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이종식
명암비
명암비 500,000 : 1.
과연 이 엄청난 수치를 믿어야 하며 그 수치만큼 실제 영상에서도 육안으로 효과가 있을까?
명암비 측정에는 너무나도 많은 변수가 존재하며, 또 제조사의 랩에서 제품의 사양 발표용 수치를 쥐어 짜는 테스트와 가정에서 실제로 시청하는 영상 세팅에서의 명암비가 다를 수 있다.
필자는 우선 "수치만을 위한 측정법"을 통해 제품이 가진 최대한의 높은 명암비를 뽑아낸 것에는 관심이 없다. 따라서 그런 것은 그냥 제조사에서 발표한 사양을 믿거나 말거나 참고하면 되겠다.
그러나 우리가 실제로 보는 영상 세팅에서의 명암비에도 상당히 많은 변수가 작용한다.
초기설정 상태의 각 영상 모드에 따라 다르고, 이 제품의 경우 카멜레온 백라이트의 On/Off 상태는 그야말로 하늘과 땅만큼 차이가 난다. 물론 카멜레온뿐 아니라 일반 백라이트 밝기 역시 명암비에 명향을 미치며, '빠른 영상 모드'를 On/Off 하는 것, 그리고 '자동 명암 조정'의 'Off, 약, 중, 강'의 네 가지 세팅도 영향을 미친다. 물론 이것은 블랙 레벨(Brightness), 화이트 레벨(Contrast) 세팅에 대한 변수를 제외하고서이다. 그리고 LCD나 PDP는 다른 디스플레이보다 측정 시간에 따라 휘도가 약간씩 바뀌는 경향이 많다.
어쨌든 각 영상 모드별로, 그리고 카멜레온 세팅을 On, Off로 바꾸면서 각각 다시 한번씩, 그리고 거기에 10 단계로 조절되는 백라이트 밝기 세팅으로 다시 한번씩(OTL..), 다시 '자동 명암 조정'의 4 단계를 적용하고, 그 다음에는 '빠른 영상' 모드를 On, Off로 바꾸면서 측정하면 도대체 몇 개의 컴비네이션이 나오는지 계산도 잘 안된다.
즉 모든 상태의 명암비 측정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블랙과 화이트 패턴을 번갈아 가며 각각 수 백 번씩, 중간에 세팅 조합이 헷갈려서 실수하는 것까지 감안하면 1000번 이상을 하양, 까망만 가지고 씨름하는 왕 노가다를 해야 한다는 말이다.
편집증 싸이코가 아닌 바에야 제조사 개발실에서도 하지 않을 일을 왜 하고 있겠는가?
정말 이렇게 한다해도 독자들은 리뷰어의 열정에 박수를 보내기는 커녕, 꾀도 없는 짱구짓이라고 할 것이다. 따라서 각 영상 모드별 휘도와 명암비, 그리고 '카멜레온'을 적용하지 않은 패널의 고정 명암비, 그에 더해서 '영화' 모드에서 '빠른 모션'을 적용했을 때 등등 중요한 몇 가지만 측정했다.(이것만 하는데도 세팅이 헷갈려서 몇 번의 재측정이 있었고, 대단한 반복 노가다였다)
그리고 그 결과를 글로 설명하자면 쓰는 사람도, 읽는 사람도 헷갈리므로 아예 간단한 표로 만들었다.
'선명한 화면'은 '카멜레온 백라이트'를 On/Off 하는 것 이외에는 '세부 조정'으로 들어가 세팅할 수 없고, '표준 화면'은 '세부 조정'에서 '자동 명암 조절'을 바꿀 수는 있지만 '빠른 영상' On/Off 항목은 지원되지 않는다.
따라서 모든 세팅을 사용자가 조절할 수 있는 것은 '영화 화면' 모드이다.
다만 '영화' 모드에서도 '빠른 영상'을 켜면 백라이트 밝기 조정을 할 수 없다. 즉 '빠른 영상'의 스캐닝 기능을 꺼야만 다른 밝기로 조정할 수 있다. '빠른 영상'을 끄고서 '백라이트'를 바꾼 뒤, 다시 들어가서 '빠른 영상'을 켜면 된다고 필자는 1부에서 막연하게 생각했는데 '빠른 영상'을 켜면 휘도가 고정된다.
즉 '영화' 모드에서 백라이트 5일 때 화이트 휘도가 191.3 cd/m², 백라이트 8일 때 251.7 cd/m², 백라이트 10이면 295.3 cd/m²인데 '빠른 영상'을 'On'으로 하면 백라이트 밝기 설정에 관계없이 145.3-145.9 cd/m²로 동일한 휘도가 나온다. 다만 이 상태에서의 휘도는 푸트 램버트로 환산하면 38.53 fL 정도이므로 직시형 TV의 표준 권장치인 35-45 fL에 맞다고 할 수 있다. 즉 밝게 보다가 '빠른 영상'을 켜면 어두워지면서 답답하게 느낄 수 있지만 눈에 익으면 이것이 적절한 밝기라는 말이다.
'흑색 보정' 세팅을 사용하면 블랙 레벨이 잠기므로 다른 삼성 제품 리뷰에서도 사용하지 말 것을 권했었다.
또한 '자동 명암 조정'을 사용하는 것보다 '카멜레온'을 켜는 것이 훨씬 깊은 블랙과 높은 명암비를 얻을 수 있으므로 LED 백라이트의 F91BD에서는 '흑색 보정'과 '자동 명암 조정'을 모두 Off로 하면 되겠다.
즉 '카멜레온' 하나면 되므로 흑색 보정이나 자동 명암 조절 등은 사용할 일이 없어 보인다.
명암비 측정은 Konica Minolta LS-100 휘도계를 사용하였다.
Photo Research PR-650은 고가의 대단히 정확한 계측 장비지만 0.01 cd/m²까지만 측정할 수 있는데 비해, 휘도만을 측정하는 LS-100은 0.001 cd/m²까지도 계측이 되기 때문이다.(ColorTaster 리뷰 참조)
그런데 '카멜레온 백라이트'를 켜면 LS-100에서는 0.000 cd/m²로 나온다. 즉 0.001 cd/m²(0.0003 fL) 이하이므로 읽지를 못한다는 말이다. 도대체 샤프나 삼성은 무슨 측정 장비로 계측하고 나서 '메가 컨트라스트'니, 500,000 : 1이니 하는지 모르겠지만 따로 아주 미세한 광량을 측정하는 장비가 따로 있는 것 같다.
백라이트 세팅이 10으로 가장 밝은 모드인 '선명한 화면'에서만 블랙을 0.001-0.002 cd/m² 사이에서 왔다 갔다 헤매면서 읽는다.(따라서 그닥 믿기도 힘들다)
위의 표에서 알 수 있듯이 화이트의 최대 휘도가 대략 500 cd/m²이므로 블랙이 0.001 cd/m²이면 500,000 : 1이 맞고, 0.002 cd/m²면 250,000 : 1이다. 어쨌든 측정기의 한계 바닥까지 내려간 수치이므로 정확도가 떨어지지만 삼성에서 말한 명암비가 뻥은 아니라는 소리다.
측정시에 빛이 조금만 들어와도 0.000-0.002 cd/m²라는 수치의 신빙성이 떨어지므로 계측할 때 PC 모니터도 밝기를 밑바닥까지 낮추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끄고서 실시했으며, 덕분에 전선 줄에 걸려 넘어지고 안경을 밟아 깨뜨리는 소동까지, 재산상 피해마저 발생하는 완전 '쌩 노가다'였음을 밝혀둔다.(프로젝터들을 측정할 때도 이정도는 아니었다)
*필자 주 : 필자의 시청 룸은 빛이 전혀 없는 '(거의) 완전 암막'으로 컨트롤 된다.
천장 및 바닥도 검은색이고 사방 벽도 검은 색이다(아니면 커튼으로 가려지든지...). 하다 못해 아래 사진처럼 기기를 수납한 랙이나 LP, LD, CD, DVD를 수납한 랙과 출입문도 검은 암막 커튼으로 가리면 온통 까만 색이며 불을 끄면 빛이 전혀 없다고 할 수 있다. 물론 형광등이나 스크린 표면 등 블랙 마스킹 처리가 안되는 부분에서의 약간의 반사가 있을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빛이 들어 오지 않을 때는 광원이 없으므로 반사고 뭐고 그냥 깜깜하다. 따라서 미놀타 LS-100에서 0.000 cd/m²으로 읽으면 몰라도 0.001-0.002 cd/m²라는 수치라도 나오면 스크린에 아주 약간의 '읽을 만한' 빛은 있다는 말이다. 하여간 필자가 디스플레이 기기를 테스트하는 동안 LS-100으로 읽지 못하는 블랙은 F91BD가 처음이다. 따라서 위의 표에서 0.000 cd/m²로 블랙을 읽지 못한 상태의 명암비는 ∞ (?)로 표시할 수 밖에 없었다.
즉 '카멜레온' 백라이트를 켜면 그것이 5십만 대 1이든, 25만 대 1 이든, 하여간 TV를 켜놓고 블랙 패턴을 재생하는 것과 끈 상태가 거의 구분이 안 된다고 하겠다. 이것은 조명이 있는 상태에서는 당연한 일이고 완전 암막 상태에서도 마찬가지이다.
파이오니어의 플라즈마 TV 'KURO'(리뷰 예정)를 보고서는 이름처럼 쿠로(黑) 레벨이 CRT 브라운관 TV의 블랙 수준을 능가하는 것에 감탄했었다.(소비자용 CRT TV와 비교했을 때 이야기다. 삼관식 CRT 프로젝터나 방송용 CRT 모니터의 블랙은 훨씬 더 내려간다)
그런데 F91BD는 여기서 한 술 더 뜬다. 방송용 CRT 모니터, CRT 프로젝터, 그리고 파이오니어 '쿠로'를 모두 포함해도 F91BD의 블랙 필드 패턴에는 미치지 못한다. F91BD의 블랙에 맞먹으려면 TV를 끄는 수밖에 없다.(샤프의 '아쿠오스' 메가 컨트라스트 LCD도 암실에서 '완전 깜깜'이었지만 필자의 방에서 직접 보지 못했으므로 F91BD에 비해 어떨지는 모르겠다)
다만 Full On(White)에서 Full Off(Black)로 갑자기 화면이 바뀌면 대략 0.5초 이하의 딜레이가 있다.
따라서 '자동 명암 조정'을 꺼도 '카멜레온'이 켜져 있으면 약간의 딜레이 후에 완전 깜깜한데서 최대로 밝아지고, 가장 밝은 상태에서 완전히 꺼진 것 같은 블랙으로 바뀐다.(이는 소니 X3000 리뷰에서도 언급했는데 소니는 CCFL이고, 이번 F91BD는 LED인데도 백라이트 dimming의 딜레이는 비슷하게 존재한다)
전체를 블랙으로 띄운 패턴뿐 아니라 실제적인 평가를 위해 귀찮지만 ANSI 명암비(설명 참조)도 측정해 보았다. 블랙 부분이 0.081 cd/m², 화이트 부분은 155 cd/m²로 1900 : 1이 넘는 수치가 나왔다.
이것은 영화 모드에서 '카멜레온'을 켜고, '자동 명암 조정'과 '흑색 보정'을 끈 상태에서 '빠른 영상'은 켰으므로 피크 화이트가 덜 나오는 수치였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선명한 화면' 모드에서 ANSI 명암비를 측정해 보면 블랙 사각형이 0.182 cd/m², 화이트 사각형이 435 cd/m²로 무려 2390 : 1 정도의 안시 명암비가 나온다.
2400 : 1이면 ANSI 명암비가 아니라 Full On/Off 명암비 수치로도 높은 편이다.
검정과 백색 사각형의 어느 부분을 읽는가에 따라 꽤 편차가 발생하는데, 이는 FM대로 사각형 중앙을 읽은 수치이다. 직시형 브라운관이 대충 30 : 1에서 100 : 1 사이, 방송용 CRT 모니터의 경우 150 : 1 정도, 삼관식 프로젝터가 250 : 1 안팎, 그리고 LCD 프로젝터는 80 : 1에서 200 : 1 사이, 그리고 DLP 프로젝터는 200 : 1에서 400 :1 정도가 일반적이라고 본다면, 그리고 사람의 눈이 생리학자들 말대로 100 : 1 이하라고 따졌을 때 2000 : 1의 ANSI 명암비는 경이로운 수치이다.
리뷰 1부에서 LED 백라이트가 52인치 F91BD는 96개의 블럭으로 구분된다고 말했다.
실제 영상에서는 다양한 밝기가 존재하기 때문에 96개의 밝기 조절에는 여러 변수가 있다.
예를 들어 아주 밝은 물체 바로 옆에 있는 블랙과 멀리 떨어진 블랙의 휘도는 다르다.
멀리 떨어진 어두운 부분의 백라이트 휘도는 최대한 낮출 수 있지만, 밝은 부분에 인접한 블랙은 밝은 부분과의 Transition을 염두에 둬야 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52인치 제품보다 70인치 제품은 192개 블럭으로 나뉘기 때문에 조금 더 매끄러운 트랜지션이 가능하다.
그런데 ANSI 명암비 측정용 체커 보드 패턴은 중간 단계의 밝기가 없고 블랙과 화이트만 있다.
블랙 바로 옆에 화이트가 있고, 화이트 바로 옆에 블랙이 있는 극단적인 명암만이 존재한다고 하겠다.
따라서 각 블랙과 화이트 부분의 사각형 구획을 담당하는 LED 블럭들이 최대한 어두워지도록 휘도를 낮추거나, 가장 밝아지도록 휘도를 올리 수는 없다. 또한 사각형 중앙부의 LED 블럭과 블랙/화이트 경계에 인접한 LED 블럭도 휘도가 서로 다르다.
이들이 같은 휘도일 때도 주변에 비춰지는 빛, 표면과 스크린 필터를 통과할 때의 산란 등에 의해서 밝기가 달라지는데 이렇게 백라이트 밝기마저 다르므로 차이는 더 많이 날 수도 있다.
어쨌든 2000 : 1은 ANSI 명암비로서는 '황당할 정도'로 높은 수치이다. 물론 500,000 :1 이라는 Full On/Off 명암비의 '황당함'을 이미 경험한 상태에서라면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닐 수도 있지만 말이다.
블랙? 당연히 내려갈 수록 디스플레이에서는 좋다. 그러나 Trade Off가 없는 것은 아니다.
최근 샤프 아쿠오스 LCD TV의 'THX 디스플레이 인증'을 다른 리뷰에서 거론했었다. 샤프가 사용하는 '가메야마(龜山)' 8세대 LCD 패널은 백라이트 컨트롤 없이 패널 자체 고정 명암비로 3,000 : 1까지 나온다고 한다. 그러나 THX 인증 테스트 과정에서 매끄러운 계조 선형성을 위해 THX측의 요구로 2,500 : 1 이하로 20% 가까이 명암비를 낮췄다고 한다.
얼마 전에 있었던 디지털 AV 쇼에서도 각 부쓰에 전시된 삼성의 A800B의 세팅에 대해 강연차 참석한 조 케인씨는 불만을 표시했었다. 하다 못해 강연이 진행된 부쓰의 제품마저도 펀치력있게 보이기 위해 명암비가 약간 더 나오도록 세팅되어 있었는데, 강연하러 들어 온 조 케인씨가 한 눈에 불만을 표하면서 다시 세팅에 들어가서 첫 날 강연이 약간 늦어진 일도 있다.
즉 일본을 비롯한 한국 등의 대기업 매쓰 마켓 디스플레이 제품들은 일단 '명암비'와 '블랙'에 목숨을 거는 경향이 크다. 반면에 헐리우드나 방송국 조정실에서는 깊은 블랙보다는 끊어지거나 뭉치고 겹치지 않는 매끄럽고 자연스러운 계조 표현, 그리고 정확성의 비중이 더 크다고도 할 수 있다. 실제로 CRT 모니터는 몰라도 방송용 LCD 모니터는 고가의 제품도 블랙은 그리 뛰어나지 못하다. 만약 블랙을 낮추고도 암부의 감마 조절과 계조 처리가 받쳐주지 못한다면 부자연스러운 영상이 나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황당할 정도'로 높은 명암비가 실제 영상에서 어떻게 보이는지는 3부의 영상 평가에서 다루도록하겠지만 하여간 블랙만큼은 대단히 깊다고 미리 말할 수 있다. 다만 문제는 '필요 없을 정도로' 깊은 블랙일 수도 있고, 실제 영상에서 블랙이 여기까지 내려갈 필요가 있는냐 하는 것과, 이로 인해 다른 영상 항목에서 희생되는 점이 있는가인데 이것 역시 3부에서 설명하도록 하겠다.
컬러
만약 독자중에 PC용 LED 백라이트 모니터를 본적이 있고, 따라서 이 제품 역시 '황당하게' 넓은 색영역을 기대했다면 실망할 수도 있다.(실제로 다른 LED 백라이트 PC용 모니터나 LED 광원의 DLP 프로젝터를 보면 가시 영역 안의 전체 색영역을 거의 커버할 정도로 넓은 측정치가 나오며, 육안으로 봐도 여태껏 봐왔던 RGB보다 훨씬 짙은 색임을 느낄 수 있다)
아래 CIE 다이어그램에서 알 수 있듯이 Wide로 색영역을 설정해도 다른 LED 제품처럼 엄청나게 넓은 색좌표는 아니다. 아니 기존 WCG-CCFL 백라이트를 사용한 제품보다도 오히려 좁은 색영역을 보인다.(소니 X3000 리뷰의 'Wide-Live Color 높게' 그래프 참조)
필자는 쓸데없이 넓기만 한 색영역에 대해 항상 반대 의견을 보여 왔다.
만약 사진 작가나 그래픽 전문가가 사용하는 PC 모니터라면 넓은 색영역이 좋겠지만, 비디오 영상을 시청하는 디스플레이에서는 넓은 것보다는 정확한 표준에 맞는 제품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패널의 색영역은 표준 ITU Rec.709나 601을 커버할 수 있을 정도만 확보되고 그것을 좁혀서 709와 601의 에뮬레이션을 할 수 있으면 된다.(패널 색영역이 좁은 것을 가지고 넓혀서 에뮬레이션을 할 수는 없으니까...)
F91BD의 'Wide' 색영역이 딱 그정도이다.
그런데 'Auto'로 색영역 설정을 바꿔도 HD 표준인 BT.709에 그리 들어 맞는 편은 아니다.
물론 몇 년 전의 제품들에 비하면 상당히 정확한 편이지만 최근의 제품들에 비한다면 '양호한 수준'의 정확도라고나 하겠다.
우측 CIE 좌표를 보면 그린의 Hue는 정확하지만 미세하게 Saturation이 모자라고, 레드와 블루는 조금씩 오버된다. 반면에 Yellow, Cyan, Magenta의 세컨더리 컬러들은 프라이머리가 벗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양호한 수준을 유지한다.
컬러의 정확도에서는 삼성, 소니, LG, 파나소닉의 소비자용 TV같은 매쓰 마켓 제품은 약간 불리하다.
하이엔드 제품이나 고가의 방송용 모니터는 정밀한 계측기로 튜닝되어 생산 과정도 철저하게 체크한다. 대부분의 대기업은 포토리서치 PR-880, PR-650, 미놀타 CS-1000 등 초정밀 계측기를 보유하고 있지만 시간상, 수량상, 조명 환경상 문제로 접촉식으로 빠른 계측이 가능한 미놀타 CA-210 등을 생산 라인에서 대량으로 사용한다. 다시 말해 효율적이기 때문인데, 스크린에 붙이고 읽는 방식이므로 작업 환경의 조명을 컨트롤할 필요가 적고, 읽는 속도가 고급형보다 훨씬 빠르기 때문이다.
미놀타 CA-210이 저가형 허접한 제품은 결코 아니지만 동사의 CS-1000이나 포토리서치 PR-650급의 하이엔드형 측정기와는 계측 수치가 다르게 나온다. 그냥 읽어도 다르게 나오는데 작업장에서 불을 켜고 측정하므로 오차가 늘어 날 소지가 많아진다.(이번에 미놀타 CS-1000과 필자가 리뷰에 사용하는 포토리서치 PR-650을 비교했는데 거의 완전히 일치하는 측정치를 보였다. 반면에 같은 미놀타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CS-200, CS-100, CA-210의 측정치는 RGB 색좌표나 그레이 스케일 색온도가 꽤 다르게 나왔었다. 그리고 CA-210으로 측정해도 제대로 하면 공장 생산 라인에서 읽는 것보다 훨씬 정확하게 측정된다)
어쨌든 소비자용 TV에서 방송용과 같은 칼같은 정확도를 기대하기는 힘들어도, 소니 X3000 정도의 정확한 컬러를 보이는 제품도 있고 삼성의 이전 제품도 F91BD보다는 더 정확했었으므로 약간 아쉽다.
어쩌면 첫 번째 LED 제품이므로 약간의 착오가 있을 수도 있고, 일부러 조금 다르게 맞췄는지도 모르겠다.
'나만의 색상 조정'이라는 항목은 2007년형 보르도부터 계속 있어왔던 기능인데, '원본에 충실하자'는 컨셉과는 별로 맞지 않으므로 그동안 사용을 권장하지 않았다. 물론 원본 색상이야 어떻든 감상자가 능동적으로 자신이 원하는 색감으로 좀 더 예쁘게 화장빨을 고치는 것이 뭐가 나쁘냐고 한다면 그것도 일리가 있다. 다만 "원칙론"에서 벗어나고 왜 원칙을 지켜야 하는지 설명하기도 귀찮다. 어쨌든 이 '나만의 색상'은 2차원적 색좌표상으로 바뀌는 것이 아니고 3차원적, 즉 빛의 Intencity의 변화와 배합으로 좀 더 생생하거나 예쁜 색상을 뽑아낼 수 있다는 취지인 것 같은데, 잘못 건드리면 아주 요상한 색감이 나올 위험성이 있다. 즉 '살구색', '잔디색' 등등으로 표현되는 색감들을 조절하는 것은 별로 권하고 싶지 않다.
다만 한 가지 사용할만한 기능이 있다. 바로 '흰색' 조절이다.
필자가 그동안 '카사블랑카' 같은 클래식 흑백 영화는 그 시절 표준인 5500K로 보는 것이 더 깊은 맛이 살아난다는 이야기를 종종했고, 스크린 리뷰에서도 언급을 했었다. 지난 번 디지털 AV 쇼에서 조 케인씨가 '카사블랑카'를 삼성 A800B 프로젝터에서 5500K로 데모했을 때 그 세팅으로 처음 보는 사람들이 많은 감탄을 했었다.
A800B 프로젝터는 '영화 1' 모드는 6500K지만 '영화 2' 모드는 5500K에 맞춰져 출시된다. 또 색온도 설정에서 '5500K'를 직접 고를 수도 있다. 반면에 '따뜻하게1, 2', '차갑게' 등등으로 표현되는 일반 TV에서는 대부분 5500K를 지원하지 않는다. 전문성이 있는 사용자라면 컬러 측정 기구를 가지고 각 RGB 게인과 바이어스를 조절해 5500K에 맞출 수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에 TV 사용자가 5500K를 선택하기는 어렵다는 말이다.
삼성 TV의 '나만의 색상' 중에서 '흰색'은 색온도가 바뀐다. 즉 화이트 밸런스가 달라지면서 색온도를 높이거나 낮출 수 있다는 말이다. 따라서 초기설정이 15로 되어있는 '흰색'을 11 정도까지 낮추면 5500K의 화이트 밸런스이다.(캘리브레이션을 마친 후에 '흰색'이 11에서 5500K이고 캘리브레이션을 하지 않았다면 10 정도가 5500K 근처이다-아래 그레이 스케일 참조) 즉 6500K(따뜻하게 2)에 기본 색온도가 잡혔을 때, '흰색'을 한 단계씩 조절하면 대략 300-400K씩 바뀐다. 삼성 TV의 사용자라면 한번 이 세팅으로 고전 흑백 타이틀을 감상해보기 바란다.
그레이 스케일
위의 컬러에서 기존 삼성 제품에 비해 색 정확도는 오히려 떨어진다는 이야기를 했다.
이것은 그레이 스케일 밸런스도 마찬가지이다. 다른 제품들에 비하면 우수한 편이지만, 요즘 삼성이나 소니 제품들이 워낙 초기 설정이 좋아졌기 때문에 LED를 사용하면서 더욱 좋아질 것을 기대한 사람들에겐 다소 실망이 될 수밖에 없다. 이전 F81BD 120Hz 제품 등은 기본이 잘 되어있으므로 그냥 봐도 좋은 색감이었고, 캘리브레이션을 해도 개선되는 폭이 적었다. 그러나 LED인 F91BD는 캘리브레이션을 하는 것이 좋다.
초기 설정으로는 대략 6800K에서 7200K 사이에서 색온도가 분포되며 dE도 대부분 10 이상으로 벗어난다.
세부 조정->화이트 밸런스->RGB 게인, 옵셋으로 대충 조절해 보면 아래의 After와 같은 상태로 된다. 10분 정도 맞춰서 이정도까지 되므로 시간을 가지고 씨름을 하면 좀 더 평탄하고 근접된 캘리브레이션이 가능할 것이다.
*After의 색온도 그래프(上)와 RGB 밸런스 그래프(下)
감마
감마는 초기 설정인 0일 때 평균 2.2에 평탄하다.
감마를 -1로 내리면 평균값은 올라가서 3.75, -2에서는 4.07이, 그리고 +2로 올리면 평균은 내려가서 1.9 정도가 나오는데 카멜레온 백라이트가 적용되면서 영상내의 각 부분이 모두 그때그때 바뀌므로 제대로 된 감마 값은 아니라고 하겠다. 즉 다이나믹 명암 조정이 사용되는 디스플레이의 감마는 기존 방식과 다르게 측정해야 하며, 하나의 영상에 모든 그레이 스케일 대역을 띄우고 재든지 아니면 다른 방법을 동원해야 하므로 너무 노가다가 심하고 측정 패턴도 제대로 된 것이 없다고 하겠다.
어쨌든 초기 설정인 '0' 이외의 감마 조정은 권장하고 싶지 않으며, 만약 암부를 좀 더 밝게 보려면 +1 정도까지 올릴 수는 있을지도 모른다.
유니포미티
휘도의 유니포미티는 대단히 뛰어나다.
원래 LCD나 플라즈마 TV는 CRT나 프로젝터 방식에 비해 중앙에 비해 주변이 어두워지는 유니포미티 문제는 훨씬 평탄하다. 보통 CRT 시대에는 중앙에 비해 주변의 휘도의 차이가 25% 이내라면 Pass로 쳤었다.
그러나 아래에서 보듯이 25%는 커녕 2.5% 이내에서 유니포미티가 유지된다.
블랙의 유니포미티는 뛰어나고 자시고 간에 아래와 같이 아예 측정이 안된다. 따라서 아래와 같이 이상한 글자가 나오면서 제대로 된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 화이트 유니포미티와는 달리 블랙 유니포미티는 원래 LCD 패널이 다른 방식에 비해 약점이 있었다. 근래에는 블랙에서 얼룩이 지는 문제를 Cloud 현상이라고 명명하기도 했고 말이다. 그러나 그것도 어느 정도 기본적으로 블랙이 떠 있을 때 이야기이다. F91BD 처럼 '총체적인 깜깜함'에서는 설사 약간의 얼룩이 있더라도 보일리가 없다.
아래 영상의 색온도 분포는 초기 설정에서의 스크린 각 부분에 따른 색온도 차이이다.
측정기로 Spyder를 썼으므로 포토리서치로 읽은 수치와는 차이가 난다. 따라서 정확도가 떨어지는 수치이므로 그저 참고 정도로 그치면 되겠다.
오버스캔
화면 크기를 '16 : 9'로 하면 좌우로 각각 3%, 상하로 각각 3.1-3.2 %정도의 오버스캔이 적용된다.
방송을 시청할 때 상하나 좌우에 포치 신호나 각종 블랭킹 및 잡신호가 거슬리면 '16 : 9'로 화면 크기를 설정하고 보면 된다.
'원본 크기'로 세팅하면 오버스캔이 해제되며 1920x1080i/p 신호가 입력되면 1:1 픽셀 매칭이 된다.
이때 상하좌우로 잘리지 않고 모든 1920x1080의 해상도를 그대로 풀어낸다.
이번에도 서비스 차원(^^)에서 주요 측정 결과를 정리해서 표로 만들어 봤다.
대충 흝어보면 명암비쪽 항목은 초막강 측정치를 보이고 있고, 색정확도와 그레이 스케일에서는 보통 이상의 실력을 보이기는 하지만 최근 삼성 제품의 기준에서는 떨어지는 편이다.
입력단과 영상 모드별 세팅과 각 소스의 실제 영상에 대한 시청 평가는 3부로 넘기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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