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식(podol01@hananet.net) 2004-11-23 14:53:31
DLP 프로젝터 HT1000과 그의 후속인 HT1100으로 대단한 인기를 누렸던 NEC에서 신모델들이 출시되었다.
HT1000과 HT1100의 경우 경쟁기에 비교한다면 압도적이지는 못할지라도 납득할 정도의 성능상 우위는 유지했으나 다른 브랜드에서도 이들을 능가하거나 대등한 제품들이 연이어 출시되는 한편 가격상 부담이 적지 않은 것이 단점으로 지적되었었다.
게다가 홈시어터용 모델임을 표방함에도 불구하고 4:3 패널을 사용한 점, 외관 디자인이나 사용자 인터페이스 등이 마치 비즈니스 모델처럼 나와서 가정용으로는 다소 부족함이 있었다.
프로젝터의 전반적인 가격이 하락하면서 그들의 가격도 하향 조정되었으며 HT 시리즈의 인기를 이어 가기 위한 새로운 모델들로서 이번 HT410과 HT510이 선보이는 것이다.
HT510이 HT1100급의 제품이지만 16:9 화면비의 매터호른 칩을 채택한 점이 특색이라면 HT410은 854x480의 다크칩2의 DMD 패널을 채택한 DLP 프로젝터로 가히 염가형이라고 할 만하다.
제품 소개(외관, 기능 및 사양)
펄 화이트로 마감된 외관은 동급의 경쟁기인 인포커스 스크린플레이 4805는 물론 NEC의 HT1000/HT1100마저도 허접하게 보이게 만들 정도로 깔끔하고 매력적이다.
백 라이트가 지원되는 리모컨도 소형이지만 플라스틱 재질이 고급스러워 앙증맞아 보이고 프로젝터의 다리가 틸팅 풋으로 되어서 수평이 아닌 테이블에서도 문제없이 좌우 수평을 맞출 수 있다.
앞쪽 다리도 높 낮이를 조절할 수 있는점은 HT1100과 같지만 이에 더해서 중앙에서 상하로 50%의 렌즈 쉬프트 기능까지 채택된 점은 이 가격대에서 대단히 고무적이다.
또한 2.9m에서 80인치, 3.64m에서 100인치를 투사할 수 있다는 점과 26dB의 팬 소음은 40dB에 이르는 경쟁 모델 인포커스 4805의 정숙성 문제와 긴 투사 거리에 대해 상당히 부각되는 장점이다.
사용된 DMD 패널은 컨트라스트가 향상된 Dark Chip2로 854x480의 자체 해상도를 지니며 컬러 휠은 레드, 그린, 블루 외에 옐로우가 추가된 5분할 휠을 사용하고 디인터레이싱과 스케일링 등의 영상 처리는 HT1100과 같은 파루쟈 칩 등을 따로 사용하지 않고 TI에서 제공된 칩으로 프로세싱한다.
입력단에는 컴포넌트, S-Video, 컴포짓트와 PC용 D-sub 단자가 있으며 DVI 단자는 지원하지 않는다.
방열구 쪽으로 빛이 약간 누출되지만 다른 프로젝터들에 비해서 심하지 않으며 인포커스 4805에 비하면 양호하다.
측정
테스트에 사용된 스크린으로는 스튜어트 화이어호크(게인 1.35, 그레이, 필름), 드레이퍼의 하이컨트라스트 그레이(게인 0.8, 그레이, 매트), OS의 퓨어매트2 플러스(게인 0.8, 화이트, 매트)와 역시 OS의 BS-80H(게인 1.4, 화이트, 필름) 등으로 그레이 계열과 화이트 계열 뿐 아니라 매트나 필름 등 원단, 그리고 게인이 각각 다른 상태에서도 테스트했다.
소스 기기로는 빅터 35000과 PC로 HD 영상을, 에소테릭 DV-50과 데논 2900, 삼성 HD2000으로 DVD를 시청하였다.
측정에 사용된 제품은 OS 퓨어매트2 플러스 스크린에서 데논 2900으로 DVD 영상을, 빅터 35000과 MyHD로 HD 영상을 측정하였다.
측정은 다른 프로젝터들과 동일한 조건을 주기 위해 데논 2900으로 했지만 감상은 주로 에소테릭과 삼성으로 했는데 아날로그 컴포넌트 영상에서 이들 중 가장 펀치력 있는 다이나믹 레인지를 보이면서도 노이즈가 낮은 에소테릭 DV-50을 주로 사용했다.
블랙 레벨과 그레이스케일 등을 알맞게 맞춘 후에 실제 감상시 영상을 놓고 같은 방법으로 측정한 컨트라스트에서 4805가 674:1(2000:1 주장), 샤프 Z201이 610:1에 비해 HT410은 482:1(1200:1 주장)로 다소 낮은데 블랙 레벨이 각각 0.019fL, 0.021fL에 비해 HT410은 0.027fL로 다소 높은 것이 원인일 것이다.
즉 광고를 위한 수치에서는 몰라도 실제 감상을 위해 세팅한 영상의 컨트라스트비에서는 광고 수치의 반 이하로 보면 대충 맞는다고 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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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 매니지먼트 세팅 중 sRGB와 Movie 모드는 거의 차이가 없으므로 비교 후 sRGB모드에서 감마를 Natural로 놓고 측정하였다.
위의 그래프에서 볼 수 있듯이 Movie나 sRGB로 세팅했을 때 전반적인 색온도는 6500K보다 낮게 나온다.
색온도 조절은 -4부터 +4까지 조절이 가능하고 한 단계 올리고 내릴 때마다 거의 전 대역에 걸쳐 약 100K 정도의 변화를 비슷하게 보인다.
sRGB와 Movie 모드가 비슷한데 반해서 Video 모드는 sRGB/Movie의 가장 높은 색온도 세팅과 Video의 가장 낮은 색온도 세팅이 약 1000K의 온도 차이를 보이며 Graphic은 Video와 Movie의 중간 정도, Hi-Bright 모드는 가장 높은 색온도를 보인다.
가장 권장할 만한 세팅은 Movie나 sRGB에서 색온도를 다소 높이거나 Video 모드에서 색온도를 최하인 -4에 세팅하는 것이다.
단지 모든 모드에서 공통적인 현상은 40 IRE에서 70 IRE 등 중역대에 맞추면 80 IRE 이상의 밝은 부분은 색온도가 약 500K까지 낮아진다는 점이다.
전체적으로 대단히 평탄한 그레이스케일 트래킹이며 변화하더라도 인접한 그레이스케일 대역에서 널뛰는 현상이 없이 완만하게 변한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예를 들어 많은 제품들이 40 IRE에서는 6300K, 50 IRE에서는 6700K, 다시 60 IRE에서는 6400K 이런식으로 오르락 내리락하는 경우가 많고 블랙부터 화이트까지를 한 화면에 띄우고 보면 마치 색동옷이나 무지개처럼 붉으스름, 푸르스름, 누리끼리하거나 녹색조가 단계별로 왔다 갔다 하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얼굴은 술취한 듯 벌건데 입고 있는 와이셔츠는 희지 않고 푸르스름한 경우가 최신 모델의 프로젝터에서도 감지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HT410은 한눈에 척 보면 일관된 그레이스케일로 보일 정도로 변화가 적거나 완만하다는 것은 큰 장점이다.
한가지 짚고 넘어갈 것은 NEC HT410은 인포커스 4805나 자사의 상급기들과는 달리 각 RGB 게인이나 오프셋을 조절하여 그레이스케일 조절할 수 없다는 점이다.
물론 서비스 모드에서는 가능하겠지만 저가격대인 만큼 그정도 정밀 조정이 오히려 독이 될수 있다고 판단해서 일반 메뉴에서 생략한 모양이다.
위의 그래프 뿐만 아니라 육안으로 보아도 화면 전체에 녹색조가 뜨는 것을 고급 사용자는 바로 알 수 있다.
표준을 지향하는 정확한 영상을 선호하는 고급 사용자들은 아닐지라도 녹색조를 약간 강조하면 보통 사람들에게는 상당히 호감있는 영상이 될 소지가 크다.
한국 영화들뿐 아니라 대부분의 헐리웃 이외의 지역에서 제작된 타이틀에서 전체적으로 녹색이나 청색조가 우세한 경우가 많다.
이는 특정 색의 새츄레이션을 강조하는 것과는 별개로 화면을 지배하는 톤의 문제이며 전체적으로 화이트/그레이 밸런스에서 녹색 게인을 약간 올려 주는 일종의 꼼수인 경우도 있다.
그리고 녹색이나 청색의 게인이 높아져서 살색이 틀어져 보이는 것을 보정하기 위해 적색의 게인이 아닌 푸쉬를 올려 줘서 적색을 강조하는 것이 일반 소비자용 디스플레이들이 즐겨 사용하는 방법 중 하나이다.
그러나 NEC의 경우 CIE의 색좌표상으로 레드가 블루나 그린에 비해 좀 더 깊은 새츄레이션을 보이지만 이는 레드 푸쉬 때문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고 AVIA나 DVE의 컬러 디코더 체크에서는 레드 푸쉬는 정상이었다.
색온도 그래프 및 RGB밸런스 그래프에서 공통적으로 알 수 있듯이 70 IRE 이상의 밝기에서 색온도가 떨어지듯이 블루 채널의 밸런스가 낮아진다.
감마의 경우 Black Detail 모드가 가장 낮고 Natural 모드의 평균 감마 값이 가장 높다.
밝기와 컨트라스트, 즉 블랙 레벨과 화이트 레벨의 조절에 따라 바뀌기는 하지만 평균 감마 값으로 따져서 1 이상의 차이도 날 수 있다.
측정 결과 Dynamic 모드가 영화나 방송 오쏘링 표준인 2.2에 근접한 세팅이며 블랙 디테일은 인쇄, 출판이나 어도비 포토샵 표준인 1.8 근방, 그리고 Natural 모드가 암막/차광 상태에서 프로젝터 권장 감마값인 2.5 이상을 보여 준다.
감마값과 그레이스케일은 컬러 매니지먼트의 모드와 색온도 설정, 그리고 블랙 레벨과 화이트레벨 조절에 따라서도 1.0 이상의 변화폭을 보이며 이들을 바꾸면 위에 말한 평균 감마와 권장 표준에의 근접했던 모드의 결과도 모두 다 달라진다.
측정된 색 좌표나 육안으로 공통적으로 느낄 수 있는 것은 색의 깊이가 약간 빠져 보이는 점인데 이 것은 그레이 계열의 스크린에서 다소 보완된다.
그레이 계열의 스크린을 사용하면 색의 정확도에서 화이트 계열보다 손해를 보는 대신 어두운 부분이 약간 가라앉으면서 색감이 진하게 보이는 효과가 있다.
전체 화면 색조는 그린 게인의 우위로 인해 녹색조가 미세하게 지배하지만 색의 새츄레이션에서는 4805와 마찬가지로 녹색의 깊이가 다소 빠진다.
블루는 양호하고 적색의 원색 표현은 정확한 편이다.
실제 영상 평가
이 제품은 아무래도 동일한 DMD 패널을 사용하는 인포커스 스크린플레이 4805와 비교 평가하는 것이 알맞을 듯하다.
4805를 아직 가지고 있다면 바로 비교가 되겠지만 이미 돌려 줬으므로 기억에 의해야 하는데 인간의 눈은 현재 보고 있는 영상에 바로 적응해 버리므로 사이드 바이 사이드가 아닌 기억에 의한 비교는 상당히 부정확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음을 밝혀 둔다.
실제 영상 테스트에는 앞서 말한 색감과 블랙 레벨의 이유로 그레이 계열인 하이컨트라스 그레이에서 80인치 정도로 스크린을 조정하고 에소테릭 DV-50과 빅터 35000을 사용했다.
색감의 정확도를 다소 손해를 보더라도 일반인들 뿐만 아니라 전문가들이라 할지라도 4805나 HT410에서는 그레이 계열 스크린이 시각적으로 좀 더 어필할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4805와 HT410, 두 제품의 영상은 차이는 있지만 일반인들이 신경 쓸 정도로 크다고 말하긴 힘들다.
<히달고>의 모래 폭풍 장면과 <니모를 찾아서>를 보면 전반적인 계조가 매끄럽게 표현되고 <시비스킷>의 챕터 22로 체크한 적색의 깊이와 색조도 합격이다.
물론 300만원 이상의 제품들과 비교하면 컨투어링이나 지글거림이 그들보다 심하지만 잘모르는 사람 눈에는 거의 거슬리지 않을 정도이다.
기억에 의한 것이라 확실치는 않지만 화면의 노이즈 정도나 스케일링 아티펙트, 컬러 브레이킹 노이즈로 인한 무지개 현상 등에서는 4805보다 미세하게 열세인 것 같고 격자감은 두 제품이 동일하다고 보면 된다.
HD 영상의 경우도 해상도가 부족한 패널 자체의 태생적 한계를 극복할 수는 없어도 DVD보다 색이나 선명도에서 확실히 뛰어나게 구별된다.
흔히들 수직해상도 480픽셀의 패널에서는 스케일링의 부담이 덜어지므로 DVD에 최적화되었다고 말하지만 역시 HD가 DVD보다 좋게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한마디로 눈높이를 가격에 맞추고 따져 본다면 NEC는 대단히 우수한 영상을 보인다.
즉, 100만원대 제품에서 수치와 계측 특성의 정확성을 요구하기 보다는 그냥 척 봐서 좋아보이면 되는 것일지도 모른다.
이러한 관점에서라면 NEC HT410과 인포커스 4805는 둘 다 대단히 훌륭한 프로젝터이다.
단지 블랙의 깊이와 컬러 브레이킹 노이즈에서 4805가 미세하게 앞섰지만 화질 이외의 다른 열세들을 역전시키기에는 한참 못 미친다.
결론
필자가 아직 LG에서 출시한 RD-JT92를 접하지 못해서 이 제품과의 비교는 미룰 수밖에 없다. 잡지에 리뷰를 기고한 동료 필자에 따르면 꽤 인상적이었다고 하는데 이번에는 인포커스의 스크린플레이 4805와의 비교만 언급하도록 하겠다.
화질상으로는 인포커스에 비해 NEC가 나은점은 없다고 이미 언급하였다.
밝기쪽은 인포커스가 더 밝고 컬러 브레이킹에서도 인포커스가 미세한 우위라고 볼 수 있다.
그 대신에 조절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밝은 대역에서 어두운 쪽까지 그레이스케일의 평탄성은 NEC도 대단히 우수하다.
솔직히 말해 100만원대의 프로젝터에서 색좌표상의 정확성이나 그레이스케일의 평탄성, 색온도 등 물리적 측정치에서 정확한 제품이 나오리라고는 기대하지 않는다.
그리고 사용자도 이러한 것 보다는 쉽게 시각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다이나믹 레인지나 선명도 등에서 더욱 어필되는 것을 원할 듯 싶다.
인포커스 4805도 NEC 410에 경쟁할 수 있도록 가격이 재조정된 걸로 알고 있다.
즉, 가격상으로는 LG를 포함해서 어느 제품도 우위에 있지 못한 듯 보인다.
때문에 화질로 따져서는 어느 제품을 선택해도 하자는 없어 보인다.
100만원대에서 이정도의 영상이 구현되는 것은 불과 1년전과 비교하도 비약적인 발전이고 이제는 브라운관 TV 가격에 상당히 우수한 대화면을 즐길 수 있는 것이다.
반면에 화질 이외의 다른 점을 따지면 인포커스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필자의 인포커스 리뷰를 보면 알겠지만 화질에선 만족하면서도 디자인이나 편의성에서 상당한 불만을 표시했었다.
외관이나 리모컨을 보면 이번 NEC는 인포커스와 비교가 안될 정도로 예쁘다.
인포커스의 상당히 시끄러운 소음과 긴 투사 거리 문제에 대해서도 NEC의 압승이다.
특히 외관의 불만은 몰라도 필자 개인적으로는 인포커스는 도저히 시끄러워서 못 볼 정도의 수준이었다.
또한 4805의 경우라면 투사거리상 30평대의 아파트에서는 80인치가 한계라고 본다.
물론 4805건 HT410이건 모두 80인치 이상으로 늘려서 보는 것은 권장하지 않지만 어쨌든 설치의 융통성과 여유에서도 투사거리, 좌우 틸팅 기능이나 렌즈 쉬프트 등 편의성, 디자인에서 인포커스 4805의 심각하다면 심각할 수 있는 약점을 NEC는 시원하게 불식시켰다.
즉 인포커스의 꽤 거슬리는 약점들은 NEC에게는 모두 상대적으로 압도적인 장점이 되어버린다.
단지 DVI 단자의 유무에서 NEC는 아쉬움이 남는 편인데 요즘 유행하는 업스케일링 기능이 필요 없는 수직해상도 480의 제품에서 그 차이가 얼마나 중요한가는 각 사용자의 소스 기기와 영상 인지도에 따라 다르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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