.
물론 원래부터가 60Hz 이상으로 뿌려주는 PC의 경우, 데스크탑 같은 것은 1080p가 훨씬 선명하지만 PC를 통해 HD의 동영상을 본다면 이 동영상의 소스는 PC라도 60p가 아닌 24p나 30p, 60i를 PC에서 60Hz로 바꾼다는 것이 문제이다.
따라서 1080p의 '비디오 영상'은 거의 24 프레임이나 30 프레임이라는 현실에서 볼 때 Full HD 패널만 가지고 1080i보다 두배의 정보량이라는 환상에 빠지지 말라는 점을 먼저 주지시키고 싶다.(해상도는 두배라도 정보량은 두배가 아닐 수 있다는 말이다)
대신 동영상보다 PC 모니터라는 점에서는 당연히 해상도가 늘어 나므로 사용 공간이 늘어나게 된다. 웹 페이지를 두 개 나란히 열어도 충분한 공간이고 42 인치라는 크기 때문에 글자가 너무 작아지거나 하는 일도 없다.
당연히 패널 해상도와 1:1 매칭이므로 LG 47LB1DR처럼 윤곽이 흐려지거나 링잉이 생기지도 않고 깨끗하면서 선명하다.
정리하자면 Full HD TV라면 PC 신호를 제외한 적어도 동영상에서는 별로(?) 없는 1080p 소스를 찾을 것이 아니라 1080i 신호를 1080p로 제대로 바꿔주는 능력이 더 중요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러면 과연 Brix 42FHD는?
LG 47LB1DR의 리뷰에서 해상도를 체크했을 때 가로로 1920 픽셀을 풀어내지 못하고 흐려지고 수직으로 1080 픽셀을 나타낼 때도 하나 하나의 라인을 구현하지 못하고 회색으로 나온다는 이야기를 했다.
아래 사진의 HDG-3000 시그널 제너레이터의 버스트 패턴을 보면 가장 우측에 세로 줄들이 제대로 보인다.
단지 흑백 정보만 보여야 할 신호에서 뜬금없이 녹색이 삐져 나와 보인다는 것이 좀 아쉽지만 어쨌든 가로로 1920개의 선, 또는 픽셀을 제대로 풀어낼 수 있다는 말이다.
*클릭하면 확대됨
게다가 아래 사진의 상단을 보면 가로 방향으로 된 줄들을 수직으로 그 선 구조가 명확히 보이도록 재현한다.
LG의 47LB1DR은 선 구조가 보이지 않고 이 부분이 그냥 회색으로 보였었다.
*클릭하면 확대됨
재미있는 것은 이 패턴을 티빅스 M5000U의 해상도 설정을 1080p로 출력하면 그냥 회색으로 뭉개지고 선 구조가 안보인다는 점이다.
티빅스의 프로세서인 시그마칩은 1080i 영상을 1080p로 출력할 때 각각 필드의 540 라인을 그냥 bob으로 더블링해서 출력한다는 말이다.
반면에 Brix 42FHD에서는 1080i 신호가 들어 오면 bob으로 처리하지 않고 인접한 두 개의 필드를 짜 맞추기(Weave) 때문에 수직으로 1080개의 라인을 제대로 그려 낼 수 있어 보인다.
따라서 엉성한 프로세서나 스케일러에서 1080p씩이나 출력이 된다고 무조건 좋아할 것이 아니라 그냥 1080i로 연결하고 Brix TV에서 처리하는 것이 선명도나 정보량에서 앞설 수도 있다는 말이다.
물론 이것은 정지 화상에서의 디인터레이싱 능력이므로 움직임이 많아지면 또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어쨌든 간에 Brix 42FHD는 필자가 직접 테스트한 '직시형 고정 해상도 TV' 중에서는 최초로 가로 1920 픽셀, 세로 1080 픽셀을 제대로 풀어 낸 제품이라 하겠다.
뒤에서 화질 평가를 이야기할 때 다시 거론하겠지만 Brix TV의 비디오 프로세싱은 픽셀웍스사의 DNX 기술을 적용한 PW328칩셋을 사용하는데 적어도 디인터레이싱에서 국내 대기업 제품들의 '무슨 무슨 엔진' 보다는 훨씬 '제대로'하는 우수한 칩이다.
때문에 Full HD 패널답게 가로로 1920개, 세로로 1080개의 픽셀 정보를 풀어 내는 '당연한' 일을 하는 '진짜 Full HD급'이라고 하겠다.
Full HD 패널을 직접 생산해서 사용하는 대기업에서는 이 '당연한'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하므로 '진짜 Full HD급'이라고 말하기에 주저될 수 밖에 없다.
본격적인 평가는 2부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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