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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삼성 파브 슬림 PDP B850 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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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의 TV와 "선을 긋는 것"은 속칭 'LED TV'만이 아니다.
이번에 출시하는 삼성의 신형 플라즈마 TV B850도 역시 선을 그을 정도로 얇다.
가전 매장에서 삼성 TV의 두께를 보고 '야, 정말 LED라서 그런지 얇긴 얇네!'하고 감탄했다면, 어쩌면  당신은 LCD(LED 백라이트)가 아닌 PDP를 보고 그런 소리를 했는지도 모른다.
이번 리뷰 대상의 정식 모델명은 PN50B850Y1F인데, 올해 나온 플라즈마 TV에도 삼성이 여전히 '깐느'라는 명칭을 사용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보르도'나 '럭시아' 등은 코드명일뿐 공식적인 명칭은 아니었고, 올해 들어서 삼성은 이런 '별명'의 사용을 자제하는 느낌이다.  어쨌거나 일반적으로 LCD는 '보르도', LED는 '럭시아', PDP는 '깐느'로 알려져 있으므로 필자는 간단하게 깐느 B850으로 표현하겠다. 
B850 시리즈에는 이번에 테스트한 50인치 외에도 58인치 모델이 존재한다.
B850을 알기 쉽게 표현하자면 얼마 전에 리뷰를 올린 LED B7000의 PDP 버전이라고 보면 된다.
인터넷 TV, 컨텐츠 라이브러리, DLNA(무선 기능 포함) 등등의 기능을 모두 지원하며, 무엇보다도 PDP인데도 두께가 29.5mm로 B7000과 같은 '울트라 슬림형'이다.  현재 출시된 삼성 PDP 중에서 최고 모델이며, 가격은 LED보다 훨씬 저렴하다고 한다.  따라서 'LED TV'가 비싸다고 생각하거나, PDP를 더 좋아하지만 LED TV의 얇은 디자인이 부러운 사람들에게는 아주 반가운 제품이라고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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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PDP 산업은 LCD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최고의 화질이라던 파이오니어 '쿠로'가 생산을 중단하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되었으며, 국내 경쟁사인 LG도 더 이상 PDP 사업의 확장은 없다는 발표를 해서 사실상 접는 분위기로 흐르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결국 PDP 업계는 매출 1위 파나소닉과 2위인 삼성의 양자 대결 구도로 개편되는 중이라고 하겠다.
파이오니어는 현재 남은 재고를 '땡처리' 중이고 LG마저 발을 뺄 조짐을 보인다면, 히타치 등 남은 PDP 업체들을 모두 합쳐 봐야 파나소닉, 삼성의 매출에는 못 미치기 때문이다.
파나소닉도 PDP의 하향세에 대비해 IPS-α(알파) 패널을 내세워 LCD 진영을 노크하고 있지만, 삼성은 원래가 LCD에서 초강세이고 PDP 분야는 그저 파나소닉한테 다 주기 싫어서 '양다리' 걸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할 수 있다.  그러나 삼성의 PDP 부서는 이전부터 상당히 의욕적으로 제품을 개발하면서 파나소닉을 추월하기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  평판형 TV의 매출 1위 자리를 공고히 하기 위해서는 PDP의 매출도 필요하며, 아직 생산 라인에 대한 투자액을 다 뽑지 못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어쨌든 파나소닉의 주력은 PDP이고, 아직 남아 있는 PDP 수요를 잡기 위해 'Neo PDP'라는 컨셉을 들고 나왔다.  'Neo PDP'는 고해상도, 대형화, 에너지 절약, 그리고 슬림화의 네 가지에서 차별화한다는 전략이다.
'대형화'와 '고해상도'가 꼭 100인치 이상의 현실적이지 못한 크기나, 지금 시점에서 별 효용 가치가 없는 4K급 이상의 고해상도를 뜻하는 것만은 아니다.  가격을 하락시켜 40인치급보다는 50인치 이상의 판매 비율을 늘이고, 이에 따라 768p급(속칭 HD급)보다 1080p급(소위 Full HD급) 고해상도 제품이 증가되는 것도 해당된다고 하겠다.
삼성이 그걸 가만히 보고 있을 리가 없다.
파나소닉 Neo PDP가 주장하는 네 가지 항목에서 삼성은 모두 경쟁이 되니까 말이다.  '고해상도'와 '대형화'는 4K급 해상도의 63인치 및 82인치 제품까지 CES에서 전시해 체면을 유지했고, 전력 소모를 줄이는 것과 슬림화 역시 파나소닉과 Head-to-Head로 경쟁중이다.  그중에서도 특히 B850은 풀 HD급 '고해상도'에 '절전 능력', 그리고 '울트라 슬림형' 디자인이라는 점에서 파나소닉의 Neo PDP와 경쟁하는 삼성의 탑 모델이라고 볼 수 있다.
반면에 퇴출되는 파이오니어는 위의 네 가지 사항에서 그리 내세울 것이 없었다.  전력 소모나 두께에서 파나소닉이나 삼성에 들이 댈 정도의 성과를 거두지 못했고, 패널도 50인치와 60인치에 주력할뿐 무슨 80인치, 100인치, 150인치...이런 것에는 관심이 없었다.(파이오니어 9세대 쿠로에서 가장 얇은 KRP 시리즈는 2.5인치, 즉 64mm 정도이다->최원태님의 쿠로 리뷰 참조)  해상도에서도 마찬가지로 그저 1080p 패널(속칭 Full HD)에서 제대로 된 화질을 구현하는데 주력하면서, 그보다 높은 4K, 6K, 8K 같은 UHD급 이상의 개발에는 그리 큰 신경을 쓰지 않았다.(물론 '고해상도'가 1080p를 '제대로' 보여주는 것을 뜻한다면 파이오니아가 가장 앞서 있다고도 하겠다. 타브랜드가 Full HD 제품을 출시만 했을뿐 768p급과 같은 안정성과 화질을 유지하지 못했을 때도 파이오니어는 '제대로'나왔으니까...)  LG의 경우도 PDP에서는 비슷하다.  LCD라면 몰라도 PDP의 전력 소모와 두께 부문에서는 아직까지 삼성과 파나소닉에 미치지 못한다.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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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출시된 B850은 파나소닉의 Neo PDP에 못지 않은 슬림형이다.
외관을 보면 LED인 B7000, B6000과 거의 비슷한 컨셉이다.  TOC(Touch of Color) 디자인의 울트라 슬림형으로, 두께나 단자 위치, 전원선, 연결선 정리 방식까지 LED TV들과 같다고 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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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는 TOC 대신 '크리스털 로즈' 디자인이라고 불리는데, 투명한 부분과 색을 넣은 부분을 한꺼번에 2중 사출해서 제작되며 스프레이, 납, 수은 등을 배제한 친환경 소재를 사용한다. 
다만 베젤의 컬러는 B7000 등과 달리 블랙이며, 스탠드의 목 부분에 불이 켜지는 라이팅 효과가 생략된다.
외관만 따진다면 필자는 LG PDP에서 사용하는 싱글 레이어(Single Layer) 디자인에 끌리는 편이다.
모양도 모양이지만 일반적인 프레임처럼 베젤과 스크린의 경계 부분 안쪽으로 밝은 영상이 비춰지지 않아서이다.
B850은 스크린과 베젤의 높이가 5mm 정도 차이가 나는데, 좀 떨어져서 보면 티가 거의 나지 않으며, 모양 자체는 이쪽이 나은 것 같다.  뽀대상으로 '울트라 슬림'은 정말 만만하게 볼 수 없는 강렬한 매력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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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850은 사실 LED TV 중에서 B7000이나 B6000보다는 앞으로 출시될 B8000에 더 가까운 외관이라고 하겠다.
8 시리즈 이상은 스탠드 받침대 부분이 유리나 아크릴처럼 보이는 크리스털 로즈 디자인 대신 알루미늄 재질로 바꿔 좀 더 산뜻하고 고급스러운 느낌을 준다. 
물론 스탠드를 사용하지 않고 벽에 건다면 LED 시리즈처럼 못 하나 박고 줄에 거는 방식도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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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필자가 이 방식으로 설치해본 경험이 없어서 단언하기는 어렵지만, 이 제품의 무게를 볼 때 조금 불안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리고 LED에 비해서는 발열량이 약간 많다는 것도 신경 쓰이는 점이다. 
전에도 종종 언급했지만 슬림화에는 부품 크기도 문제지만, 통풍과 냉각 등 발열 문제를 어떻게 처리하느냐가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B850도 놀라울 정도로 발열을 억제하고 있지만 LED에 비하면 약간 따끈따끈하다.  슬림형 제품을 줄에 걸 수 있도록 따로 판매하는 벽걸이 키트는 본체와 벽 사이에 1.5cm 정도의 간격뿐이다. 
물론 개발 과정에서 충분한 테스트를 마쳤겠지만, 상대적으로 가볍고 열이 덜 나는 LED라면 몰라도 PDP인 B850에는 좀 불안한 느낌이 든다.(이것은 순전히 필자의 느낌이다. 빨래줄 같은 것에 어떤 TV를 건다고 불안하지 않겠는가?)  필자는 원래 삼성의 '전동 벽걸이'를 좋아한다.  따라서 뽀대로 보나, 안전성으로 보나 벽에 딱 붙여서 줄에 거는 것보다는 일반적인 월 마운팅 유닛을 사용하는 것이 나을 것 같다.(안 해 봐서 모르지만...)
그리고 B8000이나 이번 B850에 제공된 '브러쉬드 알루미늄' 스탠드는 실제로 보면 상당히 예쁘고 잘 어울린다. 
LED나 PDP 모두 8 시리즈 이상에서만 차별화되는 포인트인데, 벽에 걸기 위해서 그 스탠드를 포기하는 것이 아까울 정도로 말이다.


제품 특성 및 사양

필자는 요즘에 올린 리뷰에서 제조사가 내세우는 기술적 특성의 자세한 설명을 줄였었다.
'Realism'이니, 'Color Decanting'이니, 'Auto Motion Plus'나 'Live Scan', 'Motion Flow' 등등 비슷한 컨셉을 가지고 제조사마다 이름을 다르게 붙인 것을 매번 일일이 설명하기가 번거로워서였다. 다른 리뷰에서 이미 설명을 했거나 같은 브랜드의 제품이라면 그 테크놀러지가 거의 동일하게 적용되고, 같은 기술적 바탕에서 진화되는 것도 주된 이유이다.  일반인들의 입장이라면 요란 뻑쩍지근한 기술명이 무슨 소리인지 잘 모를 것이고, 반대로 알만한 사람들은 그게 그거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따라서 이미 한번 설명했거나, 대동소이한 기술임에도 브랜드마다 기술 이름만 다른 것은 대충 넘겼다.  하지만 소니 X4500에서는 RGB LED, 삼성 B7000은 Edge형 LED, 그리고 LG LH90이면 백라이트 스캐닝 240Hz 등 핵심적이고 차별적인 항목만은 대략적인 설명이라도 생략할 수 없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제대로 한번 짚고 넘어가도록 하자.  의외로 이러한 내용들에 관심을 보이는 분들이 많고, 같은 회사의 2009년형 제품에 거의 동일하게 적용되는 기술들이므로 한번 정도는 살펴보고 넘어가는 것이 필요할 것 같아서이다.  제조사 입장에서의 좀 더 자세한 설명은 삼성 웹사이트를 참조하기를 바라며, 필자는 아는 한도내에서 그 내용을 풀어 보겠다.

삼성의 홍보 문구대로 요약하면 "손가락처럼 얇은 핑거 슬림 디자인"과 "리얼리즘 화질", "영화 화면" 기능, 그리고 "블랙 패널"을 내세우고 있다. 마케팅 부서에서는 자사의 기술이 경쟁 제품과 차별화될 수 있는 문구를 붙이기 위해 골머리를 썩는데, LG가 '컬러 디캔팅 테크놀러지'를 내세우는 것처럼 삼성 TV는 올해 '리얼리즘'을 강조한다.
"사물을 눈에 보이는 그대로" 표현해 준다는 "리얼리즘"에 대해 조금 설명해 보겠다.
삼성의 웹사이트에 따르면 '리얼리즘'에는 '모션 리얼리즘', '블랙 리얼리즘', 그리고 '디테일 리얼리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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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션 리얼리즘'에서는 제일 먼저 '1080 동영상'이 나오는데 필자는 이게 무슨 소리인지 잘 이해가 안 간다.  블루레이나 HD 방송은 당연히 '1080 동영상' 아닌가? 
요즘 TV는 이걸 제대로 보겠다고 구입하는 것이고...
다시 말해서 이게 안 되는 TV가 Full HD라고 할 수 있냐는 말이다.
너무 당연한 얘기를 제일 앞에다 써 놓으니까 오히려 뭔가 심오한 뜻이 있지 않을까도 생각된다.  삼성 웹사이트의 설명을 보니까 "빠른 영상에서도 Full HD 정지 영상처럼 흐트러짐 없이 깨끗하게 표현"된다고 한다.
요게 사실 문구를 하나 하나 따지기 시작하면 논란의 여지가 있는 이야기다.
빠른 영상은 원본 신호 자체가 뭉개져 찍히는 경우가 많다.
초고속 카메라로 촬영한 뒤에 정상 속도로 보이도록 빨리 돌리기 전에는 말이다.
초당 30 프레임 정도로 격렬하고 빠른 동작을 촬영한 영상도 정지 영상처럼 '흐트러짐 없이 깨끗하게' 표현할 수 있는 TV가 과연 세상에 있을까? 
이건 TV보다 차라리 SF에나 나올 법한 영상 프로세서에서 가능할 것 같은데...
물론 '상대적'으로 다른 제품보다 깨끗하다고는 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LCD 제품들에 비해서는 말이다.
그런데 B850에는 화면을 반씩 나눠 이 '1080 동영상'을 데모하는 기능까지 있다.

사실 요즘 삼성이나 LG가 마케팅 용어로 비방과 설전이 진행중이다.(그래도 정치판보다는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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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도 예전에는 문구 하나 하나 따지면서 과장이니 과대 광고니 하면서 흥분한 적도 있지만, 요즘은 필자도 부지불식간에 거기 길이 들여졌는지 별로 거부감도 없다.(이게 문제다. 바로 매너리즘...)
기업 홍보 부서에서야 연봉값 하려면 당연할 것도 같고, 또 필자가 아니더라도 따질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원래 내가 이렇게 너그러웠나?'하는 생각도 든다)
즉 따질 사람들은 계속 따져야 한다.
그래야 과대나 과장이 줄어든다. 
다만 필자도 예전에는 문구 하나 하나에 엄청 민감했지만 이젠 좀 시들해졌고, 시시콜콜이 따지기도 귀찮아졌다고나 할까?  그것 말고도 성능이나 평가에서 따질 것이 많은데 마케팅 용어 가지고 목소리 높이고 싶지 않다. 그러다 보니 이제는 'LED TV'든, 스캐닝을 더한 '240Hz'든 그저 담담하게 설명할 정도의 경지가 된 것도 같다. 물론 이상한 소리를 하는데도 그냥 넘어가겠다는 이야기는 절대 아니다. 
사실 리뷰어가 안 따지면 누가 따지겠는가?
그러나 리뷰에다 뭔 소리 하나 써 놓으면 필자 동의도 없이 매장에서 제품 광고하는데 사용하거나, 경쟁사 제품 깍아 내리는데 동원되는 판국이니 필자도 글쓰기가 겁이 난다고 하겠다.  전에는 눈치볼 것 없이 천방지축 써 제꼈는데, 이젠 여기 저기 엮이기가 귀찮아진 것도 이유다.
과거 인쇄 매체인 잡지에 기고할 때는 편집진과 이견도 가끔 있었고 글 내용도 약간은 가려서 썼지만, 이곳 하이파이넷처럼 웹 사이트에 올리는 글은 거의 여과 없이 그대로 썼는데, 이젠 그것도 예전같지만은 않다.
그래서 흥분하지 않고, 필자가 아는 한도 내에서 꼬집을 만큼만 꼬집겠다는 말이다.
요즘은 제품 리뷰하는 것이 거의 Routine대로이다.  그래서 앞에 '매너리즘' 문제를 언급한 것이다.
어떤 일이고 계속 반복하다 보면 매너리즘에 빠지게 된다.  그 일이 지속적으로 아주 재미있기 전에는 말이다.
제품들이 상향 평준화되어 웬만큼의 기본 실력은 갖추고 나오는데다, 화질 이외의 기능들이 복잡해졌다.
제품의 질은 좋아졌지만 리뷰하는 재미는 예전만 못하다. 다른 제품과 차별화해서 설명하는 것도 오디오 평론하던 시절처럼 '형용사'나 약간 뜬구름 잡는 이야기까지 동원해야 할 정도이다.  따라서 앞으로 '화질' 이외의 내용에 대해서는 그저 '대충' 씹겠다.  그리고 리뷰는 항상 '참고 사항'일 뿐이다.  필자가 그 제품의 모든 사항을 다 알 수도 없고, 리뷰 기간 중에 전부 파악하기도 어렵다.  또 테스트 도중에 실수를 할 수도 있다.
필자가 제품에 대해 무슨 판결 같은 것을 내릴 입장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저 필자의 의견을 참고만 하기 바란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1080 동영상'을 비롯한 '모션 리얼리즘'은 '600Hz 서브 필드 모션'과 '빛처럼 빠른' 0.001ms의 응답 속도 기술이 기반이라고 하겠다. 이 정도면 지금껏 필자의 글을 자주 읽었던 분들은 눈치를 챘을 것이다.  '모션 리얼리즘'은 한마디로 LCD에 맞서기 위해 PDP의 상대적인 장점을 부각시킨 것으로도 볼 수 있다.
LCD가 요즘 120Hz다 240Hz다 하니까 600Hz 서브 프레임으로 맞불을 놓고, LCD의 아킬레스건(腱)인 응답 속도 문제를 공략하기 위해서 '0.001ms'와 '1080 동영상'이라는 말이 나온 것이 아닐까?
사실 필자도 PDP의 응답 속도가 0.001ms인지는 지금껏 몰랐다. 응답 속도가 고질적인 약점으로 거론되는 LCD에서나 2ms이니 6ms이니 따졌지, PDP나 CRT 등에서 응답 속도를 가지고 태클 걸 일이 전혀 없었으니가 말이다.
600Hz 서브 프레임에 대한 홍보를 필자가 처음 본 것은 올해 초 라스베이거스 CES에서 였는데, 파나소닉과 LG가 대대적으로 자랑하고 있었고, 삼성이나 파이오니어는 여기에 대해 묵묵했었다. 파이오니아야 PDP를 접었으니까 더 이상 떠들고 나설 일이 없을 것이다.  그러니 삼성만 혼자 남아 계속 조용하다면 그게 안 돼서인 줄 오해를 받을 수 있겠고, 따라서 동일한 홍보는 불가피했다고 볼 수 있다.(600Hz 서브 프레임에 대한 이야기는 LG의 LH90 리뷰에서 240Hz를 설명한 부분을 참조하기 바란다)
그런데 600Hz 서브 프레임 문제는 괜히 점잖을 빼다가 밀릴까봐 덩달아 내세운다고 치고, 96Hz 구동은 왜 자랑을  안 하는지 모르겠다. 100Hz 단위 이하는 내세워 봐야 헷갈리고 고객에게 설명하기도 귀찮다는 말인가?
초당 24 프레임으로 촬영한 영화 소스를 재생할 때 120Hz LCD는 5-5 풀다운을 통해 120Hz의 True Rate가 된다.
파이오니어는 이미 오래 전부터 3-3 풀다운을 통한 72Hz로 재생했고, 파나소닉은 얼마 전부터 2-2 풀다운으로 48Hz 구동을 했다.  삼성 PDP는 올해부터 24fps 소스는 4-4 풀다운해서 96Hz로 보여 주는 기능이 더해졌다.
그런데 이건 홍보를 안 한다.  파나소닉의 48Hz나 파이오니어의 72Hz보다 높은 96Hz인데도 말이다.
사실 48Hz가 나은가, 72Hz나 96Hz가 나은가를 따지자면 또 복잡하다. 
60, 120, 240, 480, 600Hz와는 달리 여기서는 무조건 숫자가 높다고 좋은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물론 여기에는 바로 '서브 프레임' 확보의 문제와도 연관된다) 어쨌든 이런 기능은 소수의 고급 사용자를 제외한 일반인들에게는 '몰라도 되는' 기능이라고 생각했거나, 내세워 설명하다가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어서 입을 다물었는지 모른다.
어쨌든 제품 홍보 사이트나 사용자 설명서 등에는 24p 소스의 96Hz 구동에 대한 이야기는 빠져 있다.
이러한 96Hz 4-4 Pull Down과 1080p 동영상, 응답 속도 등에 대해서는 리뷰 2, 3부에서 설명하도록 하겠다.

'모션 리얼리즘'이 LCD를 좀 더 겨냥했다면 '블랙 리얼리즘'은 'PDP끼리' 경쟁에서 밀리지 않는 것이 목적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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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리얼리즘'의 핵심은 '블랙 패널'과 'Ultra Daylight Plus', 그리고 'Cell Light Control'을 통한 '메가 컨트라스트'의 구현이다.
앞의 두 항목은 각 제조사가 독자적인 기술(혹은 이름만 다를 수도...)로 블랙이 깊고 외광에 효율적으로 대처하는 패널을 만들 때, 삼성에서만 내세우는 차별점이다.
반면에 '쎌라이트 컨트롤'은 삼성 PDP의 '메가 컨트라스트'를 얻기 위해 꼭 필요한 테크놀러지라고 하겠다. 블랙 신호가 들어 왔을 때, 패널의 전원을 꺼서 완전한 블랙으로 만드는 방법이다.(물론 다른 브랜드에도 이와 비슷한 기술을 사용해서 패널을 꺼야만 메가 컨트라스트가 된다) 메가 컨트라스트에 대해서는 리뷰 2부의 '명암비'와 3부의 '실제 영상 평가'에서 다시 다루도록 하겠다.
그런데 재미있게도, 패널이 조금 바뀐 것 같은데 위에 말한 96Hz의 케이스와 마찬가지로 삼성에서는 홍보하지 않고 있는 것 같다.
플라즈마 패널은 유리 기판과 외부 전면 필터 사이에 간격을 유지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리고 이 간격 사이의 공기층에 내부 반사로 인한 휘도, 색감 등 영상의 손실이 발생한다. 그리고 어두운 배경에 밝은 부분이 나오는 것을 스크린 옆쪽에서 비껴 보면 2중으로 비춰진다.(깐느 A450의 리뷰에서 시야각 부분 참조)  
물론 이러한 그림자 자체는 실제 영상을 보는데는 별 영향이 없다고 볼 수 있다. 
순전히 패널과 필터 사이의 간격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현상이라고나 할까.  다만 공기층 양쪽의 유리 기판 중 하나를 빼고 그 사이의 간격을 제거하면 훨씬 효율적이고 색감이나 휘도에서도 유리하다. 
파이오니어의 9세대 쿠로 패널이 바로 이러한 방식이었다. 그런데 B850도 그런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옆에서 보면 이중으로 그림자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중간에 공기층이 있으면 패널을 얇게 만드는데 큰 걸림돌이다.  PDP를 B850 만큼 슬림하게 만들기 위해서 이러한 공기층을 없앤 것이 아닐까?(패널을 보고 느낀 필자만의 추측이며, 삼성에 확인한 것은 아니다. 제품 홍보에도 이 사항은 없으므로 필자의 억측인지도 모른다)

마지막으로 '디테일 리얼리즘'은 영상 처리 '엔진'에 대한 자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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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모델부터 삼성은 'DNIe' 대신 PDP와 CCFL 백라이트 LCD에는 '크리스털 FHD 엔진', 그리고 LED 백라이트 LCD(앞으로는 필자도 그냥 'LED'나 'LED TV'로 부르겠다)에는 '크리스털 LED 엔진'을 채택했다.('럭시아 LED 엔진'으로 발표했다가, '럭시아'라는 말을 국내에서는 사용하지 않기로 하면서 '크리스털 LED 엔진'으로 명칭을 바꾼 것 같다)
'와이드 컬러 컨트롤 프로' 기술은 기존 2D 색영역뿐 아니라 3D 맵핑을 사용해 더욱 생생하고 자연스러운 색감을 구현한다는 주장이다.
그리고 '디테일 리얼리즘'은 증시 현황같이 흘러가는 자막도 선명하고 또렷하게 만든다고 한다.  'SD2HD'가 적용되는 것도 다른 2009년형 모델들과 마찬가지이다.
LED B7000의 리뷰를 마치고서 삼성 엔지니어들과 모여서 토론한 적이 있는데, 이때 'SD2HD'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예측한 대로 SRT(Super Resolution Technology) 기술은 아니며, 현재 SRT를 주장하는 도시바 역시 진짜라고 보기에는 무리라는 것이 삼성의 주장이다.  그리고 실제로 필자가 올해 CES에서 도시바가 데모하는 SRT를 봤을 때 감흥을 별로 받지 못했었다.  사실 조금만 생각해 봐도 웬만한 처리 능력과 속도를 가지고는 제대로 된 SRT가 불가능해 보이는데, 기껏 몇 백만원 짜리 소비자용 TV에까지 벌써 상용화시킬 수준에 도달했다고는 믿기지 않는다.  그리고 도대체 '제대로 된' SRT가 있긴 있는가 하는 것도 의문이다.  필름을 리매스터링하는 과정에서 각각의 여러 프레임을 정밀하게 분석하면서 미세하게 서로 다른 정보를 취합해 디테일을 올리는 것은 가능할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것을 수신되는 방송 신호나 입력되는 소스 신호에 실시간으로 처리한다는 것은 수퍼 컴퓨터를 병렬로 쫘악 늘어 놓아도 어려운 것 아닌가?  대신 삼성의 SD2HD는 디지털 방송 신호에서도 주파수 분석을 통해 HD가 아닌 업스케일한 SD 영상을 판별하고 재처리해서 개선시킨다고 한다. 
예를 들어 인터레이스 신호를 프로그레시브로 변환하는 디인터레이싱 과정만 해도 그렇다.
이것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윤곽선 부분에 계단 현상(Jaggies)이나 코밍(Combing) 등이 거슬릴 수 있고 해상도도 저하된다. DVDO VP-50 같은 외장형 스케일러는 이미 프로그레시브로 변환이 끝난 신호도 다시 인터레이스로 바꿔서 인버스 텔레시네(역 2-3 풀다운 검출) 과정을 통해 프로그레시브로 재변환한다.
한마디로 허접한 스케일러가 짜 맞춘 그림은 믿을 수가 없으니까 VP-50이 다시 분해 조립하겠다는 뜻이다.
그 효과와 실용성에 대해서는 체감할 정도가 아니라는 의견도 있지만 하여간 그러한 기능이 있다. 
엔지니어들과 이야기 도중 삼성의 SD2HD도 그와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디지털 채널에서도 HD 카메라로 찍은 원본이 아닌 SD 소스를 따로 검출해서 재처리하니까 더 좋아질 수도 있다.
여기서 드는 의문은 방송국의 스케일러보다 '크리스털 엔진'이 과연 더 좋을까 이다.
그런데 꼭 그렇게 회의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  만약 방송사에서 사용하는 스케일러가 아직도 그 좋다던 파루쟈나 테라넥스, 스넬&윌콕스급이라 해도 나온지 이미 10-15년 이상 지난 제품일 수 있다.
파루쟈의 예를 들면 10년 전에는 '꿈의 스케일러'였어도 요즘은 천대 받는 프로세서다.
요즘 방송 장비에는 지넘의 VXP가 많이 들어가는데, 분명히 우수한 칩이지만 가격이 내려가서일 수도 있고 나온지도 꽤 됐다. 어떤 경우에는 그냥 PC에서 스케일해서 방송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방송사의 업스케일링이 꼭 더 좋은 것이라고 믿을 필요는 없다.
어떤 영상은 분명히 SD 카메라로 촬영한 소스인데도 정말 감탄할 정도로 스케일링이 빼어나서, '저건 대체 무슨 스케일러를 쓴 거지?'하는 의문이 들 때도 있는가 하면, 반대로 줄이 쫙쫙 가거나 계단이 삐죽거릴 때도 많다.
그리고 삼성이 SD2HD로 재처리한 영상을 보여주는 데모에서도 개선되는 부분이 분명히 있었다. 
다만 그런 경우도 있을 수 있고, 반대로 부작용이 나올 수도 있는데, 복잡한 실제 영상에서의 효과는 반드시 긍정적인 결과만 나오는 아닐 것이다.
여기에 다시 필자의 딜레마가 등장하는데, 리뷰어로서는 당연히 이러한 부분을 잘 따져 봐야 한다.
그러나 AV 애호가로서의 필자는 SD 영상에 대한 관심이 거의 없어졌다. 속된 말로 '걸레는 빨아도 행주가 될 수 없다'는 원판 불변의 법칙도 있고, 요즘 화질 좋은 소스가 얼마나 많은데 SD에까지 관심을 가져야 하는가 하는 문제도 된다.  그리고 앞서 언급한 매너리즘도 있고 말이다. 한마디로 SD는 내용을 본다면 몰라도, 화질을 따지기에는 이미 재미가 없는 분야다.  분명히 일반 대중들은 아직 SD 영상을 더 많이 볼 수 있다.  그리고 제대로 된 리뷰어라면 SD 영상도 꼼꼼히 다뤄야 한다.  그런데 필자는 요즘 DVD도 거의 보질 않는다.  20년 전에는 LD를 조금이라도 나은 화질로 보겠다고 기를 썼는데, 이젠 DVD도 보기 싫어서 빼고 있다. 그러다 보니 분량도 얼마 안되는 SD 방송과 DVD 평가 부분도 사실 '리뷰'니까 할 수 없이 살필뿐 상당한 고역으로 느끼고 있다.
DVD라면 몰라도 SD 방송 채널은 필자도 그냥 '대충 본다'. HD가 없던 시절이라면 엄청 따졌겠지만 지금은 대단히 관대해졌다는 뜻이다. 그 좋다는 파이오니어 쿠로도 SD 영상에서는 그저 그렇다. 그래도 신경이 별로 안 쓰인다.
따라서 SD2HD에는 솔직히 별 관심이 없다.  SD는 뭔 짓을 해도 오리지널 HD가 될 수 없다.(필자가 한 80살쯤 먹을 때면 또 모르겠다. 그러나 필자가 그때까지 침침한 눈을 비비며 화질 따지고 있을까?)  화질 안 좋기로 유명한 SBS를 완전히 밟아 버린다는 OBS의 초극악 HD도 업컨버팅한 소스가 아니라 HD 카메라로 찍은 소스라면 SD보다 낫다.  이런 판국이니 독자 중에 SD영상에 관심이 큰 분들에게는 미안하다는 말밖에 할 수가 없다.
필자에게는 더이상 SD2HD고 SRT고 간에 그다지 재미있는 분야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상으로 B850에 적용된 기술을 대충 살폈고, 아래는 삼성에서 발표한 이 제품의 사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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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출처 : 삼성 전자(www.samsung.com/sec)

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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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850의 입출력 단자 구성은 LED B7000과 같다.
측면에 4조의 HDMI 단자가 제공되며, 컴포넌트 입력 1조(음성 입력 포함), PC(D-sub RGB 단자) 입력 1개, USB 2개, LAN 포트 1개, RF 동축 안테나 입력 1개 등이 제공된다.  음성 출력은 광 단자와 헤드폰용 미니잭 타입의 아날로그 출력이 각각 하나씩 지원된다.
만약 PC를 D-sub이나 HDMI 1번 단자에 DVI-HDMI로 연결하려면 이를 위한 미니잭 아날로그 음성 입력을 제공한다.  과거처럼 두께가 '넉넉한' 제품에서는 D-sub과 HDMI/DVI용으로 각각 RCA와 미니잭 타입의 음성 단자를 지원했지만 '울트라 슬림형'에서는 평수가 부족하다. 
따라서 LED B7000처럼 PC를 각각 D-sub과 DVI로 따로 연결했다면 한쪽의 음성 연결은 포기해야 한다.
그밖에 아날로그 컴포넌트 단자를 사용하면 컴포짓 단자를 사용할 수 없다.  다시 말해서 아날로그 영상은 컴포넌트나 컴포짓 둘 중 하나만 선택하여야 한다.
물론 S-Video 단자도 지원하지 않는다.
만약 HDMI를 지원하지 않는 구형 컴포넌트 출력의 DVD 플레이어나 LD, VCR 등 아날로그 소스 기기가 많다면 문제의 소지가 있다. 다시 말해서 요즘 나온 신형 디지털 소스 기기에 대한 배려는 충분하지만, 구닥다리 기기를 많이 가지고 있다면 사용하기에 곤란할 것이다.

사용자 편의성

LG의 편의성이 좋다는 것은 이제 옛말이다.
적어도 국내에서 정식으로 접할 수 있는 TV 중에서 삼성의 편의성, 리모컨 및 메뉴 응답성에 맞먹을만한 브랜드는 현재로선 없다.  메뉴 시스템도 예쁘고 깔끔하며, 또 직관적이다.
리모컨도 경쟁사 제품에 비해 버튼 배치가 편하게 되어 있고 훨씬 빠르게 먹는다.
물론 리모컨은 LED B7000과 동일한 것을 제공한다.(LED B7000의 리뷰 1부 '편의성' 부분 참조)
다만 LED B7000에서 추가로 제공하는 조약돌 스타일의 미니 리모컨은 이번 B850에 포함되지 않았다.
사실 이 조그만 리모컨은 거저 주면 고맙지만 효용성은 별로 없었기에 빠진 것이 그리 아쉽지 않다.
파워 버튼과 채널, 볼륨만 조절이 가능하므로 일부러 쓰기 전에는 거의 사용할 일이 없었기 때문이다
기능면에서는 PDP와 LCD라는 태생적 차이로 인한 것을 빼면 B7000과 거의 동일하다.
즉 120Hz LCD인 B7000의 'Auto Motion Plus' 등이 빠지는 대신 96Hz를 위한 'Real Movie'가 추가되고, PDP 패널의 Burn-in을 방지하기 위한 '패턴'이나 '화소 이동' 같은 기능들이 더해진 것만 다르다고 볼 수 있다.
인터넷 TV나 USB 동영상 재생, 컨텐츠 라이브러리, PC 불러오기(DLNA) 기능 등은 LCD B650, LED B7000, 그리고 이번 PDP B850이 거의 같다고 보면 된다.(B650 리뷰 참조)
다만 PDP 패널을 보호하기 위해서 LCD 제품의 컨텐츠 라이브러리에 속한 카테고리 중에서 '게임'은 생략됐다.

♠사족 : 용어 문제를 다시 한 번 짚고 넘어가겠다.
영상 용어로 영어 표현이 많이 사용되고 있다.  그중에는 학술적, 기술적인 정식 용어도 있고, 관행적인 말도 있다.
예를 들어 클라우드 현상이니, 밴딩, 컨투어링, 링잉, 고스팅, 할로, 블루밍 등등 하는 것들은 꼭 정식 용어라고 못 박을 수 없고, 그저 영어식 표현이 굳어진 케이스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이런 말들이 서로 다른 현상을 지칭하면서 헷갈리게 사용될 수 있다.
예를 들어 Halo를 보자. 원래 영상쪽 용어로 할로는 어두운 배경에 밝은 부분이 나오면 그 주변이 따라서 밝아지는 현상을 지칭한다.  그런데 요즘 120Hz나 240Hz LCD 같은 제품들이 나오면서 프레임 인터폴레이션의 부작용으로 빨리 움직이는 물제 주변에 잡스럽게 나타나는 아티팩트(필자가 프레데터 아티팩트로 부르는...)도 할로라고 관행적으로 칭하고 있다.  그리고 물체 주변이 밝아지는 할로는 이와 구별하기 위해 Blooming으로 부르기도 한다.
그런데 블루밍은 원래 다른 현상을 지칭했었다.  CRT에서 명암(게인)을 올리면 밝은 부분이 부풀게 된다.
예를 들어 블랙 배경에 흰색 사각형이 나올 때 명암을 계속 올리면 사각형 자체가 실제로도 커지는 현상이 나온다.
아날로그 전압 조절의 한계를 넘어가면서 발생하는 현상으로, 밝은 부분 주변이 따라서 밝아지는 할로와는 분명히 기술적으로 다른 원인이다.  반면에 LCD나 PDP 같은 디스플레이는 CRT의 블루밍 대신에 게인을 너무 올리면 계조가 뭉개지는 Clipping이 발생한다.  따라서 CRT 시대가 거의 끝났다고 본다면 블루밍은 혼돈의 우려가 적다고도 하겠다. 또 LED에서 스캐닝, 블랭킹, 블랙킹, 블랙 인써션, 블링킹 등 화면을 점멸시키는 방식에도 용어는 통일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각 회사의 엔지니어들마다 서로 다른 용어를 사용하는 예도 비일비재하다.
또 다른 예는 한국말로 바꿨을 때이다.
화면을 빗으로 쫘악 긁듯이 나타나는 디인터레이싱 아티팩트에 Combing이 있다.  한국에서는 '가로줄 현상'이라는 말을 사용하는데, 크로마 버그로 나타나는 현상도 '가로줄'이다.  영어에서 Combing은 프로그레시브 변환을 잘 못해서 생기는 현상이고, 크로마 버그는 크로마 신호를 업샘플링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에러다.
'잔상'도 마찬가지다.  LCD에서의 '잔상'은 응답속도 문제로 인한 Image Blurr이고, PDP에서 '잔상'은 화면에 자국이 남는 Image Retention이나 그게 악화되서 고착되는 Burn-in을 뜻한다.
사실 영어라고 이런 관행적인 표현이 맞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한국말의 '잔상'이 굳이 LCD에서만 맞고 PDP에서는 틀렸다고 할 수도 없고, 또 양쪽 다 제대로 맞는다고도 볼 수 없다.
필자는 글을 쓰면서 이러한 문제가 상당히 거슬린다. PDP의 '잔상 제거' 기능을 설명하다 보면 'LCD의 잔상'이 같이 떠오르면서 독자들이 혼돈하지 않을까 신경이 쓰인다. "LED 백라이트를 사용한 LCD TV"를 특정 기업이 'LED TV'라고 부르는데 많은 사람들이 거부감를 보이는 것과도 비슷하지만, 필자에게는 사실 그보다 더 껄끄럽다. 
솔직히 말하면 'LED TV'에 대한 거부감은 별로 없다.  내가 봐도 그 이상의 용어는 어렵다고 보기 때문이다.
어쩌면 LB LCD(LED BLU LCD를 줄여서...) 정도로 조어(造語)를 할 수도 있었을 터인데, 일부러 LCD와는 완전히 다른 방식인 양 소비자를 호도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많은 사람들이 느꼈기에 불만을 가졌을 것이다.
즉 의도 자체는 불순할 수도, 아니면 오해일 수도 있지만 LED TV라는 말 자체는 적절하다고 본다.  그걸 비난하던 경쟁사마저 한쪽에선 공개적으로 욕하는데 다른 부서에서는 같은 용어를 사용하기로 결정했으니 말이다.(욕하던 고위 직원은 어쩌라고...그 회사는 그러한 예가 많다. 신나게 욕하다가 결국 자기들도 따라서 한다) 
딱히 다른 적당한 말을 찾아 봐도 별로 뾰족한 것이 없었을 것이다.  먼저 한 회사가 욕은 이미 다 먹었고...

이러한 문제가 글을 쓰는데는 상당한 스트레스를 준다.
글쓴이가 의미하는 바를 독자가 이해하려면 서로 사용하는 말이 통해야 한다.  이건 커뮤니케이션의 기본이다.
왜 영상에 표준이 중요한가?  제작자가 원하는 바를 관객이 그대로 보고서 평가하라는 뜻이 아니가?
언어든, 영상이든 커뮤니케이션에는 '약속된 표준'이 중요하다.
그런데 통일되지 않은 용어가 난무하면서 그중에는 잘못된 것도 있는가 하면, 의미가 겹쳐서 오해의 소지가 있는 것도 많다.  그걸 일일이 풀어서 설명하다 보면 글이 다른데로 새면서 길어진다.
그렇다고 필자가 그러한 용어들을 정리할만한 실력도, 위치도, 능력도 안 되는데다, 그렇다고 특별히 정력적이거나 의무감에 불타는 성격도 아니다.  그저 글을 쓰다가 계속 용어 처리에 걸리니 신경이 쓰이고 귀찮을 뿐이다.
이 고민을 딱히 어떻게 처리할만한 방법이 없어서 Wiki 페이지에 용어 정리를 시도하다가, 결국 게을러서 몇 개 못하고 그만 뒀다.  나중에 정말 시간이 많고 할 일이 없으면(?) 하나씩이라도 틈틈이 더해 보겠다.
어쨌든 본문 중에서 링크로 처리한 부분은 그나마 설명이 된 것들이다. 다른 리뷰에서 설명한 것들을 링크로 걸기도 하는데, 너무 얍쌉하다고 생각지 말고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은 찾아서 참조하기 바란다.

리뷰 2부 측정 및 캘리브레션에서 계속.
리뷰 3부 실제 영상 평가로 계속.


* 공지 : 리뷰 2, 3부는 1주일 이상 늦어질 수 있습니다.
요즘 다른 일이 많아서 리뷰 내용을 정리할 시간이 없을 것 같기 때문입니다.
나중에 2, 3부를 올리는 비슷한 시기에 1부를 올리려고 했지만. 너무 늦어질 수 있기에 맛보기로 1부만이라도 먼저 올립니다.