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TV

삼성전자 보르도 40인치 LCD TV 1부

Posted by 이종식 on 04/23 at 03:37 PM

보르도
image
삼성에서 40인치 LCD TV 모델인 LN40R71BD를 ‘보르도’라는 코드명으로 개발, 출시하였다.
이번 제품을 테스트하기 전에 여러 가지 ‘썰’이 많았다.
소니 ‘브라비아’에 대항하기 위해 삼성이 PAVV가 아닌 ‘모라도’라는 새로운 라인업을 개발했다는 이야기로부터, ‘몰라도’가 아니냐는 소리까지 나왔고 결국 ‘보르도’가 맞다고 낙착을 보았었다.
그런데 ‘보르도’는 새로운 라인업이 아니라 삼성 내부 개발 단계의 프로젝트명이었을 뿐 71BD는 여전히 PAVV의 모델 중 하나라고 한다.
작년에 삼성이 AV 리뷰어들을 초청해서 제품들을 소개할 때 아래 쪽 베젤을 V자형으로 디자인한 제품이 구미쪽에서 인기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었는데 국내 모델에도 적용시킨 모양이다.
받침대와 V자형 모양이 와인 잔을 연상시킨다고 유명한 와인 산지인 ‘보르도’로 프로젝트 이름을 붙였다는 것 같다.

아드보카트 감독이 CF에서 소개하는 ‘보르도’는 소니 ‘브라비아’ KDL-V40A10과 동일한 S-PVA 패널을 사용한 기존 LN40M61BD에서 디자인 등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모델이다.
(주-이하 소니 브라비아라고 칭함은 S 시리즈가 아니라 V 시리즈 KDL-V40A10이다. 보르도를 테스트할 당시 아직 S 시리즈를 못 본 상태였다)
32인치 모델이 80cm, 40인치는 87cm의 두께로 삼성측에 따르면 같은 크기 화면 제품 중에서 (적어도 현 시점에서는)세계에서 가장 얇은 초박형 디자인이라고 한다.
좌우뿐 아니라 상하로도 178도의 시야각을 확보해서 역시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하며 다이나믹 컨트라스트로 5000:1이라는 LCD로서는 획기적인 명암비를 자랑한다고도 한다.
그뿐 아니라 M61BD의 64억 4천만 컬러에 비해 무려 5조 4천억 컬러의 색 재현성과 함께 응답 속도도 8ms에서 6ms으로 25%가 빨라졌다는 점도 홍보하고 있다.
이런 엄청난(?) 세계 최고 스펙들에 대해서는 밑의 테스트 리포트에서 다시 논하고자 한다.
해상도는 1366x768로 동일한 데 보도 자료나 매뉴얼에 따르면 1360x768로 나와 있으므로 좌우 3픽셀씩 6픽셀은 사용하지 않는 듯하다.
즉 PC나 외부 스케일러를 사용한다면 1360x768이 정확한 픽셀 매칭이라고 하겠다.

스피커가 전면에서 보이지 않는 Hidden 디자인이며 받침대도 좌우로 회전하는 스위블(Swivel) 스탠드를 채택했고 베젤 및 스탠드는 피아노 같은 글로스 코팅으로 상당히 아름답다고 하겠다.
사람마다 각각 느끼는 것이 다르겠지만 TV를 끈 상태에서라면 적어도 필자 입장에서는 삼성 ‘보르도’ 71BD의 디자인이 소니 ‘브라비아’보다 예쁘게 보인다.

HD 튜너가 내장되어 있으므로 당연히 공중파 HD방송을 보기 위해서 따로 외부 셋탑박스를 연결할 필요가 없다.
뒷면과 옆면에 A/V 입출력 단자가 배열되어 있는데 HDMI 단자가 2조, PC용 D-sub 단자 1조, 컴포넌트 1조, 컴포짓과 S-Video 단자가 뒤와 옆에 각각 1조씩 있다.
각 아날로그 영상 입력단마다 역시 2채널 아날로그 음성 입력 단자가 제공되고 PC 입력단에도 사운드 카드와 연결할 수 있는 잭이 있다.
HDMI 단자는 기본적으로 사운드를 같이 전송하므로 음성 단자가 없어도 되지만 DVI 소스를 어댑터를 사용해서 연결할 경우를 위해 2채널 아날로그 입력을 한조 따로 제공한다.
또한 유선 방송이나 안테나에 연결할 수 있는 RF 동축 안테나 단자는 2세트가 있으며 AV 리시버 같은 외부 음향 시스템에 연결할 수 있도록 디지털 광 출력을 비롯, 같은 삼성 Anynet 제품들을 연동해서 제어할 수 있는 단자도 제공한다.
단자의 위치나 배열은 깔끔하고 편하게 되어 있지만 컴포넌트 단자가 한 조밖에 없는 것이 약간 아쉽다.
물론 HDMI 단자가 2개 있고 HD 튜너가 내장이긴 하지만 Sky HD 셋탑이나 X Box, 플레이스테이션 같은 게임기를 비롯해서 소스 기기가 많다면 부족할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대신 외부 스위처나 AV 리시버에서 소스를 선택해서 연결한다고 하면 오히려 단촐한 입력단은 편할 수가 있다.
외부 비디오 소스를 바로 선택할 수 없고 TV/외부 입력 버튼을 계속 눌러서 선택해야 할 때 단자 수가 많으면 한바퀴 돌면서 계속 누르는 것도 짜증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신 입력된 신호가 없는 단자는 건너 뛰도록 배려한 것은 반갑다.
하지만 역시 이상적인 것은 단자는 많으면서도 각 소스를 바로 선택할 수 있는 독립적 액세스 버튼을 리모컨에 제공하는 것이다.

리모컨 이야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기존 삼성 리모컨에 비해 디자인이 상당히 세련되고 고급스러워졌다.
밝은 회색 본체지만 윗면은 블랙으로 처리되어 깔끔하며 DVD 플레이어나 셋탑박스, 유선 방송 셋탑, VCR 등도 컨트롤할 수 있다.
약간 불만은 선택(Enter)키는 아래쪽 상하좌우 커서 가운데 위치하는데 위쪽에 숫자 키 위치와 떨어져 있어 한 손으로 기다란 리모컨을 작동하면서 채널 숫자를 누르고 기다리지 않고 바로 선택 키를 누르기에 좀 불편하다는 점이다.
어두운 상태에서 시청하는 프로젝터도 아닌데 리모컨에 백 라이트를 지원하는 것은 약간 의외인데 배터리를 아끼기 위해서인지 불이 들어오는 버튼은 TV 선택 버튼과 채널 이동, 볼륨 조정, 음소거(Mute)버튼의 달랑 6개뿐이다.
채널과 볼륨은 워낙 많이 쓰는 버튼이라 불이 안 들어 와도 감으로 충분히 찾을 수 있으므로 차라리 TV/외부입력 선택 버튼이나 방송 안내 등에 불이 들어 오는 것이 낫지 않을까 생각된다.
물론 LCD TV를 보면서 리모컨이 안보일 정도로 완전히 깜깜한 상태에서 얼마나 시청을 하게 될지는 모르지만 말이다.

설치 및 첫인상

다른 TV들처럼 박스에서 꺼내 전원 꽂고 안테나 선 연결하면 거의 끝난다.
물론 HD 채널이나 유선 방송 채널들을 설정하기 위해서는 메뉴를 열고 찾아가도 되지만 그냥 리모컨의 <자동설정>버튼을 누르고 잠시 기다리면 알아서 준비가 된다는 소리다.
그 외의 DVD 플레이어나 PC 등 외부 소스를 연결하는 방법도 상식적인 방법으로 가능하기 때문에 사용자가 엄청난 기계치가 아니라면 설치 기사의 도움을 받지 않아도 충분하다.
기계치라도 매뉴얼 한번 흝어 보면 별 문제 없을 것이고, 기계치이면서 동시에 매뉴얼 읽는 것도 죽기보다 싫다면(이런 사람들이 의외로 많아서 놀라곤 한다) 설치 기사한테 맡기면 된다.
스탠드를 사용하지 않고 벽에 마운팅시키려면 서비스가 좋은 국내 여건상 설치 기사한테 부탁하는 것이 나을 것 같다.

앞에도 언급했듯이 이 제품은 ‘TV’이다.
물론 ‘TV’라고 해도 테스트 패턴 띄우고 측정기 갖다 붙이면서 캘리브레이션 어쩌고 하는 것이 환자급 매니아를 위한 리뷰겠지만 일단 ‘일반 사용자’ 입장을 보기 위해 아내를 불러 옆에 앉히고 그냥 TV 방송을 시청하였다.
필자가 팔불출이라서가 아니라 집에 테레비란 테레비는 툭하면 바둑판 띄워 놓고 컨버전스 어쩌고 컬러 조정 어쩌고 하는 남편 때문인지, 집사람도 ‘서당개 3년이면...’을 읊어대지 않아도 남들에 비하면 꽤 화질에 대한 감각이 있으므로(?) 완전 ‘일반 사용자’는 아니라는 점은 미리 언급한다.
아내 왈, 소니 브라비아보다 훨씬 이쁘게 생겼단다.
번쩍 거리는 본체가 마음에 든다는 이야기다.
거실의 조명에 스크린 주변의 베젤이 반사되어 거슬리지 않냐고 했더니 잘 모르겠다며 모양만 좋으면 좀 거슬려도 참고 보는 것이 낫다고 한다.
필자가 프로젝터를 설치한 시청룸은 스크린쪽 벽면과 천장까지 무광 검은색 천으로 도배를 했는데 집사람은 처음에 반대하다가도 나중에 화질 향상을 확실히 인정했었다.
하지만 거실 TV라는 특수성 때문인지 글로시한 베젤을 환영하는 분위기이다.
어쨌든 아내 입장에서는 무광택 베젤의 소니 브라비아보다는(이것도 아내와 같이 봤었다) 삼성 보르도가 마음에 든다고 했고 필자도 ‘TV를 끈 상태’에서는 동의했다.
즉 뽀대는 대단히 우수하며 소니보다 고급스러운 느낌이다. (맨 위의 사진에서 보듯이 대단히 ‘삐까번쩍’하다)

그런데 공장 디폴트 상태로 바로 켠 화질은 마음에 안 든단다.
소니 브라비아도 그렇더니 삼성도 초기 설정도 <선명한 화면> 모드로 시작된다.
가전 매장에서 전시할 때 빼 놓고 집에서도 이런 <선명> 모드로 보기를 정말 권장한단 말인가?
세팅을 보니 ‘이런 된장!’ 소리가 절로 나오는데 명암(컨트라스트)이 100(최대)에 선명도(샤프니스) 75, 바탕색(화이트 밸런스) ‘차갑게 1’로 맞춰져 있다.
<표준 화면> 모드도 여전히 마음에 들지 않아 <부드러운 화면>으로 바꾸면 화면은 훨씬 부드러워지며 자연스러워지지만, 앞 모드에 비해 색감이 확 빠지고 컨트라스트가 떨어져 매가리 없어 보이므로 일반 사용자들은 잘 선택하지 않을 것 같다.
<사용자 조정>은 <표준 화면>과 동일한 초기 설정이며 어떤 모드에서도 세팅을 바꾸면 그대로 기억된다.
물론 고친 세팅이 마음에 안 들면 <초기화>로 돌아 갈 수 있다.

어쨌든 소니 ‘브라비아’와 마찬가지로 삼성 ‘보르도’ 역시 제공된 영상 모드로 그냥 보기에는 문제가 있고 아내는 소니보다 화질이 못한 것 같다고 한다.
이 점에 대한 이유는 화질을 설명할 때 다시 설명하겠다.
기본적으로 휘도는 몰라도 블랙 레벨은 다시 맞춰야 하며 선명도(샤프니스)도 낮춰야 하고(최소한 30 이하로, 하지만 보르도의 샤프니스 조절은 큰 차이가 없으며 너무 높이지 않는 한 비슷하다) 색온도는 <표준>아니면 <따뜻하게 1> 정도에 맞추는 것이 정상(?-적어도 필자에게는)에 가깝다(실제 표준 6500K에 가까운 화이트 밸런스는 ‘표준’이 아니라 ‘따뜻하게 1’이다).
물론 소니나 삼성측, 혹은 일반 사용자들 중에서는 필자가 말한 ‘정상’, ‘객관적으로 제대로 된 영상’ 혹은 ‘교과서적으로 이상적인 영상’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도 많을 수 있고 대체 어디가 어때서 이런 영상 모드가 문제냐고 말할 수 있으니 취향에 따라 이쪽이 더 좋다고 느끼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그럴 거면 본 사이트나 AV 잡지 같은 곳에 전문적인 리뷰를 의뢰하지 말았어야 한다.
그냥 ‘대다수의 대중’을 상대로 홍보만 하면 될 테니 말이다.
한마디로 ‘Out of Box’로 바로 본다는 가정하에 필자의 영상 취향으로는 제공된 영상 모드로 그냥 보기 보다는(당연히 소니도 마찬가지다...) ‘부드러운 화면’으로 보거나 아주 열심히... ‘최대한’ 맞출 만큼 맞춰서 볼 것을 권한다.

세팅

위에 아내가 화질이 별로인 것 같다고 언급한 점은 우선 이 제품의 상태가 처음 막 연결했을 때와 시간이 충분히 경과한 뒤의 퍼포먼스가 다른 ‘오묘한’ 점을 먼저 설명해야겠다.
소니 브라비아의 리뷰 때는 경험하지 못했는데 당시 소니 리뷰용 제품은 완전 신품이 아니라 이미 오픈된 상태였다.
하지만 보르도는 완전한 Brand New 제품으로 필자가 신품을 박스에서 최초로 꺼낸 상태였는데 처음 켰을 때 컨투어링(등고선-밴딩)이 상당히 심한 편이었다.
<생생한 화면> 모드로 세팅된 초기 설정은 물론이고 <표준 화면>이나 <부드러운 화면>으로 바꾸면 밴딩이 조금 완화는 되지만 여전히 상당히 불만스러운 계조 표현력이었다.
블랙 레벨 조정 과정을 무시하고 암부 계조의 뭉개짐을 감수한 채 <밝기> 세팅을 상당히 낮추면 중간과 밝은 쪽 계조는 상당히 부드러워진다.
물론 암부의 계조는 속칭 ‘떡’이 되지만 말이다.
다이나믹 컨트라스의 영향인지 ‘명암-화이트 레벨’ 세팅치를 바꾸면 ‘밝기-블랙 레벨’도 달라지는 것이 다른 제품들에 비해 훨씬 심한 편이므로 ‘명암’을 조정했다면 반드시 ‘밝기’도 다시 맞춰야 한다.
특히 각 모드별로 같은 세팅치라고 같은 화면이 나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모드별로 다시 맞춰야 한다(예를 들어 ‘생생한’의 명암 100, 밝기 50은 ‘표준’이나 ‘부드러운’의 같은 세팅치와 완전히 다르다는 말이다)
그런데 패널 사용 시간이 대충 40 시간 정도(언제부터인지는 정확히 기억 못한다)가 지나자 <밝기>를 45-50 정도로 올려 블랙 레벨을 제대로 설정해도 계조 표현이 부드러워지면서 컨투어링 현상이 일반 LCD TV 수준으로 양호해진다.
필자는 40인치 이하의 ‘테레비’에서라면 무조건 CRT를 선호하며 그 이상의 인치를 원한다면 최소한 50인치(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56인치 이상)는 되야 한다고 평소 생각했으므로 그동안 LCD TV에 대해서는 그리 친숙한 편이 아니었다.
물론 PC용 LCD 모니터를 사용 중이지만 해상도나 픽셀 간격 보다는 동영상 처리에 특화된 LCD TV는 직접 테스트해 본 제품이 많지 않다.
때문에 수년 전에 나온 초창기 PDP보다도 계조가 형편없고 지글거림도 심한 이 제품의 평가를 어떻게 써야 하는지 난감했었었다.
그런데 마치 오디오 제품의 스피커나 앰프처럼 Break in 기간이 필요하거나 길이 드는 Aging이 필요한지 시간이 경과되면서 정상적인 영상이 나오는 ‘신비함’을 맛보게 되었다.

그 이유를 유추해보면..
1. 완전 신품의 백라이트 패널이 처음 시동될 때는 너무 밝았는데 사용 시간 경과와 함께 적정 밝기로 감소되면서 동시에 안정화되었기 때문에.
2. 테스트용 제품이 시중에 풀리기 전에 매장에 전시용으로 풀리는 ‘Show Room Mode’로 출시된 경우.
3. 이번 테스트된 제품이 자기 멋대로 기분 내키는대로 알아서 변하는 경우(^^)
4. 정상이 아닌 디펙트(?)
5. 화질이 이상해서 필자가 이것 저것 마구 누르다가 뭔가 세팅을 바꿨는데 모르고 있는 경우.

먼저 1번의 경우 상당한 가능성을 내포한 추측이다.
사용시간 0시간짜리 완전 brand new 제품인 LCD를 처음 까서 틀어 본 필자로는 이쪽으로 생각이 많이 가고 있는데 프로젝터의 램프들도 처음에는 밝다가 수십 시간 사용 후에 밝기가 감소하면서 안정화 단계로 접어들어 수명이 끝나갈 무렵 아주 어두워질 때까지 유지되는 것이 보통이다.
어차피 전기 제품인 관계로 브레이크-인이 어느 정도 필요하고 LCD의 백라이트 밝기가 감소되면서 안정화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 증거로 처음 켰을 때도 암부 계조를 무시하고 <밝기>를 왕창 낮추면 계조는 상당히 부드러워졌던 것을 이미 언급했다.
그런데 시간이 경과한 후에는 플루지 패턴을 사용해서 블랙 레벨을 제대로 맞춰서 암부 표현이 정상인 상태에서도 계조는 (일반 LCD TV 수준으로 볼 때) 무난할 정도는 되며 전처럼 ‘밝기’를 더 낮추면 계조는 좀 더 매끈해진다.
그런데 1번만 가지고 설명이 안 되는 것은 계조뿐 아니라 다른 현상의 개선들에 관한 것 때문이다.
DVD를 HDMI로 연결하거나 티빅스 HD5000을 DVI-HDMI 어댑터를 사용해서 연결했을 때 윤곽선 주변에 링잉 이외의 지글거림이 보이거나 마치 삼관의 컨버전스가 안 맞거나 색 신호와 흑백 신호간의 YC 딜레이가 극심한 것처럼 색 번짐이 보였던 것도 사라졌다.
이것은 백라이트 밝기 감소와 연관시킬 수 없어 보이는 문제이므로 1번 추측의 약점이 된다.
그리고 많은 제품이 공장에서 이미 충분한 시간으로 테스트되서 출시되는지 박스에 꺼낸 상태로도 별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2번은 <쇼 룸 모드>로 출시된 경우 사용자가 아무리 세팅을 바꿔도 1-2분 후에 데모용 세팅으로 복원되는 현상인데 <쇼 룸 모드>를 해제하여야 한다.
필자가 이것 저것 누르다가 <쇼 룸 모드>로 나온 제품을 일반 <다이나믹 모드>로 해제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5번처럼 하도 화질이 이상해 서비스 모드로 진입해 <다이나믹 컨트라스트> 세팅의 ‘다이나믹 CE’와 ‘다이나믹 Dimming’의 두 세팅을 껐다 켰다 해 봤으며 그 외 의심스러운 몇 가지 세팅을 바꾸거나 원위치를 시켜 봤다.
어쨌든 이런 과정에서 <쇼룸 모드>가 해제되었는지 확실치 않은데, <쇼룸 모드>에 대해서 알고난 후 해제하려고 했을 때는 이미 해제되어 있었다.
설사 그것이 <쇼룸 모드>였더라도 그런 식의 영상을 전시하고 싶을 것 같지는 않기 이것도 때문에 별로 가능성이 없어 보이는 추측이다.

3번과 4번은 잘 모르겠으며 하여간 지금은 정상적으로 나온다고 하겠다.
어쨌든 동료가 리뷰용으로 받은 32인치 제품도 필자의 제품과 정확히 같은 현상을 보였다고 들었다.

5번은 위에서 설명했듯이 어쩌다가 뭔가 세팅이 바뀌었을 경우인데, 상식적으로 일반 메뉴 조절 기능을 손대서는 바뀔 가능성이 적다고 하겠다.
어쩌면 필자가 서비스 매뉴얼이 없는 상태에서 서비스 메뉴의 몇 가지 항목을 바꿨다가 까먹고 원위치 안 시켜서 ‘소 뒷걸음치다가 쥐 잡은 격’이 된 것인지도 모르겠다.

각설하고 우여곡절 끝에 정상적인 퍼포먼스를 보이므로 리뷰가 가능하게 되었다.

만일 이 제품을 구입했는데 화질이 좀 이상하다고 느꼈다면 좀 지나면 괜찮아 질 수도 있다는 말이다.
물론 이 말을 믿고 기다렸다가 나중에 AS나 환불에 문제가 생기면 필자를 탓하지 말기를 바란다.

퍼포먼스 측정

다이나믹 컨트라스트 5000:1..!
소니는 1300:1을 주장했었다.
그런데 소니의 경우도 시그널 제너레이터로 출력하면서 측정하면 1000:1 정도까지 억지로 나오지만 실제 영상에서 블랙 레벨과 화이트 레벨을 적절하게 조정하고 DVD같은 실제 소스를 통한 영상으로 재 보면 400:1 이하였다.
요즘 프로젝터에서도 전동 아이리스를 가지고 영상의 밝기에 따라 조리개를 열었다 닫았다 하면서 명암비를 10,000:1 이상까지도 높이고 있는데 역시 장점도 있지만 단점도 만만치 않다.
예를 들어 APL(Average Picture Level-평균 밝기)이 낮은 영상에서는 조리개를 닫아 깊은 암부를 재현하지만 밝은 쪽 계조는 끊어 버리거나 반대로 APL이 높은 장면에서는 암부 계조가 뭉쳐지면서도 블랙이 다소 뜨는 수가 있다.
물론 인간의 눈이 특정한 장면에서 Static으로 감지할 수 있는 다이나믹 레인지가 한정되어 있으므로 깊은 블랙이나 아주 밝은 백색으로 보일 수 있지만 열거나 닫았을 때 반대쪽 계조 표현에 문제가 생길 수 있는 것이 현재 기술로선 대부분이다.
반면에 프로젝터처럼 조리개를 여닫는 것이 아니라 백 라이트의 밝기를 조절하거나 화면 밝기에 따라 감마값을 계속 바꿔준다는 점에서 조금 양상은 다르지만 71BD의 경우 실제로 측정된 명암비보다 다이나믹 컨트라스트로 인한 시각적 명암비는 높아 보인다.
육안으로 보는 실제 영상에서는 다이나믹 컨트라스트로 향상된 명암비를 보이지만 테스트 패턴을 띄우고 측정한 결과로는 DNIe를 끈 <부드러운 화면> 모드에서 200:1 정도의 명암비이다.
다이나믹 컨트라스트로 인해 소니 브라비아에 비한다면 밝은 부분은 더 밝고 어두운 부분은 더 어두운 듯한 시각적 컨트라스트감을 주지만 그것이 때로는 자연스럽지 못하고 계조 표현에 약점이 된다.
한편 암부 계조가 뭉치는 것은 앞서 말했듯이 DNIe 감마 조정의 영향도 클 공산이 있다.
감마 세팅에서 어두운 부분을 더 낮추고 밝은 부분을 높여 컨트라스트감이 높게 보일 수 있는데 요즘 많이 하는 HD 드라마를 시청하면 주로 밝은 야외 장면에서도 약점이 많이 드러난다.
HD 촬영 자체에서 KBS의 <해신>이나 MBC의 HD 다큐멘타리 <세계의 축제> 등에서도 밝은 쪽은 완전히 클리핑이 일어나는 경우가 많았다.
요즘은 HD 촬영에 어느 정도 적응이 됐는지 좀 개선되었는데 HD 드라마의 밝은 야외 씬에서 DNIe의 감마는 컨트라스트가 약간 심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이다.
DNIe 회로는 잘 모르는 일반 대중을 상대로는 몰라도, AV 매니아급 사용자에게는 전혀 어필할 수 없는 그야말로 ‘백해무익’한 기능이라는 소리가 예전에 많았었는데 (몇 년이 지났으니 그때보다 조금 더 좋아졌을 수 있겠지만) 71BD의 예로 본다면 제발 좀 DNIe 회로를 끌 수 있었으면 좋겠다.

여기서 삼성측 엔지니어와 전화를 통해 설명을 들었다.
삼성도 매니아 입장에서 영상에 불만을 있을 수 있다는 것은 주지하고 있지만 일반 가정용 TV라는 특성상 일반인의 눈높이에 맞출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대신 <부드러운 화면> 모드는 DNIe가 적용되지 않았다고 하며 매니아들이라면 이 모드에서 자신에 맞게 세팅하는 것이 어떠냐고 했다.(후에 언급하겠지만 PC 입력에도 DNIe가 적용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71BD의 블랙은 소니와 마찬가지로 LCD TV로 대단히 우수한 편이다.
불을 켜고 볼 때는 전혀 불만이 없을 정도로 깊은 블랙이 나오며 전체적으로 아주 어두운 장면에서만 미세하게 뜬다는 느낌이다.
일반적인 조명 아래에서라면 2.35:1 화면비 소스의 아래 위 블랙 바는 아예 백라이트가 완전히 꺼져 있는 듯한 깊은 블랙이다.
물론 완전한 암막 상태에서 보면 어느 정도 빛은 보이므로 CRT급 블랙은 아니지만 LCD 치고 별 불만이 없는 수준이다.

5조 4천억 컬러를 구현한다고 했는데 그렇다고 CIE 좌표상 64억이나 1600만 컬러보다 더 넓은 색영역(color gamut)을 가진다는 말은 아니다.
이것은 색 처리를 8비트나 10비트가 아니라 더 높은 비트 수로 한다는 말이다.(몇 비트인지는 잘 모르겠다. 10비트면 10억 컬러이니 그보다 더 높다는 이야기인데 계산기 두드려도 잘 안 떨어져서 포기했다. 최소 14비트는 넘어가지 않을까 싶다)
그렇다고 71BD가 아날로그인 CRT나 필자의 8비트 컬러 프로세싱의 삼성 DLP 프로젝터보다 색감이 깊고 자연스러운가 하면 그건 절대 아니다.
10만 컬러만을 나타내도 훨씬 자연스러울 수도 있으니 말이다.
image
어쨌든 소니 브라비아, 삼성 71BD 모두 강한 색은 너무 강하고 약할 때는 물이 빠진 듯한 느낌이 들 수 있는 비슷한 색감을 보인다.
그러나 위의 CIE 좌표에서 알 수 있듯이 그린이 약간 틀어졌을 뿐 블루와 레드는 상당히 양호하며 LCD TV치고는 대단히 우수한 색 영역과 정확성을 가진다고 하겠고 소니 브라비아보다 뛰어난 색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단지 실제 영상에서 DNIe 처리 등으로 각 R, G, B의 중간 감마값 조작에 따라 30-80% 사이의 색감이 달라 질 수 있으므로 75% 컬러도 다시 측정했는데 영역(gamut)이 좁아진 것을 알 수 있다.
image


2부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