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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칼럼

HD 방송포맷 1080i vs. 720p

Posted by 이종식 on 06/08 at 04:47 PM

제가 이 글을 쓰면서 걱정하는 것은 이재홍님이 KAV 동에 올린 것처럼 방송사의 계산에 혹시 힘을 실어 주지 않을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저 역시 MMS에는 절대 반대 입장이라서 사이버 민원을 방송위원회에 올렸고 AV Korea의 반대 투표도 했으며 방송사의 얄팍한 상술에 분노를 느끼는 사람입니다.

어떤 것이 더 좋은지 왕년에 똑 같은 소스 타이틀을 1080i와 720p로 매스터링한 것들을 가지고 비교해 보기도 했습니다만, 이론적인 1920x1080i가 아닌 현재 송출 중인 실제 1080i신호만 따지면 저는 720p가 더 좋다는 주장을 자주했으며 이 믿음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하지만 이제 이런 소리 그만하겠습니다.
아니 이제는 720p로 바꾸고 화질이 더 좋아진다 해도 방송국이 미워서 그냥 이대로 1080i로 했으면 좋겠습니다.
상업주의가 극단적으로 발달했다는 미국만 해도 FCC가 중심을 똑바로 잡고 방송사의 얄팍한 감언이설에 한국의 방송위원회처럼 휘둘리지 않습니다.

이미 정해진 미국 방식에 이동 수신과 다중채널을 넣기 위해 유럽방식으로 딴지를 걸어서 결과적으로 DMB까지 해줬는데 아직도 채널 수 늘리려는 계산을 호시탐탐 끊질기게하는 것은 정말 너무하다는 생각과 함께 신물이 납니다.
공영 방송이라면서 내용도 편파, 편집 보도로 공정성을 잃더니 돈버는데는 또 집요합니다.
평가전 연습 경기에까지 밤새면서 시청앞에 몰려서 응원하는 우리 국민을 완전히 봉으로 보는지 비정상적인 월드컵 띄우기로 돈벌이에만 혈안이 되어 있습니다.
5공 초기에는 프로야구 출범시키면서 정부가 국민의 관심을 그리로 돌리려 했지만 지금은 방송국이 나서서 우민화 정책 펴는 것 같습니다.
세 방송국이 다 덤벼서 중계료는 세배로 물면서 똑같은 영상 받아 중계하는 것도 한심한데 돈 되는 잔머리에는 또 경쟁을 접고 일치단결하는 화목함을 보여줍니다.
틈만 나면 잔머리를 굴리고 시청자와 국민을 호구로 아는 방송사의 행태는 신물이 나기에 실제 720p와 1080i 신호에 대한 이론과 실제, 그리고 한국에서 실시하려고 음모 중인 HD+MMS의 약점을 바르게 알리는데 도움이 될까 이 글을 씁니다.

HD 방송 포맷

디스플레이 제조 업체가 마케팅용으로 만든 Full HD란 용어에 대해 필자가 약간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것은 게시판의 글을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마케팅 조어가 전적으로 잘못된 것도 아니고 그런 예가 전에도 많았으므로 필자도 이 Full HD라는 용어를 받아 들이기로 했다.

단지 HD 방송 포맷에는 1080p가 Full HD라는 규정이 없다.
미국 ATSC의 경우 대표적인 것은 1080i/60과 720p/60이라고 하겠는데 HD급으로 규정된 신호의 종류를 보면 대체적으로 이 1080i와 720p 둘 중 하나이며 프레임 레이트가 초당 60프레임이냐 아니면 30, 24 프레임이냐 하는 변수를 가진다.
다 그냥 HD라는 말이다.
1080i는 하나의 프레임을 두 개의 인터레이스 필드로 나누어 30프레임을 60개의 필드로 구현하며 720p는 하나의 완벽한 프로그레시브 필드를 초당 60번(60 Hz) 재생한다.
Full HD라고 하는 1080p는 이제 와서 말하면 방송용으로는 물 건너 갔고 HD 카메라 같은 촬영 및 블루 레이 디스크 등 저장 매체용이라고도 하겠는데 60 프레임 또는 필드가 아니라 영화 필름과 같은 초당 24 프레임이다.
이에 반해 유럽은 기존 PAL 방식이 25 프레임/50필드였으므로 이에 맞추어 HD도 1080i, 또는 720p로 50 Hz 포맷이 주종을 이루고있다.

720p VS. 1080i

이 문제는 처음부터 논란이 되어 왔고 원론적인 결론만이 정설로 인정되고 있다.
즉 ‘스포츠 중계 같은 빠른 동영상에서는 720p가 좋고 정지 화면이 많거나 영상이 빠르지 않은 경우는 1080i가 좋다’라는 것이다.

이 말은 분명히 맞는 말이다.

그러나 몇 가지 전제 조건이 붙고 실제로 우리가 받아 보는 영상에서는 사정이 약간 다르다.

첫째 1080i가 정말 가로해상도 1920 픽셀을 보장하는 1920x1080i일 경우이다.
둘째 1080i에 맞는 충분한 비트레이트가 보장되어야 한다.
셋째 1080i 송출 및 인코딩 과정이 효과적으로 처리되어야 한다.
넷째 어떤 방식의 디스플레이에서 보는가이다.
그밖에도 많겠지만 지금 생각나는 것은 이 정도이다.

첫째 사항을 보면 현재 우리가 보는 실제 1080i는 가로로 1920 픽셀의 해상도를 가진 신호가 거의 없다는 것이 문제이다.
1920x1080은 방송 포맷의 해상도이지 실제 정보량이 아니라는 소리이다.
예를 들어 DVD는 720x480의 해상도로 알고 있지만 이 역시 포맷의 해상도이지 실제 NTSC의 525i(혹은 480i라고도 함)의 해상도는 640x480이다.
이 4:3 비율의 640 픽셀의 정보량을 아나모픽 방식으로 수록한 후 16:9 화면비의 틀(720x480에 맞는)에서 좌우로 잡아 늘이면 정보량은 640이지만 720의 화면 틀에 맞게 된다.
이와 마찬가지로 1080i의 경우 대부분의 방송 장비가 가로 1440, 세로 1080i의 해상도를 가진다.
요즘 판매되는 가정용 HDV 캠코더가 1440x1080i라서 방송용 HD캠에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
해상도는 방송용 카메라도 대부분 1440x1080i지만 광학부나 다른 컨트롤/프로세싱, 그리고 고가의 프로용 장비니까 일반 소비자용과 엄청난 차이를 보이는 것이지 해상도가 1440으로 1920에 비해 모자라서 그런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이 1440 픽셀의 해상도와 4:3 화면비를 가진 영상을 DVD의 640x480과 마찬가지로 16:9 화면비의 스크린에 풀로 잡아 당겨 재생하면 1920x1080의 틀에 맞게 된다.
일본 BS 방송을 보면(Fuji TV 같은 경우) 송출 자체를 1440x1080i로 하고 디스플레이에서 1080i 신호가 들어오면 Full Screen으로 잡아 늘여 16:9로 보여 준다.

*출처-http://www.w6rz.net/
*스크린 샷으로는 제대로 판별이 안되므로 시간 나면 위 사이트에서 직접 다운 받아 보길 권합니다.
*그림을 클릭하면 캡쳐된 원래 해상도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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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0x1080 캡쳐 MyH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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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40x1080 캡쳐 MyHD-4:3이므로 16:9에 맞게 잡아 늘이면 1920에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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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80x1080 캡쳐 MyHD-위의 1440x1080보다 더 잡아 늘여야 한다)

심지어는 가로 1440 픽셀이 아니라 1280의 해상도를 가진 1280x1080i의 소스도 무지하게 많다.
HD로 돌고 있는 영화 소스의 상당 부분이 그러한데 예를 들어 TP 파일로 유통되는 ‘상어(Shark Tale)’의 경우 그냥 1280x1080i이다.

즉 이렇게 가로 해상도가 1440이나 1280일 경우 그냥 1440x1080i나 1280x1080i로 송출하는 것이 사이즈가 작아지므로 압축률에서 유리하다.
원래 1440이나 1280 픽셀의 정보밖에 없는 신호를 16:9에 맞춰 1920의 틀에 맞춰 보낸다면 사이즈가 커져 같은 전송률에서 압축을 더해야 한다는 소리이다.
그렇다고 1440이나 1280의 원래 정보보다 늘어나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그런데 한국 HD 방송은 굳이 1920x1080i로 미리 포맷을 정해 보내느라고 빠른 영상에서는 블록(속칭 깍두기 현상) 같은 것에 취약한 면을 보인다.
신호 포맷만 1080i로 보내면 TV나 프로젝터 같은 디스플레이에서 수평 해상도는 알아서 1920으로 늘여서 채우는데 말이다.

또 한가지, 원래 1920x1080p로 수록된 소스라 할지라도 방송할 때는 이 해상도를 일부러 낮추는 경우도 많다.
소니의 HDW-F900가 영화 좔영에 많이 쓰이는 대표적인 1080p 24프레임 카메라이다.
요즘 국내 방송사도 1080p 카메라를 도입해서 드라마 등에서 사용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방송으로 송출할 때는 1440 픽셀 이하로 필터링을 해서 보내는 경우가 많다.
CRT 방식의 브라운관 모니터의 해상도 부족이 한 가지 이유라고도 하겠는데 예를 들어 방송국에서 사용중인 프로용 모니터의 경우도 가로로 1920라인을 다 풀어내지 못한다.
CRT를 비롯한 아날로그 디스플레이에서는 가로 해상도를 표현하는데 픽셀보다는 원래 TVL(TV Line)이라는 것을 사용해 왔는데 이는 수직 해상도와 같은 1:1의 넓이에서 가로로 풀어낼 수 있는 해상도 라인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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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DVD의 최대 해상도가 540 라인이라면 이는 세로로 480 라인을 보여줄 때 1:1 정사각형에서 가로로는 480보다 더 많은 540 라인을 풀어 낸다는 소리이다.
즉 LD는 세로로 480일 때 가로로 400 라인 정도, 아날로그 방송은 300 라인대, VHS는 200라인대 중반 등인데 실제 정보량은 그렇지만 640의 해상도를 가진 NTSC 4:3 화면 안에서 표현된다(물론 필요하다면 16:9의 720x480으로 잡아 늘릴 수도 있다).
마찬가지로 1080i라는 신호도 16:9라는 디스플레이 틀에서 표현할 때 1920이 맞지만 수직해상도만 1080i라면 수평해상도가 1920이든, 1440이든 그 이하이든 상관이 없다고도 하겠다.

그런데 CRT라도 9인치급 삼관식 프로젝터가 아닌 프로용 브라운관 모니터조차 1000TVL 정도가 최대 한계라고 할 수있다.
이것은 5천만원에 달하는 소니의 24인치 BVM-F24도 마찬가지이고 PVM 시리즈 같은 경우는 그 이하이다.
1920 라인의 가로 해상도를 모두 풀어 내려면 TVL이 최소한 1080이어야 하므로(1080x16:9=1920) 1000TVL은 약간(100라인 정도) 부족하다고 하겠다.
BVM이 이럴진대 다른 방송국용 브라운관 모니터는 말할 필요조차 없다.

만약 1920라인을 풀어낼 수 없는 모니터에 1920 라인의 정보를 보내면 라인이 겹쳐져 소프트해지고 밝기가 떨어지며 상당한 화질 저하가 초래된다.
따라서 지금처럼 고정화소가 대세로 자리잡기 이전에 포맷으로 확장된 1080i 방식은 설사 1920 픽셀의 해상도가 그대로 들어 있는 카메라로 찍거나 필름을 HD로 스캔한 뒤에도 HD 마스터에서 필터링을 해서 1440-1280 정도로 해상도를 일부러 떨어 뜨리는 경우가 많다.

다시 말해 1080i라고 해도 1920이 아니라 720p의 가로 해상도인 1280 픽셀과 비슷한 정보량밖에 없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이다.

둘째 비트레이트에 대해서..
위에서 어차피 정보량이 1920 픽셀을 다 채우지 못할 바에야 1920x1080i로 송출하지 않고 1440x1080i나 1280x1080i로 보내는 것이 사이즈 면에서 유리하다고 언급했다.
그런데 한국 방송은 꿋꿋하게 1920x1080i로 송출한다.
이 경우 1280x720p에 비해 사이즈가 두 배가 넘는다.
1080i는 인터레이스 방식이니까 반씩 보내지 않냐고?
1920x540p라면 그렇다.
그러나 하나 하나의 필드는 1080라인 중 홀수, 짝수 번갈아 가며 540라인씩만 들어있고 나머지 540은 블랭크로 1920x1080을 다 보내는 것이 현재 1080i 송출 방식의 대부분이다.
때문에 같은 19mpbs 전송 대역을 풀로 사용할 때 1080i는 720p보다 2배 정도 압축을 더해야 한다.
한마디로 지극히 비효율적인 전송 방식이란 소리이다.

*이 부분은 제가 잘못 알고 있었습니다.
제가 가진 지식이 HD 방송 초창기에 알았던 것이기에 그 후 정식으로 확정된 후에 공부가 부족했음을 인정합니다.
확실히 자료를 찾지 않고 제가 알던(알았다고 믿고 있던) 사실만으로 급히 글을 쓰다보니 잘못된 사실을 올렸습니다.
1080i는 60 프레임이 아닌 30프레임이므로 초당 전송률에서 720p의 두배가 아닙니다.
명백한 저의 오류입니다.
단 초당 30 프레임이라 하더라도 약간이지만 720p보다 용량이 큰 것은 여전합니다.

그리고 아래에서 설명한 것에 대해 보충할 것은 외국의 경우 가변일 경우 초당 10mbps 이하로 내려가는 경우도 많습니다.
아주 쉬운 예를 들어 DVD의 경우 최대 10 mbps라고 치면 1시간 분량에 4.5 GB 정도가 필요합니다.(12mbps면 5.4GB, 19mbps라면 시간당 8.55GB 정도의 사이즈가 됩니다)
즉 시중에 나도는 1080i HD 영상의 TS나 TP 파일 중에 2시간짜리 영화 분량이 9 GB가 안된다면(상당히 많을겁니다) 초당 평균 10mbps가 안된다고 생각하셔도 됩니다.
그러나 그러한 낮은 초당 전송률임에도 불구하고 한국 방송사에서 같은 작품을 HD로 방영한 것에 비해 우수한 영상을 보여주는 것이 상당히 많습니다.
이 글은 사실 방송사가 악용할 소지가 있는 부분이므로(전송률이 낮아도 프로세싱을 잘하면 괜찮은 영상을 얻을 수 있다는 투로...) 올리기가 꺼려졌었습니다만 오해하시는 분들이 있어 명시합니다.
단 외국 방송사는 밑에 이재홍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35mm 필름으로 촬영하기도 하고 1080p카메라로 찍어 어떤 해상도로 바꿔 송출해도 좋은 화질을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아직 한국 방송사의 처리 능력이 상당히 떨어짐은 사실입니다.

*출처-http://www.w6rz.net/-스크린 샷으로는 제대로 판별이 안되므로 시간 나면 직접 다운 받아서 보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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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0x1080, 12Mbps MyH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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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0x1080, 17.6Mbps MyH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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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0x1080, 22.5Mbps MyHD)

세번째 처리 및 송수신에 대해서.
MPEG2의 코덱(codec)으로 인코딩하고 송출하는데 있어서 1920x1080i는 사이즈가 크니까 당연히 720p보다 더 강력한 처리 능력이 요구된다.
셋탑이나 수신기에서 신호를 받아서 디코딩하더라도 당연히 프로세싱 파워가 필요하다.
즉 블록이나 기타 엠펙 노이즈가 보이는 것은 압축률 때문이기도하지만 처리 능력과 속도에도 연관이 있다.
예를 들어 포토샵으로 1920x1080 해상도의 그림과 1280x720의 그림에 같은 필터를 적용하거나, 하다 못해 파일을 열고 읽는 시간마저 상당한 차이가 나는 것을 생각하면 알 수 있다.
즉 하나의 프레임만 가지고 따질 때 실제로 정보량이 1920x1080이라면 당연히 1280x720보다 좋은 화질이지만 설명한 대로 파일 사이즈만 1920x1080이고 실제 정보량은 가로 1440 내지는 1280에 수직 해상도도 540일 수 있으니 덩치만 크고 둔할 뿐 내용은 밀릴 수 있다는 말이다.

넷째 재생하는 디스플레이 방식에 따라서.
만약 1080i 신호와 720p 신호를 서로 다른 방식으로 변환하지 않고 네이티브로 보여 줄 수 있는 디스플레이라면 우열를 논해도 된다.
브라운관이나 CRT 리어프로젝션 마저도 요즘 네이티브로 보여 주지 않고 720p 신호를 1080i로 바꿔 재생하거나 그 반대로 변환한다.
멀티 싱크로 여러 주파주를 지원하면 단가가 올라가기 때문이다.

반면에 대부분 고정 화소식 PDP, DLP, LCD 등은 1280x720, 1366x768 등의 해상도를 가지고 들어 오는 1080i 신호도 720p 등으로 바꿔서 재생한다.
하다 못해 풀 HD 1080p 패널을 가진 디스플레이도 1080i 신호를 대부분 540x2의 bob으로 처리한다.

따라서 짚고 넘어 갈 것은 인터레이스 신호의 약점과 프로그레시브 신호의 강점이다.
인터레이스 방식의 신호를 고정 화소식 디스플레이에 구현하려면 대부분 디인터레이싱을 거쳐 프로그레시브 신호로 전환한다.
이 경우 대표적으로 bob과 weave로 나뉘어지는데 bob이란 인터레이싱 신호의 필드를 그냥 같은 라인으로 따블시키는 것이다.
즉 해상도는 1080 픽셀이라도 하나의 프레임에 보이는 정보는 540이라는 소리이다.
weave는 두개의 필드를 합쳐 하나로 짜 맞추는 것인데 영화의 필름 소스를 텔레시네한 경우는 원래 2-3 풀다운을 거쳐 맞추면 하나의 프로그레시브 프레임으로 맞아 떨어진다.
즉 DVD의 필름 소스 타이틀을 480p로 복원할 수 있는 것처럼 진정한 1080p가 된다는 소리이다.
그러나 1080i의 방송 카메라로 찍은 것은 DVD의 비디오 소스처럼 두개의 인접한 필드를 합쳐도 1/60초라는 시간차 때문에 아귀가 안 맞는다.
거기에 480i->480p 변환처럼(제대로 되지도 않지만) 1080i 신호도 동작적응형(Motion Adaptive)나 동작보정형(Motion Compensated) 디인터레이싱까지 제대로 하려면 초고가의 장비라도 약점이 있을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고정화소 디스플레이에서는 거의 무조건 프로그레시브로 바꿔야 하므로 1080i 신호도 540xbob으로라도 하는 수밖에 없다.
이 경우 역설적으로 표현하면 풀HD급 1080p 디스플레이에서도 1080i신호보다(540xbob이니까) 720p의 정보량이 더 많을 수 있다는 결론이다.

하지만 원래 신호가 프로그레시브라면 디인터레이싱이라는 쥐약 같은 과정이 생략되므로 어떤 해상도로도 스케일링하기가 쉽다.
또한 사선에 계단이 보이는 등 인터레이싱 고유의 아티펙트도 발생하지 않는다.
그리고 인터레이스 신호의 경우 영상의 움직임이 빨라지면 수직 해상도도 1080 라인이 다 안나옴은 물론 500라인대까지도 떨어지고 평균적으로도 600-700 라인밖에 안된다는 것은 큰 약점이다.

어쨌든 심지어 풀HD급 1080p 패널을 가진 디스플레이에서 1080i와 720p의 두 신호를 비교해도 1080i 신호보다(1080i->1080p로 직접 디인터레이싱 못하고 1080i->540p->1080p 업스케일링을 거친다면) 720p 신호가 더 많은 정보량을 가질 수도 있다는 것을 알 수있다.
필자가 가능성만을 이야기하는 것 같지만 리얼타 HQV나 지넘 VXP 같은 최신 하이엔드급 프로세서를 사용하지 않는 한 현실적으로 지금까지는 거의 다 그렇다고 보면 된다.
(소니 VW100이나 KDS-60R1000 같은 제품의 DRC 회로도 리얼 1080i/p 프로세싱이고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하다못해 Full HD급 디스플레이에서도 이럴진대 768p, 720p 혹은 그 이하의 해상도를 가지는 고정화소식 디스플레이에서는 720p가 유리함이 당연하다.

DVD가 출시되던 초기에 조 케인은 기존 DVD에도 720p의 24프레임으로 수록이 가능하며 10mbps 정도의 전송률만으로도 HD를 즐기기에 무리가 없다고 주장했었다.
오히려 그 당시 방송중인 1080i 신호보다 더 나은 화질로 말이다.
물론 이 양반 말이라고 다 옳은 것도 아니고 가끔 우기기도 잘하니 100% 받아들이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상당히 타당성 있는 이야기다.

1080p로 앞으로 방송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HD 이후의 UD(Ultra Definition) 시대가 온다면 2k*1k(2000x1000)급인 1080p보다는 4k급 이상으로 채택될 가능성이 높지만 그 때는 필자의 나이도 최소한 환갑이나 고희는 될 것 같다.
1080p는 24프레임으로 블루 레이나 HD-DVD에 수록되는 포맷으로 정착될 가능성이 많을 뿐 방송 신호로는 현재의 주파수 할당 체제로 봐서 불가능하다고도 하겠다.

따라서 원래부터 720p를 주장했던 필자로는 이러한 점들을 미리 설명하고자 했던 것이고 720p라서 나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

그러나!!!

이러한 점들을 어디서 줏어 들었는지 방송국이라는데도 이런 걸 아는 사람이 있긴 있는건지 모르겠지만...
그리고 이걸 가지고 방송위원회에 들이 대고 꼬드겼는지 모르겠지만 이게 다가 아니다.

필자는 미국 생활을 오래 했고 미국의 프로 스포츠 관전을 즐긴다.
미국에 있을 때 ABC와 Fox, ABC의 자회사이자 스포츠 채널인 ESPN이 720p로 HD 신호를 송출한다.
NBC와 CBS가 1080i로 송출하는데 모두 13mbps 내외이며 떨어질 때는 10mbps 이하로 내려 갈 때도 많다.
그런데 한국에서 19mbps로 송출되는 HD 방송보다 화질이 좋다.
스포츠 중계의 경우 미식축구(NFL) 경기 중 Fox가 NFC(National Football Conference) 경기를, CBS가 AFC(American Football Conference) 경기를 나누어 중계하고 별도로 월요일 저녁 ABC가 Monday Night Football을 방영한다.
수퍼볼의 경우는 메이져 네트워크가 돌아가면서 중계하는데 당연히 720p가 좋지만 CBS나 NBC가 1080i로 중계해도 한국 수준으로 깍두기가 심하지 않다.

한국의 경우 축구 중계를 하면 운동장을 한눈에 잡는 원경 샷으로 주로 중계하다가 중요 장면만 느린 화면으로 리플레이하는데 특히 한국팀처럼 붉은 유니폼을 입으면 깍두기가 만발하는 것을 알 수 있다.
MBC의 경우는 지난 보스니아와의 평가전에서 아예 느린 화면 재생은 (자신이 없어서인지) SD로 보여주고 말았다.
미국의 케이블/수퍼스테이션인 TBS나 TNT 같은 경우도 NBA 농구 경기를 중계할 때 상당히 빠른 장면들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HD보다 안정적이다.
게다가 HD 시작 당시는 HD나 DVD를 MPEG2로 압축할 수밖에 없었지만 지금처럼 H.264나 MPEG4 코덱까지 동원한다면 같은 전송률에서 화질은 더욱 좋아진다.

한마디로 미국은 720p는 물론이고 1080i까지도 한국의 19mbps보다 낮은 전송률인데도 불구하고 빠른 영상 재생에서 한국보다 안정적이다.
가요 프로그램에서 댄스 뮤직 나오면서 사이키 조명 깜빡거리면 정말 깍두기는 정신없게 만든다.
미국 NBC 등에서 이것도 확연하게 차이가 난다.

다시 말해 한국의 HD는 19mbps라면서도 13mbps 정도의 미국 HD보다도 화질이 떨어진다.
역으로 말해서 ‘제대로만 하면’ 13mbps라도 좋은 영상이 나온다는 이야기도 될 수 있고 한국 방송사는 이런 소리로 720p+MMS를 추진할 때 방송위를 꼬드겼을 수도 있다.
그런대 다시 역으로 반문해 보면 뭘한들 ‘제대로’ 하는 것을 본 기억이별로 없는데 19mbps로 보내도 남들의 13mbps보다 못한 영상밖에 안 나오면서 13mbps로 보내면 대체 어느 정도까지 저하된 화질로 계속 HD라고 우길 것이냐는 말이다.

그것보다 더 큰 문제는 720p 카메라도 없으면서 원래 720p로 찍은 것도 아니고 1080i로 찍어 놓은 것을 13mbps 720p로 변환해서 보내느라고 그나마 참고 볼만하던 그림까지 다 버려 놓는다는 점이다.
그리고 독일에서 오리지널 1080i 5.1 채널로 송출한 것을 한국에서 방송 3사가 똑같이 작당해서 720p로 송출한다니 정말 눈물나게 아름다운 의리들이라 아니할 수 없다.
정작 HD방송 시작할 때는 720이라는 숫자보다 1080이라는 숫자가 크니까, 그리고 여러가지 화질 이외의 비즈니스적 고려 때문에 1080i로 정하고선 이제와서 장비도 경험도 없으면서 720p로 하겠단다.

필자는 13mbps라는 말도 못 믿겠다.
제대로 된 13mbps에서라면 지난 화요일 ‘주몽’에서 처럼 MPEG 노이즈나 블록이 보이지 않을 뿐더러 그렇게 원경에서 디테일이 죽거나 색감이 빠지지 않는다.

지금은 그래도 앞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아..어느 세월에?
지금도 한국 HD 방송을 보면 촬영에서 조명이나 노출의 감도 못잡은 듯한 장면을 많이 보고 있다.
한국이 미국, 일본에 비해 HD 방송 시작이 그렇게 늦었나?
한국은 세계에서도 HD방송을 가장 먼저 시작한 나라 중 하나다.
그런데도 왜 그렇게 내공이 안 쌓이는지 모르겠다.
다른데다 정신 팔면서 잔머리만 굴리기 바빠서 정작 제작 수준은 답보 상태인 것 아닌가?
한국 사람들이 기술이 좋다는데 방송국에는 전부 외국 사람들만 있어서 촬영 및 제작 기술이 늘지를 않는가?
요즘같이 바쁜 세상에도 1-2년으로 안되서 지금 핵심 요원들은 전부 한 10년 잡고 입산수도 중인가?

필자가 하고자하는 말은 이거다.
720p가 1080i보다 더 좋다고 해도 이제는 싫다.
13mbps면 충분 어쩌고 해도 싫다.
다중 채널의 장점은 아예 듣고 싶지도 않다.(화질상 따지면 장점 같은 것은 있지도 않다. 채널 하나 더 넣을 여유 있으면 보내는 HD 채널이나 제대로 보내라는 이야기다)
아니 설사 지금보다 화질이 더 좋아진대도 싫다.
그런 것은 바라지도 않으니 하던 짓이나 열심히 잘하고 더 이상 잔머리 굴리면서 시청자를 호구로 보지 말아달라는 것이다.
지금 이걸 받아 들이면 앞으로는 또 무슨 음모를 꾸밀지 모르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