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서 Direct 방식 LED 백라이트를 채택한 2009년형 신모델 LH90이 출시된다.
120Hz 패널에 LED 백라이트 스캐닝을 더해 240Hz로 구동되는 제품이고 'THX 영화' 모드까지 지원한다.
비록 요즘 화두가 되고 있는 슬림형 TV는 아니지만 240Hz와 THX 모드처럼 디자인보다는 화질에 무게 중심을 둔 제품이라고 볼 수 있다.(Direct 방식 LED를 채택했음에도 불구하고 Edge 방식인 경쟁사보다 더 얇게 디자인한 LHX 시리즈는 7월경에 출시될 예정이라고 한다-2009 CES 참관기 참조)
2008년 이후의 LG 제품을 평가할 때마다 ISF 캘리브레이션 기능을 통한 정확한 색감 구현에 대해서 필자는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IPS 패널을 사용하는 LG 제품은 상대적으로 우수한 색감과 시야각에도 불구하고 PVA 패널을 사용하는 경쟁사 제품에 비해 블랙이 깊지 못하다는 약점이 있다.
따라서 로컬 디밍이 가능한 직하형(Direct) LED 백라이트를 사용해서 블랙까지 깊어지면 과연 어떠한 영상이 나올까 하는 점이 커다란 관심사였다. 작년 모델인 다비드 LED는 제대로 테스트할 기회가 없었고, 드디어 LG의 2009년 첫 LED 백라이트 모델인 LH90으로 그 궁금증으로 풀게 되었다.
일반 대중들은 가전 제품도 인테리어적인 면을 고려해 슬림형을 선호할지 몰라도, '화질 지상주의'를 내세우는 AV 애호가나 전문가들은 좀 두껍더라도 Direct 방식의 LED에 로컬 디밍을 원한다고 하겠다.
추후에는 LG도 Edge형 LED 백라이트를 사용하겠다고는 하지만 현재 발표된 2009년 모델만 보면 삼성은 Edge 방식, LG는 Direct 방식의 LED 백라이트로 나뉘어져 있다.
LG 관계자에 따르면 "올 하반기에 엣지형 LED TV를 내놓을 준비를 하고 있다"면서 "프리미엄 고객들은 화질이 우수한 직하형으로 공략하고, 일반인들은 가격경쟁력이 있는 엣지형으로 공략할 것"이라고 한다.
그러면 이번 LH90이나 추후 출시될 LHX 시리즈는 '프리미엄'이라는 말인데, 과연 Edge 방식의 날씬함을 누를 수 있을 만큼 Direct 방식과 Local Dimming은 화질에서 우월한가?
그리고 같은 Direct 방식의 LED 백라이트를 사용한 삼성의 작년 모델 보르도 950과 비교하면?
또한 정확한 색감과 정밀한 캘리브레이션 기능으로 필자가 극찬했던 스칼렛2(LH70)에 비한다면 LED 덕에 얼마나 더 좋아졌을까? 같은 IPS 패널인데도 LED 백라이트를 사용하면 블랙이 더 깊어지기는 하는걸까?
그리고 THX 영화 모드는 얼마나 잘 나왔을까? 이런 점들에 관해서 한 가지씩 살펴보기로 하겠다.
사양 및 특성
필자가 이 제품을 처음 본 것은 올해 초 라스 베이거스에서 열린 CES에서 였는데, 아래 사진처럼 55인치 제품과 47인치 제품이 전시되었다. 42인치 이하의 사이즈도 LH90 라인업에 포함돼 있는지는 필자도 확인하지 못했다. 2009 CES 당시 LH90에 붙어 있던 제품 소개는 아래 사진과 같다.
아직 이 제품은 공식적으로 출시되지 않았고, LG 웹 사이트나 다나와 등 어떤 사이트에도 사양이나 특성이 공개되지 않았다. 필자가 수령한 리뷰용 제품에도 사용 설명서는 물론이고 제품에 대한 어떠한 소개도 없었다.
따라서 CES에서 찍은 사진으로 사양 설명을 대신하기로 한다.(물론 정식 출시품에서는 다소 스펙의 변경이 있을 수 있다) 그리고 이번에 테스트한 제품은 아래처럼 55인치가 아니라 47인치형이지만 특성은 같다고 하겠다.
메가 컨트라스트, 트루 모션 240Hz(미주 수출용은 '라이브 스캔'이 아니라 '트루 모션'이다), USB 저장 매체를 통한 각종 동영상 파일 재생 지원, 24p 리얼 시네마, ISF 캘리브레이션, 화질 마법사 기능, 절전 기능(Smart Energy Saving Plus-E Green 절전 모드 포함), 인텔리전트 센서(EyeQ Green 영상 모드 채택時), 클리어 보이스 및 AV 모드 2, 그리고 4개의 HDMI 단자를 지원하는 점을 홍보하고 있다.
이 제품의 특성은 필자도 언론 매체나 CES 같은 전시회에서 공개적으로 발표된 정도만 알고 있다.
그리고 제품 개발자와 이 제품에 대한 이야기는 사전에 나눠 보질 않아서 필자가 틀릴 수도 있다.
다른 테스트에서도 마찬가지지만, 리뷰를 끝낸 이후에 엔지니어들과 의견을 나눈다면 몰라도, 제품 설명을 자세하게 먼저 들으면 글을 쓰는데 오히려 선입관이 생길 수도 있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따라서 리뷰 중에 틀린 점이나 필자가 기술적 특성을 파악하지 못하고 봉창을 두드린 점이 있다면 추후에 '정정'이나 '참고' 등으로 추가하도록 하겠다.
◈Direct(직하형) LED BLU(Backlight Unit)
경쟁사인 삼성이 올해 모델부터 에지형을 채택한 것에 비해 LH90은 다이렉트 LED 백라이트를 사용한다.
Direct 방식은 Local Dimming이 된다는 것이 무엇보다도 큰 장점이라고 하겠는데, 작년까지는 삼성도 Direct형 BLU를 사용하면서 로컬 디밍을 적용했었고, 이를 '카멜레온 백라이트'라고 불렀었다. 여기에 맞서서 LG는 오로라 LED 백라이트'라는 이름의 로컬 디밍 기술을 작년 모델인 다비드 LED부터 적용시켰었다.
기존 CCFL이나, Edge형 LED는 전체 백라이트를 통째로 컨트롤하는 Global Dimming을 사용하지만, Local Dimming은 LED 백라이트를 블럭별로 나눠서 필요한 부분에 필요한 휘도 만큼만 백라이트가 켜지도록 조절하는 기술이다. 따라서 사용된 LCD 패널의 고정 명암비를 넘어서는 블랙 레벨도 표현할 수 있다.
LG의 LED 제품이 사용하는 로컬 디밍 컨트롤은 경쟁사인 삼성이나 소니와 조금 다른 느낌인데, 그에 대한 장단점은 리뷰 2, 3부에서 설명하겠다.
◈240Hz 라이브 스캔
먼저 LG 사이트에 나와있는 240Hz 기술에 대한 설명을 참조하자.
LG에 따르면 240Hz 구현 방식이 백라이트 스캐닝과 MEMC(Motion Estimation/Motion Compensation-동작 예측 및 동작 보정)로 나뉜다고 하며, LG는 그중 백라이트 스캐닝 방식을 채택했다고 한다.
LG의 240Hz 구동 원리는 60Hz 영상을 120Hz로 변환할 때는 MEMC를 적용하지만, 이를 다시 240Hz로 구동하기 위해서는 백라이트 스캐닝을 사용하는, 다시 말해서 MEMC와 백라이트 스캐닝을 복합한 기술로 볼 수 있다.
즉 초당 60 프레임의 소스를 240 프레임으로 만들 때, LG는 한 장의 중간 프레임을 만들어 넣은 120 프레임에다 백라이트 스캐닝을 더해 240프레임이 된다. 반면에 경쟁사인 삼성이나 소니는 백라이트 스캐닝을 제외하고 중간에 석 장의 프레임을 끼워 넣어 각각 다른 240 프레임을 만들 수 있다.
어쨌든 LG는 웹사이트를 비롯한 여러 매체에 자사의 백라이트 스캐닝 방식이 가진 장점을 홍보하고 있다.
이러한 분류를 적용하면 240Hz 구동에 백라이트 스캐닝 방식을 사용하는 브랜드는 LG, 도시바 등 IPS 계열이며, MEMC 방식은 삼성, 소니 등 PVA 패널을 사용하는 회사들이라고도 볼 수 있다.
Scanning(또는 Blinking)이나 Blanking(또는 Black Insertion)은 Hold 타입 디스플레이에서 응답 속도 문제로 인해 잔상, 즉 Image Blurr가 발생할 때 중간에 블랙을 끼워 넣어서 Impulse 타입의 특성을 흉내내는 것이다.(Hold와 Impulse 방식은 여기를 참조) 쉽게 말해 잔상이 생기는 구간을 블랙 화면으로 지워 준다고도 볼 수 있다.
그러나 켜져 있는 프레임 사이에 전체 블랙 필드를 삽입하면 휘도가 낮아지고 깜빡임(플리커링)이 거슬릴 수 있으므로 구획별로 나누어서 순차적으로 점멸, 또는 스캐닝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실제 영상에서 어떠한 효과가 있는지는 리뷰 2, 3부에서 설명하겠다.
그러면 PVA 패널은 '백라이트 스캐닝'을 사용할 수 없는가?
그렇지 않다. 삼성의 1세대 LED였던 F91BD는 '백라이트 스캐닝(LED 스캐닝)'을 사용하면서도 60Hz라고 나왔다.
그리고 RGB LED 패널을 사용한 120Hz 제품인 소니 X4500도 '백라이트 스캐닝'을 적용해서 'Motion Flow Pro'라고 'Pro' 딱지를 덧붙였었다.
필자의 X4500 리뷰를 참조하거나 아래에 첨부한 소니의 자료를 보면 이에 대한 설명이 나와 있고, 소니는 이를 블링킹(Blinkin)이라고 부른다. 소니와 LG의 차이점이라면 LG가 화면을 수직 3단계로 구분해 상하 블럭과 중간 블럭을 번갈아 가면서 점멸하는데 비해, 소니는 6개의 블럭으로 나누어 순차적으로 점멸한다는 것이다.
즉 LG는 2개의 프레임으로 나눠서 켜지고 꺼지지만 소니는 위에서부터 흝어 내려간다.
어느 방식이 더 좋다고 단언할 수는 없지만 필자가 육안으로 본 결과로는 소니 X4500의 '블링킹'은 분명히 영상에서 차이점이 보였던데 비해, LG의 240Hz 백라이트 스캐닝은 기존 120Hz 제품과 구분이 잘 안 된다.
그렇다고 삼성, 소니의 240Hz MEMC 방식이 꼭 더 좋다고 볼 수는 없다.
사실 일반적인 영상에서는 120Hz보다 240Hz가 더 좋다는 것을 느끼지 못하는 사용자도 많을 것이다.
아주 빠르게 좌우로 스크롤하는 자막이나 영상, 그리고 특수한 동적 해상도 패턴 등에서나 차이가 날 정도이다.
실제 영상을 시청하는데 있어서 정말 240Hz까지 필요한가는 솔직히 필자도 의문이다. 응답속도가 빠른 PDP나 CRT에서 그냥 60Hz로 보는 것이 오히려 LCD의 120Hz보다 필자에게는 훨씬 자연스럽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120Hz를 환영하는 큰 이유 중 하나는 초당 24 프레임으로 수록된 영화 소스를 프레임 비율이 맞지 않는 60Hz 시스템에서 2-3 풀다운을 통해 시청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다. 그러나 PDP나 DLP 등도 요즘은 48Hz나 72Hz, 96Hz 등 True Rate 컨버전을 채택하고 있으니 이젠 120Hz의 장점도 그리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그렇다면 120Hz면 충분하고 LG의 주장처럼 오히려 잔상을 줄여주는 '스캐닝'이 더 필요한 것이 아닐까?
MEMC 방식의 240Hz 제품은 120Hz보다 낫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주구장창 스크롤하는 장면들로 초당 몇 ppf(pixels per frame)에서는 비슷해도 몇 ppf에서는 차이가 보인다는 식의 데모를 하고 있다. 이것 역시 삼성 B8000 시리즈 같은 MEMC 240Hz 제품이 출시된 이후에 제대로 테스트를 해야 평가를 내릴 수 있을 것 같다.
어쨌든 삼성의 240Hz 제품을 본 경험에 따르면 120Hz와 확연한 차이는 아니지만 특정한 장면에서는 분명히 차이가 감지된다. 그것이 더 좋을 수도 있고 혹시 더욱 미끈덩거리는 부작용이 생길 가능성도 있겠지만 말이다.
그리고 필자는 그 정도의 차이라면 LG의 백라이트 스캐닝 방식이 더 좋을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소니 X4500을 테스트하면서 'Motion Flow Pro'의 백라이트 스캐닝을 사용하면 그냥 보는 것과 차이점이 분명히 눈에 보였으니까 말이다. 그런데 LH90은 동사의 120Hz 모델인 스칼렛2를 옆에 놓고 휘도를 똑 같이 맞춘 후에 같은 장면을 반복하면서 비교해 봐도 잘 모르겠다. 필자 눈에는 그냥 120Hz와 똑같이 보였다. 한마디로 백라이트 스캐닝이 정말 작동되고 있는지 감지하기가 어려웠다는 말이다. 자세한 내용은 리뷰 3부에서 설명하도록 하자.
어쨌든 '현재' 출시된 IPS 패널로는 PVA의 240Hz 패널처럼 각각의 영상을 초당 240번으로 나눠서 보여줄 수 없다.
다시 말해 PVA의 240Hz 패널은 백라이트 스캐닝이 가능한 반면에, IPS 패널은 MEMC로 초당 240장의 화면을 재생할 수 없다는 뜻이다. LG가 240Hz를 주장하는데 백라이트 스캐닝은 옵션이 아니라 필수라고 하겠다.
그리고 그렇게 해도 PVA 진영에서는 LG나 도시바의 240Hz는 진정한 240Hz가 아니라고 공박할지 모른다.
그러나 업계의 관행상 공개적으로 트집 잡지 않는 것은 나중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기 때문 아닐까?.
어쩌면 PVA 진영에서도 240Hz 패널에다 LED 백라이트 스캐닝을 더하고는 "그러면 우리는 480Hz'"라고 주장할지도 모른다. 지금 삼성이 'LED 백라이트 LCD TV'를 'LED TV'라고 하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그냥 간단히 알기 쉽게 줄이다 보니 'LED TV'가 됐다는데, 다른 브랜드도 "그게 LCD TV지 LED TV냐?"고 했다가 나중에 같은 용어를 써야 한다면 쪽 팔릴 것이다. 얼마 전에 삼성 PDP가 메가 컨트라스트를 주장했을 때, LG는 그런 방식은 진정한 명암비가 아니라며 자신들은 실제 영상에서의 명암비만을 발표한다고 했었다. 그런데 다음 모델부터는 똑같은 방식으로 메가 명암비를 주장하지 않았는가? 정치인들만 자기가 한 말을 뒤집는 것이 아니다.
또한 PDP에서 피크 휘도가 1500nits까지 나온다고 발표하는 것도 메가 컨트라스트의 블랙과 마찬가지 경우다.
실제의 화이트 화면에서 나오는 휘도와는 전혀 상관없는, 순간적으로 쫘악 올라갔다 내려오는 피크 값을 '최대 휘도'로 PDP 업계는 손에 손을 잡고 다정하게 서로 인정해주면서, 블랙 신호가 들어오면 조금 있다가 패널의 전원이 꺼지게 하고 측정해 '메가'를 주장하면 안 된다는 말인가?
상대방의 허구나 약점을 지금은 옳다구나 신나게 트집 잡아도 결국 누워서 침뱉기가 될 수 있다는 말이다.
1600만 컬러, 10억 컬러, 몇 조 몇 천억 컬러로 싸우다 수치 단위가 너무 커지니까 현실감이 없어져 버렸고, 명암비도 마찬가지 케이스다. 이제 웬만하면 너도 나도 '메가 컨트라스'가 됐으니 말이다.
이제는 싸우다 싸우다 화면 재생 빈도가 몇 Hz인가를 따지고 있으며, 이미 480Hz 제품도 개발이 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리고 LCD 진영이 120Hz다 240Hz다 하면서 자랑을 하니까 PDP쪽도 가만히 있기 싫었나 보다.
느닷없이 서브 프레임을 가지고서 지금까지는 480Hz였는데 신형 제품은 600Hz라고 내세우고 있다.
이것도 'LED TV'와 마찬가지로 잘 모르는 일반인들은 "와! PDP는 600Hz래"하면서 놀랄지도 모른다.
서브 프레임은 초당 60Hz를 재생할 때 한 프레임당 몇 장을 사용하는가 하는 문제이다.(특히 디더링을 통해 계조를 표현하는데...) 즉 서브 필드가 600Hz면 한 프레임당 10장이요, 480Hz면 8장으로 표현된다.
그래서 파나소닉은 24p 소스를 재생할 때 파이오니어처럼 3-3 풀다운을 통해 72Hz로 구동하지 않고, 2-2 풀다운의 48Hz로 구동하면서 서브 필드를 프레임당 10장 이상까지 확보했었다. 지겹겠지만 파이오니어 '쿠로'의 예를 다시 들면, 쿠로는 프레임당 14장까지 가능한데도 이를 내세워 홍보하지 않았다.(그러니까 쿠로가 망했을지도...)
10장이건 8장, 12장, 14장이건 이것은 결국 한 프레임이고 그 한 프레임을 초당 몇 번 보여주는가에 따라 60Hz냐 72Hz냐 48Hz냐를 따지는 것이 맞기 때문이다. 그런데 LCD가 240Hz 운운하니까 PDP는 600Hz라고 나선다.
어쨌든 그런 면에서는 LG의 240Hz 방식도 PDP의 서브 프레임 600Hz 주장과 통하는 점이 없지 않다.
세상은 물가만 인플레이션되는 것이 아니다.
◈기타 기능 및 특성
LH90은 국내에 출시되는 LCD TV로는 최초로 'THX 영화' 모드가 포함된다.
THX의 디스플레이 인증은 한마디로 ISF 캘리브레이션에서 조정하는 것을 공장 생산 단계에서 맞췄다고 볼 수 있다. 즉 6500K 색온도와 감마 2.2, 표준 색영역 등의 영상 표준을 최대한 준수한 영화 감상용 모드라는 뜻이다.
THX 모드에도 한계는 있다. 대량 생산 과정에서 일률적인 세팅을 적용했기 때문에, 각각의 세트를 따로 캘리브레이션한 것 보다는 아무래도 제품 편차로 인해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컬러 디캔팅 테크놀러지는 아마 LH90에서도 내세울 것으로 본다.
아울러 Twin XD 엔진이라는 것도 동일할 것이다.('듀얼' 보다는 '트윈'이 LG의 이미지에도 맞다는 생각이다)
그밖에 인비져블 스피커나 리얼 시네마도 마찬가지로 LG의 전 제품에 적용된다고 보면 된다.
물론 LED이므로 CCFL 제품에 비해 기본적으로 전기를 덜 먹는다.
거기에 에코 절전 기능까지 더해져 여러가지 절전 모드를 함께 사용할 수 있다.
단지 스칼렛2(LH70)에서 지원했던 블루투쓰 기능은 빠져있다.(필자 개인적으로는 빠지거나 말거나 전혀 아쉽지가 않다) 다시 말해서 경쟁사의 인터넷 TV 같은 기능들은 물론이고, 데이터 방송 수신, DLNA 등등뿐 아니라, LG 고유의 '타임머신' 같은 기능까지 모두 생략했다. 다만 스칼렛2에서 지원하기 시작한 USB 저장 장치를 통한 파일 재생 기능은 지원한다.(물론 H.264나 Mpeg2, Divx 등 웬만한 동영상 파일까지 모두 재생된다)
그리고 일반 사용자들도 제대로 된 영상 조정의 맛을 볼 수 있는 '영상 마법사' 기능이 제공된다.
그밖에는 TV 본연의 기능에만 충실하면서 다른 원가 상승 요인들을 제거했다고 보면 된다.
디자인
블랙 프레임에 푸른 톤의 투명한 재질이 감싼 디자인은 준수한 편이다.
본체 아래쪽은 스칼렛2보다 좁지만 위와 옆쪽의 베젤이 다소 넓은 편인데다가 본체 두께도 슬림형은 아니라서 '중후함'이라면 몰라도 날렵하다는 느낌은 그다지 들지 않는다.
LG의 스크린 표면은 완전 무광이 아닌 반무광 정도라 약간 흐릿하게 비춰지지만, 스크린에 실내 정경이 거울처럼 고스란히 반사될 정도의 삼성 제품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눈에 편하다.
따라서 밝은 곳에서 시청해도 별로 거슬리지 않는다. 그래서 블랙 표현력이 상대적으로 좋지만 Glossy한 스크린이 거슬리는 삼성은 어두운 환경에서, 스크린 반사는 거슬리지 않지만 블랙이 삼성보다 덜 내려가는 LG는 좀 밝은 곳에서 시청하는 것이 낫다는 말을 일반적으로 하게 되는 것이다.
라이팅 효과를 주는 램프는 하단 우측에 위치해 가운데 동그란 불이 들어오는 스칼렛2보다 눈에 덜 뜨인다.
그리고 스탠드에 직사각형 받침을 사용하는 삼성 제품에 비해 LG는 반원형으로 다소 넓은 편이라 설치 면적을 많이 차지한다. 스탠드가 반원형이면 직사각형보다 앞쪽으로는 잘 안 넘어질 것이다.
그러나 비스듬한 방향으로는 직사각형 만큼 안정적이지 못할 것도 같다.
사용자 편의성
화질로서 환골탈태하기 이전의 LG TV는 편의성이 무척 좋았다.
타임머신 같은 기능은 물론이고 메뉴 구성이나 리모컨의 응답성도 우수했다.
그런데 '전문가 영상'이 추가된 2008년 이후의 모델부터는 리모컨이 좀 불만이다.
타임머신 기능이 빠진 모델이 많아진 것은 가격 경쟁이나, 슬림화 및 발열 등에 걸림돌이 되고 있으니 이해가 간다.(아무리 그래도 필자가 LG의 TV에서 가장 좋아하는 기능은 타임머신이다)
지난번 스칼렛2의 리뷰에서는 리모컨이 응답성이 느리고 좀 싸구려틱하게 보인다는 지적을 했다.
이번 LH90의 리모컨은 결코 싸구려틱하지 않다. 훨씬 고급스러워 보인다.
그런데 사용하기에는 싸구려틱한 것이 낫다. 보기엔 번지르르한 이번 리모컨이 사실은 상당히 불편하다는 말이다.
일반적인 버튼이 아니라 소프트 터치 방식이다.
다른 리모컨처럼 고무 버튼이 튀어 나와 있다면 불을 끄고서도 원하는 버튼을 찾기가 쉽고 누르기도 편하다.
그러나 LH90의 리모컨은 소프트 터치 방식이므로 불을 끄고 원하는 버튼을 더듬어서 찾으려면 맹인용 점자책을 읽을 수 있는 수준은 되어야 할 것 같다. 삼성의 리모컨처럼 불이라도 들어오게 하든지...
그리고 버튼을 누르기가 어렵다. 돌출된 고무 버튼처럼 원하는 부분만 쉽게 눌러지는 것이 아니다.
숫자 키나 '조용히', '선호채널', 그리고 아래쪽의 '정보표시'나 컬러 버튼은 성인의 손가락 크기로는 다른 버튼을 건드리지 않고 제대로 누르기가 힘들다. 거의 손톱을 사용해야 한다. 이 리모컨을 개발한 사람은 혹시 손이 아주 작은 여자분이거나 초등학교 저학년생 어린이가 아닐까 하는 의심마저 든다.
그리고...리모컨의 반응이 느리다.
버튼이 제대로 안 눌렸는줄 알고 한 번 더 누르면 한꺼번에 두 번을 다 먹는 경우도 있다.
어떤 때는 그런대로 괜찮다가 어떤 때는 잘 안먹는다. 컨디션을 탄다는 말이다.
배터리 문제는 아니고 형광등에는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특히 3파장 형광등을 사용하거나 RF나 IR 전파를 발생하는 기기가 많으면 더 안 좋을 수 있다.
그런 경우 TV를 껐다 켜거나, 조명을 끄면 리모컨이 잘 먹을 때가 있고, 그래도 답답하게 속 썩일 때도 있다.
가끔은 누른 버튼과는 전혀 다른 오작동도 일어난다. 제품이 정상이라고 보기에는 좀 의심스러울 정도이고, 이상이 있다고 보기에는 LG의 다른 모델들도 리모컨 응답 상태가 별로 좋지 않기 때문에 필자도 판단이 잘 안 선다.
이러한 리모컨 관련 문제는 LH90의 몇 안 되는 불만 사항 중에 가장 거슬리는 부문이라고 하겠다.
LH90은 좋은 제품이다. 그리고 화질만 따진다면 필자의 마음에 쏙 드는 제품 중 하나라고 하겠다.
그런데 이런 '사소한(?) 문제'로 이 제품의 가치가 깍여서야 되겠는가?
정식으로 출시되는 제품에서 느린 리모컨 시스템을 바꾸기 어렵다면 적어도 수신 감도나 오작동 문제만이라도 좋아졌으면 한다. 필자가 LG의 편의성을 칭찬하던 시절이 마치 까마득히 먼 옛날 같은 느낌마저 든다.
이번 리모컨에서 딱 한가지 개선된 점을 든다면 'TV' 버튼이 생겨서 외부 입력을 보다가 방송 채널로 바로 복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경쟁사 제품은 외부 입력에서 채널 버튼을 누르면 방송 화면으로 돌아가는데 비해, LG는 꼭 '외부 입력' 버튼을 눌러서 입력 소스로 'TV'를 선택해야만 했다.
그밖의 메뉴 시스템이나 다른 편의성은 스칼렛2와 거의같다고 보면 된다.
리뷰 2부의 측정 및 캘리브레이션에 앞서서...
LG에서 2008년 이후에 나온 TV들은 '전문가 영상' 모드를 통해 대단히 정확하고 빼어난 영상으로 맞추는 것이 가능하다. 그런데 LH90은 백라이트에 기존 CCFL이 아닌 LED를 사용했다는 점이 오히려 문제가 될 수 있다.
설사 측정 장비와 전문 지식을 갖춘 사용자라 할지라도 말이다.
LH90 같은 LED 디스플레이에는 스파이더 시리즈 같은 트라이스티뮬러스 방식의 계측기를 사용하면 신뢰성이 상당히 떨어진다. 하다 못해 제조 과정에 주로 쓰이는 미놀타 CA-210 같은 고급 측정기도 믿기 어렵다.
물론 LED용 필터를 부착해서 사용할 수도 있지만 그래도 오차는 난다.
아마 그런 이유로 인해 삼성 B7000 리뷰용 제품도 처음에 잘못 맞춰진 상태로 필자에게 온 것이 아닌가 한다.
LG, 삼성 같은 대기업이라면 몰라도, 캘리브레이터가 개인적으로 포토리서치 PR-650이나 미놀타 CS-1000, CS-2000 등 정확한 계측이 가능한 3만 달러 이상 초고가 스펙트로래디아미터를 보유하기는 어렵다.
그것은 미국의 사정도 마찬가지이다. 'CNet'이나 '얼티밋 AV', '와이드스크린 리뷰'처럼 저명한 평론 매체만이 PR-650이나 CS-2000 등을 보유하고 있다.(CNet은 얼마전까지 트라이스티뮬러스인 CS-200을 사용했지만 위와 같은 이유로 최근에 CS-2000 스펙트로래디아미터로 교체한 모양이다)
미국의 로컬 ISF 캘리브레이터 중에는 이 정도 계측 장비를 갖춘 경우가 많지 않으므로, 특히 LED 제품의 경우 동네 베스트바이에서 서비스한 캘리브레이션은 신빙성이 좀 떨어진다.
그래서 제품 편차 때문에 좀 벗어나더라도 공장에서부터 어느 정도 잘 맞아서 나오면 좋겠다는 것이다.(물론 시간과 비용이 상당히 추가되겠지만...) 그리고 바로 그러한 컨셉이라고 할 수 있는 'THX 모드'에 거는 기대가 컸던 것이다. LG의 '전문가 영상' 모드는 스칼렛 2(LH70)의 리뷰에서도 밝힌 것처럼 캘리브레이션 이후에는 방송용 모니터 뺨칠 정도의 정확한 영상으로 조정할 수 있다.
스칼렛2만 해도 CCFL 백라이트였기 때문에 저가형 계측기에 LCD용 필터를 부착하면 그런대로 대충 조정은 된다.(물론 신빙성있는 데이터로 제출하기에는 부족하다) 그리고 CS-100이나 CS-200, CA-210 등 돈 천만원 안팎의 계측기를 사용하면 상당히 신뢰할 수 있는 캘리브레이션도 할 수 있다.
그러나 그런 계측기들로 LED까지 측정하기에는 문제가 있다.
따라서 일반인은 LED 제품에 대한 제대로 된 캘러브레이션을 받을 기회가 대단히 드물다.
한마디로 그 좋다는 LG의 캘리브레이션 기능이 일반 사용자에게는 너무도 멀리 있다는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스스로 캘리브레이션을 할 수 있을 정도의 자신감이 있고, LG의 전문가 모드를 활용하고 싶은 사람에게는 차라리 CCFL 백라이트인 스칼렛2가 안전할 수 있다. 캘리브레이션도 쉽고 말이다.
어느 정도냐 하면 스파이더 같은 계측기로 LED인 LH90을 캘리브레이션 하느니, 차라리 방송용 모니터나 잘 맞춘 스칼렛2를 옆에다 놓고 같은 화면을 보면서 눈으로 조정하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사실 한 10여년 전에는 측정기 대신에 옵티컬 컴패러터를 사용해서 이와 비슷한 방법으로 캘리브레이션하는 경우도 많았다)
참고로 캘리브레이션을 할 수 있는 고수급 전문가는 한국에 상당히 많다.
그러나 ISF 라이센스를 정식으로 보유한 캘리브레이터는 필자를 제외하면 하이파이넷 동료 필자인 조춘원님, 그리고 GLV의 김한규 사장, HMG의 황문규 사장의 총 4명 뿐이라고 알고 있다.
그중 필자와 조춘원님은 평론가이므로 상업적으로 캘리브레이션 서비스를 하지 않는다.
즉 유료로 캘리브레이션 서비스를 받으려면 전문 인스톨러를 통해야 하는데, 국내에서는 GLV만이 LED에도 믿을 수 있는 미놀타 CS-2000을 보유하고 있다. 결국 누구에게 캘리브레이션을 부탁하려면 ISF 라이센스 유무보다는 경험과 실력, 그리고 사용하는 측정기가 더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삼성이나 소니 등 다른 브랜드의 LED 제품을 평가할 때는 측정기 문제를 짚고 넘어가지 않았었다.(하이파이넷의 리뷰는 계속 포토리서치 PR-650을 사용해 왔기에 전혀 문제가 없기도 했지만...)
리뷰에서 제시하는 데이터로서의 의미일 뿐 진짜로 캘리브레이션을 받을 사람은 별로 많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서였다. 그런데 LG의 TV는 '전문가 영상'의 조정 기능이 제품의 핵심이요 꽃이라고 볼 수 있다.
솔직히 LG 제품의 초기 설정된 '전문가 영상'이나 '영화' 모드는 타 브랜드에 비해 그렇게 잘 맞아서 나오는 편이 아니다. 차라리 '표준 영상' 모드끼리 비교하면 타사 제품보다 낫다고 하겠지만, '영화' 모드쪽은 캘리브레이션 하지 않는다는 전제에서는 별로 사용을 권하고 싶지 않다.
하지만 LED를 제대로 측정할 수 있는 장비가 드물다고 본다면, 필자가 리뷰에서 제대로 캘리브레이션을 한 '전문가 모드'로 화질을 평가하는 것이 독자 입장에서는 완전히 딴 나라 이야기일 수도 있다.
대신 이번 LH90에는 그냥 '영화'가 아니라 'THX 영화'가 되면서 신경을 더 써서 나온 것이 그나마 위안이 된다.
리뷰 2부 측정 및 캘리브레이션에 계속.
리뷰 3부 실제 영상 평가로 계속.
120Hz 패널에 LED 백라이트 스캐닝을 더해 240Hz로 구동되는 제품이고 'THX 영화' 모드까지 지원한다.
비록 요즘 화두가 되고 있는 슬림형 TV는 아니지만 240Hz와 THX 모드처럼 디자인보다는 화질에 무게 중심을 둔 제품이라고 볼 수 있다.(Direct 방식 LED를 채택했음에도 불구하고 Edge 방식인 경쟁사보다 더 얇게 디자인한 LHX 시리즈는 7월경에 출시될 예정이라고 한다-2009 CES 참관기 참조)
2008년 이후의 LG 제품을 평가할 때마다 ISF 캘리브레이션 기능을 통한 정확한 색감 구현에 대해서 필자는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IPS 패널을 사용하는 LG 제품은 상대적으로 우수한 색감과 시야각에도 불구하고 PVA 패널을 사용하는 경쟁사 제품에 비해 블랙이 깊지 못하다는 약점이 있다.
따라서 로컬 디밍이 가능한 직하형(Direct) LED 백라이트를 사용해서 블랙까지 깊어지면 과연 어떠한 영상이 나올까 하는 점이 커다란 관심사였다. 작년 모델인 다비드 LED는 제대로 테스트할 기회가 없었고, 드디어 LG의 2009년 첫 LED 백라이트 모델인 LH90으로 그 궁금증으로 풀게 되었다.
일반 대중들은 가전 제품도 인테리어적인 면을 고려해 슬림형을 선호할지 몰라도, '화질 지상주의'를 내세우는 AV 애호가나 전문가들은 좀 두껍더라도 Direct 방식의 LED에 로컬 디밍을 원한다고 하겠다.
추후에는 LG도 Edge형 LED 백라이트를 사용하겠다고는 하지만 현재 발표된 2009년 모델만 보면 삼성은 Edge 방식, LG는 Direct 방식의 LED 백라이트로 나뉘어져 있다.
LG 관계자에 따르면 "올 하반기에 엣지형 LED TV를 내놓을 준비를 하고 있다"면서 "프리미엄 고객들은 화질이 우수한 직하형으로 공략하고, 일반인들은 가격경쟁력이 있는 엣지형으로 공략할 것"이라고 한다.
그러면 이번 LH90이나 추후 출시될 LHX 시리즈는 '프리미엄'이라는 말인데, 과연 Edge 방식의 날씬함을 누를 수 있을 만큼 Direct 방식과 Local Dimming은 화질에서 우월한가?
그리고 같은 Direct 방식의 LED 백라이트를 사용한 삼성의 작년 모델 보르도 950과 비교하면?
또한 정확한 색감과 정밀한 캘리브레이션 기능으로 필자가 극찬했던 스칼렛2(LH70)에 비한다면 LED 덕에 얼마나 더 좋아졌을까? 같은 IPS 패널인데도 LED 백라이트를 사용하면 블랙이 더 깊어지기는 하는걸까?
그리고 THX 영화 모드는 얼마나 잘 나왔을까? 이런 점들에 관해서 한 가지씩 살펴보기로 하겠다.
사양 및 특성
필자가 이 제품을 처음 본 것은 올해 초 라스 베이거스에서 열린 CES에서 였는데, 아래 사진처럼 55인치 제품과 47인치 제품이 전시되었다. 42인치 이하의 사이즈도 LH90 라인업에 포함돼 있는지는 필자도 확인하지 못했다. 2009 CES 당시 LH90에 붙어 있던 제품 소개는 아래 사진과 같다.
아직 이 제품은 공식적으로 출시되지 않았고, LG 웹 사이트나 다나와 등 어떤 사이트에도 사양이나 특성이 공개되지 않았다. 필자가 수령한 리뷰용 제품에도 사용 설명서는 물론이고 제품에 대한 어떠한 소개도 없었다.
따라서 CES에서 찍은 사진으로 사양 설명을 대신하기로 한다.(물론 정식 출시품에서는 다소 스펙의 변경이 있을 수 있다) 그리고 이번에 테스트한 제품은 아래처럼 55인치가 아니라 47인치형이지만 특성은 같다고 하겠다.
메가 컨트라스트, 트루 모션 240Hz(미주 수출용은 '라이브 스캔'이 아니라 '트루 모션'이다), USB 저장 매체를 통한 각종 동영상 파일 재생 지원, 24p 리얼 시네마, ISF 캘리브레이션, 화질 마법사 기능, 절전 기능(Smart Energy Saving Plus-E Green 절전 모드 포함), 인텔리전트 센서(EyeQ Green 영상 모드 채택時), 클리어 보이스 및 AV 모드 2, 그리고 4개의 HDMI 단자를 지원하는 점을 홍보하고 있다.
이 제품의 특성은 필자도 언론 매체나 CES 같은 전시회에서 공개적으로 발표된 정도만 알고 있다.
그리고 제품 개발자와 이 제품에 대한 이야기는 사전에 나눠 보질 않아서 필자가 틀릴 수도 있다.
다른 테스트에서도 마찬가지지만, 리뷰를 끝낸 이후에 엔지니어들과 의견을 나눈다면 몰라도, 제품 설명을 자세하게 먼저 들으면 글을 쓰는데 오히려 선입관이 생길 수도 있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따라서 리뷰 중에 틀린 점이나 필자가 기술적 특성을 파악하지 못하고 봉창을 두드린 점이 있다면 추후에 '정정'이나 '참고' 등으로 추가하도록 하겠다.
◈Direct(직하형) LED BLU(Backlight Unit)
경쟁사인 삼성이 올해 모델부터 에지형을 채택한 것에 비해 LH90은 다이렉트 LED 백라이트를 사용한다.
Direct 방식은 Local Dimming이 된다는 것이 무엇보다도 큰 장점이라고 하겠는데, 작년까지는 삼성도 Direct형 BLU를 사용하면서 로컬 디밍을 적용했었고, 이를 '카멜레온 백라이트'라고 불렀었다. 여기에 맞서서 LG는 오로라 LED 백라이트'라는 이름의 로컬 디밍 기술을 작년 모델인 다비드 LED부터 적용시켰었다.
기존 CCFL이나, Edge형 LED는 전체 백라이트를 통째로 컨트롤하는 Global Dimming을 사용하지만, Local Dimming은 LED 백라이트를 블럭별로 나눠서 필요한 부분에 필요한 휘도 만큼만 백라이트가 켜지도록 조절하는 기술이다. 따라서 사용된 LCD 패널의 고정 명암비를 넘어서는 블랙 레벨도 표현할 수 있다.
LG의 LED 제품이 사용하는 로컬 디밍 컨트롤은 경쟁사인 삼성이나 소니와 조금 다른 느낌인데, 그에 대한 장단점은 리뷰 2, 3부에서 설명하겠다.
◈240Hz 라이브 스캔
먼저 LG 사이트에 나와있는 240Hz 기술에 대한 설명을 참조하자.
LG에 따르면 240Hz 구현 방식이 백라이트 스캐닝과 MEMC(Motion Estimation/Motion Compensation-동작 예측 및 동작 보정)로 나뉜다고 하며, LG는 그중 백라이트 스캐닝 방식을 채택했다고 한다.
*자료출처 : LG 전자(www.lge.co.kr)
즉 초당 60 프레임의 소스를 240 프레임으로 만들 때, LG는 한 장의 중간 프레임을 만들어 넣은 120 프레임에다 백라이트 스캐닝을 더해 240프레임이 된다. 반면에 경쟁사인 삼성이나 소니는 백라이트 스캐닝을 제외하고 중간에 석 장의 프레임을 끼워 넣어 각각 다른 240 프레임을 만들 수 있다.
어쨌든 LG는 웹사이트를 비롯한 여러 매체에 자사의 백라이트 스캐닝 방식이 가진 장점을 홍보하고 있다.
이러한 분류를 적용하면 240Hz 구동에 백라이트 스캐닝 방식을 사용하는 브랜드는 LG, 도시바 등 IPS 계열이며, MEMC 방식은 삼성, 소니 등 PVA 패널을 사용하는 회사들이라고도 볼 수 있다.
Scanning(또는 Blinking)이나 Blanking(또는 Black Insertion)은 Hold 타입 디스플레이에서 응답 속도 문제로 인해 잔상, 즉 Image Blurr가 발생할 때 중간에 블랙을 끼워 넣어서 Impulse 타입의 특성을 흉내내는 것이다.(Hold와 Impulse 방식은 여기를 참조) 쉽게 말해 잔상이 생기는 구간을 블랙 화면으로 지워 준다고도 볼 수 있다.
그러나 켜져 있는 프레임 사이에 전체 블랙 필드를 삽입하면 휘도가 낮아지고 깜빡임(플리커링)이 거슬릴 수 있으므로 구획별로 나누어서 순차적으로 점멸, 또는 스캐닝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실제 영상에서 어떠한 효과가 있는지는 리뷰 2, 3부에서 설명하겠다.
그러면 PVA 패널은 '백라이트 스캐닝'을 사용할 수 없는가?
그렇지 않다. 삼성의 1세대 LED였던 F91BD는 '백라이트 스캐닝(LED 스캐닝)'을 사용하면서도 60Hz라고 나왔다.
그리고 RGB LED 패널을 사용한 120Hz 제품인 소니 X4500도 '백라이트 스캐닝'을 적용해서 'Motion Flow Pro'라고 'Pro' 딱지를 덧붙였었다.
필자의 X4500 리뷰를 참조하거나 아래에 첨부한 소니의 자료를 보면 이에 대한 설명이 나와 있고, 소니는 이를 블링킹(Blinkin)이라고 부른다. 소니와 LG의 차이점이라면 LG가 화면을 수직 3단계로 구분해 상하 블럭과 중간 블럭을 번갈아 가면서 점멸하는데 비해, 소니는 6개의 블럭으로 나누어 순차적으로 점멸한다는 것이다.
즉 LG는 2개의 프레임으로 나눠서 켜지고 꺼지지만 소니는 위에서부터 흝어 내려간다.
어느 방식이 더 좋다고 단언할 수는 없지만 필자가 육안으로 본 결과로는 소니 X4500의 '블링킹'은 분명히 영상에서 차이점이 보였던데 비해, LG의 240Hz 백라이트 스캐닝은 기존 120Hz 제품과 구분이 잘 안 된다.
*자료 출처 : 소니 코리아(WWW. sony.co.kr)
사실 일반적인 영상에서는 120Hz보다 240Hz가 더 좋다는 것을 느끼지 못하는 사용자도 많을 것이다.
아주 빠르게 좌우로 스크롤하는 자막이나 영상, 그리고 특수한 동적 해상도 패턴 등에서나 차이가 날 정도이다.
실제 영상을 시청하는데 있어서 정말 240Hz까지 필요한가는 솔직히 필자도 의문이다. 응답속도가 빠른 PDP나 CRT에서 그냥 60Hz로 보는 것이 오히려 LCD의 120Hz보다 필자에게는 훨씬 자연스럽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120Hz를 환영하는 큰 이유 중 하나는 초당 24 프레임으로 수록된 영화 소스를 프레임 비율이 맞지 않는 60Hz 시스템에서 2-3 풀다운을 통해 시청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다. 그러나 PDP나 DLP 등도 요즘은 48Hz나 72Hz, 96Hz 등 True Rate 컨버전을 채택하고 있으니 이젠 120Hz의 장점도 그리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그렇다면 120Hz면 충분하고 LG의 주장처럼 오히려 잔상을 줄여주는 '스캐닝'이 더 필요한 것이 아닐까?
MEMC 방식의 240Hz 제품은 120Hz보다 낫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주구장창 스크롤하는 장면들로 초당 몇 ppf(pixels per frame)에서는 비슷해도 몇 ppf에서는 차이가 보인다는 식의 데모를 하고 있다. 이것 역시 삼성 B8000 시리즈 같은 MEMC 240Hz 제품이 출시된 이후에 제대로 테스트를 해야 평가를 내릴 수 있을 것 같다.
어쨌든 삼성의 240Hz 제품을 본 경험에 따르면 120Hz와 확연한 차이는 아니지만 특정한 장면에서는 분명히 차이가 감지된다. 그것이 더 좋을 수도 있고 혹시 더욱 미끈덩거리는 부작용이 생길 가능성도 있겠지만 말이다.
그리고 필자는 그 정도의 차이라면 LG의 백라이트 스캐닝 방식이 더 좋을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소니 X4500을 테스트하면서 'Motion Flow Pro'의 백라이트 스캐닝을 사용하면 그냥 보는 것과 차이점이 분명히 눈에 보였으니까 말이다. 그런데 LH90은 동사의 120Hz 모델인 스칼렛2를 옆에 놓고 휘도를 똑 같이 맞춘 후에 같은 장면을 반복하면서 비교해 봐도 잘 모르겠다. 필자 눈에는 그냥 120Hz와 똑같이 보였다. 한마디로 백라이트 스캐닝이 정말 작동되고 있는지 감지하기가 어려웠다는 말이다. 자세한 내용은 리뷰 3부에서 설명하도록 하자.
어쨌든 '현재' 출시된 IPS 패널로는 PVA의 240Hz 패널처럼 각각의 영상을 초당 240번으로 나눠서 보여줄 수 없다.
다시 말해 PVA의 240Hz 패널은 백라이트 스캐닝이 가능한 반면에, IPS 패널은 MEMC로 초당 240장의 화면을 재생할 수 없다는 뜻이다. LG가 240Hz를 주장하는데 백라이트 스캐닝은 옵션이 아니라 필수라고 하겠다.
그리고 그렇게 해도 PVA 진영에서는 LG나 도시바의 240Hz는 진정한 240Hz가 아니라고 공박할지 모른다.
그러나 업계의 관행상 공개적으로 트집 잡지 않는 것은 나중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기 때문 아닐까?.
어쩌면 PVA 진영에서도 240Hz 패널에다 LED 백라이트 스캐닝을 더하고는 "그러면 우리는 480Hz'"라고 주장할지도 모른다. 지금 삼성이 'LED 백라이트 LCD TV'를 'LED TV'라고 하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그냥 간단히 알기 쉽게 줄이다 보니 'LED TV'가 됐다는데, 다른 브랜드도 "그게 LCD TV지 LED TV냐?"고 했다가 나중에 같은 용어를 써야 한다면 쪽 팔릴 것이다. 얼마 전에 삼성 PDP가 메가 컨트라스트를 주장했을 때, LG는 그런 방식은 진정한 명암비가 아니라며 자신들은 실제 영상에서의 명암비만을 발표한다고 했었다. 그런데 다음 모델부터는 똑같은 방식으로 메가 명암비를 주장하지 않았는가? 정치인들만 자기가 한 말을 뒤집는 것이 아니다.
또한 PDP에서 피크 휘도가 1500nits까지 나온다고 발표하는 것도 메가 컨트라스트의 블랙과 마찬가지 경우다.
실제의 화이트 화면에서 나오는 휘도와는 전혀 상관없는, 순간적으로 쫘악 올라갔다 내려오는 피크 값을 '최대 휘도'로 PDP 업계는 손에 손을 잡고 다정하게 서로 인정해주면서, 블랙 신호가 들어오면 조금 있다가 패널의 전원이 꺼지게 하고 측정해 '메가'를 주장하면 안 된다는 말인가?
상대방의 허구나 약점을 지금은 옳다구나 신나게 트집 잡아도 결국 누워서 침뱉기가 될 수 있다는 말이다.
1600만 컬러, 10억 컬러, 몇 조 몇 천억 컬러로 싸우다 수치 단위가 너무 커지니까 현실감이 없어져 버렸고, 명암비도 마찬가지 케이스다. 이제 웬만하면 너도 나도 '메가 컨트라스'가 됐으니 말이다.
이제는 싸우다 싸우다 화면 재생 빈도가 몇 Hz인가를 따지고 있으며, 이미 480Hz 제품도 개발이 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리고 LCD 진영이 120Hz다 240Hz다 하면서 자랑을 하니까 PDP쪽도 가만히 있기 싫었나 보다.
느닷없이 서브 프레임을 가지고서 지금까지는 480Hz였는데 신형 제품은 600Hz라고 내세우고 있다.
이것도 'LED TV'와 마찬가지로 잘 모르는 일반인들은 "와! PDP는 600Hz래"하면서 놀랄지도 모른다.
서브 프레임은 초당 60Hz를 재생할 때 한 프레임당 몇 장을 사용하는가 하는 문제이다.(특히 디더링을 통해 계조를 표현하는데...) 즉 서브 필드가 600Hz면 한 프레임당 10장이요, 480Hz면 8장으로 표현된다.
그래서 파나소닉은 24p 소스를 재생할 때 파이오니어처럼 3-3 풀다운을 통해 72Hz로 구동하지 않고, 2-2 풀다운의 48Hz로 구동하면서 서브 필드를 프레임당 10장 이상까지 확보했었다. 지겹겠지만 파이오니어 '쿠로'의 예를 다시 들면, 쿠로는 프레임당 14장까지 가능한데도 이를 내세워 홍보하지 않았다.(그러니까 쿠로가 망했을지도...)
10장이건 8장, 12장, 14장이건 이것은 결국 한 프레임이고 그 한 프레임을 초당 몇 번 보여주는가에 따라 60Hz냐 72Hz냐 48Hz냐를 따지는 것이 맞기 때문이다. 그런데 LCD가 240Hz 운운하니까 PDP는 600Hz라고 나선다.
어쨌든 그런 면에서는 LG의 240Hz 방식도 PDP의 서브 프레임 600Hz 주장과 통하는 점이 없지 않다.
세상은 물가만 인플레이션되는 것이 아니다.
◈기타 기능 및 특성
LH90은 국내에 출시되는 LCD TV로는 최초로 'THX 영화' 모드가 포함된다.
THX의 디스플레이 인증은 한마디로 ISF 캘리브레이션에서 조정하는 것을 공장 생산 단계에서 맞췄다고 볼 수 있다. 즉 6500K 색온도와 감마 2.2, 표준 색영역 등의 영상 표준을 최대한 준수한 영화 감상용 모드라는 뜻이다.
THX 모드에도 한계는 있다. 대량 생산 과정에서 일률적인 세팅을 적용했기 때문에, 각각의 세트를 따로 캘리브레이션한 것 보다는 아무래도 제품 편차로 인해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컬러 디캔팅 테크놀러지는 아마 LH90에서도 내세울 것으로 본다.
아울러 Twin XD 엔진이라는 것도 동일할 것이다.('듀얼' 보다는 '트윈'이 LG의 이미지에도 맞다는 생각이다)
그밖에 인비져블 스피커나 리얼 시네마도 마찬가지로 LG의 전 제품에 적용된다고 보면 된다.
물론 LED이므로 CCFL 제품에 비해 기본적으로 전기를 덜 먹는다.
거기에 에코 절전 기능까지 더해져 여러가지 절전 모드를 함께 사용할 수 있다.
단지 스칼렛2(LH70)에서 지원했던 블루투쓰 기능은 빠져있다.(필자 개인적으로는 빠지거나 말거나 전혀 아쉽지가 않다) 다시 말해서 경쟁사의 인터넷 TV 같은 기능들은 물론이고, 데이터 방송 수신, DLNA 등등뿐 아니라, LG 고유의 '타임머신' 같은 기능까지 모두 생략했다. 다만 스칼렛2에서 지원하기 시작한 USB 저장 장치를 통한 파일 재생 기능은 지원한다.(물론 H.264나 Mpeg2, Divx 등 웬만한 동영상 파일까지 모두 재생된다)
그리고 일반 사용자들도 제대로 된 영상 조정의 맛을 볼 수 있는 '영상 마법사' 기능이 제공된다.
그밖에는 TV 본연의 기능에만 충실하면서 다른 원가 상승 요인들을 제거했다고 보면 된다.
디자인
블랙 프레임에 푸른 톤의 투명한 재질이 감싼 디자인은 준수한 편이다.
본체 아래쪽은 스칼렛2보다 좁지만 위와 옆쪽의 베젤이 다소 넓은 편인데다가 본체 두께도 슬림형은 아니라서 '중후함'이라면 몰라도 날렵하다는 느낌은 그다지 들지 않는다.
LG의 스크린 표면은 완전 무광이 아닌 반무광 정도라 약간 흐릿하게 비춰지지만, 스크린에 실내 정경이 거울처럼 고스란히 반사될 정도의 삼성 제품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눈에 편하다.
따라서 밝은 곳에서 시청해도 별로 거슬리지 않는다. 그래서 블랙 표현력이 상대적으로 좋지만 Glossy한 스크린이 거슬리는 삼성은 어두운 환경에서, 스크린 반사는 거슬리지 않지만 블랙이 삼성보다 덜 내려가는 LG는 좀 밝은 곳에서 시청하는 것이 낫다는 말을 일반적으로 하게 되는 것이다.
라이팅 효과를 주는 램프는 하단 우측에 위치해 가운데 동그란 불이 들어오는 스칼렛2보다 눈에 덜 뜨인다.
그리고 스탠드에 직사각형 받침을 사용하는 삼성 제품에 비해 LG는 반원형으로 다소 넓은 편이라 설치 면적을 많이 차지한다. 스탠드가 반원형이면 직사각형보다 앞쪽으로는 잘 안 넘어질 것이다.
그러나 비스듬한 방향으로는 직사각형 만큼 안정적이지 못할 것도 같다.
사용자 편의성
화질로서 환골탈태하기 이전의 LG TV는 편의성이 무척 좋았다.
타임머신 같은 기능은 물론이고 메뉴 구성이나 리모컨의 응답성도 우수했다.
그런데 '전문가 영상'이 추가된 2008년 이후의 모델부터는 리모컨이 좀 불만이다.
타임머신 기능이 빠진 모델이 많아진 것은 가격 경쟁이나, 슬림화 및 발열 등에 걸림돌이 되고 있으니 이해가 간다.(아무리 그래도 필자가 LG의 TV에서 가장 좋아하는 기능은 타임머신이다)
지난번 스칼렛2의 리뷰에서는 리모컨이 응답성이 느리고 좀 싸구려틱하게 보인다는 지적을 했다.
이번 LH90의 리모컨은 결코 싸구려틱하지 않다. 훨씬 고급스러워 보인다.
그런데 사용하기에는 싸구려틱한 것이 낫다. 보기엔 번지르르한 이번 리모컨이 사실은 상당히 불편하다는 말이다.
일반적인 버튼이 아니라 소프트 터치 방식이다.
다른 리모컨처럼 고무 버튼이 튀어 나와 있다면 불을 끄고서도 원하는 버튼을 찾기가 쉽고 누르기도 편하다.
그러나 LH90의 리모컨은 소프트 터치 방식이므로 불을 끄고 원하는 버튼을 더듬어서 찾으려면 맹인용 점자책을 읽을 수 있는 수준은 되어야 할 것 같다. 삼성의 리모컨처럼 불이라도 들어오게 하든지...
그리고 버튼을 누르기가 어렵다. 돌출된 고무 버튼처럼 원하는 부분만 쉽게 눌러지는 것이 아니다.
숫자 키나 '조용히', '선호채널', 그리고 아래쪽의 '정보표시'나 컬러 버튼은 성인의 손가락 크기로는 다른 버튼을 건드리지 않고 제대로 누르기가 힘들다. 거의 손톱을 사용해야 한다. 이 리모컨을 개발한 사람은 혹시 손이 아주 작은 여자분이거나 초등학교 저학년생 어린이가 아닐까 하는 의심마저 든다.
그리고...리모컨의 반응이 느리다.
버튼이 제대로 안 눌렸는줄 알고 한 번 더 누르면 한꺼번에 두 번을 다 먹는 경우도 있다.
어떤 때는 그런대로 괜찮다가 어떤 때는 잘 안먹는다. 컨디션을 탄다는 말이다.
배터리 문제는 아니고 형광등에는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특히 3파장 형광등을 사용하거나 RF나 IR 전파를 발생하는 기기가 많으면 더 안 좋을 수 있다.
그런 경우 TV를 껐다 켜거나, 조명을 끄면 리모컨이 잘 먹을 때가 있고, 그래도 답답하게 속 썩일 때도 있다.
가끔은 누른 버튼과는 전혀 다른 오작동도 일어난다. 제품이 정상이라고 보기에는 좀 의심스러울 정도이고, 이상이 있다고 보기에는 LG의 다른 모델들도 리모컨 응답 상태가 별로 좋지 않기 때문에 필자도 판단이 잘 안 선다.
이러한 리모컨 관련 문제는 LH90의 몇 안 되는 불만 사항 중에 가장 거슬리는 부문이라고 하겠다.
LH90은 좋은 제품이다. 그리고 화질만 따진다면 필자의 마음에 쏙 드는 제품 중 하나라고 하겠다.
그런데 이런 '사소한(?) 문제'로 이 제품의 가치가 깍여서야 되겠는가?
정식으로 출시되는 제품에서 느린 리모컨 시스템을 바꾸기 어렵다면 적어도 수신 감도나 오작동 문제만이라도 좋아졌으면 한다. 필자가 LG의 편의성을 칭찬하던 시절이 마치 까마득히 먼 옛날 같은 느낌마저 든다.
이번 리모컨에서 딱 한가지 개선된 점을 든다면 'TV' 버튼이 생겨서 외부 입력을 보다가 방송 채널로 바로 복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경쟁사 제품은 외부 입력에서 채널 버튼을 누르면 방송 화면으로 돌아가는데 비해, LG는 꼭 '외부 입력' 버튼을 눌러서 입력 소스로 'TV'를 선택해야만 했다.
그밖의 메뉴 시스템이나 다른 편의성은 스칼렛2와 거의같다고 보면 된다.
리뷰 2부의 측정 및 캘리브레이션에 앞서서...
LG에서 2008년 이후에 나온 TV들은 '전문가 영상' 모드를 통해 대단히 정확하고 빼어난 영상으로 맞추는 것이 가능하다. 그런데 LH90은 백라이트에 기존 CCFL이 아닌 LED를 사용했다는 점이 오히려 문제가 될 수 있다.
설사 측정 장비와 전문 지식을 갖춘 사용자라 할지라도 말이다.
LH90 같은 LED 디스플레이에는 스파이더 시리즈 같은 트라이스티뮬러스 방식의 계측기를 사용하면 신뢰성이 상당히 떨어진다. 하다 못해 제조 과정에 주로 쓰이는 미놀타 CA-210 같은 고급 측정기도 믿기 어렵다.
물론 LED용 필터를 부착해서 사용할 수도 있지만 그래도 오차는 난다.
아마 그런 이유로 인해 삼성 B7000 리뷰용 제품도 처음에 잘못 맞춰진 상태로 필자에게 온 것이 아닌가 한다.
LG, 삼성 같은 대기업이라면 몰라도, 캘리브레이터가 개인적으로 포토리서치 PR-650이나 미놀타 CS-1000, CS-2000 등 정확한 계측이 가능한 3만 달러 이상 초고가 스펙트로래디아미터를 보유하기는 어렵다.
그것은 미국의 사정도 마찬가지이다. 'CNet'이나 '얼티밋 AV', '와이드스크린 리뷰'처럼 저명한 평론 매체만이 PR-650이나 CS-2000 등을 보유하고 있다.(CNet은 얼마전까지 트라이스티뮬러스인 CS-200을 사용했지만 위와 같은 이유로 최근에 CS-2000 스펙트로래디아미터로 교체한 모양이다)
미국의 로컬 ISF 캘리브레이터 중에는 이 정도 계측 장비를 갖춘 경우가 많지 않으므로, 특히 LED 제품의 경우 동네 베스트바이에서 서비스한 캘리브레이션은 신빙성이 좀 떨어진다.
그래서 제품 편차 때문에 좀 벗어나더라도 공장에서부터 어느 정도 잘 맞아서 나오면 좋겠다는 것이다.(물론 시간과 비용이 상당히 추가되겠지만...) 그리고 바로 그러한 컨셉이라고 할 수 있는 'THX 모드'에 거는 기대가 컸던 것이다. LG의 '전문가 영상' 모드는 스칼렛 2(LH70)의 리뷰에서도 밝힌 것처럼 캘리브레이션 이후에는 방송용 모니터 뺨칠 정도의 정확한 영상으로 조정할 수 있다.
스칼렛2만 해도 CCFL 백라이트였기 때문에 저가형 계측기에 LCD용 필터를 부착하면 그런대로 대충 조정은 된다.(물론 신빙성있는 데이터로 제출하기에는 부족하다) 그리고 CS-100이나 CS-200, CA-210 등 돈 천만원 안팎의 계측기를 사용하면 상당히 신뢰할 수 있는 캘리브레이션도 할 수 있다.
그러나 그런 계측기들로 LED까지 측정하기에는 문제가 있다.
따라서 일반인은 LED 제품에 대한 제대로 된 캘러브레이션을 받을 기회가 대단히 드물다.
한마디로 그 좋다는 LG의 캘리브레이션 기능이 일반 사용자에게는 너무도 멀리 있다는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스스로 캘리브레이션을 할 수 있을 정도의 자신감이 있고, LG의 전문가 모드를 활용하고 싶은 사람에게는 차라리 CCFL 백라이트인 스칼렛2가 안전할 수 있다. 캘리브레이션도 쉽고 말이다.
어느 정도냐 하면 스파이더 같은 계측기로 LED인 LH90을 캘리브레이션 하느니, 차라리 방송용 모니터나 잘 맞춘 스칼렛2를 옆에다 놓고 같은 화면을 보면서 눈으로 조정하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사실 한 10여년 전에는 측정기 대신에 옵티컬 컴패러터를 사용해서 이와 비슷한 방법으로 캘리브레이션하는 경우도 많았다)
참고로 캘리브레이션을 할 수 있는 고수급 전문가는 한국에 상당히 많다.
그러나 ISF 라이센스를 정식으로 보유한 캘리브레이터는 필자를 제외하면 하이파이넷 동료 필자인 조춘원님, 그리고 GLV의 김한규 사장, HMG의 황문규 사장의 총 4명 뿐이라고 알고 있다.
그중 필자와 조춘원님은 평론가이므로 상업적으로 캘리브레이션 서비스를 하지 않는다.
즉 유료로 캘리브레이션 서비스를 받으려면 전문 인스톨러를 통해야 하는데, 국내에서는 GLV만이 LED에도 믿을 수 있는 미놀타 CS-2000을 보유하고 있다. 결국 누구에게 캘리브레이션을 부탁하려면 ISF 라이센스 유무보다는 경험과 실력, 그리고 사용하는 측정기가 더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삼성이나 소니 등 다른 브랜드의 LED 제품을 평가할 때는 측정기 문제를 짚고 넘어가지 않았었다.(하이파이넷의 리뷰는 계속 포토리서치 PR-650을 사용해 왔기에 전혀 문제가 없기도 했지만...)
리뷰에서 제시하는 데이터로서의 의미일 뿐 진짜로 캘리브레이션을 받을 사람은 별로 많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서였다. 그런데 LG의 TV는 '전문가 영상'의 조정 기능이 제품의 핵심이요 꽃이라고 볼 수 있다.
솔직히 LG 제품의 초기 설정된 '전문가 영상'이나 '영화' 모드는 타 브랜드에 비해 그렇게 잘 맞아서 나오는 편이 아니다. 차라리 '표준 영상' 모드끼리 비교하면 타사 제품보다 낫다고 하겠지만, '영화' 모드쪽은 캘리브레이션 하지 않는다는 전제에서는 별로 사용을 권하고 싶지 않다.
하지만 LED를 제대로 측정할 수 있는 장비가 드물다고 본다면, 필자가 리뷰에서 제대로 캘리브레이션을 한 '전문가 모드'로 화질을 평가하는 것이 독자 입장에서는 완전히 딴 나라 이야기일 수도 있다.
대신 이번 LH90에는 그냥 '영화'가 아니라 'THX 영화'가 되면서 신경을 더 써서 나온 것이 그나마 위안이 된다.
리뷰 2부 측정 및 캘리브레이션에 계속.
리뷰 3부 실제 영상 평가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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