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토마 H56 DLP 프로젝터

Posted by hifinet on 09/18 at 01:17 PM
이종식(podol01@hananet.net) 2003-09-18 23:00:19

TI의 HD2 머스탱 DMD칩을 사용하는 제품들이 가정용 DLP 프로젝터의 하이엔드 마켓을 형성한다면 그 40-60%의 가격대 중급기 제품군으로는 1024x768의 해상도를 가진 DDR(Double Data Rate) 패널을 사용하는 제품들이 Sim2 HT300 시리즈나 그보다 훨씬 저가인 샤프 Z10000 등의 가격마저 부담을 느끼는 DLP 애호가들을 노리고 있다.
그중 단연 인기를 끌고 있는 제품은 NEC의 HT1000이라고 할 수 있는데 옵토마 H56은 같은 DMD칩을 사용한 만큼 두 제품의 기본 스펙이나 사양이 매우 비슷하다.

*사양
해상도- 0.7인치 TI DDR DMD칩 1024x768(4:3)
컨트라스트비- 2000:1
밝기-1000ANSI 루멘
램프-200W UHP 램프
램프수명-2000 시간
입력-DVI-I, VGA(D-sub15), 컴포넌트(VGA어댑터 제공), 컴포지트, S-Video
지원 해상도-XGA, SVGA, VGA, VESA, Mac, SXGA(컴프레스드), NTSC(480i/p), PAL과 SECAM(576i/p), HD 신호(720p, 1080i)

해상도가 고급기보다 낮듯이 H56은 그 크기도 상당히 콤팩트한 편으로 NEC HT1000와 큰 차이가 없는 크기이다.
HT1000가 파로져 DCDi 프로세서를 사용하는 반면 H56은 실리콘 이미지의 SiL504 칩을 사용해서 디인터레이싱을 한다는 점과 DVI입력이 NEC와는 달리 HDCP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점이 우선 눈에 띄는 차이점이다. 컴퓨터 출력을 사용하거나 제공되는 DVI to RGB 케이블로 아날로그 입력의 연결은 지원한다.
방열구와 팬이 앞쪽에 달려 있는데 팬의 소음은 높다고 할 수 없지만 결정적으로 빛이 새어나오는 것이 거슬리고 완전히 차광된 상태에서 어두운 장면을 볼 때는 스크린이 가깝다면 그 빛이 스크린에까지 미친다는 점은 확실히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다.

스크린을 16:9로 정하면 H1000과 마찬가지로 중앙의 1024x576 픽셀만을 사용하며 상하로 사용하지 않는 부분은 희미한 빛이 스크린 밖의 벽에 비춘다.
옵토마의 경우 NEC보다 좀더 거슬리는데 이는 아마 NEC보다 전체 밝기가 좀더 밝은데서 기인하는 듯 싶다.
TI에서는 이런 현상을 없애기 위해 마테호른(걔들 발음으론 매터혼)이란 DMD 칩을 출시했는데 단순히 기존 1024x768 칩 중앙의 1024x576 부분만을 사용하고 아래 위는 완전히 마스킹해서 빛이 새어나오지 않게 한 것으로 컴퓨터 해상도나 프리젠테이션을 염두에 두지 않고 16:9 스크린의 홈시어터 용만으로는 분명히 바람직한 일이다.

*측정 및 캘리브레이션
NEC HT1000가 박스에서 바로 꺼낸 상태에서도 납득할 만한 영상을 보여준데 비해 H56은 첫인상은 그다지 인상적이지 못하다.

<스타워즈: 에피소드2>에 들어있는 THX 옵티마이저 패턴 중 컨트라스트 조절용 화면을 띄워 보면 밝은 부분은 완전히 클리핑이 일어나서 전부 백색으로 보인다. 컨트라스트를 엄청 낮추어야 어둡고 밝은 각각 8개의 사각형을 구분할 수 있어지는데 화이트 클리핑 바로 아래로 컨트라스트를 낮추면 밝기는 거의 반으로 떨어진다.
그러나 프리젠테이션용으로 사용할 목적이 아니라면 이정도로도 105인치 스튜어트 화이어호크에서 충분한 밝기를 보여주므로 적어도 밝기는 지나치면 지나쳤지 모자라진 않을 것이다.

게다가 Video Essential의 그레이스케일 윈도우 패턴을 띄워 보면 40 IRE이하에서는 확연하게 붉은 기운이 넘치고 밝아질수록 푸른 색조를 띄게 되는 것이 그냥 육안으로 확연하다.
컬러 애널라이저를 사용해서 측정해 볼 필요도 없을 정도이므로 그냥 화질 세팅에 들어가려 했으나 조정 후 비교를 위해서 일단 측정하였다.

위 그래프에서 보듯이 45 IRE 이하의 어두운 부분은 색온도가 낮아 붉은기가 지배하고 50 IRE이상 밝은 부분은 기준 색온도인 6504°K(점선)보다 상당히 높게 올라가며 따라서 푸르스름하게 변한다.

색온도가 높고 낮은 것은 각 단계의 그레이스케일에서 레드, 그린, 블루가 정확한 균형을 이루지 못하고 레드가 넘치거나 블루가 넘치면서 그리 보이는데 위의 그래프와 아래 그래프를 보면 45 IRE 부근에서 R과 B가 역전되고 그 후 밝은 부분에서는 계속 블루(B)가 우세하게 되어 있다.

그러나 엉망인 그레이스케일의 디폴트 세팅에 비해 감마는 2.56으로 상당히 우수한 측정치를 보여 주었다.

아래는 프로젝터로 표현되는 색의 대역을 측정한 것으로 검은선으로 된 것이 ITU Rec.601조항의 CIE 다이어그램이다.
옵토마 H56의 경우 특히 적색과 청색 표현에서 제대로 깊게 표현해 내지 못하고 있다.


본격적인 옵티마이징에 들어가면서 먼저 모드는 <시네마>로, 감마는<2>, White Peaking은 <0>, 색온도는 가장 낮은 <1>, 이미지 모드는 <필름>, 디인터레이싱은 <오토>, 스크린은 <16:9>, 포맷은 <16:9>로 세팅한 후 어드밴스드 조절에서 화이트밸런스를 조절하였다.
서비스모드에 들어가지 않고도 유저 메뉴에서 화이트 밸런스를 조절할 수 있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지만 측정 기기 없이 눈으로만 조절하기는 전문가라도 어려운 일이므로 일반적인 사용자는 시도에 조심하길 바란다.
전체적인 색온도 및 화이트 밸런스 조절은 소니 DVP-999ES를 사용해서 <비디오 에센셜>과 <아비아>를 사용해서 2시간 반 정도가 소요되었다.

타겟인 D65에 최대한 일치하도록 세팅하였고 상당히 만족스러운 조절이 가능하였다.

RGB레벨도 비교적 고르게 일치하였지만 90 IRE 이상의 밝은 부분에서 Red가 약간 빠지고 45 IRE 이하의 어두운 부분에서는 Blue가 약간 쳐졌지만 정해진 시간내에서는 만족할 만한 성과였고 육안으로도 30 IRE 부근에서 붉은 색조가 지나치던 현상은 사라졌다.

그러나 감마치는 2.7로 높아지면서 캘리브레이션 전보다도 오히려 약간 어긋나고 말았는데 그레이스케일을 전부 다시 조정하기하기에는 너무 진이 빠졌고 내 기기라면 몰라도 곧 돌려줄 리뷰용이기에 다시 손대질 않았다. 그러나 DLP프로젝터의 경우 CRT와는 달리 매우 감마 조정이 어렵고 제조업체에서 인위적으로 그 값을 정하는 바 초기 디폴트 세팅은 부드러운 감마를 위해 색온도와 그레이스케일을 희생한 듯한 부분도 없지는 않은 듯 싶다.

CIE 다이어그램에서 보듯이 Blue에서 차이가 나지만 색의 전대역에 걸쳐서이 가격의 DLP로서는 상당히 양호한 측정치를 보였으므로 감마값이 2.7까지 약간 올라 간 것은 그냥 놔 두기로 하였다. 

*화질
옵토마 H56은 중앙부를 벗어난 전체 화면에 걸친 포커싱만큼은 NEC H1000에 비교해 좀더 균일한 편인데 이것은 아마도 H1000에 비해 긴 투사거리에 기인한 것 같다.
투사 거리가 길면 좁은 공간에서 스크린 사이즈의 제약을 받는 것은 약점이지만 화질적으로는 포커스나 밝기 등의 균일성에서 우수함을 보이기 때문이다.
그 때문인지 몰라도 해상도 패턴을 띄워 보면 화면 상하좌우 구석의 원속에 수직 라인들이 NEC보다 약간 선명하게 보인다. 
그러나 해상도적인 측면에서는 DVD 감상의 경우는 충분하다고 할 수도 있지만 HD 영상의 경우 확연하게 소프트해지는 단점이 있다.
이것은 1366x768의 고유 해상도를 지닌 소니의 시네자 HS10와 비교하면 바로 드러나는데 미국 ABC 방송의 720p 신호를 바로 오리지널 해상도로 빅터 DH35000 D-VHS VCR을 통해 출력해 보면 소니 시네자는 해상도 스윕 패턴에서 수평 해상도 1280라인까지 확실하고 선명하게 보이는데 비해(1366 라인이니까..) 1024픽셀만 지원하는 옵토마와 NEC는 둘다 라인의 구조가 뭉개져 버리는 것으로 알 수있다.
이것은 1080i 소스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HD 영상만을 비교하면 훨씬 저렴한 LCD 기반의 소니 HS10에 확실히 밀린다.
16:9에서 스케일링 아티펙트가 적은 <네이티브>로 포맷을 바꾸면 960x540픽셀만을 사용하는데 스크린 사이즈에 맞추기 위해서는 거리나 줌을 재조정해야 한다. 스크린에 꽉 차게 맞추면 보다 자연스럽고 아티펙트가 덜 일어나는 점은 16:9 포맷과 크게 차이가 날 정도는 아닌데 반해 픽셀이 약간 커지면서 격자와 선명도가 미세하게 희생된다.
물론 소니보다는 DLP의 장점대로 더 깊은 블랙을 구현하고 격자 현상(Screen Door Efect-픽셀 구조)의 정도는 덜 거슬리지만 제대로 칼리브레이션된 소니 HS10에 비해서 DVD소스는 몰라도 HD 소스는 확실히 덜 인상적이었다.
NEC H1000의 경우 칼리브레이션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만 본데 반해서 시청실에 온 사람들이 이게 소니 시네자 맞냐고 물을 정도로 소니는 충분히 오랜 시간에 걸쳐 측정과 조정을 해서 최적의 성능을 뽑아냈기 때문인지 모르나 NEC H1000과 옵토마 H56 모두 DLP에 최적화된 105인치 스튜어트 화이어호크 스크린에서도 선명도, 색감, 계조에서 모두 시네자에 밀렸으며 오직 블랙이 약간 더 깊게 표현되는 장점만 보였을 뿐이다.
<블레이드2>와 같이 전반적으로 어두운 타이틀을 본다면 H56의 손을 들어 줄 수도 있지만 일반적인 감상에서는 아무리 DLP가 LCD보다 비싼 방식이라도 100만원 이상의 가격 차이뿐 아니라 순수한 화질만으로도 옵토마의 우세라고 보긴 힘들다.
게다가 그다지 거슬리진 않아도 컬러 브레이킹 노이즈도 어두운 배경에서 좌우로 움직이는 물체에서는 간혹 보이는 편이다.
앞에서도 지적했듯이 오리지널 4:3 패널을 16:9 부분만 사용할 경우 위와 아래의 스크린 밖으로 벽에까지 빛이 새나가는 것도 불만이라고 할 수 있다.
컴포넌트로 480i 신호를 연결할 경우는 샤프니스 컨트롤을 완전히 바닥까지 내려야 아티펙트를 줄이고 볼 수 있는데 S-Video로 연결하면 중간에 설정해야 적절한 세팅이 되며 컴포넌트 입력의 경우 색의 틴트(휴)는 조절이 되질 안는 것도 아쉽다.

*결론
DLP 방식은 분명히 LCD방식에 비해 장점이 있고 H56의 경우 작은 사이즈에 수준급 블랙 표현 능력 등은 장점이 확실하지만 홈시어터 전용으로 16:9의 화면 비율로 영상을 감상하자면 좀더 지출을 해서 HD2칩을 사용하는 상급기로 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그럴 현편이 아니라면 가격적으로 훨씬 저렴하면서 이미 충분히 성숙한 기술력으로 발전한 수준급의 고급 LCD 프로젝터가 현명한 선택으로 보인다.

*사용기기
스크린 : 스튜어트 화이어호크 105인치 16:9
DVD Player: 소니 DVP-N999ES, 데논 DVD-2900
D-VHS : 빅터 DH35000
컬러 애널라이저 : ColorFacts CF6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